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자세로 라이딩 효율 높이기

통증 없이 잘 타려면 바른 자세부터! 
제대로 된 자세로 라이딩 효율 높이기

안장위에서 효율적으로 달리려면 올바른 페달링이 가능해야 한다. 올바른 페달링은 바른 자세에서 나온다. 바른 자세를 위해서는 나와 자전거를 한몸으로 만드는 일련의 작업이 필요하다. 여기서 또 등장하는 것이 피팅이다. 수없이 반복하고 소개했지만 이번에는 수치를 내세우기보다 올바른 자세를 집중적으로 알아본다 

 

기자는 최근 2년간 자전거를 타는 횟수가 부쩍 뜸해졌다. 알다시피 자전거는 일주일만 쉬어도 기량 차이가 극명해진다. 일주일에 9번(월, 화, 수, 목, 금, 토2회, 일2회)씩 한창 안장위에서 잘나가던(?) 시절만 생각하다가, 살은 살대로 찌고 경추와 척추를 타고 흐르는 고통에 몸부림 치는 상황에서 안장에 오르니 페달이 제대로 굴러갈리 만무하다.

게으른 자의 숙명, 몹쓸 몸
기자는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 턱이 없었다. 그저 몸에 통증이 오면 자전거를 오랜만에 타서 적응기간이 필요한 것이겠거니 하며 꾸역꾸역 참아왔다. 하지만 적응기간이랍시고 한달 동안은 일주일에 3번씩 자전거를 탔는데도 불구하고 몸의 통증은 여전했다. 등허리 부분과 엉덩이를 잇는 척추기립근 부분, 목뒷덜미와 등이 만나는 부분, 그리고 가장 성가신 건 70여㎞만 넘어가면 어김없이 발생하는 쥐였다.
분명히 피팅은 한창 탈 때 한번 받은 바 있다. 그때 피팅을 받고나서는 그 전보다 너무도 다르게 편해졌기에 이제 자전거를 다시 건드릴 일은 없겠구나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완벽한 오산임이 분명했다. 자전거는 변하지 않지만 내 몸은 시시때때로 변한다는 것을 간과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물론 몸을 그때로 돌리지는 못하니 피팅을 새로이 하는 것으로.

그래서 문제는 뭐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기자 역시 ‘나름 전문가’지만(에헴) 피팅의 영역은 전혀 다르다. 그래서 찾은 곳은 반포한강공원에 위치한 ‘한강자전거공방.’ 이곳에는 전 MTB 국가대표인 싱크웨이 정형래 대표가 전문적인 피팅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과거 다른 기자도 이곳에서 피팅을 받아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레임을 구매한 적이 있다. 하지만 기자의 케이스는 잘 타던 자전거가 안 맞는 상황이 벌어졌으니 조정이 필요한 것이 조금 다른 경우다.
정형래 대표는 본격적으로 기자의 페달링과 자전거의 세팅값을 살펴보더니 바로 이야기했다. “안장이 너무 높아요.”

 

싱크웨이 정형래 대표
한강 자전거 공방

 

‘까치발 라이딩’ 때문이라니?! 
안장이 높다고? 사실 안장높이가 문제일거라는 생각은 한번도 하지 못했다. 페달링할 때 딱히 불편함이 없었고 페달이 6시 방향에 위치했을 때 기자의 무릎은 정상각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대표는 안장과 함께 단호하게 한곳을 지적했다. 바로 ‘발목’이었다.
지적을 받고나서 사진을 확인해 보니 문제점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기자는 페달링 시 은근히 까치발을 들고 있었던 것. 정대표의 이야기를 통해 ‘까치발 라이딩’의 문제점을 들었다. 까치 발라이딩을 하게 되면 페달이 힘을 받아야 하는 사점의 범위가 틀어지고 페달링 시 허리가 좌우로 함께 움직이게 되어 허리통증까지 유발한다고. 또 장거리 라이딩만 나가면 종아리 언저리에 쥐가 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기자는 그 좋아하던 ‘싯포간지’를 포기하고 안장을 조금 내린 후 발목 자세를 제대로 고쳐 잡았다. 교정된 자세는 위 사진과 같다.

 

 

허리를 마는 게 아니라 “골반을 틸팅하라”
이렇게 안장을 6㎜가량 내렸다. 하지만 안장을 내렸다고 해서 드라마틱하게 편해졌음을 느낄 수는 없었다. 최소 20분 이상은 페달링을 지속해봐야 한다. 하지만 안장을 내리고 페달링을 했더니 종아리에 쥐가 오는 현상은 멎었는지 아직 모르겠지만 최소한 허리가 좌우로 흔들리는 게 줄어들었다. 이는 곧 허리통증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렇게 안장을 내리고 페달링하는 기자를 바라보더니 정대표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스템도 좀 길어요. 레버도 너무 내려가 있는데 그렇게 탈 필요가 없어요. 지금의 세팅이 피팅 가용범위상 불가능한 포지션은 아닌데, 아직 최기자는 올바른 자세가 형성되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타면 불편할 겁니다.”
올바른 자세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올바른 자세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기본적으로 아래의 사진을 보자.
 

 

로드 라이더라면 누구나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을 ‘허리를 말고 타라’는 것이 그 주된 골자였다. 하지만 허리를 마는 것도 정대표의 말을 따르니 그 요령이 사뭇 달랐다. 정대표가 이야기하는 허리를 말고 타는 자세란 ‘골반을 틸팅한다’는 개념이었다.
“허리를 말고 타라고 할 때 사람들은 무작정 상체를 웅크리는 방식을 취하는데, 상체를 웅크린다기보다는 골반을 틸팅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골반을 틸팅한다는 다소 난해한 설명이었지만 정대표가 직접 시범을 보여준 자세를 보자 단번에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사진상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것 같아 그림을 첨부한다.

 

왼쪽부터 안좋은 자세, 허리를 무작정 말은 자세, 골반을 틸팅한 자세. 맨 왼쪽 ‘안좋은 자세’는 로드에 있어서 나쁜 자세다. 하지만 대부분의 라이더들이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기도 하다.
중간사진의 ‘허리를 무작정 말은 자세’는 자세를 고쳐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라이더들이 취하는 자세다. 하지만 이런 자세는 등허리를 구부리는 것뿐 아니라 가슴과 어깨를 움츠리는 경우가 많아 오래 버티기 힘들다. 또 가슴과 어깨를 심하게 움츠린 자세는 호흡에도 영향을 준다.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면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맨 오른쪽의 ‘골반을 틸팅한 자세’로 변경하자.

 

안장통, 올바른 자세라면 나타나지 않아 
위에서 설명한 바람직한 자세를 취하기 위해서는 유연성도 필요하다고 정대표는 이야기 한다. 사실 기자도 사진과 같이 좋은 자세를 흉내낼 수는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유지하기가 사뭇 어려웠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정대표가 건넨 팁은 바로 안장통과 허리통증에 대한 이야기였다. 정대표는 2000년대 초반 자신에게 맞는 지오메트리를 찾아낸 후부터는 안장을 수십번 바꿔도 안장통 따위를 느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 이유인즉슨 안장은 원래 골반과 최대한 수직방향의 위치로 만나야 하는데 왼쪽 사진처럼 자세가 좋지 못한 경우, 회음부 압박과 페달링에 비효율이 생기는 반면, 올바른 자세를 취하면 상체의 무게를 온전히 골반이 편안하게 지지해주기 때문에 안장통이 없다고 한다.
중고장터에는 안장통으로 인해 안장을 바꾼다며 물건을 내놓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만약 독자도 그런 걱정을 하고 있다면 올바른 자세를 취해 안장통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선행해보는 것이 어떨까.
 

 

Q & A
정대표와 효율을 끌어올리는(사실은 통증을 없애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피팅과 자세교정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Q 피팅은 정답이 없다? 
 ‌대답은 No다. 피팅은 정답이 있다. 단지 그 범위가 넓을 뿐이다. 선택지가 100가지 있다면 그중 20개 정도는 정답 축에 속한다. 그게 바로 통칭 ‘가용범위’다. 피팅에는 정답이 없다며 쓰다가 자기가 불편하면 조금 고쳐 쓰고 만다는 사람이 많은데, 그렇게 하면 언젠가는 운 좋게 피팅이 맞아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될 때까지는 시간이 들고 온갖 통증과 불편함으로 라이딩이 즐겁지 못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가용범위조차 모르고 있다. 이 최소한의 정답을 찾아내는 것이 피터의 임무다.

Q 유격이 작은 클릿은 무릎에 데미지가 크다?
 ‌시마노 클릿은 유격의 크기순으로 노랑, 파랑, 빨강이 있다. 일반적으로 노랑 클릿은 초보자용, 빨강 클릿은 고급자용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클릿의 유격이 클수록 빼기가 용이하고 무릎이 편할 수 있어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냥 우스갯소리다. 기자도 노랑 클릿을 쓴다. 하지만 빨강 클릿이라고 해서 무릎에 데미지가 온다는 건 피팅이 맞지 않음을 나타낼 뿐 무조건 그렇지는 않다. 피팅이 맞지 않는 상태로 유격 없는 클릿을 사용하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무릎에 데미지가 쌓일 수 있지만 이 역시 피팅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

Q 올바른 자세는 사람마다 다르다?  
 ‌물론 사람마다 근소한 차이는 있지만 위에서 설명한 올바른 자세의 그림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자세를 고치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다. 로드 라이더들이 훈련을 한다고 하면 그저 파워를 올리거나 속도를 올리는데 포커스가 맞추는 경우가 빈번한데, 특히 로드를 시작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세에 익숙해지는 트레이닝을 선행하길 권한다. 피팅은 그러한 트레이닝의 일부라고 본다. 라이딩 스킬에 대한 트레이닝은 그 다음부터 해도 늦지 않다.
기자 역시 올바른 자세형성이 안되어 있어서 같은 안장위에 올라도 어느날은 아프고 어느날은 아프지 않고 반복되지 않았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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