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은 다리로 육지가 되고, 사람은 다리 위에서 바다가 된다

국내최고의 섬나라 다리나라 
섬은 다리로 육지가 되고, 사람은 다리 위에서 바다가 된다

1000개 이상의 섬이 모여 있는 신안은 섬이 많은 만큼 다리도 많다. 근접해 있는 섬들은 하나씩 다리로 연결되어 최종적으로는 상당수 섬이 육지로 편입될 운명이다. 신안의 관문인 압해대교로 압해도는 육지가 되었고, 증도도 마찬가지다. 먼 섬이던 임자도 역시 2020년이면 육지와 연결된다. 섬나라 신안의 핵심을 이루는 다이아몬드제도 전체가 하나둘 연결되고 있고, 올연말 새천년대교가 개통되면 다아몬드제도 동부권이 단번에 육지로 변신한다. 신안이 자랑하는 다양한 다리를 살펴본다 

 

이 땅의 섬들은 대개 시한부 운명이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제주도, 울릉도, 흑산도 등이야 어쩔 수 없지만 연근해에 떠 있는 섬들은 속속 육지로 편입되고 있다. 다리가 놓이는 순간 이미 섬은 단절의 운명에서 벗어난다. 사람과 자동차가 마음껏 오가는데 어떻게 더 이상 섬일 수 있을까. 국내에는 4000개가 넘는 섬이 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진짜 섬’은 보기 어려워지는 때가 올 것 같다. 
섬은 본능적으로 육지를 갈망한다. 지형부터 바다 아래로는 육지와 연을 잇고 있고, 그 위에 사는 사람도 육지를 그리워한다. 연륙교는 언제나 섬사람들의 숙원사업이다.  
공학기술의 발달과 넉넉해진 국고 덕분에 이제는 길이 18.4km의 인천대교도 몇 년 만에 뚝딱 만드는 시대다. 국내 최고의 섬나라, 신안에서 섬이 육지로 돌변하는 상전벽해의 기적이 가장 많이 일어나고 있다. 신안의 섬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웅장하거나 아름답거나 독특한 다리를 살펴본다. 이미 들어서 있거나 건설될 주요교량만도 26개소에 총길이는 41km를 넘는다. 섬 라이딩에 다리 감상을 더한다면 신안 여행은 한층 풍성해질 것이다.

새천년대교 압해도~암태도
압해도와 다이아몬드 제도를 이루는 암태도까지 장장 7224m의 바다를 건너는 장대한 해상교량이다. 이 기나긴 교량으로 인해 다이아몬드 제도 전체가 일거에 육지로 바뀌는 교두보가 마련된다. 올해 말 완공 예정으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주탑이 3개인 현수교와 주탑 2개의 사장교가 연이어진 국내 최초의 복합형 다리로 공학적, 미학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길이 1004m의 사장교 구간은 ‘천사의 섬’ 신안을 상징한다. 사장교의 주탑은 높이가 310m로 63빌딩(249m)보다 훨씬 높고, 사장교 주탑으로는 세계에서도 가장 높다. 
 
▩ 암태·자은도 천도천색 천리길 코스 
암태 오도항~에로스박물관~은암대교~자은고교항~해넘이길~분계해변~백길해변~추포해수욕장(98km)

 

압해대교 목포~압해도
목포와 압해도를 연결하는 아름다운 아치교량이다. 서울 방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목포에 진입하면 목포IC 직후 오른쪽으로 보이는 장대하고 붉은 색 다리가 바로 압해대교다. 길이 1420m로 2008년 완공되었다. 이 다리의 연결로 목포에 있던 신안군청이 압해도로 옮겨가고, 목포 북항에서 운항하던 신안의 섬 여객선은 압해도 서단의 송공항으로 옮겨가 운항시간을 1시간10분이나 단축시키면서 신안의 발전에 중요한 전기가 되었다. 다만 지금은 다리 전체가 자동차 전용도로로 지정되어 라이딩은 불가능하다.   
 
▩ 압해도 천도천색천리길 코스 
신안군청 ~ 죽도 노두길 ~ 송공산 분재공원 ~ 송공항(왕복47km)

 

서남문대교 비금도~도초도
비금도와 도초도를 연결하는 서남문대교는 일찍이 1996년 완공되어 비슷한 크기의 두 섬을 하나로 묶었다. 길이는 937m로 선박의 통과를 위해 중심으로 갈수록 교각을 높게 세운 아치형태가 다른 장식적 요소가 없는데도 아름답고 웅장하다. 다리가 연결되긴 했어도 비금도는 염전과 명승지가 많은 관광의 섬이라면, 도초도는 고란평야를 품은 농업과 일상의 섬으로 대비된다.
 
▩ 비금·도초도 천도천색 천리길 코스
도초 화도항~서남문대교~대동염전~성치산임도~이세돌바둑기념관~명사십리해변~하트해변~도초수국공원~시목해수욕장~세계생태수도섬방문자센터(77km) 

 

삼도대교 하의도~신의도
다이아몬드 제도 최남단을 이루는 하의도와 신의도를 연결하는 삼도대교는 가장 최근인 2017년 6월 완공됐다. 길이 550m의 아담하고 우아한 사장교로 이 다리 덕분에 지척의 거리에도 다른 생활권으로 분리됐던 두 섬이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제도 중에서는 비금·도초도와 더불어 육지에서 가장 동떨어져 있어 아직도 장시간이 걸리는 배편을 이용해야 한다.
 
▩ 하의·신의도 천도천색 천리길 코스 
하의도 웅곡항~농민운동기념관~김대중대통령생가~큰바위얼굴~삼도대교~굴암리항~황성금리해수욕장~구만·노은 임도~신의면 동리항(76km)

 

임자대교 지도읍~임자도
신안의 최북단에 자리한 임자도가 곧 육지와 연결된다. 공사중인 임자대교는 임자도와 지도읍 사이에 있는 수도를 기준으로 사장교와 현수교로 연결되며 총길이는 1920m이다. 2020년 10월 완공 예정으로 현재 주탑과 교각이 세워진 상태다. 임자도는 삼십리 대광해변과 튤립축제, 전장포 새우젓으로 유명해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해변 라이딩 코스로도 일품.
 
▩ 임자도 천도천색 천리길 코스 
진리항~전장포항·새우젓토굴~대광해수욕장~어머리해변·용난굴~임자목교(50km) 


소망의 다리 천사의 다리 (안좌도)
원래는 안좌도 남단 반월도와 박지도 주민을 위해 만든 생활형 목교인데 바다와 갯벌을 넘나드는 나무다리가 아름다워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총연장 1462m이고 자전거 통행이 가능하다. 주민들은 주로 오토바이를 이용한다. 밀물 때는 바다 위, 썰물 때는 갯벌 위를 지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 안좌·팔금도 천도천색 천리길 코스   
안좌 복호항~반월·박지목교~김환기생가~팔금채일봉전망대(81km)

 

짱뚱어다리 증도
국내최초의 ‘슬로시티’ 증도는 명소가 많은데, 광대한 태평염전과 송림과 백사장이 어우러진 우전해변이 쌍벽을 이룬다. 우전해변 북단에 갯벌을 건너는 목교로 세워진 짱뚱어다리는 이름 그대로 물이 빠지면 짱뚱어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470m에 달하는 직선의 나무다리 자체도 아름답고 인상적이다.
 
▩ 증도 천도천색 천리길 코스 
증도관광안내소~해저유물기념비~짱뚱어다리~화도노두길~태평염전(50km) 

 


자은도 목교 자은도
자은도 남서쪽 양산해변과 면전해변 사이에 형성된 작은 만을 건너는 목교다. 아직 이름도 없고 길도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힘들게 찾아간 보람을 느낄 정도로 주위는 인적 없이 고요하고 풍광이 아름답다. 짱둥어다리와 비슷한 형태이며 길이는 620m에 달한다. 

 

가란대교 압해도~가란도
압해도 북쪽에 인접한 가란도 주민을 위해 만든 상수도관을 겸한 생활형 교량이다. 길이 275m, 폭 2.5m의 보행교인데 ‘대교’라는 이름을 붙인 과장법이 애교스럽다. 물이 들고 나는 길목이라 해협을 흐르는 물살의 기세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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