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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른하다’는 원래 몸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지만 풍경의 수식어로도 간혹 쓰인다. ‘나른한 풍경’이란 곧 그것을 보면 내 몸과 마음도 나른해진다는 뜻이겠다.추위가 풀리면서 몸과 마음의 긴장도 풀어지는 봄날, 이런 나른함은 자주 찾아온다. 개인적인 취향인지 모르지만, 사시사철 그런 나른함을 주는 풍경이 있다. 바로 공주~부여 간 금강 70리다. 이 강변에서 나른함을 느끼는 것은, 딱히 특별한 것이 없는 산야지만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진 백제 최후의 두 왕도를 연결하는 역사의 물줄기이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으나 두 왕도를 오가던 고대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