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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의 재발견-MTB의 탄생과 게리 피셔MTB의 탄생과 게리 피셔

특별기획/MTB의 재발견 ①
MTB의 탄생과 게리 피셔


1790년 프랑스에서 최초의 자전거가 등장한 이후 자전거는 진화를 거듭해 왔고 수많은 장르로 분화되었다. 특히 20세기 들어 최고의 전환점은 1970년대에 등장한 MTB라고 할 수 있다. 험로와 산악지대까지 자전거의 영역을 확대시켜 관련 산업과 문화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로드바이크의 부흥과 장르의 다양화로 2010년대 이후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MTB가 최근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튼튼한 차체와 전천후 주행성능을 바탕으로 부활하고 있는 MTB를 시리즈로 재조명해본다. 첫 회는 MTB의 탄생 이야기다  

 

 

최초의 산악자전거의 원형이 된 스윈 엑셀시오

 

자전거도 패션과 같이 유행을 탄다. 트렌드를 살펴보면 최근까지 가볍고 빠른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로드바이크가 주를 이루었고, 로드바이크 전에는 미니벨로와 미니스프린트가 잠시 유행하기도 했다. 그 이전에는 1980년대에 국내에 도입된 이후 2010년 전후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MTB가 자전거 시장과 문화를 주도했다.
최근 로드바이크의 인기가 식어가는 한편 E-BIKE가 대거 출시되고 있다. E-BIKE 중에서도 eMTB의 비율이 높다 보니 자전거시장의 유행은 다시 MTB로 집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엄청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산에서도 탈 수 있는 획기적인 자전거로 개발된 MTB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탬 산에서 다운힐 레이싱을 펼치고 있는 게리 피셔

 

MTB의 탄생
MTB 역사를 말할 때 게리 피셔(Gary Fisher, 1950~ )라는 인물을 빼놓을 수 없다. ‘MTB의 아버지’로 불리는 게리 피셔는 1970년대 초반, 미국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산에서 일군의 젊은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 색다른 모험에 빠져든다. 자전거를 끌고 정상까지 올랐다가 임도를 타고 내려오는 일종의 다운힐을 즐긴 것이다.
게리 피셔의 이야기를 좀 더 살펴보자.  


1962년 12살의 게리 피셔(이하 게리)는 처음 사이클 경주에 참가하고 이듬해 사이클로크로스 대회,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의 도로경주 등에 출전해 포디엄에 오르는 등 사이클 선수로서 가능성을 보인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게리의 발목을 잡았으니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로 인해 장발 머리를 한 게리는 레이스 출전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게리는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게 된다. 이때 직접 만든 장비와 개조한 자전거를 이용해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탬 산에서 일단의 젊은이들과 어울려 라이딩을 즐기며 산악자전거의 가능성을 테스트한다. 4년 뒤 장발 규정이 사라지면서 게리는 도로경주로 복귀한다.


MTB의 원년은 1974년이라 할 수 있다. 게리가 스윈(Schwinn)의 비치크루저(Beach cruiser) 엑셀시오(Excelsior)를 베이스로 MTB의 원형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넓은 기어비와 강력한 제동력의 브레이크를 장착해 오르막과 내리막 모두를 달릴 수 있었다. 이후에도 탠덤식 드럼 브레이크. 변속 시프터, 모터사이클용 브레이크 레버와 케이블, 시트포스트 퀵릴리즈, 3단 체인링 등 MTB의 기초가 된 부품들을 고안해낸다.

게리는 꾸준히 MTB를 개발하면서도 다양한 자전거 대회에 참가해 이름을 알렸다. 대표적으로 올림픽 전초경주인 클라마스 호수 투어에서 우승하고, 전국 도로선수권대회에서 12위로 입상해 사이클 선수로도 활동하는 한편, 1977년 진행된 리팩 경기에서 세운 4분22초14의 우승 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리팩 레이스는 MTB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 북쪽의 탬산(Mt, Tamalpais, 784m)의 산길을 가장 빠른 속도로 내려가는 ‘다운힐’ 시합이다. 당시의 자전거는 변속기가 없고 지금의 브레이크 방식이 아닌 페달을 거꾸로 밟아 감속하는 코스터형으로 과열된 브레이크에 그리스를 ‘다시 칠해야(Repack)’ 한다는 뜻으로 ‘리팩 레이스(Repack race)’로 불렸다.
리팩 경기의 기록을 세운 지 2년 뒤인 1979년 마침내 산악자전거의 정식명칭이 정해진다. 동업자 찰리 켈리와 함께 자전거 제조회사를 설립하고 회사명을 ‘Mountain bikes’로 정하는데 영문을 줄이면 MTB가 된다. 지금까지 널리 사용되는 MTB는 여기서 유래되었다.

 

익살스런 표정의 게리 피셔와 초기 MTB라이더들

 

MTB의 전성기를 열다
진정한 산악자전거를 위해 게리는 다양한 시도와 함께 다방면으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바엔드를 덧붙인 핸들을 사용해 ‘Bullmoose(큰 수사슴) 핸들바’ 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내고, 산악자전거 최초로 시마노 프리허브바디와 신발과 페달의 밀착력을 높이기 위한 ‘베어 트랩’ 페달을 장착했으며, 1983년에는 유니 크라운 포크를 개발하고, 짧은 체인스테이와 큰 각도의 시트스테이를 적용한다. 그렇게 게리의 자전거를 탄 라이더들이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며 자전거의 성능과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다. 1983년에는 찰리 켈리와 헤어져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1993년 4월 트렉과 게리 피셔의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유명세를 더욱 알리며 게리 피셔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가 된다. 같은 해 풀서스펜션 자전거 조슈아(Joshua)를 선보이는데, 심플한 Y자 타원형 튜빙은 동시대 다른 메이커들이 가장 많이 모방한 디자인으로 현재 MTB들의 모태가 되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게리는 돌파력이 좋은 29인치 휠 규격을 도입하는 등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나날이 발전한 기술이 적용된 지금의 MTB를 만들어냈다. 

 

사이클 선수로 촉망 받던 12살의 게리 피셔
29인치 휠을 끼운 수퍼 칼리버를 든 게리 피셔. 29인치 힐도 그가 처음 제안했다

 

이상윤 기자  yooni09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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