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언제 어떻게 먹어야 하나

다시 시작하는 두기의 사이클링연구소 ⑫
영양섭취로 실력을 키운다
무엇을 언제 어떻게 먹어야 하나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 없이 단순 자전거 타기만으로 기량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휴식과 충분한 영양이 중요한데  무엇을 어떻게 현명하게 섭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운동 중 우리 몸에 나타나는 현상

 

위 내용은 복잡한 학술적 내용(운동생리학)을 최대한 쉽게 이해하도록 풀어서 설명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 몸은 운동을 통해 많은 긍정적인 현상이 일어나는데 그 중심에는 에너지소모가 동반된다. 에너지보충과 에너지소모의 반복이 바로 신체의 활동 중 하나이므로 라이딩을 즐기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소개하겠다.

라이딩 후 영양 섭취는 필수다
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먹어봤을 만한 헬스보충제

 

 

운동과 영양섭취의 이해
우선 우리 신체는 운동을 하든 않든 자연스럽게 소모되는 에너지가 있다. TV를 보거나 잠을 자는 동안에도 무의식중에 호흡은 일어나고 심장이 활동하며 체온 유지를 위한 신진대사가 이뤄지며 이때 소모되는 것을 기초대사량이라 한다. 즉, 가만히 있어도 생명유지를 위해 에너지 소모가 일어난다.
개인간의 차이는 있지만 통상 성인남자의 경우 체중 1㎏당 1Kcal(키로칼로리)를 소모하고 여자는 0.9Kcal를 소모한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하루 24시간 기준 체중 70㎏의 남자라면 1680Kcal, 체중 50㎏의 여자는 1080Kcal를 소모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아침, 점심, 저녁이라는 3끼의 식사를 통해 최소한의 기초대사량을 섭취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출퇴근 및 이동을 위해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리고, 가끔 잠시라도 빨리 뛰거나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장시간 대화나 말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즉, 신진대사활동 외에 추가활동이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 그만큼 에너지를 보충해주어야 한다. 즉, 기초대사량에 필요한 식사량보다 더 많은 식사량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일주일에 3일, 하루 1시간 이상 라이딩을 한다면 그만큼 추가로 더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즉, 활동한 만큼 더 먹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현재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해 체중을 줄이고 싶다면 운동을 하면서 조금 덜 먹으면 체중을 줄일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이면 우리 몸은 비상상태로 인식해서 기초대사량을 줄여 에너지소모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몸의 에너지시스템이 소모를 줄이는 쪽으로 바뀌어 조금만 먹어도 몸에 축적하려고 한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원인으로 극단적인 절식을 꼽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거나 아침 또는 저녁에 자전거를 타고 주말에 장거리 라이딩이나 경쟁적인 레이스를 하는 독자라면 먹는 것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무더운 여름에는 그늘에 쉬면서 시원한 빙과류를 먹는 것도 좋다
팩 형태의 아이스크림은 얼음찜질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자주 애용한다(이상윤 기자)

 

 

필자가 경험한 동호회 투어 일화
에너지섭취에 대한 인식 부족이나 준비 부족으로 일어난 일이다. 주말에 장거리 라이딩(투어)이 약속되어 함께 모여 라이딩을 시작했다. 이날 코스는 총 110㎞이고 70㎞ 주행 후 점심을 먹고 40㎞를 더 타고 전철역으로 이동해서 각자 점프(대중교통으로 이동)를 하기로 했다. 참가자 모두들 기대와 흥분, 두려움을 갖고 시작된 라이딩은 약 50㎞ 지점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라이딩 1시간 전에 아침식사를 충분히 한 라이더와 전혀 하지 않은 라이더의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필자는 사전에 충분히 아침식사를 하고 오라고 전달했는데 이를 잘 지킨 라이더와 살을 빼겠다는 이유, 간단하게 빵 한 조각을 먹고 나오거나, 늦잠 자서 허둥지둥 나오느라 못 먹고 나온 경우 등이 있는데 이들은 라이딩 1시간 정도 지나고부터 점점 지쳐갔다. 물론 이들 중에도 준비가 잘된 라이더는 행동식(라이딩 중에 먹을 수 있는 간단한 먹거리)을 챙겨와 주행 중 먹어서 그나마 버티고 있었다. 특히 여성 라이더들은 자전거를 타면서 살을 빼겠다는 일념으로 식사를 거르거나 식사량을 줄이는 시도를 하는데 장거리 라이딩에서는 매우 심각한 역효과를 불러온다.
결국 휴식지점을 더 늘려 식사에 가까운 포식(?)을 하고 나서야 점심식사 장소로 이동하게 되었다. 허기로 인해 누가 봐도 더 많은 양을 먹게 되었다. 갑자기 허겁지겁 먹게 되니 위에 부담이 되어 주행속도를 더 늦출 수밖에 없었고 휴식도 더 많아지면서 일정이 자꾸 늦춰져 결국 목표거리보다 20㎞ 줄여서 마치게 되었다.
이같은 사례를 경험한 라이더가 많은 것으로 안다. 에너지섭취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1년차 라이더들에게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
무엇을 먹을 것인가는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할 것인가라는 말로 바꿔 말할 수 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술, 다량의 고지방질, 다량의 고카페인, 고캡사이신이라 정리할 수 있다. 술은 당연히 운동 전과 중에 피해야 할 것이라 따로 설명하지 않겠다. 다량의 고지방질 중에 대표적인 것이 튀김 종류의 음식이다. 위에서 소화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 정작 사용해야 할 다리근육으로 갈 혈액이 부족해지게 된다. 물론 기름진 음식이 몸에 좋을 리 없지만 운동할 때는 더더욱 피해야 한다.
다량의 고카페인을 함유한 인기 스포츠음료가 있다. 이들은 일반 음료보다 2배에서 최대 5배 이상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는데 다양한 형태의 부작용이 발표되고 있다. 특히 체액 배출이 빠르게 일어나면서 몸에 필요한 성분이 함께 빠져나가고 탈수, 칼슘, 칼륨도 빠져나가 급격한 체력저하, 근육경련, 무기력을 불러온다. 효과가 좋다고 말하는 사람과는 함께 어울려 마시지 않기 바란다. 탄산음료도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잠시 기분을 상쾌하게 하지만 위장에 부담을 줄 뿐이다. 매운 음식에는 캡사이신이라는 물질이 들어있는데 운동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멀리해야 한다. 운동 전과 중에 먹는 매운 음식은 복통, 소화불량을 일으켜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
다시 무엇을 먹을 것인가로 돌아오면 위의 내용이 아닌 것을 먹으면 된다. 무엇이든 과유불급이라 했지만 좋다는 것도 많이 먹으면 해가 된다. 적절하게 골고루 섭취하는 게 좋다.
식사는 가정식백반이 가장 안전하고 좋다. 이미 우리 몸은 오랜 세월 우리만의 식재료로 식사를 해왔다. 외국의 유명한 선수가 먹는 식단이라고 해서 따라 해볼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식재료가 크게 다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필수 3대 요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모두 비슷하다. 탄수화물을 밀가루로 섭취할 것인가 쌀로 섭취할 것인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것은 개개인의 소화 메커니즘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쌀이 소화분해흡수가 좋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쌀로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되는 이치다.
운동을 자주 하는 라이더에게 가장 필수적인 것은 물이다. 땀을 많이 흘린 만큼 수분(물)을 섭취해야 한다. 에너지 드링크는 일부 대안이 될 수 있다. 장거리 라이딩과 더운 날에는 빠른 수분보충에 약간의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하루 필요한 수분을 대부분 에너지 드링크로 섭취한다면 나트륨 과다가 되기 때문에 적절할 교차 섭취가 필요하다.
스포츠 생리라는 측면에서 나온 연구자료를 보면 스포츠음료의 효과는 물과 비교해서 미미한 차이를 보일 뿐이라고 한다.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그렇게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과다 섭취했을 때의 부작용이 더 심하다고 한다. 삼투압효과로 물보다 빠르게 체내에 흡수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는 상황은 매우 격렬한 운동을 30분 이상 지속했을 때라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매우 힘들게 운동하는 게 아니면 물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이다.

필자가 평상시 장거리 라이딩에 휴대하는 보충제. 고형물의 바(Bar)와 물통에 타 먹는 태블릿, 그리고 젤(Gel) 형태의 보충제

 

어떻게 먹을 것인가?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제외한 일반적인 음식물을 언제 어떻게 먹는 게 좋은가라는 질문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전
당일의 운동계획(목표)에 따라 최소 운동 30분 전에 식사를 마쳐야 하며 최소 1시간 전 식사를 마치는 걸 권장한다. 격렬한 레이스라면 더 일찍 식사하고 레이스 전까지 죽과 같이 소화가 쉬운 음식이나 당분이 들어간 음료로 위장에 부담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극심한 레이스에서는 상당량의 혈액이 큰 근육에 쏠리는데 위장에 음식물이 많거나 소화하기 힘든 음식물이 있다면 결국 최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장거리 라이딩 계획이 있다면 전날 점심과 저녁의 식사량을 늘려주는 것도 좋다(이때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자). 우리가 먹은 음식이 신체활동의 에너지로 전환되고 축적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기 때문이다(통상 8시간). 또한 물을 충분히 마셔주면 라이딩 중 갈증을 덜 느끼게 된다. 라이딩 전 행동식과 충분히 채운 물은 필수다.

운동 중
행동식은 먹기에 부담 없는 제품이어야 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행동식을 구할 수 있는데 장거리 라이딩에는 고형물의 음식, 바나나 등 당분,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권장한다. 우리 몸은 장시간 라이딩을 하는 동안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근육에 축적된 에너지를 바로 사용하지만, 양이 많지 않아 금방 고갈되어 방금 전에 먹은 음식물을 빠르게 에너지로 전환해 사용하고 이후에는 체내에 축적된 지방을 천천히 분해해서 에너지로 사용하게 된다. 우리 몸속의 지방은 지구 한 바퀴를 돌고도 남을 만큼의 열량이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 단, 지방은 분해속도가 늦다.
앞선 사례에서도 설명했지만 라이딩 중 과식은 라이딩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라이딩 중에는 포만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나누어 먹는 것이 좋다.

운동 후
운동 전과 중간에 섭취한 음식은 운동에 필요한 음식물이지만 운동 후에 섭취한 음식은 회복을 위한 중요한 요소다. 운동 중에는 조금씩 나누어 먹으라고 앞서 설명했다. 이는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섭취하는 방법인데 실제 운동 중 소모된 칼로리가 더 큰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운동 후에는 소실된 만큼의 에너지를 보충해줘야 한다. 이를 리커버리(회복) 음식이라고 한다. 크게 힘든 라이딩이 아니었다면 일반식사 정도면 충분하다. 물론 우리는 보상심리로 더 많이 먹는 경향이 있다. 아마 대부분 라이더는 이를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도 힘든 라이딩이 끝나고 나면 무사히 라이딩을 마치고 오늘 하루 수고한 나 자신에게 ‘포상음식’을 무한 제공한다. 역시나 과유불급을 조심하자.
리커버리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하자면 예전 기사에서 휴식과 회복에 대해 이야기한 바와 같이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최대한 빨리 채워주지 않으면 몸은 이를 스트레스로 여겨 각종 방어기제(호르몬)가 작동한다. 우리 몸은 원래대로 회복하려는 성질(항상성)이 있기 때문에 운동 이전의 상태로 빠르게 돌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보다 전문적인 내용으로 접근하자면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빠른 시간 내에 섭취해야 하는데 탄수화물 3 또는 4에 단백질 1 비율로 섭취했을 때가 가장 이상적인 섭취비율이라고 한다. 탄수화물은 단당(쉽게 말해 설탕)으로 된 음식이나 음료는 최소한으로 먹고 소화분해가 느리더라도 우리 몸을 충분히 채워줄 다당(예를 들어 쌀)으로 된 음식을 먹으면 된다. 이러한 내용은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선수들에게 더욱 중요하게 적용되며 보통의 라이딩을 하는 정도라면 라이딩 후 최대한 빨리 식사를 하면 된다.
최근에는 시중에서 다양한 보충제 제품을 구할 수 있다. 혹시 복귀할 때 전철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회복시기가 길다고 예상된다면 미리 이런 제품을 준비했다가 섭취하는 걸 추천한다.

 

라이딩 거리나 강도에 따라 나에게 필요한 보충제를 선택하면 된다

 

 

보다 현명한 섭취 규칙
오랜 시간 과학자들은 언제 먹느냐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여기서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매우 유용한 먹는 규칙을 설명하겠다. 오랜 시간 동안 애용되는 규칙이다.

a. 목마르기 전에 마셔라
b. 배고프기 전에 먹어라
c. 배부르기 전에 먹고 마시기를 멈춰라

이 규칙은 우리의 신체를 가장 잘 이해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길고 장황한 내용을 함축적으로 요약한 것이다. 우리의 몸은 목마르고 배고픔을 느낄 때와 실제 신체 현상과는 시간적 괴리가 있다. 즉, 이미 목이 마르고 배고픔을 느낀 시점은 몸에 수분과 에너지가 고갈되었다는 신호로 시기를 놓친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다양한 경험에 비추어 일정 시간에 소량의 수분과 음식물을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여름에는 통상 20분 정도 지나면 목이 말랐다는 경험이 있다면 15분 정도 지나서 미리 물을 몇 모금 마셔주는 것이다. 음식도 미리 준비한 행동식을 자신이 정한 시점에 미리 먹어주는 규칙을 정해야 한다. 그래서 일명 ‘퍼지는’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고 이는 앞서 소개한 필자의 사례에서도 입증된다. 반대로 지나치게 먹게 되면 위에 부담을 주게 되므로 역시나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
이제 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라이딩을 할 생각에 기쁨이 가득하겠지만 그동안 필자가 연재한 글을 다시 한번 보면서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이 되길 바란다. 특히 3월부터 5월까지가 자전거 안전사고가 가장 많은 때라는 통계를 보아 알 수 있듯이 차분한 마음으로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라이딩이 되어야 한다.
이상으로 운동과 영양이라는 주제를 마지막으로 본 편을 마감한다. 1년간 총 12회를 연재했는데 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었길 바라며, 보다 많은 자료를 준비해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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