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 신안 2018

사이클링 신안 2018
비바람이 쳐도 아름다운 그곳, 신안 1004섬 자전거길 2박3일 

올해 2회째를 맞은 ‘사이클링 신안’ 투어는 참가신청 시작 즉시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여전했다. 바다와 산, 염전, 다리, 배 여행이 어우러진 신안의 매혹도 갈수록 새로웠다. 10월 26~28일 3일간 신안이 자랑하는 핵심 6개 섬은 160대의 두 바퀴로 가득 찼고 비바람이 치던 날씨는 갈수록 화창해져 섬여행의 진수를 만끽하게 해주었다    

 

대양에서 쏴아~ 하며 밀려오는 파도를 벗 삼아 비금도 명사십리를 누빈다. 백사장이 단단해 바퀴 자국조차 거의 남지 않고 웅장미와 고요함이 역설적 조화를 이룬 십리 해변길이 순식간이지만 차마 떠날 수가 없다

 


“섬 여행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것 같아서요.”
“배를 타고 떠나는 진짜 섬 여행을 해보고 싶었어요!”
“전국 최다를 자랑하는 신안의 섬은 모두 아름답다던데 직접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본지 직원도, 신안군청 관계자도 놀랐다. ‘사이클링 신안 2018’ 일정을 확정하고 겨우 1달여 만에 참가신청을 받았는데 마치 명절 귀성열차 예매처럼 접수를 개시하자말자 선착순 150명이 꽉 찼다. 경쟁률은 5:1 정도에 달했다. 작년에도 인기가 대단했지만 올해는 참가비를 소폭 올린 데다 행사 1달여 전에 일정이 확정되어 홍보할 기간도 없었는데 이같은 열기를 보여준 것이다. 주최측도 궁금해서 ‘사이클링 신안’에 왜 참가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위와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부득이 참가자를 150명으로 한정한 것은, 섬 특성상 숙박과 식당의 수용능력의 한계치이기 때문이다. 

안좌도 선착장 옆 운동장에서 3일간 투어의 막이 올랐다. 비가 내리는 중에도 이윤기 이사를 선두로 힘차게 출발하는 참가자들
“천사 섬에서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신안군청 문화관광과 장형철 과장
우천으로 오후 라이딩이 취소된 첫날, 메인숙소인 자은도 밀알촌 펜션에서 자전거여행가 차백성, 조용연, 이홍희 편집위원과 함께 자전거여행을 주제로 한 토크쇼가 열렸다

 


영원한 동경의 무대, 섬 
이 땅에는 섬이 4000개가 넘게 있지만 대부분 육지의 도시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은 섬과 바다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품고 있었다.      
첫날은 비가 내리고, 둘째날은 강풍이 불었으나 셋째날은 화창했다. 갈수록 날씨도 풍경도 분위기도 기분도 클라이막스로 치달았고, 마지막날 목포로 돌아오는 배는 가슴과 머리에 가득한 추억과 감동, 기분 좋은 피로가 겹쳤다.
이번 행사는 신안군이 주최하고 본지가 주관을 맡았으며, 전국 각지에서 운 좋은(?) 150명의 동호인이 참가했다. 스탭으로는 신안군청 담당자(이민호, 김지수)와 본지 직원, 본지 편집위원(차백성, 조용연, 이홍희) 외에 업계 관계자도 다수 자원해서 동호인들과 유익한 소통의 기회가 되었다. 스탭으로 참가한 업계는 벨로스타(양영모, 위태영), 이런휠(김문현, 신병철), 페데고(장기훈, 김지훈), G바이크(최승호), 알렉시카(김지영) 등 모두 전기자전거 업체다.
첫날 저녁에는 자전거 여행가이기도 한 차백성, 조용연, 이홍희 편집위원이 함께 하는 토크쇼가 열려 참가자와 교감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한편 폐회식에서는 A조 조장을 맡은 이찬섭 씨가 모범적인 온오프라인 활동으로 MVP로 선정되어 아디다스 고글을 선물로 받았다.
이찬섭 씨가 행사 후 ‘사이클링 신안 2018’ 밴드에 올린 참가기로 그때의 추억을 공유한다. 
 
명사십리에 접어드는 순간, 무인지경의 광활한 백사장에 감탄과 환호를 금할 수 없게 된다
신안군청 관계자와 본지 편집위원이 함께 했다(왼쪽부터 이민호 문화관광과 직원, 차백성 편집위원, 장형철 문화관광과 과장, 조용연 편집위원, 김병훈 본지 발행인, 이홍희 편집위원, 박상규 문화관광과 계장, 김지수 문화관광과 직원)
“여기가 진짜 섬이네!” 안좌도 읍동항에 도착해서 환한 표정으로 하선하는 참가자들

 


최고령 동호회 ‘한강’
올해 대회에서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팀은 다름 아닌 최고령 모임이었다. 얼핏 보기에도 호호백발의 어르신들이 산길이 포함된 코스를 무리 없이 완주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경이로웠다.
어르신들의 연세는 80세 내외로 2012년 처음 만나 동호회를 결성하고 ‘한강’으로 이름지었다. 이름처럼 시작은 함께 한강을 달리는 것이었지만 그해 5월, 서울에서 부산까지 국토종주까지 해냈다고 한다. 건강한 모습도 보기 좋았지만 세 분의 돈독한 팀워크는 더욱 돋보였다.

 

 


사이클링 신안 2018 
2박5일 참가기 

글 이찬섭(A조 조장, 행사 MVP, 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cs200000)

자전거생활의 ‘사이클링 신안 2018’ 참가자 모집공고를 보고 신청했는데 운이 좋아 당첨되었다는 문자를 받는다. 참가비를 입금하고 서울에서 목포 가는 고속버스를 왕복으로 예약한다.
밴드에 가입하여 여러 가지 정보를 보니 벌써부터 신안에서의 라이딩이 기다려진다. 신청한 150명은 A~K의 11개조로 편성되었으며 나는 A1018번으로 배정되었는데 동호회 단위의 신청이 대부분인 것 같고 A조만 부부나 개인이 신청한 것 같다. 다른 조는 조장의 추천이 많이 들어오는데 A조는 조용하기에 자천으로 조장이 되었다. 이번 행사는 조별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한다기에 팜플렛의 코스를 보며 GPX 파일을 만든다.
행사 전날인 10월 25일 승용차에 자전거를 싣고 고속버스터미널 부근에 주차한 뒤 센트럴시티에서 23시55분 심야우등고속버스에 자전거 6대와 함께 목포로 출발한다.
 

비금도 성치산 임도를 지나는 필자(맨앞)와 A조 참가자들
첫날 목포 북항을 출항한 뒤 배 갑판에서 도시락으로 아침식사

 

1일차  10월 26일(금)   
새벽 3시40분 목포종합버스터미널에 내리니 남쪽지방이라 그런지 서울보다 춥지는 않다. 자전거 앞바퀴를 조립하고 전조등 장착 후 출발하려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급히 고가교 밑에서 비를 피하며 우의를 입어야 하나 고민하는데 비가 그치기에 다시 출발한다.
버스에서 만난 3명과 함께 자전거로 이동중 콩나물해장국으로 빈속을 채우고 5시에 목포 북항선착장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도착하여 아침 도시락을 수령하고 있다.
5시50분 어둠속에서 목포 북항을 출발한 배는 안좌도 읍동선착장에 6시45분에 도착한다.
읍동선착장 바로 옆에 있는 행사장에서 조별로 모여 인사를 하고 사진도 함께 찍는다.
비가 내려 개회식을 간단히 하고 계획보다 40분 이른 7시50분 출발해 천사의 다리로 향한다. 안좌도와 박지도, 박지도와 반월도를 연결한 천사의 다리를 건너 노루섬까지 간다.
천사의 다리를 돌아나와 팔금도, 암태도를 지나 점심장소인 자은도로 향한다. 비가 오니 마땅히 쉴 곳도 사진 찍을 곳도 없기에 라이딩 속도가 빨라져 자은도 밀알촌 펜션에 10시40분에 도착한다.
부부팀은 모텔로, 일부 단체팀은 펜션이 숙소로 배정되는데 개인 신청자는 펜션 메인홀이 숙소이나 점심 장소이기도 하여 마땅히 갈 곳이 없다. 펜션을 둘러보다 빈방이 있어 들어가 보니 따뜻하고 좋아 혼자 온 조원들을 모아 쉬다가 점심식사 후에는 조원들과 오후 일정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었다. 관리인이 청소해야 된다기에 아쉽게 짐을 메인홀로 옮긴다.
계속 내리는 비로 오후 라이딩이 취소되고 북토크 ‘자전거 여행가들과의 만남’이 15시에 진행된다는 공지가 뜬다.
A조 조원들은 휴식 대신 라이딩을 원해서 13시10분 분계해변으로 출발한다. 분계해변을 지나 신성해변 가는 길은 비포장에 비까지 내려 흙탕물을 튀기며 라이딩했다. 노면에 표시된 자전거 코스는 GPX 경로와 다르게 백산리 목교로 안내하는데 밀물 때라 목교 입구를 건널 수 없어 다시 나와 GPX 경로를 따라 임도를 지나니 백산리 목교와 마리포사리조트가 보인다.
15시10분 북토크 참석차 펜션에 도착하고 북토크를 마칠 즈음에는 비가 완전히 걷혀 내일의 라이딩이 기대된다.

 

비금도 명사십리는 거대한 풍력발전기 3기가 거의 유일한 인공물일 정도로 자연 그대로가 보존되어 있다

 

2일차  10월 27일(토)   
창밖으로 보니 벽에 기대어둔 자전거가 바람에 쓰러져 있어 세워보니 뒷바퀴가 작은 철사에 찔려 펑크가 나 예비 튜브로 갈았는데 출발 때 봤으면 바빴을 뻔했다.
어제의 비는 완전히 걷히고 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을 보며 7시50분 밀알촌 펜션을 출발한다.
강한 북서풍의 등바람을 맞으며 라이딩 하니 가만히 있어도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는 것 같다. 은암대교를 건너 승봉산 고개를 넘으니 추포도로 건너는 옛노두길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강한 옆바람에 몸을 바람방향으로 기울여 타야할 지경이다.
추포해변에서 단체로 라이딩을 하며 사진을 찍는데 진행팀에서 선두와 20분 이상 떨어졌다고 빨리 가란다.
암태도에서 팔금도로 다시 넘어가 서근등대로 향하는데 선두와 시간이 벌어진 관계로 급경사 구간에서 서로 교행하게 되니 속도를 줄여 라이딩한다.
채일봉전망대는 자전거를 두고 등산하는데 인증샷 찍으려고 멜바하며 올라가니 해안선과 섬 전체가 한눈에 보이는데 정말 멋지다.
팔금도에서 안좌도로 다시 들어와 안좌초등학교에 11시40분에 도착하는데 후미로 왔는데도 계획보다 50분이나 빨리 도착한 것은 강한 등바람의 영향인 것 같다.
점심식사 후 김환기 화백 고택에서 놀다가 13시30분 읍동항에 모이니 팀별 또는 개인별로 경품을 주는데 조장이라 수고한다고 방수팩을 준다.
14시45분 읍동항을 출발하여 16시 도초항에 도착해 각자 정해진 숙소로 이동 후 내일 아침 출발 때까지 자유시간이다.
날씨도 맑아 일몰을 기대하며 A조 단톡방에 일몰 라이딩을 원하면 창성장 앞으로 모이라고 제안하니 우리조에서 14명이, J조에서도 2명이 참가하여 17시에 비금도 내포해변으로 향한다.
비금도 삼거리에 걸린 현수막에 A조 류현석 님이 작년에도 참가하여 본인 얼굴이 있다기에 사진 한컷 찍고, 넘어가는 햇살을 받으며 내포해변에 도착하는 순간 멋진 광경에 모두들 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다. 
 

“우리는 A조예요!” 비금도 명사십리에서. 손을 든 사람이 필자

 

3일차  10월 28일(일)  
이틀 동안의 라이딩에 정이 들었는지 어젯밤 3차까지 가는 음주에 눈을 뜨니 6시30분으로 출발 시간까지 아침식사와 짐을 챙겨야 하기에 여유 부릴 시간이 없다.
MBC의 ‘출동! 박피디’ 촬영을 겸해서 7시45분 A조를 선두로 도초항을 출발하여 비금도로 향한다.
비금도 염전을 지나 임도구간 중 싱글길에서는 끌바로 넘어가고, 성치산 주변 임도 끝지점에 있는 첫구지해변을 지나 비금도의 하이라이트인 명사십리해변에 도착한다.
명사십리해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하트해변 전망대에 오르니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져 열심히 사진 찍고 있는데, ‘출동! 박피디’ 촬영팀이 갑자기 카메라를 들이밀며 인터뷰를 요청하는데 당황하여 무슨 소리를 했는지 기억이 없다. 나중에 혹시나 하며 TV를 볼텐데 통편집 되는 것은 아니지 모르겠다.
도초항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마쳤는데도 불구하고 후미팀이 늦어지는데다 풍랑으로 배편이 유동적이라 오후 라이딩은 취소되고 도초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되는 폐회식 참가를 위해 13시50분 도초항을 출발한다.
폐회식에서 A조가 우수상으로 자색양파즙 한박스씩을 받아 기분이 좋았는데 MVP에도 선정되어 아디다스 고글까지 받는다.
모든 행사가 종료되어 도초항으로 이동 후 자전거와 배낭을 챙겨 16시에 도초항을 출발하니 목포 북항에는 18시30분에 도착한다.
21시 목포종합터미널을 출발하여 서울행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센트럴시티에 도착하니 0시40분. 주차한 차에 자전거 싣고 집에 오니 1시가 넘어 신안 사이클링 2018 행사의 2박5일 일정이 끝났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하트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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