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내 자전거, 정확하게 손보려면
자전거업계에 토크렌치가 들어온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전에는 자동차 정비에서 많이 사용되었는데 자전거 부품도 점차 고급화되며 부품의 파손을 막기 위해 토크렌치는 이제 없어서는 안될 공구가 되었다. 그렇다면 토크렌치는 무엇이고 왜 사용해야 하며 어떤 제품이 있을까? 당장 토크렌치가 없다면 적정토크를 맞출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함께 알아보자
글˙사진 유병훈 기자

 

독자들 중엔 토크렌치가 익숙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완전히 생소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다보면 부품에 ‘4Nm’와 같은 표기를 본 적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는 부품에 체결되는 볼트의 최대 토크값을 적어놓은 것으로, 부품 파손을 방지하기 위한 제조사의 경고와 같은 것이다. 
자전거 한 대에는 수십 개의 볼트가 들어간다. 이 볼트들은 각자 적정 토크를 가지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토크가 뭔지, 토크렌치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토크렌치를 자주 사용하는 미캐닉들의 조언과 토크렌치가 없을 때 어떻게 적정 토크를 맞출 수 있는지 알아보자. 이번에 확실히 알고 넘어간다면 앞으로의 자전거생활이 훨씬 더 안전해질 것이다. 

토크는 무엇인가?
위 사진처럼 한 대의 자전거에 들어가는 볼트는 부위별로 다양한 토크 값을 갖는다. 이 사진을 처음 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드는 의문이 있다. 바로 “토크가 뭔데?” 라는 물음이다. 
그렇다면 정말 토크란 무엇인가? 토크를 정의하는 물리학의 설명을 보자면, “물체에 작용하여 물체를 회전시키는 원인이 되는 물리량으로서 돌림힘, 비틀림모멘트라고도 하며 단위는 N·m(뉴턴미터) 또는 ㎏f·m를 사용한다”라고 되어 있다. 1뉴턴미터는 회전축에서 1m 떨어진 곳에서 수직방향으로 1 뉴턴만큼의 힘을 가할 때의 양을 뜻한다. 
간단히 식으로 나타내면                                                  인데 이 식을 그림으로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쉽게 풀어서 설명하자면 회전축으로부터 r이라는 거리만큼 떨어진 위치에 작용점이 있을 때, 중심축과 작용점을 이어주는 선의 수직방향으로 가해지는 힘에 거리 r을 곱해준 것이 토크, 돌림힘의 크기다. 

 

중학교 수준의 간단한 수학이니 알아두면 뒤쪽에서 설명하는 토크렌치가 없을 때 토크 맞추는 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토크가 무엇인지 대충 알게 되었고 자전거에서 볼트가 체결되는 거의 모든 부위는 각자 적정 토크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 그리고 적정 토크가 있다는 것은 그 토크를 넘어서게 되면 부품이 파손될 수 있고 토크값에 너무 미치지 못한다면 체결이 불안정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토크값을 맞춰서 체결할 수 있을까? 당연하게도 토크렌치를 사용하면 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토크렌치에 대해서 알아보자. 

토크렌치의 구조와 원리 

 

위의 그림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가변형 토크렌치의 구조를 보여준다. 외부로 보이는 부분은 제외하고 안쪽을 보면 스프링을 확인할 수 있는데 스프링의 텐션을 조절해 토크값을 걸어준다고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스프링을 이용해 어떻게 토크값을 걸어주는 걸까? 위의 그림을 보면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다. 위쪽의 그림은 힘을 가하지 않았을 때의 토크렌치 상태이고 아래쪽은 렌치에 힘을 가해 토크값에 도달해서 헤드가 돌아간 상태다. 두 상태의 차이는 115번이라고 표시된 네모난 구조물을 옆으로 돌려서 스프링이 조금 밀리도록 만드는 것에 있다. 
스프링을 사용하는 이유는 스프링의 탄성력이 압축한 거리에 따라서 탄성계수에 비례하여 선형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토크값을 주기가 편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비트와 연결된 114번 구조물이 115번을 밀어내는 힘과 스프링에 걸린 탄성력이 같아질 때 딸깍 소리를 내며 114번이 토크렌치의 벽을 치면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생각보다 매우 간단한 구조와 원리로 토크렌치가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다고 간단한 토크렌치의 원리에 비해 너무 비싸다며 투덜댈 필요는 없다. 원리가 어려운 게 아니라 정밀하게 만드는 것이 정말로 어렵기 때문이다. 구조물의 길이와 강도 그리고 그에 완벽히 알맞은 스프링의 재료를 찾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비용이 들어갔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실제로 토크렌치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을 만나보자.

미캐닉들의 토크렌치 
미캐닉들에게 토크렌치는 가장 중요한 공구중 하나다. 특히나 조이고 푸는 것이 대부분인 자전거 정비에서 볼트 하나하나 정확한 토크를 맞춰 작업하는 것은, 믿고 자전거를 맡긴 고객과의 약속이며 스스로의 양심을 지키는 것이기도 하다. 
토크렌치를 많이 사용하는 미캐닉으로부터 토크렌치 사용에 관한 조언을 들어보기 위해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루비 워크샵을 방문해 최자람, 이원규 미캐닉을 만났다. 이어지는 내용은 미캐닉들의 의견을 정리한 것이다. 

루비워크샵에서 사용하는 토크렌치들. 에페토 마리포사, 스냅온, 파크툴, 토픽의 제품이 있다
루비워크샵의 최자람(좌) 이원규(우) 미캐닉


토크렌치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토크렌치의 사용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잘 교정되어있는 토크렌치를 가지고 작업한다고 가정했을 때 몇 가지 주의사항만 지켜준다면 누구나 자신의 자전거를 안전하게 정비할 수 있다. 그럼 토크렌치를 사용하는 방법을 설명하겠다. 

1. 부품의 상태 확인
우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체결할 볼트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나사산이 뭉개진 곳은 없는지 너무 많이 사용해 나사산이 닳아있는 볼트는 아닌지, 이물질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한다. 나사의 변형이나 이물질은 저항으로 작용해 적정토크를 맞출 수 없게 된다. 보통 노후한 볼트는 토크렌치가 표시하는 토크보다 적게 조여지는 경우가 많고 이물질이 끼어있는 경우는 부품의 고착과 파손을 일으킬 수도 있어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체결할 볼트의 상태를 확인한다


2. 케미컬 도포
볼트의 상태를 확인했다면 다음은 적절한 케미컬을 볼트에 도포하는 것이다. 부품의 용도에 따라서 고착을 막아줘야 하는 곳, 풀리지 않도록 강하게 고정해야 하는 곳 등이 있는데, 용도에 맞게 케미컬을 발라줘야 적정 토크를 맞출 수 있다. 만약 그리스를 발라줘야 하는 볼트에 그리스를 바르지 않고 작업한다면 저항이 강하게 걸리기 때문에 적정토크까지 조일 수 없고 이후에 냉각용접이 발생해 향후 부품을 제거하기도 어려워진다. 적절한 케미컬 사용은 필수적이다. 
케미컬을 구입할 때는 되도록 친환경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그리스는 발암물질로 분류되어 있는데 푸드 그레이드(Food Grade)와 같이 인체에 최대한 해롭지 않은 그리스를 사용하면 걱정을 덜 수 있다. 취미도 건강을 챙겨가며 즐기자.

3. 손으로 체결할 수 있을 때까지는 손으로 잠근다
적절한 케미컬을 도포했다면 이제는 볼트를 체결하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여기서 이원규 미캐닉이 독자들에게 꼭 강조해 달라고 한 부분이 있다. 바로 볼트를 웬만큼 다 넣을 때까지는 반드시 손으로 돌려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렌치를 사용해 볼트를 넣게 되면 부품 파손의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고 파손되지 않더라도 볼트가 상하게 된다. 그러니 꼭 기억하자. 손으로 돌릴 수 있을 때까지는 손으로 볼트를 체결해야 한다는 걸. 

손으로 돌릴 수 있을 때까지는 손으로 돌려서 체결한다


4. 부드럽게 돌리다가 딸칵! 소리가 나도록 
손으로 돌릴 수 있는 곳까지 돌려서 넣었다면 이제 토크렌치가 출격할 차례다. 볼트나 부품에 적혀있는 적정 토크값을 확인하고 토크렌치 토크값을 적정토크에 맞게 세팅한다. 세팅을 마쳤다면 이제 토크렌치가 딸칵! 하는 소리를 낼 때까지 볼트를 돌려준다. 
이때 또 하나의 팁이 있다. 바로 토크렌치를 부드럽게 돌리다가 딸깍 하는 소리가 나야 한다는 것이다. 적정토크 근처에서 멈췄다가 다시 조이면 조여지지 않고 바로 딸칵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정치 마찰력이 운동 마찰력보다 강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실제로 볼트는 적정토크보다 약하게 체결된 상태가 된다. 적정토크는 운동 마찰력을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부드럽게 움직이다가 딸칵 소리가 나야 적정토크를 정확히 맞춘 것이다. 만약 회전 반경이 좁아서 정지했다가 다시 시작하려는데 바로 딸칵 소리가 났다면 볼트를 살짝 풀어주고 다시 딸칵 소리가 날 때까지 부드럽게 조여주면 된다.

크랭크처럼 큰 토크로 조여야 하는 부품의 경우 적정토크보다 약하게 조이면 강한 힘을 받는 과정에서 볼트가 풀릴 수 있기 때문에 꼭 적정토크를 맞춰줘야 라이딩 중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토크로 조여야 하는 부품은 파손을 막기 위해 토크를 맞춰야 하는데 가장 빈번하게 토크를 맞춰서 체결해야 하는 스템의 경우를 살펴보자. 

5. 비트는 수직을 유지한다
스템의 볼트와 같은 경우에도 크랭크 볼트를 체결할 때와 마찬가지로 가능할 때까지는 손으로 볼트를 돌려준다. 그 이후에 토크렌치를 사용하는데 여기서 볼트가 보이는 간격을 일정하게 맞춰야한다. 만약 위쪽은 가깝고 아래쪽은 많이 벌어져 있다면 볼트가 휘어 다시 사용하지 못하고 이후에 탈거할 때도 고생하게 된다. 토크렌치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볼트에 비트가 수직으로 체결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각도가 틀어지면 토크값이 달라지는 건 당연하다. 비트가 볼트와 정확하게 맞는 사이즈인지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핸들바를 장착할 때 볼트를 대각선 방향으로 돌아가며 조여야 하는 건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한쪽 볼트에 많은 힘이 집중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인데 한쪽에 과한 힘이 집중되면 부품이 파손될 우려가 있다. 최자람 미캐닉은 토크렌치를 잡는 위치도 중요하다고 한다. 실제로 잡는 위치에 따라서도 토크값이 달라지며 대부분의 토크렌치에는 손잡이부분이 표시되어 있으니 그곳을 잡아야 한다. 너무 앞쪽을 잡지 않도록 주의한다. 

토크렌치 보관 유의사항 
토크렌치는 앞서 구조를 본 바와 같이 내부에 생각보다 많은 부품이 들어간다. 때문에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 토크렌치를 사용하고 나서는 꼭 고무패드와 같이 쿠션이 있는 곳에 둬야 한다. 만약 대리석이나 철판 위에 둘 때는 조심스럽게 놓아야 한다. 그러니 공구를 사용하다가 바닥에 떨어트리는 건 재앙에 가깝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정비를 하다가 공구를 떨어트리는데 토크렌치를 사용할 때는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 
사용 후에는 반드시 제품을 살 때 들어있던 박스와 같은, 충격을 흡수해 줄 수 있는 곳에 보관하자. 특히 유의할 점은 보관할 때는 꼭 토크렌치의 장력을 모두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높은 토크가 걸려있는 상태로 장시간 보관하면 스프링 장력이 달라져 토크값이 틀어지게 된다. 사용 후에는 꼭 스프링에 장력이 걸리지 않도록 토크값을 0에 맞춰놓자.
최자람 미캐닉은 “토크렌치는 정말 민감하기 때문에 꼭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온도와 충격에 따라서도 값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보관과 사용에 유의하자.

토크렌치 종류 
그렇다면 두 미캐닉이 가장 좋아하는 토크렌치는 무엇일까? 두 미캐닉 모두 에페토 마리포사의 토크렌치를 꼽았다. 미캐닉을 하며 수많은 토크렌치를 써왔지만 가장 정확하고 사용이 편리한 토크렌치라고 한다. 얼마 전 해외 언론의 토크렌치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다만 가격이 다른 회사 제품들과 비교해 조금 비싼 것이 단점. 때문에 처음 토크렌치를 구매한다면 에페토 마리포사 같이 고가의 제품보다는 튼튼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저렴한 제품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 미캐닉이 가장 애용하는 토크렌치, 에페토 마리포사의 구성품


구조와 원리, 사용법까지 알아봤으니 이제 토크렌치를 하나 구비해 보자.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토크렌치를 몇 가지 소개한다. 
파크툴
파크툴은 자전거 정비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아마 가장 먼저 알게 되는 공구 브랜드다. 많은 전문샵에서 선택하기 때문인데 벽에 가득 걸려있는 파란 공구들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파크툴에서 나오는 클릭 타입의 토크렌치는 두 가지로 TW-6과 TW-5가 있다. 

TW-6                                                                                 TW-5

TW-6은 높은 토크가 필요할 때 알맞다. 무게는 868g이며 12Nm에서 60Nm까지 가능하다. 렌치만 별도로 판매되며 비트는 포함되지 않아 SBS-1 소켓을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 소비자 가격은 17만7000원이다.

TW-5는 3~15Nm의 작은 토크값을 갖는 부품을 체결할 때 사용한다. 무게는 226g으로 가볍고 SBS-1 소켓 비트를 사용하기 위한 어댑터가 포함되어 있다. 가격 15만5000원.
앞의 두 모델이 여러 토크값을 설정해서 쓸 수 있는 토크렌치라면 고정토크를 가지고 있는 렌치도 있다. PTD-4, PTD5, PTD-6인데 세 모델의 뒤 번호가 토크값을 의미한다. 고정 토크를 가진 이 세 모델은 사용이 간편하고 그립감이 좋다. 사용도 더 편한데, 가변식 토크렌치의 경우 토크 이상으로 힘을 가해도 계속 작동하지만 고정식은 드라이버가 헛돌며 더 이상 볼트가 잠기지 않는다. 
3, 4, 5㎜ 육각비트와 T25 비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옆쪽의 소켓에 추가 비트들이 들어간다. 다만 뚜껑이 헐거워 분실의 위험이 있고 뚜껑에서 비트를 빼기가 어려워 교환시에 번거롭다. 무게는 221g이며 소비자 가격은 5만5000원이다. 가변식 렌치만큼은 아니지만 고정식 토크드라이버와 동일한 디자인과 기능에 4, 4.5, 5, 5.5, 6Nm의 토크값을 설정할 수 있는 ATD-1은 무게 280g에 소비자가격은 9만원이다. BB와 스프라켓 같은 큰 부품을 손대지 않는 홈 미캐닉이라면 고정식 렌치들이 경제적이고 유용하다. 

슈퍼비 
TB-TW20
TB-TW20은 파크툴 TW-5와 스펙이 거의 같다. 무게는 233g으로 조금 더 무겁고 가격은 11만5000원으로 약간 저렴하다. 토크범위는 3~15Nm이며 2, 2.5, 3, 4, 5, 6, 8, 10㎜의 비트와 T25 비트가 포함되어 가격대비 구성이 훌륭하다. 

TB-TW65
TB-TW65는 이번에 소개하는 토크렌치 중 유일한 디지털 방식이다. 다른 가변식 토크렌치처럼 헤드부분이 딸깍하며 꺾이는 방식이 아니라 디지털 계기판에 표시되는 현재의 토크값을 보며 토크를 맞춘다.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주 쓰는 토크값 10개를 설정해 놓을 수 있고, 지정해 놓은 토크값 근처에 도달하면 경고음을 내줘 오버토크를 방지한다. 무게는 325g이며 3에서 30Nm까지 사용가능하다. 30Nm가 약간 애매한 느낌이 있지만 범위가 넓은 것은 어찌 되었든 환영할만한 부분이다. 2, 2.5, 3, 4, 5, 6, 8㎜의 육각비트와 T25 비트가 포함된다. 

페드로스 고정 토크 드라이버
페드로스 고정 토크 드라이버도 파크툴의 고정 토크 드라이버와 마찬가지로 4, 5, 6Nm의 고정 토크값을 가지고 있다. 무게는 166g으로 매우 가볍고 4, 5㎜ 육각 비트와 T25 비트가 포함되어 있다. 파크툴 제품에 비해 비트가 한 개 적은 것은 아쉽지만 비트의 활용성은 좋다. 양옆으로 비트를 꽂는 부위 안쪽으로 자석이 있어서 비트 교체가 매우 편리하고 분실 위험도 작다. 소비자가격 5만원.

프로
프로에서는 두 가지의 토크렌치가 나오는데 비트가 포함되어 있는 모델은 3~15Nm 범위이고, 검은색의 단품 모델은 2~15Nm의 토크범위를 가지고 있다. 두 제품의 다른 점은 구성품과 디자인의 차이를 들 수 있다. 은색 모델은 3, 4, 5, 6㎜의 육각 비트와 T25, T30의 비트를 포함하며 케이스에 담겨 있고, 검은색 모델은 렌치 이외의 구성품이 없다. 렌치만 놓고 봤을 때는 검은색 모델이 더 사용하기 편리한데 토크 조절링이 엄지와 검지 부분에 있어서 돌리기 편하고 비트도 릴리즈 버튼이 있어서 탈착이 쉽다. 각각의 가격은 은색 13만원, 검은색 6만6000원이다. 

토크렌치가 없다면?
토크렌치를 구매하기는 부담스럽지만 어느 정도 토크를 맞추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육각렌치 세트와 손저울만 있다면 가능하다.

여기서 앞의 식을 다시 사용하게 된다.

이 식의 단위는 힘에 거리를 곱했으므로 Nm다. 그렇다면 1Nm를 우리가 사용하는 손저울과 육각렌치의 길이에 맞게 바꿔보자. 우선 육각렌치의 길이가 미터단위를 쓸 정도로 길지 않기 때문에 ㎝로 바꾸면 1m는 100㎝이므로 1Nm는 100N㎝가 된다. 

다음으로는 ‘F=ma(F는 힘, m은 질량, a는 가속도)’ 공식을 이용해 힘의 단위 N(뉴턴)을 우리가 손저울에서 사용하는 ㎏ 단위로 바꿔보자. 사실 우리가 사용하는 손저울은 질량의 단위인 ㎏ 단위로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중력가속도에 의해서 지구 중심으로 당겨지는 힘을 측정한 뒤에 다시 중력가속도로 나눠 질량을 표시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손저울에 표시되는 ㎏ 뒤에 중력가속도를 의미하는 f를 추가하여 힘의 단위로 바꿔도 문제될 것이 없다. 중력가속도는 약 9.8이지만 우리는 간편하게 중력가속도를 10으로 계산하자. 그렇다면 F=ma라는 식에 의해서 1kgf는 10N이 된다. 

 

이것을 다시 위의 식에 넣어보면 100N㎝는 10㎏f·㎝와 같고 이는 1Nm와 같으므로 결과적으로 1Nm는 10㎏f·㎝가 된다. 

그렇다면 많이 사용되는 5Nm를 육각렌치와 손저울을 이용해 맞춘다고 생각해보자. 1Nm가 10㎏f·㎝이니 5Nm는 50㎏f·㎝다. 따라서 육각렌치의 10㎝ 위치에서 5㎏f의 힘을 수직방향으로 가하게 되면 볼트에 작용하는 토크는 50㎏f·㎝ 즉 5Nm가 된다. 
기자가 사용한 손저울은 7000원이며 육각렌치 세트는 6600원이다. 둘의 가격을 합쳐도 1만3600원으로 토크렌치 세트에 비하면 정말로 저렴한 가격이 아닐 수 없다. 만약 토크렌치 구매가 부담되는 독자라면 충분히 사용할만한 방법이다. 

 

 

이렇게 원리에서 종류, 사용법까지 토크렌치에 대해 알아보았다. 분명 이전에 토크렌치 없이도 우리는 자전거를 정비했고 잘 타고 다녔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어쩌면 ‘좋은 운’의 보호를 받은 건지도 모른다. 언제 그 운이 다할지 모르니 오늘부터는 꼭 안전하게 토크값을 맞춰서 정비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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