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좌우 위치와 각도까지, 내 몸에 정확히 맞춰야

클릿은 페달링 파워가 전해지는 유일한 접점이다. 위치나 방향의 미세한 변화만으로도 파워와 효율, 통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몸에 맞게 정확하게 설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초보자는 플로팅 각도가 큰 것이 좋고 팔자걸음이 심하다면 클릿을 돌려서 달아야 한다
글·사진 강승규(전 계명대 교수, 리툴 공인 피터) http://kts.pe.kr 또는 bikef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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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와 바이크는 3지점(손과 핸들, 발과 페달, 엉덩이와 안장)에서 접촉한다. 이들 접촉지점은 기하학적으로도 중요하고 접촉상태도 매우 중요하다. 접촉상태로 인해 무감각이나 통증이 발생하고 효율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지점과 달리 발과 페달은 다른 점이 있다. 페달을 통해 유일하게 동력을 전달한다는 것과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한번 설치되면 접촉지점을 거의 변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손과 엉덩이는 라이딩 중 수시로 약간씩 자세와 위치를 변경할 수 있지만 사이클화에 장착된 클릿은 페달과 일체가 되어 회전하므로 발에 문제가 있더라도 위치를 변경할 수 없다. 아주 작은 위치와 방향의 변화로도 부상은 물론 파워와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정확한 위치에 클릿을 설치해야 한다. 사용되는 근육도 달라질 수 있어 클릿의 설치는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1. 플로팅 각도
먼저, 클릿의 종류와 플로팅에 대해서 살펴보자. 
플로팅(floating)이란 클릿이 페달과 분리되는 각도를 말한다. 클릿은 몇 가지 브랜드가 있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브랜드는 시마노, 룩, 스피드플레이 등이다<사진 6-1>. 시마노 클릿은 플로팅 각도에 따라 색상으로 구분한 3가지가 있다. 각각의 플로팅 각도는 빨간색 0도, 노란색 6도, 파란색 2도다. 룩 클릿 역시 3가지가 있으며 플로팅 각도는 각각 빨간색 9도, 회색 4.5도, 검정색 0도다. 스피드플레이는 측면 나사로 플로팅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최대 15도까지 가능하다. 
그렇다면 플로팅 각도는 어떤 것이 좋을까? 플로팅 각도가 크면 페달에 전달되는 파워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초보자나 무릎의 진동폭이 큰 라이더라면 약간의 파워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일단 플로팅 각도가 큰 것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왜냐면, 무릎의 진동폭이 클 때 클릿에서 어느 정도 플로팅을 허용해야 이를 감쇠해주기 때문이다.


2. 클릿의 전후 위치
다음은 설치요령에 대해서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클릿은 앞뒤로, 좌우로 이동 및 회전이 가능하다<사진 6-2>. 아울러 두 다리의 길이가 다를 경우 짧은 쪽 다리의 사이클화 밑에 심(shim)을 삽입해 그 차이를 보완할 수도 있다. 
클릿의 앞뒤 위치부터 언급하자면, 예전에는 엄지발가락의 첫번째 관절에 페달 스핀들의 중심을 맞췄다. 달리거나 걸으면서 마지막 미는 동작에 엄지발가락 관절을 사용해서 이를 페달 스핀들과 일치되도록 했으나, 최근에는 사이클화가 딱딱한 재질로 제작되면서 적정위치가 바뀌었다. 일반적으로 엄지발가락과 새끼발가락 첫번째 관절의 중간에 위치시킨다<사진 6-3>. 
그렇다면 클릿이 상대적으로 앞에 또는 뒤에 있을 때 근육의 사용은 어떻게 다를까? 클릿이 앞에 장착되면 발목으로부터 클릿이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지레의 길이가 길어져 종아리 근육을 더 사용하게 된다. 장거리 라이딩 등으로 피로해지면 뒤축이 아래로 처지면서 에너지만 많이 소모하게 된다. 종아리의 속근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면서 빠른 가속에는 좋지만 일정한 속도로 주행할 때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반대로 클릿이 뒤에 위치한다면 페달이 안정되어 종아리 근육을 덜 사용하게 된다.
장거리 라이딩을 하면서 피로가 가중되어 뒤축이 더 떨어지면 실질적으로 다리를 더 길게 뻗어야 하고 무릎이 그 피로를 담당하게 한다. 클릿이 뒤에 설치되면 이런 피로는 줄어든다. 또한 안장의 실질적인 높이가 길어지면서 다리를 뻗을 때 무릎의 진동이 더 심하게 되며 발을 더 사용하게 되어 피로가 가중되면서 최적의 기능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반면에 클릿을 앞으로 하면 급가속에는 좋다. 즉, 크리테리움이나 스프린트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클릿이 앞에 있는 것을 선호하고 장거리 라이더들은 뒤에 있는 것이 좋다. 클릿의 위치를 결정하기 전에 라이딩의 유형과 목적, 뒤꿈치가 떨어지는 개인적인 버릇 등도 고려해야 한다.


3. 클릿의 측면 위치
이번에는 측면 위치를 살펴보자. 대부분의 클릿은 앞뒤는 물론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약간씩 이동하여 설치할 수 있다. 일단 가장 중앙에 설치한 후에 앞쪽에서 사이클화의 전면과 무릎의 궤적을 살펴본다. 무릎의 궤적이 바깥쪽으로 나가면 클릿을 안쪽으로 밀어 보폭을 늘려주면 되고, 그 반대인 경우에는 클릿을 바깥쪽으로 설치해서 보폭을 줄여주면 된다<사진 6-4>. 
다만, 클릿을 안쪽으로 설치했을 때 발바닥 전체로 페달에 힘을 전달하지 못하고 안쪽에만 전달되는 상황이라면 페달 스핀들을 긴 것으로 교체하거나 어댑터를 사용해야 한다.
클릿이 설치된 발바닥 전체로 페달에 힘이 전달되어야 하는데, 내반족(varus)이 심한 라이더는 발의 바깥쪽으로만 힘을 전달하게 된다. 이런 경우 웻지를 삽입해서 안쪽과 바깥쪽 모두 힘이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또는 페달의 다운스트로크 때 적색 화살표의 방향으로 힘이 전달되면서 무릎의 궤적이 타원을 그리게 되며, 이 경우 역시 웻지를 삽입하면 무릎의 궤적을 위아래로 조절할 수 있다<사진 6-5>.


4. 팔자걸음과 클릿 설치
발이 약간씩 벌어진 팔(八)자로 걷는 사람들이 많다. 심하게 벌어진 라이더는 클릿을 어떻게 설치해야 할까? 클릿을 회전시켜 설치함으로써 페달링을 자연스럽게 하도록 해야 한다. 클릿의 회전은 라이더가 걷거나 서 있을 때 또는 사진과 같이 테이블 위에 걸터앉게 한 후 발의 상태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사진 6-6>. 물론 이 세 가지 자세에서 발의 회전각도가 일정할 것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발의 각도가 크게 벌어지는지 여부는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회전하는 것이 타당한 방법일까? 양쪽 발의 회전각도가 똑같다면 뒤꿈치 중앙과 두 번째 발가락을 이은 가상선과 반대편 발의 앞뒤축을 이은 선이 대칭이 되도록 설치하면 된다<사진 6-7>. 페달링 시 무릎이 오를 때 틸팅 각도가 너무 크다고 무릎의 궤적을 좋게 하기 위해 클릿을 바깥쪽으로 회전시켜 설치하고 페달링 중 무릎이 올라갈 때 인위적으로 탑튜브에 붙이고 장거리 라이딩을 하게 되면 무릎이 뒤틀려서 안쪽 또는 바깥쪽 무릎에 통증이 올 수 있다. 
클릿을 회전시키더라도 페달과 체결되었을 때 클릿은 항상 바이크의 평면과 수평을 이루게 된다<사진 6-8>. 클릿을 회전시켰을 때 또 점검해야 할 사항은 뒤꿈치 부분이 크랭크 암과 스치는지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 만약 사이클화 뒷부분과 크랭크 암이 스친다면 페달 스핀들의 암을 긴 것으로 교체하거나 어댑터를 삽입해야 한다<사진 6-9>.


5. 클릿을 발 중간(Midfoot)에 설치한다면
발의 중간에 클릿을 설치하면 어떨까? 특히 사이클을 탄 뒤 달리기를 해야 하는 트라이애슬론계에서 많은 관심을 갖는 문제다. 상대적으로 종아리 근육을 덜 사용해서 달리기를 더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언맨 세계챔피언인 다이엘라 리프(Daniela Ryf)의 클릿 위치는 다른 선수보다 훨씬 뒤에 위치한다<사진 6-10, 6-11>. 
정확히는 족근중족골(TMT, Tarsometatarsal) 관절에 페달 스핀들의 중심을 위치시키는 방법으로서 이는 독일의 고츠 하이네(Gotz Heine)가 개발한 사이클화에만 장착할 수 있다<사진 6-12>. 이렇게 하면 페달 위에서 발이 더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클릿을 중간에 두면 발목의 움직임이 현저히 줄어들고 종아리에 가해지는 힘도 크게 감소한다. 즉, 앞서 언급한대로 종아리에 연결되는 지레의 길이가 현저히 줄어들어 혈류와 산소의 공급에도 좋다.


6. 장거리 라이딩에 유리
실제로 다니엘라 리프의 경우 2016년 하와이에서 열린 아이언맨 세계대회에서 180km의 라이딩 후 풀코스 마라톤을 2시간56분51초의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토크 분석을 보면 동일한 회전수와 파워에 대해 클릿이 앞에 있을 때보다 파워 최대치는 낮지만 회전거리는 더 길어진다. 따라서 동일한 파워와 회전수에서 페달 스트로크 당 파워를 더 긴 시간 동안 지속할 수 있고 근육의 수축도 덜 하게 된다. 토크의 최대치는 10% 가량 낮아진다. 토크 그래프를 보면 클릿이 앞에 있을 때와 비교하면 스트로크 당 같은 파워를 적용했을 때 최대치는 낮지만 최저치(trough)는 더 높다고 한다. 
그렇다면 클릿이 중간에 있으면 기록은 어떻게 될까? 실험에 의하면 라이더마다 효과는 다르다. 미국에서 타임트라이얼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던 선수의 경우 다른 조건은 동일하고 클릿의 위치만 중간으로 옮겨 43km 코스에서 3분을 앞당겼다고 한다. 이는 아주 특이한 경우다. 더 일반적인 것은 클릿이 중간에 있는 선수들이 강한 훈련을 마친 뒤 회복이 더 빠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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