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방향 그루빙 노면과 갓길 단차 주행법

도로 포장상태를 잘 확인하자
종방향 그루빙 노면과 갓길 단차 주행법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지글지글 달궈진 아스팔트, 그 위를 달리는 라이더. 누군가는 이 뜨거운 더위를 피해서 피서를 떠나지만, 그 뜨거움조차 즐기는 이들이 바로 진정한 라이더 아니겠는가? 힘든 오르막을 오르고 나면 내리막길에서 만나는 위험한 노면이 있다. 바로 세로로 배수 홈이 패여 있는 그루빙(grooving) 도로다. 이번호에서는 라이딩 중 만나게 되는 그루빙 구간과 노면 단차를 만났을 때의 대처법도 살펴본다

 

도로에 패여 있는 홈을 그루빙(grooving)이라 하는데, 이렇게 그루빙이 세로로 시공된 도로에선 자전거는 옆으로 밀리거나 핸들링이 안정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루빙이 무엇이며, 이런 곳에선 어떻게 라이딩을 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그루빙이란?
그루빙이란 1960년대 미국 우주항공국에서 항공기 안전을 위해 처음 개발한 노면처리 공법으로, 공항 및 도로 포장면에 입체적인 홈을 만들어 타이어 패턴과 같은 효과를 내는 기술이다. 수막현상을 방지하고 배수성 향상에 따른 미끄럼 방지, 결빙억제 및 주행안전성 향상, 소음감소 등의 효과를 낸다.

그루빙의 개념
그루빙 공법이란 도로 및 활주로 노면에 일정한 규격의 홈을 형성하는 공법으로, 다양한 포장면 표면처리(Pavement–Texture)의 한 부분이다. 국제 그루빙 & 그라인딩 협회의 정의에 따르면, 포장면의 무늬 단위 간격의 넓이에 따라 텍스쳐링과 그루빙으로 구분하고 있다. 단위 패턴의 폭, 홈의 센터~센터 간격이 12.7㎜ 이상의 경우를 그루빙으로 정의하고, 그 보다 작은 경우 텍스쳐링으로 분류한다.
도로 표면에 시공된 안전 홈은 횡방향으로 시공된 것과 종방향으로 시공된 것이 있는데, 도로의 진행방향과 같이 길게 종으로 시공된 것이 일반적으로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이며, 종방향 시공이 비용과 난이도 면에서 더 저렴하고 쉽기 때문에 보다 흔하다.

 

그루빙 효과
차량의 고속주행이 예상되는 직선구간과 이어지는 곡선구간과, 위험구간 진입 전후 구간은 주행속도가 20km 이상 차이가 나므로 적절한 미끄럼방지 공법을 적용해 우천 또는 결빙에 대한 적극적인 안전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 특히 종방향 그루빙 공법은 탁월한 배수촉진과 결빙억제, 주행 안정성 향상 등의 효과를 발휘해 곡선구간 미끄럼 사고를 7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는 이상적인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종방향 시공이 된 그루빙 도로에서는 자동차나 오토바이 등이 흔들리거나 밀려나가는 현상이 발생되기도 하는데, 이를 요잉(Yawing) 현상 이라고 한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타이어가 주행 중에 위에서 누르는 압력에 의해 그루빙 안전 홈으로 눌려 들어가면서 끼이는 현상에 의한 것인데, 오히려 주행 중 불안정한 주행감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좁은 타이어를 사용하는 로드바이크에는 더욱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사진1>
<사진2>
<사진3>

 

[사진1] 로드바이크의 경우 타이어 폭이 23~25㎜ 정도이고 그루빙의 안전 홈은 시공 넓이가 약 10㎜이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주행하게 되면 타이어가 배수 홈 쪽으로 말려 들어가면서 주행 중 흔들리는 현상이 발생하거나, 코너링 시에는 타이어가 옆으로 튀듯이 밀리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도로 위를 달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진2] 일반적으로는 도로의 흐름에 맞춰서 자전거도 노면대로 따라 내려가는 경우가 많지만, 이 경우 종방향으로 시공된 배수 홈에 미묘하게 빠져 불규칙적으로 타이어가 튀거나 밀리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한 불안정한 주행감과 핸들의 털림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사진3] 이럴 때는 사진처럼 노면에 시공된 종방향의 배수 홈을 의도적으로 비스듬하게 타고 가도록 하자. 노면의 종방향으로 시공된 그루빙의 배수 홈 방향과 조금 엇나가게 타고 가면 타이어가 미끄러지면서 튀거나 핸들이 흔들리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종방향의 배수 홈을 타고 갈 때 같은 방향으로 가더라도 저속으로 달리게 되면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다.  때문에 오르막길에서는 그다지 문제가 없다.
물론 두꺼운 타이어가 얇은 타이어에 비해 받는 영향이 줄어들게 된다. 로드바이크의 타이어 털림 현상은 단순한 요잉현상이기보다는 노면에 새겨진 종방향 배수 홈의 불규칙한 노면에 접지력를 잃어 예측이 어렵게 털리게 되기 때문이다. 23c보다는 25c가 유리하고, 25c보다는 28c가 유리하다.

노면에 대한 팁을 이야기 하는 김에 다른 상황도 살펴보자.
서울에서 업힐이라고 하면 남산이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남산을 올라가다보면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올라오는 경우가 꽤 많은데, 이때 도로 가장자리로 피해서 가기에는 공간이 부족해 인도로 잠깐 올라가야 하는 경우가 있다.
서울 도심 안에서도 업힐을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명소 중 하나로 수풀과 나무가 울창해서 더운 여름에도 햇볕을 피해서 녹음을 즐기며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자주 지나다니기 때문에 이를 주의해야 한다
버스가 한대 지나가면 도로에 거의 꽉 차기 때문에 남은 도로 폭은 자전거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정도여서 꽤 위험해 보인다. 이런 문제는 남산만이 아닌데, 공도에서 자전거를 타다 보면 가끔 겪게 되는 일이다.
편도 1차로 공도를 자전거로 이동하거나, 1차로 일방통행로 혹은 편도1차로 도로 중에는 도로 중간에 분리봉이나 가드레일이 설치된 경우 상대적으로 빠른 차량이 자전거를 추월해가려고 한 차선 안에서 자전거와 차가 함께 이동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사진1>
<사진2>
<사진3>

[사진1] 이때 갓길로 자전거를 이동하면 좋은데, 갓길과 주행도로는 미세한 높이 차이로 분리되어 있거나 오랜 주행으로 도로가 종방향으로 단차가 생겨 있을 경우가 있다.
[사진2] 타이어의 높이와 폭이 좁은 로드바이크는 세로 방향의 도로 단차나 노면 차이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도로의 진행방향으로 이동하다가 타이어가 단차 방향으로 비슷하게 타고 넘어가면 단차 턱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사진3] 도로 단차를 넘어가려고 할 때 너무 딱 붙어서 가다가 그대로 타고 넘으려면 타이어가 제대로 턱을 넘어가지 못해 낙차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도로의 단차를 잘 확인하고, 옆으로 붙어 가다가 턱을 넘을 곳을 확인한 후 넘기 직전에 자전거를 턱에서 띄웠다가 타이어의 진행방향이 턱을 최대한 정면으로 넘을 수 있도록 조향하자.

 

기본적인 주행법인데, 이런 요령을 모르고 있거나 알고 있더라도 주행 중에 신경을 쓰지 못해 타이어가 미끄러져서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루빙 노면과 단차를 타는 방법을 미리 익혀둠으로써 사고를 예방하고, 뜨거운 여름 라이딩의 즐거움을 더욱 불태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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