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여행]오영준의 여행 이야기

가족과 같이 할 때 더 즐겁고 보람있다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여행 떠나기

본지의 오랜 독자라면 기억하는 이름 오영준 씨가 돌아왔다. 오 씨는 31세 때인 2005년 8월부터 2007년 3월까지 중국에서 터키까지 2만5000km를 캠핑을 하며 혼자서 자전거로 여행했다. 이 내용은 본지에 연재되어 그의 진솔하고 고독하며 힘든 여정은 독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의 여행기는 2011년 <무작정 떠난 아시아 자전거방랑>이란 단행본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오 씨는 여행 중에 만난 일본여성과 결혼해 규슈에 정착했고 지금은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가족과 함께 하는 자전거여행을 꿈꾼다. 그가 일본에서 보내온 글을 연재한다
글·사진 오영준

 

가족과의 자전거 여행 건강한 몸으로 동일한 시선을 공유하며 평생의 동반자가 된 부부간에 자전거여행을 한다는 것은 축복이다. 결혼이란 행복의 결과물로 얻어진 아이가 이 여행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더더욱 멋진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자전거생활>에 2년간 연재했던 것이 벌써 10년이 넘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자전거여행에 대해 다시금 짧게나마 글을 쓰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주제는 가족과의 자전거 여행, 그중에서도 생후 1살에서 혼자서 충분히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초등학생 전후까지의 아이들을 데리고 하는 여행에 대한 것이다.
자전거여행에 천지개벽이 된 4대강 길
장거리 자전거여행이란 것이 필자가 여행을 다닐 때는 특이한 일이었다. 자전거를 가지고 해외로 나가서 1년 이상을 떠돌아다닌다는 것 자체가 흔치 않았고 무엇을 사서 어떻게 해외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참으로 힘들었다.
장거리 자전거 여행자가 거의 없으니 자전거 샵도 투어링에 특화된 자전거나 장비들을 전혀 취급하지 않았다. 인터넷이 지금처럼 활성화 되어있지 않았고 국내에 없는 장비들을 해외에서 직구하는 것도 불가능 했다.

 


사이클이나 MTB는 동호인들의 폭발적인 증가로 좋은 장비들이 계속 들어왔지만 엄연히 여행용 장비들과는 다른 장르다. 한마디로 불모지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던 자전거여행 장르에 천지개벽이 일어났으니, 4대강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산으로 몰려다니던 동호인들이 도로로 나와 전국을 누비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동호인들도 늘어났다. 장거리 여행을 위한 장비의 중요성을 모두들 느끼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4대강 공사는 논란이 많았지만 자전거도로는 인증시스템이란 기막힌 아이디어와 만나 놀라운 효과로 자전거여행 문화를 몇 단계 끌어올렸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이제 장비는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만큼 빵빵하고 여행 기간, 여행의 질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에서 수십년에 걸쳐 이뤄낸 자전거여행 문화를 10년도 안 되는 시간에 제로에서 탑으로 끌어올린 한국인!!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보면 무모할 정도로 빨리빨리를 중시하고 남에게 뒤처지는 것을 죽어도 싫어하는 민족성 때문이기도 하겠다.
  
가족여행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독신으로 젊음을 불태우며 세계를 누빈 자전거 여행자들도 슬슬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게 될 시기다. 필자가 여행을 할 때 서로 정보를 공유했었던 몇 안 되는 여행자들도 이제는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갔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가족과의 자전거여행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도 좋을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유럽에서는 100여년 전부터 자전거레이스가 열려 선수들은 산과 강을 누비며 경주를 벌였고, 선수들이 마을을 지날 때는 온 마을사람들이 구경을 했다. 그것을 보아온 아이들은 자전거에 대한 동경심을 가지며 성장한다. 몇세대가 그러한 환경 속에 자연스럽게 살아오면서 가족이 같이 여행을 다니는 풍경이 자연스럽다.
우리나라는 일제시대 이후 자전거가 들어왔지만 그런 여유가 없었다. 쌀을 실은 짐자전거에서 보듯이 살아가는데 바뻤던 어른들의 어린 시절은 그 중요한 자전거로 여행 같은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90년대 들어 건강증진의 목적으로 시작된 MTB 문화는 같은 색상으로 색깔을 통일하고 동호인끼리 산과 강을 돌아다니는 클럽 문화를 넘어서 일상생활에서도 자전거와 떼어놓을 수 없는 자전거 출퇴근 시대를 지나왔다.

 


개인 생활과 취미 활동을 중시하고 돈과 시간을 폭발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2000년대 후반, 옛날 아버지 따라 낚시 다니던 가족여행은 이제 전국 곳곳의 캠핑장으로 세상의 온갖 좋은 장비를 가득 실은 차량에 가족을 태우고 떠나는 여행으로 변모했다. 시대의 변화와 발맞추어 자전거 문화도 이제는 개개인의 즐거움이 아닌 가족의 즐거움으로 변모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것이 여행이라는 단어와 만나면 어떨까? 물론 주말에 도심을 벗어나 가족끼리 자전거를 타는 것은 이미 일상이겠지만 2~3일 이상 숙박을 하며 즐기는 장거리 여행은 또 다른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자전거여행이란 혼자서 고독하게 하는 것이 가장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지론이지만 연인 또는 친구, 부부, 나아가 가족간에 떠나는 여행도 나름대로 즐거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는 중에는 한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일본에 와서 자전거 여행자들을 위한 숙박 웜샤워에 가입한 뒤로 여러 가족단위의 자전거 여행자들이 우리집을 들렀다. 저마다 사연이 있고 여행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었지만 그들의 인생은 모두 행복해 보였다. 방법도 가지각색 이고 코스와 여행기간도 천차만별이었지만 혼자서 여행하거나 연인, 혹은 부부 여행자와는 다른 무언가가 느껴졌다.
아시아 종단 자전거여행이 끝나고 7년. 일본인 아내와 이곳 규슈의 시골에 자리를 잡고 살며 많은 자전거 여행자를 저희 집에 재워주었고, 그중에 가족단위 여행자도 여럿 있었다. 그런 이들을 보며 자전거여행에 대한 애정을 계속 가지며 살았고, 이제는 필자 역시 두 딸을 데리고 여행을 다니게 되었다.
한사람의 가장으로서 한 회사의 샐러리맨으로서 가정과 회사를 유지해야 할 의미가 생겼기에 젊은 날처럼 오랜 기간 여행을 다닐 수는 없지만 틈을 내 여행을 다니게 되었고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번호에서는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자전거에 태울 수 있는지 장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1. 트레일러를 쓴다.
간단하면서 자전거여행에 여러 도움이 되는 선택이다. 크기에 따라 한명 혹은 두명을 태울 수 있으며 어느 정도 짐도 실을 수 있고 대부분 투명한 커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비바람에 대한 대비도 된다.
가지고 있는 자전거와 특별한 개조 없이 연결할 수 있으며 자전거 자체에도 패니어 가방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열차나 버스를 이용할 때도 간단히 분리해서 분해하면 거추장스럽지 않게 이동과 보관이 가능하다. 제품에 따라 자전거와 분리하면 그대로 유모차가 되는 경우도 있다.
단점이라면 트레일러 자체의 저항이 상당하기 때문에 트레일러를 끄는 사람의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달리기 힘들고 아이도 부모 얼굴을 보지못하는 상태로 장시간이 지나면 불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부모중에 한명이 뒤에서 봐주며 달리거나 아이가 싫증내고 지치지 않게 놀거나 편한 자세로 잠잘 수 있는 환경을 잘 만들어 줘야 한다. 가격은 20만원 대에서 1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2.  뒷좌석용 시트를 사용한다.
상당히 안정적인 방법이다. 아이와 부모가 밀착된 상태로 달리게 되므로 아이로서는 상당히 안심하게 된다. 라이더가 어느 정도 비바람을 막아줘 아이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고 잠들 경우 목받침도 되어주는 제품이 많다. 브랜드별로 궁합이 맞는 짐받이 캐리어가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잘 알아보고 구입한다. 저렴한 방법으로 간단하게 아이와 함께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10만원 전후의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단점으로는 자전거여행에 중요한 패니어를 뒤쪽에는 달 수 없다는 것이다. 40리터 패니어 두개와 60리터 패니어 하나를 붙일 공간이 없어진다는 것은 상당한 손실이다. (요즘에는 미국에서 자전거 뒤쪽을 길게 늘린 롱테일 카고 자전거가 여러 회사에서 나오기 시작해서 패니어와 안장을 같이 장착할 수 있기도 하다.) 바람은 라이더가 자연스럽게 막아주지만 비가 오면 상당히 곤란하다. 의외로 레인커버를 완비한 시트가 없으므로 비옷을 입히거나 커버를 자작해야 한다.

 


3. 핸들용 안장을 사용한다.
판매되는 대부분의 안장은 핸들과 라이더의 중간에 안장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태울 경우 상당히 유대감이 큰 방법으로 아이는 부모의 양팔 안에서 훤히 트인 정면을 즐기며 달리게 된다.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며 달릴 수 있고 계속 대화를 하거나 머리를 쓰다듬어 줄 수도 있으며 같은 시야를 공유하는 많은 장점이 있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10만원 내에 구입이 가능하며 3만원의 저렴한 제품도 있다.
단점으로는 2~3세 정도의 작은 아이만 태울 수 있으며 그 이상 성장한 아이를 태우면 라이더의 상체와 무릎이 걸리게 되어 달리기 힘들어진다. 핸들링 역시 아이의 상체가 걸리게 되어 힘들다.
비바람 막이를 설치하기 어렵고 설치하더라도 라이더의 시야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기후의 변화에서 아이를 보호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가 잠들 경우 상체와 목을 지탱해줄 받침이 거의 불가능 한 것도 큰 단점이다.
일본에서는 큰 아이를 태울 수 있게 자전거 프레임과 핸들을 지면에 가깝게 낮추고 전용의 핸들용 안장을 장착한 ‘마마차리’ 라는 장르의 자전거를 생산하지만 핸들용 안장은 다른 자전거에 적용이 불가능하며 자전거 역시 안전을 중시한 도심지용의 무겁고 저중심 설계로 장거리 여행에는 맞지 않다.
    
4. 유럽산 롱 프론트 카고 바이크를 이용한다.
프레임을 크게 낮추고 라이더 전방의 프레임을 늘려서 대형 적재공간을 만든 자전거다. 아이를 태울 수 있는 많은 옵션을 붙여서 판매되는 제품들이 있는데, 설계상 분해는 거의 불가능 하고 상당히 무겁기 때문에 주로 도심지용으로만 사용된다.
네덜란드에서 많은 이들이 애용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최근 확산되는 추세다. 아이뿐만이 아니라 물건을 옮기기 위해서도 발달된 형태로 아이 둘셋과 어느 정도의 짐은 문제없이 태울 수 있다.
단점은 자전거가 리어카 수준으로 커지고 프레임이 지면에 깔릴 정도로 낮아서 험한 지형에서는 타기가 쉽지 않다. 국내에는 수입이 거의 안 되고 유럽에서도 비싼 편으로 400만원 정도에서 시작한다. 

5. 어린이용 자전거를 트레일러처럼 자전거 뒤에 붙인다.
어느 정도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연령에 해당되며 앞바퀴를 떼어내고 봉을 이용해 라이더의 자전거 뒤에 연결하는 방법이다(아주 작은 자전거에 한해 바퀴채로 붙이기도 한다).
대부분의 어린이용 자전거를 붙일 수 있으며 부모가 달리는 대로 따라오므로 어린이가 혼자 라이딩 할 때 조심해야할 교통사고의 위험도 없다. 떼어낸 앞바퀴를 가져간다면 위험하지 않은 곳은 혼자서 달려도 된다.
단점이라면 역시 혼자서 달릴 수 있는 연령은 되어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트레일러 형식의 페달이 달린 안전한 아기용 탈것을 만드는 업체도 있다). 아이가 피곤을 느끼게 되면 바로 멈추어 휴식을 취해야 한다. 비오는 날이면 흙탕물이 아이에게 튀는 문제도 발생한다.
가격은 연결용 어댑터만 10만원 내외, 전용으로 만들어진 어린이 자전거라도 30만원 이하에 구입이 가능하다.

6. 일반 자전거나 어른용 탠덤자전거를 개조해서 아이를 태우거나 어린이가 탈 수 있게 설계된 탠덤자전거를 사용한다.
그냥 앉아서 여행을 즐기는 것만이 아닌 자기가 직접 페달을 돌려서 부모를 도와준다는 성취감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이다.
아이는 모든 반응에 민감하다. 자신이 페달을 밟으면 자전거의 속도가 올라간다는 것을 바로 몸으로 느끼고 부모의 보조에 맞춰주는 아이를 발견할 수 있다.
뒷좌석에 앉은 아이를 위한 페달 시스템을 위한 개조 패키지가 판매되고 있으며 아예 아이를 태울 수 있게 만들어진 탠덤자전거도 있다. 앞좌석의 탑승자가 누워서 타는 세미탠덤 형태의 자전거는 어른과 아이가 같이 탈 수 있는 옵션을 대부분 제공한다.
단점으로는 자전거에 따라 개조 패키지가 적용이 안 되는 것도 많으며 어느 정도 개인이 자전거를 개조할 줄 알아야 한다. 탠덤자전거는 새로 구입해야 하고 전세계적으로도 제조사가 흔치 않으며 자전거와 어린이용 옵션 또한 희귀성으로 인해 가격이 만만치 않다.
어린이를 태울 수 있게 설계된 탠덤자전거는 아이들의 성장에 따라 사이즈가 맞지 않게 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라이딩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장거리 여행에 쓸 만한 탠덤자전거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아이를 태울 수 있게 사이즈가 조정된 탠덤자전거는 거의 주문생산으로 가격이 더욱 올라가고, 국내에서 주문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자… 여러분은 이중에 어느 것을 고르겠는가? 우리나라에서 이미 일상화된 것이라면 1번 트레일러일 것이다. 그 다음 쉽게 구입이 가능한 것은 2번 뒷 짐받이용 안장이고, 5번 어린이용 자전거를 앞바퀴 빼고 자전거 뒤에 연결하는 것도 저렴하고 손쉽게 바로 시도해 볼만 하다. 3번 핸들용 안장은 저연령에 한해 저렴하게 바로 적용이 가능하고, 4번은 수입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6번은 수입사가 있기는 한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필자는 6번을 이용하겠다. 그리고 1번에서 5번까지 필자의 경험을 소개한다.

 


여러 가지 방식을 직접 사용 해보니… 
트레일러를 여행시에 이용해본 경험으로는 상당히 거추장스러운 짐이었다. 체력을 많이 저하시켰고 도심지에서 커브를 돌거나 후진을 할 경우 매우 불편했다.
뒷좌석 안장은 안정적이었으나 짐의 적재공간이 줄어든다는 것은 어린이와의 여행에 치명적 이었다. 어른 한명으로도 패니어 가방 4개에 짐이 꽉 차는데 아이 하나가 추가되면 어른 이상으로 짐이 많아진다. 당일치기의 짧은 여행으로는 나쁘지 않으나 장거리 여행으로는 불편했다.
핸들바 안장은 단거리에 어울렸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잠들게 되면 바로 자전거를 멈추거나 등에 업어서 달려야 했다. 자전거를 탈 때 잔잔한 진동은 아이를 바로 잠들게 한다. 어린아이는 1시간, 큰 아이라도 2시간 이상은 불가능하다.
롱 프론트나 롱 테일 카고 바이크는 지금 살고 있는 일본에서도 보기 힘들다. 경험해본 바가 없으므로 생략하지만 좋은 도로만을 달리거나 아이를 위한 비바람 막이를 자작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다.
자전거를 뒤에 붙이는 방법도 당일치기 여행용이다. 작은 아이는 자전거를 타고 1시간 내외면 쉽게 지쳐서 쉬거나 자야하며, 체력이 받쳐주는 큰 아이는 부모 자전거에 끌려가는 것에 불만이 생긴다. 그냥 자신의 자전거로 혼자서 달리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아이와 같이 여행하고 싶기는 한데 혼자서 달리게 하면 사고가 걱정되는 어중간한 연령대의 아이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없었다.
탠덤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오래된 꿈이었다. 자전거여행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인터넷으로 하염없이 자전거 사진만 검색해 보던 20년 전에 우연히 보게 된 사진 한장은 내게 큰 충격이었다. 자전거를 둘이서 같이 탈 수 있다는 것, 두 사람이 박자를 맞춤으로써 더욱 자전거가 빨릴 달릴 수 있다는 것, 한명이 달리는 데 집중하고 다른 한명은 지도를 보거나 사진을 찍고 음식을 파트너에게 줄 수 있다는 장점만 보이는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연인끼리 같이 타면 ‘러브러브한’ 여행이 될 수도 있다는, 젊은 날의 감성도 아주 큰 요인이었다.
아이가 하나일 때는 자전거에 간단한 안장을 붙이고 당일치기 여행을 다녔지만, 아이가 둘이 되고 큰 아이가 점점 자신의 자전거를 타고 싶어 하면서 다른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 둘을 데리고 여행을 가기위해서는 탠덤자전거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생각에 오랫동안의 꿈이었던 자전거를 구입하게 되지만 실제로 둘을 태우고 여행을 떠나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이들과의 여행을 하고 싶었던 데는 간절한 이유가 있었다. 인생의 앞날을 생각하면 참으로 짧은 시간인 초등학교까지의 어린아이 시절. 그 기간의 모든 경험은 아이의 앞날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 빛나는 시간의 즐거운 기억을 자전거여행을 통해 더더욱 값진 시간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 
당신의 아이가 언제까지나 즐겁게 부모와 함께 하는 자전거여행에 따라와 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학교와 학원 일정이 빡빡해지고 아이는 부모와의 여행보다는 학교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좋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짧은 시간을 소중히 계획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음호에는 아이와 자전거여행을 할 때 아이에게 신경 써야 할 점과 여행을 위해서 자전거를 개조한 이야기를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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