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장위에서는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까?

시선집중!
안장위에서는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까?

이 글의 필자 김우람 대표가 연애를 시작했다. 다소 충격적이었던 그의 연애소식에 아직도 홀로 안장위에 앉아있는 여러 솔로 라이더들이 질투와 시샘을 보냈지만, 그와 그의 여자친구가 함께 라이딩 하는 모습은 정겹기 그지없다. 이번호에서는 김우람 대표가 라이딩에 본격 입문하게 된 그의 여자친구에게 자전거의 기초부터 알려주면서 느낀 것 중 하나를 소개한다. 어지간히 탔다 하는 사람들도 간과하기 쉬운 시선처리가 바로 그것이다

이번호 내용을 어떻게 써내려갈까 고민하다가 문득 든 생각이, 이미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팁이 많을테니, 이제 시작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써보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초보자의 입장에서 처음부터 차근차근히 배워갈 수 있는 내용들을 다뤄볼까 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시선처리
이런 질문을 들었을 때 머릿속에 명확한 해답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다시 한 번 떠올려보자. 나는 어디에 시선을 두고 자전거를 타고 있었나?
사실 평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필자도 굳이 자전거를 탈 때 어디에 시선을 두고 타는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적어도 사람들에게 라이딩에 대해 이론적으로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직업적으로 자전거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하거나, 글을 쓰는 입장이 되고 나니 이런 저런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데, 당장 라이딩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알려줘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이 바로 라이딩 중에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에 대해서였다.

유달리 낙차사고를 많이 겪는다면?
얼마 전에 지인과 함께 라이딩을 하다가 지인이 큰 사고를 당했다. 생각지 못한 곳에 도로 분리봉이 묘한 방향으로 튀어나와 있었고 그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뒤 따라오던 지인이 봉에 부딪쳐 공중으로 붕~ 떴다가 지면에 얼굴로 떨어졌다. 이보다 심한 상황이거나 조금 다른 상황이라 하더라도, 이런 일을 겪는 것은 비단 필자뿐만은 아닐 것이다.

예전에 일하던 곳에서 다양한 손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유독 낙차를 많이 겪는 손님들이 있는가 하면, 유독 펑크나 장비 손상을 많이 겪는 손님들도 있었다. 그런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이, 시선처리에 대해 의식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처음 자전거를 타다보면 몇 차례 크게 다치거나 위험한 상황을 통해 몸으로 체득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타이어의 그립을 유지하는 방법이라든지 시선처리를 통한 자전거의 무게 이동, 장애물이나 변칙적인 상황을 염두에 두는 것들에 대해 깨닫기까지는 위험한 상황을 직접 맞닥뜨림으로 몸으로 익히게 된다. 하지만 사전에 충분히 이해하고 연습한다면 이런 위험한 상황을 겪지 않고도 요령을 익히고 대비할 수 있게 된다.
이번에는 라이딩 중 시선처리에 대해 알아본다. 
 

 

우선 위에서 던졌던 질문에 대한 해답이다.
자전거를 타고 갈 때 시선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당연히 정답은 '시선은 전방에 두어야 한다.'가 정답이다.
그걸 몰라서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 필자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왜 적고 있는 것일까? 조금 더 세세한 부분을 추가해보자.

위 사진과 같은 코스를 달리고 있다. 여러분의 시선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어떤 이들은 맞은편에 차가 오는지 옆을 보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이들은 하늘을 보거나,
어떤 이들은 바닥을 보거나,
어떤 이들은 경치를 보거나,
어떤 이들은 여기저기를 보거나,
각자 습관에 따라 시선을 두는 곳은 다르겠지만, 가장 일반적으로는

 

시선은 이렇게 전방을 향하게 된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야가 앞으로 탁 트여 있고 차량 통행이 적으므로 맞은편에서 차가 온다면 눈이 먼지 발견하기 전에 귀에 차량의 접근 소리가 들리게 되므로 시선은 전방을 향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원래라면 시선은 이렇게 전방 바닥을 향하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 자전거에 입문하게 되었을 때 시선처리부터 배우게 된다면, 우선은 본인이 있는 곳으로부터 5~10m 정도의 전방을 주시해야한다. 그런 습관이 몸에 배면, 라이딩이 몸에 익어감에 따라 시선이 확장되면서 바닥을 의식하면서도 충분히 앞을 볼 수 있게 된다.
전방 바닥을 향하던 시선이, 시야가 넓어짐에 따라 점점 더 먼 전방을 의식하며 바닥의 상황을 함께 주시할 수 있게 된다.

 

같은 곳을 타더라도 자전거를 타는 실력이 높아질수록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실력은 단순히 페달링 파워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를 많이 타보고 많은 상황을 겪어보는 것을 말한다.

점차적으로 시야가 넓어졌을 때

처음 입문 했을 당시, 시야가 좁을 때


노면상태를 잘 파악하는 방법, 시선!
자전거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때부터 전방의 지면을 의식하고 타는 것을 습관화 시키면, 지면을 의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시야가 넓어지고 높아져서 지면을 의식하면서도 주변이 보이고 풍경까지 눈에 들어오는 느낌으로 시야가 넓어져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방법으로 지면을 의식하는 연습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전거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파워가 다리에 붙으면, 이동속도는 빨라지는데 노면에 주의를 기울이는 주의력은 부족한 상황이 되므로 지면을 파악하지 못하고 이물질을 밟아 펑크가 잘 나거나, 장애물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사고가 잘 나게 되는 것이다.

펑크는 노면만 잘 확인해도 피할 수 있다 
보통 펑크가 자주 발생하는 라이더는 바닥을 의식하지 않고 타는 경향이 있다. 타이어를 탓하기 전에 내 라이딩 습관을 먼저 파악하고, 주의력을 먼저 키워가는 것도 중요하다.
전방을 주시하는 것은 속도가 빨라지면 긴장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주의해서 보게 되지만 바닥을 의식하는 것은 의식해서 습관을 몸에 배도록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 

필자는 1년에 펑크가 한번 날까 말까한 수준으로 펑크가 잘 안 나는 편이다. 이건 자전거를 얼마나 빠르게 타는지, 기록이 좋은지와는 별개의 문제로, 몸에 노면을 의식하도록 연습해서 억지로 습관을 들여놓은 것과 관련이 있다. 이런 연습을 하기 전에는 한 달에도 3~7번씩 펑크가 나기도 했다.
만약 의식하지 않고 자전거를 타왔다면, 이번 기회에 노면을 의식하면서 자전거를 타는 것을 몸에 배도록 습관을 들여 보자. 몸에 체력이 붙어서 평균속도가 높아지기 전에 시야가 넓어지도록 연습하는 것이 좋다.

속도보다 시야가 우선  
시야의 확장을 통해 주변을 모두 의식하는 습관이 생기기 전에 무턱대고 빠르게 달리는 것은 좋지 않다. 필자는 만화를 좋아하는데 일본만화 ‘나루토’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만화에 등장하는 동체시력이 굉장히 좋은 캐릭터인 ‘사스케’ 가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캐릭터인 ‘리’ 에게 “아무리 빨라봐야 눈이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던 대사가 생각난다.

이미 시야가 넓어지도록 경험을 쌓았다 하더라도, 주변을 의식하지 못 할 만큼 체력의 한계에 부딪친 상황이거나,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는 높은 페이스로 자전거를 타면서 페달링에만 신경을 집중하다 보면 시야가 좁아져 주변 상황에 대해 집중력이 떨어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변 상황에 충분히 집중 하면서 긴장감을 잃지 않고 라이딩을 해야 한다.
본격적인 라이딩 철이 열리는 계절이다. 라이딩 중에는 시야에 집중해 사고 없이 안전하게 즐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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