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에어로바이크 포일 & 경량 올라운더 에딕트

에어로냐 올라운더냐, 최정상 프레임의 성향 차이는?
스캇 에어로바이크 포일 & 경량 올라운더 에딕트

스캇 로드바이크 하면 떠오르는 두가지 프레임은 단연 에딕트와 포일이다. 전형적인 에어로바이크의 표준을 제시하는 포일과 오랫동안 가볍고 경쾌한 올라운더로 군림해온 에딕트. 이번에는 포일과 에딕트를 직접 타보며 그 성향 차이를 알아봤다. 에어로냐 올라운더냐, 포일이냐 에딕트냐. 많은 이들이 자전거를 선택할 때 고민하는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봤다

 

 

전통적으로 스캇의 대표 로드바이크는 포일과 에딕트가 대변해왔다. 둘 다 몇세대가 지나 처음과는 다른 디자인을 갖게 되었지만 과거부터 추구해왔던 성향과 가치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아니, 각각의 그 색이 좀 더 진해졌다고 보는 게 옳다. 

에어로바이크의 해답 포일, 경량 올라운더의 표준 에딕트
포일이 현 세대의 모습을 갖추고 나타난 건 3년 전이다. 처음 등장했을 때 전작보다 훨씬 더 에어로스러워진 모습에 많은 이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게다가 등장 이후 엔듀런스 바이크의 전유물 같던 2016년 파리-루베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해 스캇의 팬층과 그 신뢰도는 더욱 두터워졌다.
에딕트는 오랫동안 동호인들에게 ‘업힐머신’이라는 별칭까지 얻어가며 사랑받은 프레임이다. 태생적 가벼움과 경쾌한 반응성이 좋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경쾌한 반응성은 힘손실을 줄여주기에 업힐에서는 필수적인 요소다. 

이미 에딕트와 포일의 성향에 대해서는 많은 독자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안장에 올라 코스를 돌아보며 두 프레임의 차이점을 살펴봤다. 이번 시승기는 탑스피드팀의 김민수 씨가 진행했다.
코스는 북악스카이웨이로 정했다. 북악 하면 업힐이라고 떠올리는 라이더들이 많겠지만 삼거리초소 반대편 아리랑고개 코스는 대부분 업힐이지만 중간중간 길게 늘어진 평지가 있어 업힐과 평지 다운힐을 모두 테스트하기에 적절하다. 

 

 

2018 FOIL Di2 DISC 에어로바이크의 항속성과 경쾌함을 동시에
먼저 시승한 것은 포일이다. 우선 외형을 보자. 포일 프리미엄 Di2 디스크는 에어로바이크에 디스크 브레이크가 장착된 모델인데, 이는 무게에 대한 기대감을 접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확실히 포일 디스크는 들어보기만 해도 묵직한 느낌이다. 게다가 시승용 모델이어서인지 무려 28c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어 시각적으로도 묵직한 인상이 더하다. 

구동계는 듀라에이스 Di2 그룹세트가, 휠세트는 짚 303 파이어크레스트 디스크가 장착되었다. 에어로바이크 답게 컴팩트 크랭크가 아닌 52-36T의 미드컴팩트를 채택했다. 그게 부족하다면 향후 스탠다드 크랭크로 변경하면 된다. 

눈여겨볼 것은 스템일체형 핸들바다. 스템일체형 핸들바는 기존 분리형 핸들바에 비해 페달링과 댄싱에서 느낌 차이가 확연하다. 프레임의 성향과 전체적인 주행감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포크 레그 왼쪽 디스크 브레이크가 장착되는 부분에는 와류를 줄이기 위한 날개가 달려있다. 에어로바이크인 만큼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지만 멋스러움을 더하는 역할도 한다.

 

브레이크로 인한 와류를 줄이기 위해 날개가 달린 포크
디스크 브레이크가 장착된 뒷삼각
28c 타이어를 장착했음에도 다소 여유가 남는 포크 클리어런스
에딕트와 포일은 같은 핸들바를 쓰지만 각각의 프레임에 맞는 스페이서는 따로 있다
탁월한 강성을 자랑하는 싱크로스 일체형 핸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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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일을 살짝 들어보고는 무겁다고 생각했다. 디스크 브레이크가 달린 에어로 프레임이니 당연한 결과이겠거니 하고 크게 괘념치 않았다. 무거운 만큼 ‘항속성에서 유리하고 업힐에서는 조금 불리하겠구나’라는 아주 상식수준의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상태로 시승을 시작했다.
먼저 느껴진 것은 단단함이다. 핸들바를 꽉 쥐고 페달링을 할 때의 단단한 느낌은 사실 프레임의 것인지 핸들바의 것인지 속단하기 어려웠다. 다리와 상체를 구분지어 설명하기 애매한 느낌. 하지만 업힐과 다운힐, 평지를 고루 돌아본 후의 느낌은 조금 명확해졌다. 프레임과 핸들바가 골고루 역할을 분담해준다는 것. 

페달링을 할 때 단단하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 경쾌했다. 에어로바이크인 만큼 낮게 깔려가는 묵직함만을 생각했던지라 조금 놀라웠다. 낮게 깔려가는 안정성은 물론 단단함이 뒷받침 되니 자전거의 무게는 그다지 문제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지배적이었다. 

그렇게 페달링을 하며 고속으로 달려나갔다. 핸들바의 포지션을 다양하게 잡아가며 라이딩을 했는데 핸들바의 단단함이 탁월했다. 드롭을 쥐고 스프린트를 해도, 업힐에서 후드를 잡고 토크를 강하게 밀어도 핸들바가 낭창거리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페달링 파워는 프레임이, 페달링으로 인해 발생하는 상체의 반발력은 핸들바가 훌륭하게 손실 없는 직진성으로 바꿔 준다는 느낌이었다. 에어로프레임답게 고속으로 치달을수록 유지가 쉬워지는 점도 눈에 띄었다. 싱크로스 일체형 핸들바는 포일과 에딕트 둘 다 동일한데 에딕트도 이런 느낌이라면 힘 전달 면에서는 훌륭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인상적이었던 건 조향이다. 28c 타이어가 장착되었기도 하고 핸들을 돌릴 때마다 ‘좀 더 급격하게 꺾어도 되겠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고속 다운힐에서 평소보다 좀 더 뱅크각도를 주고는 감속을 거의 하지 않은 채로 내려가봤다. 조금 과장해서 모터사이클을 타면 이런 기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게 과연 프레임 성향 때문인지 28c 타이어의 역할인지는 잠시 후 에딕트를 타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고속주행에서의 탁월한 힘전달력
조향이 무척이나 안정적이다
핸들바에서 오는 단단함은 페달링으로 인한 반발력조차 직진성으로 바꿔준다
포일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라이더

 

2018 ADDICT RC ULTIMATE DISC 명불허전, 최고수준의 경량
바로 에딕트로 바꿔 탔다. 에딕트는 경량으로 유명한 모델인 만큼 외형부터 가벼움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구성이다. 얇고 긴 튜빙은 경량 올라운더의 특성이다. 구동계는 경량을 강조한 만큼 스램 이탭이 장착되었다. 들어보니 확실히 포일보다 가벼움이 느껴진다. 

타이어는 포일과 마찬기지로 28c 규격이고 DT 스위스 PRD 휠세트와 조합되었다. 외형상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디스크 브레이크가 달린 만큼 체인스테이와 포크의 강성은 보강되었으리라 짐작된다.

앞디레일러와 28c가 장착된 리어휠은 아슬아슬한 클리어런스를 보여준다. 별도로 확보할 필요성이 있어보인다
마찬가지로 일체형 핸들바가 적용되었지만 스페이서가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램 레드 이탭 구동계는 경량바이크의 상징과도 같다
경량화를 추구하더라도 BB셸의 강성은 충분하다
포일과는 다르게 경량을 중시해 모든 튜빙은 물론 포크도 간결하게 빠졌다

 

talk about ADDICT
포일을 타면서 ‘포일은 이런데… 에딕트도 그럴까?’하는 의문점들이 꼬리를 물었다. 포일 직후에 오른 에딕트 위에서 그 궁금증들은 단번에 해소되었다.
경량감은 라이딩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요소다. 오로지 곧게 뻗은 평지만을 달린다면 그 의미가 줄어들 수 있지만 실제 라이딩에서 그런 코스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항상 마주쳐야하는 업힐. 특히나 업힐에서는 무게 차이가 페달링 한바퀴마다 부하로 전달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욱 높다. 에딕트는 그런 면에서 업힐을 오를 때 포일보다 가벼운 느낌이 지배적이었다. 

포일에서 느꼈던 단단함은 에딕트에서도 느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적용된 일체형 핸들바와 프레임의 힘전달력은 포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일반적으로 단단함이 강조되는 건 오히려 이런 경량 올라운더 타입이다. 하지만 그건 언제까지나 상대적인 것일 뿐 로드바이크 프레임에 있어 단단한 힘전달력은 승차감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는 절대적으로 우선시되는 가치다. 이는 스캇의 최상급 HMX 카본의 특성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다운힐에서의 조향은 포일에 비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마찬가지로 28c 타이어가 장착되었기 때문에 포일과 같은 대범한 코너링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뭔가 포일처럼 핸들바를 한껏 꺾을 수가 없다. 처음엔 지오메트리상 포일보다 휠베이스가 짧던가, BB드롭이 높은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지만, 지오메트리를 살펴보니 같은 사이즈의 포일과 에딕트 두 프레임에서 유의미한 차이는 헤드튜브의 길이와 휠베이스뿐이었다. 헤드튜브는 포일이 130㎜로 120㎜의 에딕트보다 조금 길고, 휠베이스는 에딕트가 985.1㎜로 포일보다 5㎜가량 더 길다. 

약간 아이러니한 차이다. 헤드튜브가 길면 조향부가 높아져 좀 더 편안한 자세로 탈 수 있는데 포일에 그런 자세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본다. 휠베이스 역시 길어질수록 안정감은 높아지지만 힘전달력이 다소 떨어진다. 이런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면 휠베이스는 포일이 더 길어야 하고, 헤드튜브는 에딕트가 더 긴 것이 오히려 좋을 수 있다. 

추측해보건대 포일이 헤드튜브가 높은 이유는 일체형 핸들바를 사용하는 만큼 스페이서를 적게 사용해 와류를 줄이기 위함일 것이다. 에딕트의 휠베이스가 좀 더 긴 것은 가벼워진 무게로 인해 다소 부족할 수 있는 안정감을 보강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다운힐에서의 조향은 포일보다는 덜 안정적이지만 합격점은 웃돈다

 

업힐에서는 역시나 탁월한 경량감이 느껴진다
고속주행 역시 HMX 카본의 단단함으로 고속에 도달하기는 어렵지 않다
앞서 탔던 포일과의 차이점을 상세하게 이야기하는 라이더

 

★☆★☆★☆★ 총평 ★☆★☆★☆★
포일과 에딕트는 자신들의 영역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누구나 예상했던 결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에어로바이크인 포일은 경량보다는 공기역학적인 부분을, 에딕트는 가볍고 또 가볍게 만들어 잦은 업힐에서도 수월한 라이딩을 강조했다. 

두 프레임을 비교하면서 느꼈던 공통된 장점은 프레임과 일체형 핸들바의 단단한 힘전달력이었다. 이는 말할 것도 없이 스캇 최상급 소재인 HMX 카본의 특성이라고 보여진다.
시승한 김민수 씨는 “오히려 업힐에 강한 사람이 포일을 타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다. 업힐을 잘 타는 사람은 어지간한 자전거를 타도 업힐을 잘 오른다. 하지만 클라이머들은 다운힐과 평지에서 고속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포일을 타고 크게 손실 없이 업힐을 오르고 약점인 다운힐과 평지에서 그 약점을 상쇄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겠다”는 재미난 의견을 내놓았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본인이 업힐을 좋아하고 잘 탄다고 해서 가벼운 경량 올라운더를 선택하기보다 약점을 보완해줄 에어로바이크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고, 고속주행을 잘하는 라이더는 오히려 가벼운 바이크로 업힐에서 이득을 얻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스캇 에딕트와 포일은 현재 서울 방배동 피에디트에서 시승행사를 진행 중이다. 스캇의 최상급 로드바이크를 실제로 경험해보고 싶다면 피에디트를 방문해 보길 권한다.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피에디트에서 시승행사중인 스캇 자전거들
피에디트의 스캇 자전거 시승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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