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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정통의 ’진고개 신사’와 가요가 머문 ‘스카라 계곡’진고개에 석양이 길게 누웠다. 파이프 담배를 문 신사가 어깨를 떨어뜨리고 걸어갔을 그 언덕을 내려간다. 모든 것을 앗아간 전쟁, 환도에서 만난 허무와 궁핍한 현실 사이에선 여인과 나눈 추억도 사치였을까. 통기타의 젊음이 진입하기 전의 명동, 식민의 그늘에서도 흥청거리던 본정통(本町通)의 한 시절도 사라진 명동 뒷길이 한산하다. 명멸하는 은막의 스타가 커피를 마시던 다방, 대중가요가 살아남았던 ‘스카라계곡’의 선술집 자리에서 영화판과 대중가요의 무대가 너나없이 가난과 생존으로 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