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TRAVEL 이윤기의 탐사투어
베트남 최북단 하장성 자전거투어

천상으로 가는 절대비경 
마피랭 대협곡과 동반 카르스트 대지

베트남 최북단 하장성은 중국과의 국경지역으로 수많은 기봉이 밀집한 ‘동반 카르스트 대지’와 수직으로 패인 마피랭 대협곡 같은 절경이 즐비하다. 베트남의 54개 소수민족 중 20개 소수민족이 하장성에 살고 있을 만큼 오지다. 척박한 자연 속에서도 전통을 지켜가며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왠지 정겹고 존경스럽다  

글·사진 이윤기(본지 여행사업부 이사)
▶ 일정 2016년 12월 15~22
 1일차 하노이-하장 이동(7시간
 2일차 하장박미에우(83
 3일차 박미에우메오박(66
 4일차 메오박동반(22)12㎞ 
 5일차  동반옌민(46
 6일차 옌민땀선(51
 7일차 땀선하장(47
 8일차 하롱베이 선상투어 
▶ 총거리 327
▶ 코스 하장~박메~박미에우~메오박~동반~사핀~옌민~땀선~하장

 

그렇게 갈망했던 베트남 최북단의 하장성으로 투어를 다녀왔다. 2016년 12월 중순,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흐린 날씨와 희뿌연 연무가 낀 날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대자연의 향연을 볼 수 있어 미련은 없다. 8박9일의 하장성 투어는 2회에 걸쳐 소개한다. 
베트남 최북단에 위치한 하장성(河江省)은 중국과 접경한 성 단위 행정구역으로 하장시, 박메현, 박꽝현, 메오박현, 동반현, 옌민현, 꽌바현, 꽝빈현, 호앙수피현, 비쑤옌현, 씬만현으로 이뤄져 있다. 하노이에서 하장성의 성도 하장시까지는 약 350km 떨어져 있으며 하노이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장장 7시간을 이동해야 한다.
 

 영혼이 정화되는 듯한 자연과 인간의 공존 
 하장 - 박미에우 코스 
 코스 : 하장 - 나사이 - 박메 - 나봉 — 랑카 - 박미에우, 83㎞

베트남 최북단의 절경 산악지대  
하장성은 높은 산악지대로 워낙 오지여서 여행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산악형 농업에 의존하는 구조이다 보니 하장성은 베트남에서 가장 가난한 성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 54개 소수민족 중 20개 민족이 하장성에 거주하며, 가장 많은 소수 민족으로는 흐몽족, 따이족, 다오족, 로로족, 꺼라오족, 빠텐족, 라찌족, 뿌뻬이족 등이 있다. 
하장성의 매력이라면 가는 곳마다 빼어난 경관과 아기자기하고 예쁜 마을, 소수민족 사람들의 정겨움을 흠뻑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간 코스는 하장성의 순환도로인 QL34번과 QL4C번 국도가 연결되어 있는 하장, 메오박, 동반, 옌민, 땀선 지역과 일부 구간은 카오방성(高乎省)의 박미에우를 경유하는 코스다. 이 지역은 "와~!"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된다.

 

특히 하장성의 산악지대 해발 1000~1600m의 고도에 걸쳐 있는 ‘동반 카르스트 지질공원(Dong Van Karst Plateau Geo-park)’이 유명한데, 베트남 청정 보존지역인 메오박, 동반, 옌민, 꽌바 등 4개의 현에 걸쳐 있으며, 외국인은 반드시 통행허가증(permit)을 받아야 하는 지역이다. 이곳은 세계가 인정한 베트남 최초의 지질공원으로 그 길이가 2,350km에 달하며, 특별한 석회암 지대로 지각의 발달 과정을 보여주는 생생한 흔적을 간직하고 있어 최고의 절경을 자랑한다. 
하장성의 성도인 하장(Ha Giang)을 기점으로 카오방성(高乎省)의 박미에우(Pac Miau)로 가는 반시계방향으로 코스를 잡았다. 박미에우는 하장시에서 80여km 떨어져 있다. 중간에 박메(Bac Me)로 이어지는 길은 넓고 좁은 길이 반복되며, 업다운이 상당히 많다. 비포장 구간도 많아 지나가는 차량이 일으킨 흙먼지로 호흡을 제대로 못할 정도로 곤혹스럽다. 그러나 12월의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숲은 초록으로 무성하다. 
도로가에 수없이 드리워진 바나나 나무, 수확이 끝난 들녘의 논과 밭은 돼지와 가금류들의 놀이터인양 자유롭게 방목되어 있어 언제 봐도 정겹다. 이런 자연스런 풍광을 넋 놓고 바라보노라면 하장은 일년내내 아름다울 것 같다. 
산속을 지나는 길은 좁고 거칠고 투박하지만, 어디서 많이 본 듯  정겹기도 하고 새롭게 만나게 되는 풍경에 압도되기도 한다. 가끔씩 넋을 놓고 한참을 바라보면 영혼이 정화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듯한 오묘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하장을 출발해 약 50km 가면 감강(Gam River)이 흐르는 위치에 제법 큰 마을인 박메(Bac Me) 현이다. 박메현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감강을 거슬러 30여km 달리면 카오방성의 박미에우(Pac Miau)에 도착한다. 


 마피랭 대협곡을 바라보는 기나긴 고갯길 
 박미에우 - 메오박 코스 
 코스 : 박미에우 - 나퐁-님손 - 나상 - 산토 - 메오박 66㎞

카오방성 박미에우를 출발하면서는 멋진 경치를 구경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하장성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메오박에 당도한다. ​대부분이 산길이고 공사 구간이 많아 비가 오거나 안개가 많을 때는 노면이 미끄럽고 위험해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박미에우에서 출발해 감강을 따라 16.5km 거슬러 올라가면 나퐁(Na Phong)이라는 마을이다. 나퐁은 감강과 노케강(Nho Que River)이 합류하는 지역으로 이곳에서 왼쪽의 리본교(Ly Bon Bridge)를 건너야 메오박으로 갈 수 있다.  
나퐁에서 배트남 최북단 동반(Dong Van)의 마피랭(Ma Pi Leng) 협곡에서 흘러 내려오는 노케강을 따라 약 7km 올라가면 본격적인 업힐이 시작된다. 

 

해발 150m에 위치한 박미에우에서 해발 1,250m의 메오박 산토(San To) 마을 고개까지는 표고차가 1,100m로 끝없는 업·다운의 반복이며, 오르고 또 올라야 하는 긴 오르막 구간이다. 페달을 천천히 돌리면서 오르고 또 오르면 아무리 높은 산길이라도 못 오를리 없겠지만, 아무튼 이번 하장성 일정에서 가장 지루하고 힘든 구간일 것이다. 
하장성 성계를 넘어가면서 메오박의 땃냑(Tat Nga) 마을부터는 시야가 탁 트이기 시작한다. 산 아래로 사면을 따라 온통 계단식 논과 밭들이 펼쳐져 있어 장관이다.  
메오박은 본격적인 ‘동반 카르스트 지질공원’이 시작되는 곳으로 계단식 논 저 편으로 특이한 형상의 산봉우리와 울퉁불퉁한 바위들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옥수수 자루를 메고 언덕길을 따라 걷는 소수민족 사람들과 길가에 뛰노는 해맑은 아이들은 “헬로우~ 캔디!”를 연발하며 따라 붙는다. 아마도 지나가는 여행객들에게 캔디를 많이 받아 본 모양이다. 그러나 먹는 것으로 소수민족 아이들에게 싸구려 동정을 베풀고 싶지는 않다. 
드디어 메오박 산토마을 고개(1,250m) 정상까지 힘들게 올랐다. 이제 메오박 시내까지 3.5km를 신나게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정상부 내리막길에서는 메오박 시가지가 잘 보인다. 기묘한 카르스트 지형의 산세에 감춰진 듯한 시가지는 마치 비밀의 구중궁궐 같다.  
메오박 시장은 많은 소수민족들이 왕래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시장 옆에 인접한 호텔에 체크인하면서 우리는 14명의 여행허가증(permit)을 발급받았다. ‘동반 카르스트 지질공원’에 속한 메오박에서부터 앞으로 여행할 동반, 옌민, 땀선까지 4개 지역을 여행하려면 모든 외국인은 여행허가증이 있어야 숙박할 수 있다. 여행허가증 발급비는 1인당 20만동(한화 1만원)이지만 대행수수료까지 합해 22만동의 비용이 든다. 


 소수민족의 도시, 그 한가운데서 
 메오박 - 동반 코스 
 코스 : 메오박 - 마피령 - 동반 22㎞

행운이랄까? 다음날 운 좋게도 이곳 메오박 시장이 열리는 날이다. 매주 일요일마다 열리는 시장에는 인근의 많은 소수민족들이 그들만의 전통의상을 입고 새벽부터 몰려들기 시작해 금세 북새통을 이룬다. 
메오박에는 흐몽족, 킹족, 타이족, 다오족을 포함한 여러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 대부분의 소수민족은 외부 세계와 다른 문화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을 통해 소수민족 간 활기찬 교류를 하는 장소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마을을 떠나 수십km의 산길을 걷거나 개울을 건너 이곳을 찾지만 전혀 피곤해 보이지 않으며 항상 웃고 쾌활한 모습이다. 
시장은 우리의 옛 장터처럼 거래되는 물품들이 다양하다. 소, 개, 염소, 돼지도 있다. 묶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염소는 주인의 발 근처에 얌전히 앉아 있고, 강아지는 지나가는 사람을 맞이하기 위해 꼬리를 휘두르며, 뚱뚱한 돼지는 목줄에 메여 주인을 따라 활보하는 모습이 신기하다.
소수민족의 다양한 전통 의상도 볼 수 있다. 남자는 검은색의 긴 드레스를 입고 여자는 가장 화려한 색의 옷차림이다. 시장통에서 많은 시간을 그들과 함께 어우러져 보내고 싶지만 일정을 위해 곧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무척 아쉽다.

 

오늘의 코스는 메오박(Meo Vac)에서 마피랭(Ma Pi Leng)을 거쳐 동반(Dong Van)으로 가는 22km의 짧은 여정이지만 그야말로 절경 중에 절경을 자랑하는 ‘동반 카르스트 지질공원’ 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메오박의 카르스트 암석지대는 해발 1,000m 이상의 고지대가 대부분이다. 
번화한 메오박 시내를 조금 벗어나면 소수민족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한적한 시골길이다. 호텔에서 5.5km 가면 갈림길이다. 양쪽길 모두 마피랭 협곡으로 가지만 왼쪽으로 진입해야 동반으로 갈 수 있다. 동반으로 가는 마피랭 협곡 길에서는 반대편 아래로 굽이길이 멋들어지게 조망된다. 
쉼 없이 한참을 올라야 하는 깊은 협곡길은 천천히 주변 풍광을 보면서 페달을 밟아야 힘이 덜 든다. 까마득한 저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산머리들이 예사롭지 않다. 짙은 녹음과 안개 속에 숨은 기묘한 산봉우리는 그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비현실적인 세계다. 신비로운 풍경 뒤에는 또 무엇을 숨기고 있을까? 산허리를 감싸고 돌고 도는 마피랭 대협곡 길은 이내 산들은 사라지고 새로운 풍경을 선물한다. 
베트남 최북단 중국과 국경을 맞댄 동반의 룽꾸에서 흘러 내려오는 노케강은 깊은 대협곡 수직 절벽 아래로 유유히 흐르고 있다. 미처 예기치 않았던 풍경에 입가에는 회심의 미소와 기쁨의 감탄사만 흘러나올 뿐이다.  
동반으로 가는 마피랭 고개는 늘 새롭고 놀라움의 연속이라 하루를 머물더라도 부족할 듯 싶다. 한 굽이를 달려 멈추고 또 한 굽이를 돌고 멈출 수밖에 없다. 혹시나 하며 또 한 굽이를 돌면 거짓말처럼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 웅장한 산들과 깊은 골짜기는 생소하면서도 너무나 아름답다. 

카르스트 고원지대의 핵심 지대 
 동반 
 코스 : 돈카오산(Don Cao Mountain) 둘레길 12㎞

마피랭 협곡의 험난하고 척박한 산에서 땅을 일구며 사는 소수민족의 집들은 그저 위태롭건만, 길에서 만난 여러 소수민족 사람들은 자연에 잘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길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환한 미소와 헬로우~를 연발하며 인사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평화로움에 부러움을 느낀다. 
동반(Dong Van)은 하장성의 최북단 고원지대에 위치하며, 하장시에서 146km 떨어져 있다. 하장성에서 가장 잘 알려진 여행장소를 꼽는다면 단연코 동반 지역일 것이다. 이곳은 외부에 오래전부터 잘 알려져 있는 환상적인 트레킹 코스다.  
오전에 있었던 몽환적 라이딩을 결코 잊을 수 없다. 동반 시내에 접어들면서 펼쳐진 수많은 뾰족 돌산들은 자전거를 타고 오다보면 마치 거대한 초콜릿들과 숨바꼭질을 하듯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어 사진 초보자라도 멋진 장관을 찍을 수 있다. 뾰족하게 솟은 카르스트 지형의 돌산들이 흐트러져 있어 지겨울 것 같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보면 볼수록 신비롭고 영혼이 압도당하는 느낌뿐이다. 
동반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에는 동반 시가지 바로 북쪽에 위치한 돈카오산(Don Cao Mountain) 둘레길을 돌아본다. 동반의 돈카오산 둘레길. 그 길에 어떤 풍경이 펼쳐져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고 왠지 그곳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의 삶도 보고 싶어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동반시내를 벗어나자마자 예상 밖의 높고 굽이진 오르막길이다. 달리다 보니 오르막이고, 오르다 보니 어느덧 산이다. 동반시내의 북쪽 가파른 산 아래로 계단식 논과 밭들이 수없이 펼쳐진 산골 마을을 달리고 있다. 

마피랭 고개 도중에 마련된 전망대. 대협곡의 바닥을 가르는 노케강은 우리가 지나온 메오박과 박메로 흘러 간다
코스를 벗어나 이런 길을 달리고 싶었다. 울퉁불퉁 덜덜거리는 황토길에 라이더는 신이 났다. 먼 발치 연무에 휩싸인 아기자기한 계단식 논밭. 손에 잡힐 듯한 소수민족의 집들과 산들이 나를 유혹하는 것 같다. 
산길 마을마다 아이들은 집에서 서둘러 나와 환하고 맑은 눈빛으로 인사한다. 아이들은 우리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들 또한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여전히 친절한 미소로 의사소통을 한다.
물 구경하기 힘든 척박한 불모의 고원에서 그들은 하늘만 바라보며 천수답 경작을 한다. 때론 돌 틈 사이에 조그만 흙이라도 있으면 옥수수와 사탕수수를 심어서 생계를 유지해 나간다. 그 만큼 척박한 ‘동반 카르스트 고원’ 사람들의 숙명이 아닐까 싶다. 자연 속에 억척스럽게 살아야만 생존할 수 있는 소수민족 사람들에게 무한한 경외감이 든다. 

 

연무에 휩싸여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산봉우리와 그 아래 펼쳐진 계단식 논밭을 바라보며 달리는 아늑한 산길. 소박하기 그지없는 아담한 마을은 꿈 속에 한번쯤 그려 본 듯한 수채화 같은 풍경이다.  
동반지역의 지질학적 다양성 덕분에 발달한 카르스트 지형은 이 일대에 다양한 형태의 ‘암석 정원’과 ‘암석 숲’을 만들어냈다. 이곳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은 여러 산맥이 서로 꼬리를 물고 이어져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피라미드 형태의 산봉우리다. 
동번 카르스트 대지는 몽족, 자오족, 로로족, 따이족, 눙족과 같은 17개 소수민족의 풍성한 전통문화를 품고 있다. 이들 소수민족의 삶은 이곳 암석을 터전으로 함께 이어져왔다. 암석정원에는 소수민족들이 경작하는 초록빛 옥수수 밭과 황금빛이었을 논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힘든 여정의 항해 끝에 발견한 보물섬처럼 동반은 가는 곳마다 비경이고 신비롭고 아름답다. 요즘은 외국 관광객뿐만 아니라 베트남 사람들도 오토바이나 승합차를 타고 하장으로 여행을 많이 온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오고 싶다. 왜냐하면 다른 곳보다 아직 이곳은 인간의 순수함과 자연 그대로가 어우러진 곳이 많기 때문이다. 눈부신 햇살과 파란 하늘에 수놓인 하얀 구름, 한 겨울에도 초록빛 대자연 살아 있음을 기대하며 나머지 코스는 다음호에 소개한다. 

 


자전거생활  bicycle_life@naver.com

<저작권자 © 자전거생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전거생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