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비를 알아야 변속이 보인다

여우의 사이클 팁
변속기 100% 활용법
기어비를 알아야 변속이 보인다

많은 이들이 변속기가 달린 자전거를 타고 있다. 그런데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변속기의 극히 간단한 조작법만 알 뿐, 원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어떤 기어비를 가진 크랭크와 스프라켓을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동호인도 적지 않다. 기어비를 이해해야 변속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고 라이딩이 한층 편하고 재미있어진다 


오늘은 변속기의 기어비에 대해 알아보고, 나에게 적합한 기어비와 여기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기어비란 무엇인가?
우리가 어렸을 때 자전거에 변속기가 달려 있으면 “우와~ 이거 몇 단이야?”하고 감탄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사실 단수를 궁금해하고 감탄하는 것은 앞 기어의 체인링 개수는 몇 개인지, 그리고 뒤쪽의 스프라켓은 몇 장인지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오늘 다루고자 하는 것은 조금 더 심화된 내용이다.
필자가 알려드리고 싶은 내용은 기어비 계산법과 속도 계산법을 통해 나에게 맞는 체인링과 스프라켓을 찾는 것이다.
그럼 본격적인 주제로 들어가기에 앞서 몇가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기어비(기어비율)
기어비란 무엇일까? 기어비에 대해 알기 위해 간단한 상황을 생각해보자.
* ‌페달을 1바퀴 굴리는 동안 뒷바퀴가 4바퀴 굴러간다면 속도는 빠르겠지만 오르막을 올라가기에는 힘에 부칠 것이다.
* ‌페달을 1바퀴 굴리는 동안 뒷바퀴가 1바퀴 굴러간다면 속도는 느리겠지만 오르막을 올라가기에는 편할 것이다.
페달을 1바퀴 굴리는 동안 뒷바퀴가 얼마나 굴러가느냐? 그것이 바로 기어비에서 나온다. 크랭크에 달려 있는 체인링의 이빨(Teeth = t) 개수가 몇 개인지를 알고, 스프라켓의 어떤 코그에 체인이 걸려있는지 확인한 뒤 그 코그에 이빨이 몇 개인지를 세어보면 기어비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크랭크 쪽은 50t에 체인이 걸려있고, 스프라켓 쪽은 16t에 체인이 걸려 있다. 그런 상태로 페달을 1바퀴 돌리면 뒷바퀴는 몇 바퀴 굴러갈까? 계산을 하려면 50÷16을 하면 된다.
50÷16=3.125가 나온다. 크랭크 쪽은 50t, 스프라켓 쪽은 16t에 체인을 걸고 페달을 1바퀴 굴리면 뒷바퀴가 3.125바퀴 굴러간다는 뜻이다. 바로 이것이 기어비다.

기어비 계산법
체인이 걸린 체인링 t 수 ÷ 체인이 걸린 스프라켓 코그 t 수 = 기어비
그럼 이제 더욱 본격적으로 기어비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알아야 하는 부품이 2가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체인링’ 과 ‘스프라켓’ 이다.

체인링(chain ring)
체인링이란 크랭크에 달려 있는 톱니바퀴를 뜻한다. 페달에 가해지는 힘을 크랭크 암을 통해 체인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크랭크를 잘 보면, 체인링과 크랭크암, 스파이더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예시를 통해 체인링에 대해 알아보자.
(사진 1, 사진 2)  두개의 크랭크 사진이 있다. 왼쪽 사진은 스파이더 일체형 크랭크이며, 오른쪽 사진은 스파이더 분리형 크랭크이다. 오른쪽 크랭크는 스파이더가 크랭크암에 붙어 있는 일체형이기 때문에, 크랭크암과 체인링만 분해된다. 왼쪽은 스파이더 분리형 크랭크이기 때문에 크랭크암, 스파이더, 체인링이 모두 분해된다.
(사진 3, 사진 4, 사진 5)  스파이더 분리형 크랭크를 분해했을 때의 모습이다. 체인링, 스파이더, 크랭크 암 3가지로 분해된다.

 

1 스파이더 일체형 크랭크 2 스파이더 분리형 크랭크 3 체인링(2단) 4 스파이더 5 크랭크 암
6 체인링(2단) 7 스파이더+크랭크 암(위), 크랭크 암(아래) 8 뒤 휠에 장착되어 있는 기어가 스프라켓이다 9 오른쪽 부위에서 스프라켓을 분리한 허브바디 10 스프라켓 11 스프라켓은 여러 장의 톱니바퀴로 구성된다. 각각의 톱니바퀴를 코그(cog)라고 한다

 

(사진 6, 사진 7)  스파이더 일체형 크랭크의 경우 체인링과 크랭크로 분해된다. 이제 어떤 것이 체인링인지 확실히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스프라켓(sprocket)
스프라켓이란 뒤 휠에 장착된 톱니바퀴의 모음으로, 페달을 밟는 힘이 체인링으로 전달되어 앞에서 체인을 감아 당길 때 스프라켓도 체인에 감겨서 함께 돌아가게 된다. 즉 스프라켓은 뒷바퀴를 굴러가게 함으로써 자전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구동장치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뒤 휠에서 톱니바퀴처럼 생긴 것을 ‘스프라켓’이라고 부르는데, 다른 표현으로는 여러 장의 기어가 일체형으로 되어 있다고 해서 ‘카세트(cassette)’ 라고도 한다.
(사진 8)  뒤 휠에 장착되어 있는 톱니바퀴가 바로 스프라켓이다
(사진 9, 사진 10)  휠세트에서 스프라켓을 분리하면 이런 모습이 된다
휠세트 허브의 프리바디에 오른쪽 사진에 있는 스프라켓을 끼우는 구조다.
(사진 11)  스프라켓은 제품에 따라 통으로 만들어진 제품도 있지만, 위 사진처럼 낱장으로 분리되는 제품도 있다. 사진 같이 낱장으로 분리된 각각의 스프라켓을 코그(cog)라고 부른다.
이제 스프라켓이 어떤 것인지 예시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되었길 바란다.
그럼 기어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스프라켓의 코그는 다양한 개수의 톱니바퀴로 이루어져 있다. 어떤 코그는 11개의 톱니, 어떤 코그는 17개의 톱니, 어떤 코그는 28개의 톱니로 이루어져 있다. 여러 개의 코그들이 조합되어 지금 여러분이 사용하고 있는 11단 혹은 12단 스프라켓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코그들의 조합을 정리해 보면 다음 자료와 같다. 제원표에서는 최저 t수와 최대 t수만을 표기해, ‘11-28’ 식으로 나타낸다.

 

 

스프라켓 기어비 및 브랜드 자료 
(현재 메이저 3대 브랜드에서 취급하고 있는 11단 스프라켓 기어비와 12단 스프라켓 기어비 정리자료. 기준은 국내 정식수입사를 통해 수입되는 제품들에 한하며, FSA, 로터, 티쏘 등등의 브랜드까지 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방대해져 시마노, 캄파놀로, 스램만을 간추린 것임)

사진은 그래블바이크 전용으로 나온 시마노 GRX 구동계. 체인링이 1장뿐이고 스프라켓은 11단 구성이다. 업힐 성능을 위해 대형 코그를 달고 있다
체인이 연결된 크랭크의 체인링 톱니 수와 스프라켓의 코그 톱니 수의 비율에 의해 기어비가 결정된다(체인링 t 수 ÷ 스프라켓 코그 t 수)

 

마찬가지로 크랭크에 장착되는 체인링도 다양한 갯수의 톱니로 이루어져 있다. 어떤 것은 53개, 어떤 것은 39개, 어떤 것은 50개로 이루어져 있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2단 크랭크의 체인링 조합은 아래와 같다.

 

체인링 기어비 및 브랜드 정리 자료
(현재 국내에서 취급되고 있는 3대 메이저 브랜드 외에 특이한 기어비가 나오는 제품과 모두의 선망의 대상이라는 꿈의 브랜드 하나 정도 넣어본 자료다. 시마노, 스램, 캄파놀로, FSA, THM-클라비큘라. 엑스트라 라이ㅅ트, AX라이트니스, 울프투스, 리디아, 로터, 프락시스웍스, 할로우그램, 스페셜라이즈드 에스웍스 등등은 대체로 THM의 클라비큘라와 비슷하거나 정리가 어려워 제외했다)

이렇게 다양한 기어비를 가진 체인링과 스프라켓이 있는데, 과연 나에게 맞는 기어비와 스프라켓은 어떤 것일까? 이런 고민을 한 적이 있다면 오늘 이 글을 통해서 정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우선 알아둬야 할 요소들이 몇 가지가 있다.
1. 평지 무풍지대에서 혼자 독주로 달릴 때 자주 달리는 속도와 케이던스
2. 자주 가는 업힐 코스에서 달리는 속도와 케이던스
3. 사용하고 있는 자전거의 타이어 둘레 사이즈(㎜)
위 요소들 중 타이어 둘레 사이즈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위 표을 참고하자(캣아이의 타이어 사이즈에 따른 타이어 둘레 변환표).
여기서 한 가지 더 알아두면 좋은 것이 있다. 내가 타고 다니는 자전거 속도를 조금 더 이론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앞서 언급했던 기어비 공식(체인이 걸린 체인링 t 수 ÷ 체인이 걸린 스프라켓 코그 t 수 = 기어비)에 몇 가지 조건을 더해서 계산하면 쉽게 알 수 있다.
* 페달을 1분에 몇 바퀴 돌렸는지의 회전수(케이던스)
* 타이어의 둘레 사이즈
위의 조건을 기어비에 추가로 더해 속도를 계산할 수 있다.
아래는 필자가 핸드폰 계산기로 쉽게 자전거 속도를 계산할 수 있도록 만들어둔 수식이다.

자전거 속도 계산법
체인링 t 수 ÷ 스프라켓 코그 t 수 × 케이던스 × 60 × 타이어 둘레 사이즈(㎜) × 0.000001 = 속도(시속)
위 공식의 빨간 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바로 본인의 조건을 넣을 변수 부분이다. 마지막에 0.000001을 곱하는 것은 앞에서 타이어 둘레 사이즈를 ㎜단위로 계산해서 이를 km/h 단위로 변환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조건을 넣어서 계산해자면, 체인링을 50t 에 놓고, 스프라켓은 11t 로 변속해서 달린다. 케이던스는 1분에 100rpm에, 타이어는 700×25c(2015㎜)를 장착한다면?
50 ÷ 11 × 100 × 60 × 2105 × 0.000001 = 57.409
가 나오게 된다. 결론은 저 조건으로 달리면 시속 57.40km가 나온다는 뜻이 된다.
계산식에 조건을 대입하는 방법을 알았다면 이제 본인의 상황에 맞게 생각해보자. 위 수식에 아까 알아둬야 한다고 했던 조건을 넣어보자.
 

 

여기서 스프라켓에 대한 이야기를 한가지 더 하고 넘어가려 한다. 앞서 스프라켓 t수 자료에서 스프라켓 기어비에 대해 이야기하고 넘어갔는데, 그 표를 다시 참고하자. 코그와 코그 사이의 t수 차이가 1개씩 있는 부분은 ‘케이던스 구간’이라고 이해하자. 코그와 코그 사이의 t수 차이가 2개 이상 차이 나는 부분은 ‘토크 구간’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스프라켓은 1단씩 차이나는 ‘케이던스 구간’과 ‘2단씩 건너뛰는 ’토크 구간‘을 잘 이해해야 내게 적합한 제품을 찾기 좋다

 

케이던스 구간 vs 토크 구간
사람은 어떤 일을 할 때 반복되는 패턴에 적응하는 능력이 있다. 정해진 환경에 같은 조건으로 비슷한 동작을 하면 동작을 하는데 점점 에너지를 사용하는 효율이 올라가는 것이다. 이를테면 경사도 3%로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15km의 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것과, 15km의 거리를 달리는데 오르막 내리막이 변칙적으로 이어지고 코너도 변칙적으로 계속 발생하는 코스를 달리는 것을 비교해보면, 전자가 훨씬 달리기 쉽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동일하게 펼쳐지는 환경에 적응하기 때문에 움직임의 패턴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리에 걸리는 부하가 일정하게 이어지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도 비교적 적어지게 된다.
그런데 자전거로 달려보면 길이라는 것이 오르막이 나오기도 하고 내리막이 있거나 코너가 연속되고 뒷바람이 불기도 하며, 옆바람이나 맞바람이 불어오기도 한다. 그런 여러 변수들 속에서 내 다리에 일정한 부하가 걸리도록 케이던스를 쭉 유지하면서 달리려면 시시각각 환경의 변화에 맞도록 변속을 해야 한다.
요점은 케이던스나 경사도, 바람에 의해 다리에 걸리는 부하가 바뀌지 않도록 계속 쭉~ 이어가는 게 핵심인 것이다. 그걸 변속을 통해서 조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무풍 평지를 쭉 달리는데 다리에 10 정도의 부하가 걸리고 있다. 그런데 약한 오르막이 나와서 다리에 11의 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그때 기어를 1t 가볍게 변속하면 다리에 걸리는 부하가 11에서 10정도로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달리다가 다시 평지가 나오면 1t 가벼워진 부하로 인해서 다리에 걸리는 부하가 9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그때 다시 기어를 1t 무겁게 변속해서 다리에 걸리는 부하를 10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반대로 내리막이 나와서 부하가 9 정도로 적어지면 1t 정도 무겁게 변속해서 다리에 걸리는 부하를 10정도로 맞추는 것이다.
이 런 느낌은 평소 자전거를 타다가 갑자기 저단으로 변속을 너무 많이 해서 “헉… 페달링이 너무 가벼워서 헛도는데?” 같은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페달링이 너무 가볍거나 무겁다면 페달링 회전의 흐름이 깨지는 것처럼, 다리에 걸리는 부하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케이던스를 쭉 이어가는 것이 긴 라이딩에 피로를 축적하지 않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런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기어 구간이 바로 케이던스 구간이다.
 

 

내게 맞는 스프라켓 t수는?
그렇다면 무조건 촘촘한 스프라켓이 좋은 것일까? 그렇진 않다. 왜냐하면 오르막길에서 더 큰 스프라켓 코그가 없으면 언덕을 오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인이 오르막에서 소화할 수 있는 속도와 케이던스, 평지에서 주로 내는 속도와 케이던스를 알아둘 필요가 있고,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영역에 맞는 체인링과 스프라켓을 찾는 것이다.
아까 필자가 위에서 50t 체인링을 사용하면
50 ÷ 스프라켓 t 수 × 100 × 60 × 2105 × 0.000001 = 38
대략 16.612 정도가 된다며 계산식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필자는 16t와 17t가 모두 케이던스 구간에 들어가 있는 스프라켓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위의 표에서 찾아보니 16t, 17t가 모두 케이던스 구간에 있는 스프라켓을 찾아보니,


이 정도의 스프라켓이 나온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50t 체인링을 사용할 때 16-17t 스프라켓을 케이던스 구간에 있는 스프라켓으로 찾는다는 가정을 했기 때문에, 50-14t는 고속에서 너무 부족한 기어비가 되어 버린다. 그래서 14-28t 울테그라 카세트는 제외되고, 필자의 경우 로드바이크 변속기는 스램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호환성 문제로 캄파놀로 스프라켓도 모두 제외한다. 그럼 남는 것은,

이 정도가 된다.

 

힘이 좋은 엘리트 선수들은 매우 큰 기어비를 사용한다 (체인링은 커지고 스프라켓은 작아진다)

 

그런데, 저 중에서도 필자의 경우 오르막에선 28t까지는 필요한 상태라서, 28t까지 코그가 없는 제품을 제외해보면,

이렇게 2제품이 되는 것이다.
그럼 필자에게 맞는 체인링은 50-34t가 되고, 거기에 잘 맞는 스프라켓은 11-28t의 스램 라이벌, 포스, 레드, 12-28t의 시마노 듀라에이스 정도가 되는 것이다.
그럼 50-34 크랭크와 12-28 스프라켓을 세팅하면 어떨지 수식을 통해 다시 계산해보자. 

가 나온다. 필자가 쓰기에 딱 좋은 기어비를 찾은 것이다(하지만 필자는 아직도 53-39t 12-28t를 사용하고 있다. 계산식과는 무관한 취향이라는 것도 있다).
이번 글을 통해 자신에게 잘 맞는 기어비를 찾아서 부디 무릎 통증 없이 오랫동안 즐거운 라이딩 생활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조금은 복잡하고 어려운 글을 최대한 쉽게 풀어보려 노력했다.
더욱 자세하고 다양한 정보는 필자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 ‘여우의다락방’ http://blog.naver.com/mechanicfox 과, 유튜브 채널 ‘여우TV’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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