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세트 2개만 있으면 온·오프로드 어디든 간다

여우의 사이클링 팁
전세계적 유행! 그래블바이크 제대로 즐기기 
휠세트 2개만 있으면 온·오프로드 어디든 간다 

로드바이크의 형태를 기본으로, 오프로드 주행능력을 가미한 그래블바이크가 전세계적으로 유행이다. 국내에서도 시장을 점점 넓혀가고 있는 그래블바이크는 한 대의 자전거로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달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프레임은 로드와 비슷하지만 디스크 브레이크와 광폭 타이어를 달고 지오메트리도 조금 다르다. 온·오프로드 용 휠세트를 각각 하나씩 구비하면 한층 재미있고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자전거시장에서 그래블바이크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점점 높아져 가는 것을 몸으로 체감하는 중이다.
아마 자전거에 관심 있어 인터넷을 뒤지다보면 그래블바이크 라는 단어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체 그래블바이크가 무엇일까? 그래블바이크에 대해서는 이미 2018년 12월호에서 가볍게 다룬 적이 있지만, 조금 다른 측면으로 더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래블바이크란
자갈을 뜻하는 그래블(gravel)과 자전거를 뜻하는 바이크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합성어이다.
그래블바이크는 유럽에서부터 시작되어 점점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으며, 지금은 한국까지 상륙해서 인기를 높여가는 중이다.
자전거 선진국인 유럽의 경우 도시는 자전거도로가 잘 깔려있는 편이고 운전자들의 도로 공유 인식이 높아 자전거를 타기에 좋다. 하지만 조금만 시내를 벗어나면 도로 포장률이 떨어지고 포장되어있다 하더라도 노면이 그리 좋지 않거나 관리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엔 여건이 나쁜 편이다.
처음 그래블바이크가 등장한 유럽은 도로 포장 상태라든지 도로 포장률이 높지 않아서 자전거를 즐기려면 처음부터 오프로드용 자전거를 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산악자전거를 타기엔 고저차가 크지 않고 로드바이크를 즐기기엔 노면이 좋지 않아 장르 선택의 경계가 애매한 경우가 많았다. 그 경계를 겨냥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그래블바이크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블바이크는 본격적인 산악지형에서 주행하기엔 어려움이 있지만 노면이 좋지 못한 도로나 오프로드를 조금 더 효율적이고 길게 라이딩 할 수 있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길도 좋은데 그래블바이크가 뜨는 것은?
사실 외국에 비해서 한국은 자전거를 즐기기에 아주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도로의 포장 상태가 좋고 포장률도 높기 때문에 자동차 전용도로만 제외하면 차로를 이용한 라이딩이 어디서든 가능하다(물론 운전자들과의 상호 공존의식이 더 개선되면 더 좋겠지만…). 심지어 국가사업으로 4대강 사업까지 진행되면서 전국 규모의 자전거도로가 갖추어져 자전거를 타고 전국 어디든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그런데 도로 여건이 좋은 한국에 그래블바이크가 조금씩 유행을 타기 시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래블바이크라고 명명된 것은 세계적으로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블바이크라는 이름이 생겨나기 전에는 투어링바이크나 사이클로크로스, 리지드 포크가 장착된 하드테일 자전거 등 취향에 맞게 꾸민 자전거를 각자의 영역에서 즐기는 느낌이었다. 로드바이크를 기반으로 폭이 넓은 타이어를 끼운 자전거를 그래블바이크로 부른 것이 시작이다. 이후 다양한 그래블바이크가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영역을 조금씩 흡수하거나 대체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처음엔 디스크 브레이크가 달리고 타이어 사이즈가 큰 로드바이크 같은 느낌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다 로드바이크에 디스크 브레이크 바람이 불어 닥치기 시작하면서 그래블바이크에 대한 이질감이 옅어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한 대의 자전거로 온·오프로드 모두를 
실제로 어떤 손님의 경우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가 장착된 로드바이크를 타고 싶은데 그래블바이크와 무슨 차이가 있냐며, 이왕이면 타이어 사이즈의 변화만으로 온로드도 타고 오프로드도 탈 수 있는 그래블바이크를 사겠다고 할 정도였다.
로드바이크와 그래블바이크는 타이어 사이즈로 인한 지오메트리의 차이가 있고 디테일한 성능이나 기능에도 차이가 있지만, 로드바이크를 이미 즐겨 왔다면 하나의 자전거로 더욱 다양한 라이딩을 즐기고 싶은 욕구가 컸던 것 같다. 필자도 그 손님의 라이딩 패턴과 즐기는 방식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타이어의 선택에 따라 포장도로를 더욱 로드바이크에 가깝게 즐길 수도 있고, 오프로드는 난이도가 낮은 가벼운 산악지형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선 올로드 바이크(All Road Bike)라고 불릴 수 있는 장르 개념이 생겨난 것이다(단, 각 지형에 맞게 설계된 전용 자전거가 있으므로 장르적인 차이점이 있다는 것은 인지할 필요가 있다). 

한국적 그래블바이크의 미래 
한국의 라이딩 여건은 분명히 그래블바이크가 탄생한 나라들과는 차이가 있다. 그 나라에서 즐기고 누리는 패턴과는 다른 방식으로 발전해나가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드는데, 줄여서 표현해보자면 ‘조금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장르’라는 개념이다.
산악자전거는 오프로드에서 안정감이 좋고 장애물 대처능력과 부품의 내구성이 좋다. 로드바이크는 온로드에서의 반응성이나 가벼운 무게, 공기저항에 대비할 수 있는 자세에 대한 요소가 뛰어나다.
이 두 장르의 경계선상에 있는 그래블바이크는 부정적 시각으로 보자면 이도저도 아닌 장르일 수도 있지만,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아직 가보지 못한 오프로드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조금 더 먼 거리를 효과적으로 달릴 수 있고, 비슷한 비용 대비 무게가 가벼우며, 반응성이 빠르고 기민하다.
오프로드를 달리기엔 로드바이크보다 유리하고 만약의 경우 자전거를 들고 이동하거나 장거리를 갈 때는 속도 면에서 산악자전거보다 유리하다. 덕분에 아직 가보지 못한 시골길이나, 소방도로, 난이도가 높지 않은 지형의 산악코스, 장거리 투어에 좋다.
 

* 파스포츠 블리츠 40×30 UD 버전 후크리스 튜브리스 휠세트
 ‌림 높이: 40㎜, 림 외폭: 30㎜, 림 내폭: 25㎜ 센터락 방식의 디스크 브레이크용 휠세트
* XTR 160㎜ 센터락 디스크 브레이크용 로터
* 시마노 XT 11-40t 스프라켓
* 슈발베 G-ONE 튜브리스 타이어 700×40c 사이즈.
 혹은 WTB NANO 40 튜브리스 타이어 700×40c 사이즈.

 

* 파스포츠 블리츠 35×28 UD 버전 후크타입 튜브리스 휠세트
 림 높이: 35㎜, 림 외폭: 28㎜, 림 내폭: 21㎜ 센터락 방식의 디스크 브레이크용 휠세트
* XTR 160㎜ 센터락 디스크 브레이크용 로터
* 시마노 듀라에이스 12-28t 스프라켓
* 슈발베 PRO ONE 튜브리스 이지 타이어 700×25c 사이즈
 혹은 슈발베 PRO ONE 튜블리스 이지 타이어 700×25c 사이즈.

그래블바이크 제대로 즐기기  
그래블바이크라는 장르를 즐기면서 필자가 겪고 느꼈던 사용법을 공유해보려 한다.
같은 자전거 한 대에 다른 타이어 3개를 장착한 사진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첫번째와 두번째 사진의 자전거는 오프로드용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는데, 세번째 사진의 자전거는 온로드용 타이어와 온로드용 스프라켓이 장착되어 있다
필자는 한 대의 그래블바이크에 2개의 휠세트를 번갈아 사용하고 있다

두 휠세트를 비교해보면 한 개의 휠세트는 오프로드용으로 꾸민 조합이고, 다른 하나는 온로드용으로 꾸민 조합이다.
이 두 개의 휠세트를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온로드에서의 라이딩을 로드바이크에 가깝게 즐길 수도 있고, 오프로드에서는 그래블바이크스럽게 즐길 수도 있다.
기사의 메인 사진과 오른쪽 사진은 바로 얼마 전 북악스카이웨이로 라이딩을 다녀온 모습이다. 레이싱 컨셉으로 꾸며둔 로드바이크의 퍼포먼스에 비교하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여느 로드바이크와 비슷한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을 테스트 라이딩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요즘처럼 디스크 브레이크가 로드바이크에 자연스럽게 안착하고 있는 시점이라면 조금 더 거부감 없이 다양한 장르를 한 대로 즐길 수 있는 그래블바이크를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직 알려지지 않은 미개척 코스들이 모험정신을 가진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떠올려 보길 바란다.

온로드용 타이어와 온로드용 스프타켓을 장착한 상태로 일반 로드바이크와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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