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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 팸투어한겨울 속 여름 풍경, 청록색 바다를 자전거로 달리다

일본 오키나와 
한겨울 속 여름 풍경, 청록색 바다를 자전거로 달리다  


겨울에 더욱 부러운 오키나와는 제주도에서도 730km나 남쪽에 자리해 1월 중순에 벚꽃이 피고 낮기온은 20도를 넘나드는 아열대기후다. 오키나와현은 오키나와 본섬 외에도 16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으며 다채로운 식생과 자연 풍경, 독특한 민속과 먹거리 등 이국적인 남국의 매혹이 가득하다. 오키나와 관광청 초청으로 1월말 오키나와 명소를 라이딩하고 왔다

 

 

일본 최고의 휴양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오키나와. 16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일본 류큐제도에 있는 섬으로 아열대기후에 속해 연평균기온 22°C의 아열대지역이다. 오키나와 본섬의 면적은 1434㎢지만 부속섬을 모두 포함한 류큐제도(오키나와현)의 총면적은 2281.12㎢로 제주도(1849.2㎢)보다 크다.
오키나와는 아름다운 바다와 연중 푸르른 아열대숲 같은 자연환경과 오랜 역사를 지닌 세계유산, 독창적인 음식문화를 만나 볼 수 있고, 스쿠버 다이빙, 식물원 등 다양한 레포츠의 천국이기도 하다. 

기자는 한겨울인 1월말 오키나와관광청 초청으로 자전거를 타고 오키나와 여러 곳을 달려 보았다. 이미 본지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오키나와 투어를 자세히 다뤘으므로 명소에 대한 자세한 설명보다는 기자가 집적 체험한 3박4일간의 인상을 남겨본다.


1일차
인구 120만의 오키나와 중심도시, 나하
인천공항에서 오키나와 나하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움직여야 했다. 해외 자전거 투어를 생각하면 대부분 자전거가 든 큰 캐리어와 개인용품을 모두 챙겨들어 짐에 부대끼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기자는 20인치 기내용 캐리어와 백팩이 전부였다. 이번 투어는 오키나와관광청의 배려로 현지에서 원하는 스타일의 자전거를 빌려 타서 진행되었기 때문인데 레이싱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매력적인 방식이다. 안정장구인 헬멧도 함께 빌려주니 의류와 고글 정도만 챙겨가도 된다. 기자는 헬멧과 고글, 페달, 휴대용 공구, 물통을 준비했다.
가장 머리가 복잡했던 것은 준비 복장이다. 올겨울 큰 추위가 없었다지만 그래도 서울은 아침기온이 영하 5~6도, 낮기온도 영상 1~2도 정도의 한겨울인데 오키나와는 초여름이라니 옷차림이 난감했다. 공항 갈 때 너무 껴입으면 오키나와 내리는 즉시 짐만 될 뿐이다. 최대한 옷을 줄여 인천공항 가는 길은 추위를 감내하기로 한다. 한겨울에 여름으로 뛰어드는 시간여행의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사실 추위따윈 느껴지지도 않았지만.     
인천공항을 기준으로 오키나와까지 직항을 운행하는 항공사는 총 8개(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피치항공, 에어서울 2월 17일 기준)다. 비행시간은 대략 2시간 10~30분 정도로 짧은 편이다.
비행기 창문으로 내려다본 바다는 어느새 남국의 에메랄드빛이고, 나하공항에 도착하기 전에 펼쳐진 도시는 상상 이상으로 거대하다. 오키나와현의 면적은 제주도와 비슷하면서 인구는 150만으로 제주도의 3배 정도나 된다. 그중 나하에만 120만이 산다니 이런 작은 섬지역에 120만 대도시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오키나와 본섬 남부 전체가 나하 시가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하공항에 도착해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가니 오키나와관광청 직원들이 맞이해준다. 간단히 인사를 주고받은 뒤 점심시간이 가까워 공항과 관광청 근처의 음식점으로 이동한다. 역시 야외로 나오니 오키나와는 초여름이다. 낮 기온은 20도를 넘어서 반팔차림도 별로 부담이 없을 것 같다. 제주도가 따뜻하다지만 겨울에는 10도 내외이고 바람까지 거세 체감온도는 훨씬 낮아 야외활동이 쉽지 않다. 
점심은 전통의 오키나와 소바를 준비했다고 한다. 면 요리를 좋아하는 기자는 굉장히 기대가 컸으나 솔직히 기자의 입맛에는 조금 맞지 않았다.
점심식사 후 사용할 자전거를 받았다. 자전거는 사전에 종류와 사이즈를 미리 주문해 놓았다. 모든 일정을 자전거를 타고 소화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 일부 구간은 차량을 이용하고 각 포인트마다 자전거를 타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방식으로 투어가 시작되었다. 이번 팸투어에는 기자 외에 이윤기 이사 등 국내 자전거여행 전문가 3명이 참가했다. 

 

오키나와에서 처음 만난 음식. 더운 날씨로 인해 밀가루 면을 한번 튀긴 뒤 삶아 만든다. 탱탱한 식감보다는 뚝뚝 끊기는 면이다
자전거는 하이브리드, MTB, 로드바이크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사이즈도 다양하게 준비되어있었다. 코스가 평탄한 포장도로 위주여서 참가자들은 모두 로드바이크를 선택했다. 기자가 받은 모델은 자이언트의 로드바이크로 두 번 놀랐다. 한번은 사양이 상당히 고급스러워 놀랐고, 한번은 다운힐 하다가 브레이크가 반대여서 놀랐다

 

슈리성[首里城]
나하 공항에서 약 1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슈리성. 오키나와에서 츄라우미 수족관과 더불어 꼭 봐야 할 명소 중 한 곳이며(나하공항 역에서 모노레일로 이동 가능. 약 27분 소요) 입구인 슈레이몬(守礼門)은 일본의 2000엔 화폐에 등장한다. 1879년 일본에 합병되기 전까지 600년간 존속했던 류큐왕국의 왕궁이다. 성터는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으며 현재는 중심건물인 정전까지 완벽히 복원되어 관람객들이 내부까지 볼 수 있다.
다음 목적지인 국제거리는 약 5㎞로 자전거로 이동하기로 한다. 휴대용 공구를 사용해 자전거 세팅을 마치고 이상이 없나 확인 후 라이딩을 시작한다. 일본은 차선이 반대이므로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출발지인 슈리성이 고지대여서 국제거리까지는 시원한 내리막이다. 오키나와관광청 소속의 라이딩가이드 테라다 슈헤이(寺田周平) 씨의 뒤를 따라 나하시내를 달린다. 교통이 혼잡한 시내를 통과하다 보니 안전에 주의해달라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었지만, 생각보다 도로가 좁은 단점 외에는 운전자들이 자전거를 잘 배려해줘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 슬픈 사실은 오키나와에서 난폭하게 운전하거나 사고가 나는 경우 대부분 한국인이 운전하는 차량이라고 한다.

 

스탬프 투어를 통해 재미를 더한다
동쪽 망루(아가리노아자나)에 오르면 나하시가 한눈에 보인다


국제거리(国際通り)
국제거리에 도착해 자전거를 맡겨놓고 거리를 걸어본다. 작은 뒷골목은 한국의 전통시장과 비슷한 분위기다. 반대로 메인도로는 명동과 같이 다양한 기념품 샵이 즐비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뱀술이다. 오키나와에는 독뱀이 많아 뱀술이 많다고 한다. 반대로 말하면 캠핑을 하면 위험하다는 이야기이니 꼭 주의해야한다.
저녁식사는 국제거리에 위치한 요쓰타케(Yotsutake)에서했다. 음식점의 인테리어가 독특한데 일본 왕실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요쓰타케 구메점(Yotsutake Kumeten)이 본점이고 국제거리에 위치한 곳은 2호점이다. 식사 중 류큐왕국의 전통무용 공연을 선보이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노을빛으로 물든 국제거리의 메인도로를 걸어본다
국제거리는 각종 기념품과 특색상품을 파는 가게가 즐비하다. 오키나와는 자색고구마를 사용한 간식과 뱀술이 유명하다
저녁은 샤브샤브! 옛 오키나와를 지배했던 류큐왕국 선조들은 주변 국가의 음식문화를 받아들여 독자적인 음식문화로 발전시켰다. 외국 사신들을 대접할 때의 요리를 재현한 음식을 판매한다


 

2일차
류큐왕국 시조의 전설어린 쿠다카섬과 오키나와월드
2일차 메인 관광지는 쿠다카섬이다. 남동부에 위치한 치넨미사키(知念岬)에서 배를 타고 5㎞ 정도 들어가야 한다. 길이 7.8㎞ 정도로 작은 섬이지만, 류큐의 시조인 아마미키요가 내려와 오곡을 처음으로 전달해준 신의 섬으로 추앙받고 있는 곳이다. 일반 생활자전거를 빌려 타고 돌아볼 수 있고, 가이드를 따라 걸어서 돌아볼 수도 있다.
치넨미사키에서 치넨미사키공원으로 가려면 니카이카나이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이곳 또한 눈을 뗄 수 없는 경관을 자랑한다. 3대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인 명소로 전망대에 오르면 한눈에 시원한 경관을 볼 수 있다.

쿠다카섬의 옛집을 볼 수 있다. 섬을 돌아다녀 보면 입구에서 집이 바로 보이지 않도록 가려진 벽면과 골목골목에 이시간토(石敢當)라고 쓰인 작은 비석이 있다. 액운이 집으로 바로 들어오는 걸 예방하고 길을 따라 기운이 쇠하기를 바라는 무속신앙의 영향이라고 한다
굉장히 뛰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치넨미사키 인근에 조성된 치넨미사키공원(知念岬公園). 뻥 뚫린 바다를 볼 수 있다
잠시 천천히 내려가며 창밖 경치를 즐긴다

 

오키나와 월드(Okinawa World )
니카이카나이 다리 전망대에서 다음 목적지인 오키나와월드까지는 자전거로 이동한다. 거리는 10㎞ 정도로 차량통행이 많지 않아 자유롭게 사진을 찍으며 여유롭게 달릴 수 있었다. 사탕수수를 많이 볼 수 있는데 더운 아열대기후는 일반 채소보다는 사탕수수를 기르는 데 적합하다고 한다.
오키나와월드는 난조시(南城市)에 있는 테마파크로 자연, 예능, 문화를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는 관광지로 우리나라의 민속촌과 비슷하다. 구경 포인트는 30만년 전 산호초로 만들어진 종유동굴 교쿠센도(玉泉洞)와 옛 오키나와 마을을 재현해놓은 유형문화재 류큐왕국 죠카마치(琉球王国城下町)가 있다. 
다음 목적지인 아메리칸 빌리지(AMERICAN VILLAGE)로 이동한다. 오키나와시 서쪽에 있으며 오키나와월드에서 약 27㎞ 떨어져 있다. 대형 마트와 레스토랑, 영화관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고급 리조트도 많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 중 하나다.

라이딩을 하다 보면 사탕수수를 쉽게 볼 수 있고, 기념품점에서는 흑설탕을 사용한 각종 기념품을 판매한다
아메리칸빌리지와 가까운 곳에 선셋 비치(Sunset Beach)가 있다. 마침 자유시간이 주어져 기자 혼자 해변에 앉아 일몰을 즐겼다
오키나와월드에서는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고, 자전거 주차장을 별도로 제공한다
알록달록한 디자인의 건물들이 모여있는 아메리칸 빌리지


 

3일차
바다위를 곧장 달리는 듯, 해중도로  
3일차는 오키나와의 해변을 한껏 즐길 수 있는 해중도로부터 하마히가섬까지 가는 라이딩으로 시작되었다. 해중도로는 우루마시의 요카쓰 반도와 헨자 섬을 잇는 4.7㎞의 해상도로로 도로 양쪽에 있는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도로 중간의 휴게소인 아야하시관(あやはし館)에 들리면 지역특산품을 볼 수 있다. 해상도로여서 바닷바람이 강할 때는 주행이 어려울 수도 있는 단점을 제외하고는 좌우로 바다가 펼쳐져 해상을 달리는 느낌을 받는다.

 
류큐왕국시절 교역에 쓰인 배 형상을 한 아야하시관(あやはし館)

 

카호우 반타(果報バンタ)
카호우 반타는 하마히가섬에서 8.8㎞ 떨어진 미야기섬(宮城島)에 있다. 이번 라이딩 중 가장 높은 난이도의 업힐(?)이 포함된 코스로 다소 지루했던 코스에 활력을 넣어준 구간이기도 하다. 업힐의 끝에는 카오후 반타라는 곳이 있는데 반타는 오키나와 방언으로 절벽을 뜻한다.
카츠렌 성터
카츠렌성은 14세기 축조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설적인 성주 ‘아마와리’가 지낸 곳으로 전해진다. 성의 흔적은 무역선의 모양을 띠고 있다. 성의 최상부에서는 주변 광경을 360°로 볼 수 있고, 최근 핸드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하면 설명과 함께 애니메이션이 자동으로 재생되어 보다 생동감 있는 관람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무료로 개방되었으나 문화재 훼손이 심해 관리를 위해 매표소가 생길 예정이다.
 
실제로는 상당히 경사가 심한 구간이다
다행히 날씨가 좋아 절벽 경치를 구경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바람이 거칠 때는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다고 한다. 절벽 아래 해변에는 바다거북의 산란장소로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사진 속 가이드는 오키나와관광청 직원으로 범상치 않은 체형의 소유자다. 오랜 기간 무에타이를 수련하고 오키나와 보디빌더 5위를 한 체육인으로 압도적인 피지컬 앞에 기자는 겸손하게 지냈지만 업힐에서 만큼은 자전거로 이겼다(헤헤)
14세기에 축조된 카츠렌성
무료 와이파이도 이용할 수 있다. QR코드 인식을 통해 이해를 돕는 시스템은 일본의 유적지 중에서 최초라고 한다

 


마지막 날
푸른 바다를 건너는 최장의 코우리대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 마지막 날이다. 오전에는 메인 라이딩으로 코우리대교와 코우리섬 일주가 잡혀있고, 오후에는 자전거를 반납하고 귀국하는 일정이다. 코우리대교는 오키나와섬 북부의 코우리섬과 아가지섬을 이어주는 다리로 2005년 개통되었다. 길이 2㎞로 오키나와에서 가장 긴 다리다. 실제 오키나와 최고의 관광지로 손꼽히는데 투명한 청록색 바다가 압권으로 다리에서 바라보면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물이 맑다. 

 

코우리 오션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다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코우리섬은 한바퀴 5.8㎞로 자전거로 돌아보면 정말 좋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짧은 일정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자전거를 반납하기 위해 자전거 샵에 방문했다. 하루를 기준으로 일반 생활자전거(1728엔), 입문용 로드바이크(1944엔), 경량 알루미늄 로드바이크(4320엔), 고급 카본 로드바이크(1만800엔)으로 대여료가 책정되어있다. 국내와 비교해도 비싼 편은 아니다. 기자가 사용한 자전거는 경량 알루미늄 로드바이크다. 가격은 변동될 수 있으므로 참고만 해두자. 이외에 액세서리도 빌릴 수 있다.
숙소는 모두 1인실로 제공되었다. 가격은 시기에 따라 변동이 있으므로 각 호텔의 홈페이지나 관련 예약 사이트를 확인한다. 위 호텔의 특징은 모두 자전거 여행객을 위해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점이다. 마지막 날 묵은 카라유시 오션 스파호텔의 경우 별도의 정비공간도 갖추고 있다.
이번 팸투어 일정은 패키지로 판매하는 상품이 아니다 보니 아쉽게도 소개한 일정을 똑같이 즐길 수는 없다. 현재 카리유시 호텔에서 판매하는 오키나와 사이클링 투어 패키지는 초, 중, 상급 3개로 나뉘어 전문서포터와 가이드가 함께하는 상품도 있으므로 단체로 오키나와 라이딩을 즐기기고 싶다면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코스와 설명은 오키나와 한국사무소를 방문하거나 전화를 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왼쪽부터 일행이 묵은 머큐어 호텔, 문비치 호텔, 카리유시 오션 스파호텔

 


이상윤 기자  yooni09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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