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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맨의E-Bike 에세이-전기자전거라는 이유만으로 겪은 오해와 누명“손님, 그건 이렇습니다~!”

전기자전거라는 이유만으로 겪은 오해와 누명 
“손님, 그건 이렇습니다~!”


전기자전거라는 이유로 오해와 누명을 살 때가 많이 있다. 일반 자전거에서는 없던 잡음과 변속 트러블, 안장통 등등. 이런 문제는 대부분 원인이 다른데 있지만 전기자전거이기에 모터나 전기장치가 원인이라고 지레 짐작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동안 겪었던 오해와 누명 사례를 에피소드로 소개한다

필자가 통근용으로 타는 eMTB

 

필자가 전기자전거 업계에 발을 담근 지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자전거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고장과 소음의 원인이 일반 자전거에는 없던 모터와 배터리를 단 전기자전거라는 이유만으로 누명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일반 자전거에 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해서 전기자전거로 바꾸는 컨버전 키트를 장착한 경우, 소음의 원인이 모터가 아닌 자전거 자체에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 숙명이 되었다. 대부분의 전기자전거 사용자들은 소음의 원인이 모터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많은 사례를 처리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자전거 자체의 문제나 소음을 찾아내는 전문가가 되었다.
전기자전거라 감수해야 했던 에피소드로 “손님, 그건 이렇습니다”를 시리즈로 엮어 볼까도 생각했다. 세상에는 상상 그 이상의 다양한 고객들이 있다. 시간이 흘러 미소 지으며 에피소드를 제공해준 소중한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1. 속셈은 출력 향상, 핑계는 잡음?
전기자전거 키트를 장착할 때 서비스로 달아준 스탠드가 움직여서 페달링 할 때 스치고, 스피드 센서가 자석과 닿아 소리가 난다며 기분 나빠 못 타겠다고 환불을 요구한 고객이 있었다.
공구 없이 손가락 하나로 바로 해결이 가능한 간단한 문제였다. 모터의 문제가 아닌 서비스로 달아준 스탠드에 대한 불만으로 환불사유가 될 수 없는데 작정을 하고 스탠드에 대한 클레임을 걸어왔다. 더 상대해봐야 답이 안 나올 것 같아서 어렵게 단 모터키트를 떼어낸 다음 자전거를 원상복구 해줬다. 그런데 다음날 그 손님은 다른 매장에서 출력이 더 높은 모터를 다시 장착했다. 본인이 선택한 모터의 출력이 맘에 들지 않아 핑계 아닌 핑계로 환불받고 다른 매장에서 출력이 높은 모터를 장착한 것이다. 당시엔 참 화도 나고 얄미웠지만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준 덕분에 6년이 넘은 지금도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모터키트를 장착하는 경우 소비자가 직접 시승을 해보고 출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모터만 교환하면 된다. 일단 정식 출고되어 사용된 모터는 모터 결함이 아닌 소비자의 단순변심으로는 교환이나 환불이 안된다고 공지하고 있다.  

겉보기에 전기자전거라고 알아보기 힘든 전기 로드바이크
비치크루저 타입의 독특한 전기자전거
비치크루저에 새들백까지 달아서 클래식한 멋을 더한 전기자전거

 

2. 페달 소음을 모터 소음으로 착각  
망가진 페달 소음을 모터 소음으로 오해하고 모터 환불을 요구한 고객. 본인이 타던 자전거에 전기자전거 키트를 장착하고 다음 날 페달링을 할 때 소음이 난다며 모터 문제라고 환불을 요구한 고객이 있었다. 페달링 할 때 소음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해보는 것이 페달 교환이고 그 다음으로 BB축 베어링 점검, 크랭크암 조임 상태, 모터 고정 상태 점검과 시트포스트까지 체크해야 한다.
  모터 이상이라고 AS 요청한 고객은 페달을 바꿔서 해결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자전거 페달은 소모품이다. 그런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터를 달고 나면 페달이 고장 난다. 


3. 계기판 시계가 빨리 간다  
전기자전거 계기판에 내장된 시계가 빨리 간다고 밤새 잠 못 이루고 새벽부터 찾아와서 문 열기를 기다린 고객이 있었다. 전기자전거 계기판은 시간을 조정할 수는 있지만, 시계를 빠르거나 늦게 조절하는 모드는 없다. 이 부분은 수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이 없었다. 이 때문에 잠을 못 이룬다니 해결 방법이 없어 다시는 계기판 문제로 AS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고 계기판을 새것으로 교환해주었다. 아마 지금도 시간은 조금 빠르거나 늦을 수 있지만 더 이상 말없이 전기자전거를 잘 타고 있다.
 

4. 기이한 변속 트러블  
새 자전거에 전기자전거 키트를 장착하고 변속 트러블이 생겼다. 필자와 친하게 지내고 기술력을 인정받던 사장님이 필자 회사의 모터가 달린 올마운틴 자전거 고객이 변속 트러블로 찾아왔는데 처음 경험하는 변속 트러블이라 모터 문제인지 자전거 문제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새 자전거에 달았던 모터가 원인이 아닐지?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며 수리를 포기하고 손님을 필자에게 보내왔다.
소비자는 1차 진단이 모터 이상일 수 있다는 것과 모터를 끄고 타면 이상이 없다는 사실로 모터 교환을 요구했다. 모터 출력을 높여서 10단 고속기어로 출발하면 동력이 들어가면서 우당탕 소리를 내며, 기어가 10단에서 9단으로 자동 변속이 되고 레버는 10단인데 9단으로 올라탄 상태로 10단으로 복귀되지 않는 기현상이 나왔다. 이 현상은 5~6단에서도 가끔 보였기에 소비자는 모터 이상이라고 모터교환을 주장했다.
10단 고속기어로 파스 3단 이상에서 출발하는 것은 과부하 상황이지만 그래도 변속은 정상적으로 되어야 한다. 그런데 소비자가 오해할 수 있었던 것이 인력으로 타면 이상 없는데 모터가 작동하면 문제가 생기니 멀쩡한 모터만 의심을 받기에 반드시 원인을 찾아내야 했다. 분명한 것은 모터가 변속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변속 라인 쪽을 매의 눈으로 한참 째려본다. 인터널로 숨겨진 부분의 변속케이블 겉선 길이가 짧아서 생긴 초기조립불량이었다. 튜브 속에 가려 잘 안보여서 생긴 문제였다. 변속케이블 겉선 길이를 제대로 맞춰서 다시 조립해서 해결했다.

 

뒷좌석을 말안장처럼 구성한 특이한 전기 탠덤자전거. 앞바퀴에 허브모터가 달렸다
인터널로 숨겨진 변속케이블 겉선 길이가 짧아서 변속 트러블이 생겼다
케이블 끝부분의 외피와 철심이 분리되어 속선의 움직임을 방해해 변속 트러블이 생긴 경우

 

5. 팻바이크와 연비 
전동 팻바이크를 사서 주말에 평속 30km 이상으로 고속 라이딩을 하고 와서 제원에 나와 있는 주행거리가 나오지 않아 죽음의 페달링을 했다고 월요일에 환불을 요구한 고객이 있었다. 고속도로를 시속 100km로 달려야 좋은 연비가 나오는데 150km로 최고속도 테스트하듯이 달려놓고 공인연비보다 기름을 더 먹는다고 환불을 요구하면 자동차회사에서 환불해줄까? 아무리 설명해도 막무가내여서 환불해주었지만 전기자전거도 에너지 불변의 법칙을 벗어날 수는 없다. 본인이 생각하는 한정된 배터리 용량으로 팻바이크 4인치 타이어로 빨리 달리고 멀리 가는 전기자전거는 지구상에 없다.
그 후로 판매되는 전기자전거는 주행거리에 대해서는 반드시 표준조건(체중 70kg대, 평속 25km, 평지주행, 일반자전거)의 단서를 붙여서 보수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6 모터가 스윙암을 흔든다? 
중고 올마운틴 자전거에 모터키트를 장착했는데 모터 동력이 끊어지는 시점에서 스윙암이 흔들리는 이상 반응이 생기자 모터 교환을 요구한 고객이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터에 인공지능이 달려서 자전거의 꼬리를 흔들 수는 없다. 결국 모터를 교환해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고 원인은 링크 부분의 유격이었다. 덕분에 회사는 멀쩡한 모터를 교환해서 손해를 입었지만, 고객의 자가진단으로 과잉진료를 요구한 경우 오진으로 생긴 모든 비용을 고객이 부담하는 새 규정을 만들었다.

7. 과체중과 잡음  
과체중으로 인한 가·감속 시에 생기는 소음도 결국 모터가 원인일까? 과체중이라면 자전거 선택에 특히 신중해야 한다. 프레임은 물론 휠세트에서도 다양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특히 스포크 장력이 약한 경우 스포크 끼리 비벼지면서 소음을 유발한다. 가벼운 라이더는 소리가 안 나는데 무거운 라이더가 탈 때만 소리가 나기도 해서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필자는 사람에 따라서 자전거를 타서 살을 빼기보다는 살을 빼서 자전거를 타라고 권유하기도 한다.

8. 충전기를 보조배터리로 착각  
충전기를 보조배터리로 생각하고 충전이 안 된다며 출장수리를 요구한 고객. 충전기에 220V 코드를 꽂아서 파란불이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충전잭을 배터리에 꽂으면 된다고 설명했는데, 아무래도 충전이 안 된다고 해서 출동을 요구해 제주시에서 서귀포시로 출장을 간 적이 있었다. 자전거는 밖에 세워둔 상태에서 충전기를 실내에 꽂아 파란불을 확인하고, 충전기를 들고 자전거 배터리에 꽂은 채 하룻밤을 지냈는데 아침에 충전이 안된다고 전화를 한 것이었다. 500g도 안 되는 충전기 자체가 대용량 배터리를 충전하는 에너지 저장장치로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고객이 제주도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있었다.

9. 페달링 잡음  
페달링을 할 때마다 모터에서 뽀드득 소리가 난다? 페달링과 시트포스트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 라이딩할 때 페달링에 따라서 시트포스트에 걸리는 하중이 달라진다. 시트포스트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거나 그리스가 마르고 이물질이 많은 경우 소음을 동반하게 된다. 잡기 어려운 소음의 원인은 의외로 시트포스트에서 답이 나온 경우가 많았다.
치료법도 간단하다. 시트포스트를 뽑아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재질(카본, 티타늄, 알루미늄)에 따른 전용 그리스를 발라 다시 장착만 하면 신기하게 소음이 사라진다. 그 외에 BB 베어링 문제나 크랭크암 풀림 때문에 소음이 발생하기도 한다.
모터가 페달링을 인식해서 뽀드득 소리를 낼 수는 없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모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결국 이런 문제는 대부분 그리스를 발라주고 QR의 텐션을 조절하거나 나사를 조여 해결이 가능하지만, 소음의 원인을 찾는데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   

   

페달링 잡음은 시트포스트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물질을 제거하고 그리스를 바르는 것으로 대부분 대부분 해결된다
중앙구동 방식 전기자전거는 체인에 과부하가 걸려 관리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특이한 안장을 사용한 전기자전거. 안장통을 줄이려면 몸에 맞는 안장을 찾아야 하고 체중분배를 잘해야 한다

 

Tip  안장통과 체중분배
일반적으로 페달링을 열심히 하면 체중의 반 이상이 안장이 아니라 페달에 실린다. 댄싱의 경우 안장은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정도이고 페달에 체중의 90% 이상이 걸린다. 그런데 전기자전거는 ‘할리우드 페달링’이나 스로틀로 운행할 때 체중의 90%가 안장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일반 자전거는 제대로 된 페달링을 하면 페달 · 안장 · 핸들바로 하중이 분산되지만, 전기자전거는 라이더의 성향에 따라 체중분배가 이루어지지 않고 안장으로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안장통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열심히 페달링 하면서 체중을 분산시키고 엉덩이를 단련시켜야 한다.
안장이 푹신하면 안장통이 없어질까? 비싼 안장은 안장통이 없을까? 어떤 안장이 좋은가?
대부분의 제품은 비싼 것이 좋다. 하지만 안장은 좀 다르다. 비쌀수록 가벼워지고 디자인은 좋을 수 있지만 편안한 것은 아니다. 안장은 라이더와의 궁합이 중요하다. 1만원짜리 안장이 맞을 수 있고 100만원짜리 안장이 오히려 불편할 수도 있다.
필자는 그동안 많은 안장을 사용해봤지만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안장을 찾는데 10년도 더 걸렸다. 본인과 궁합이 잘 맞는 안장은 결국 본인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내 엉덩이를 단련시켜 안장통을 극복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페달링으로 체중을 페달로 많이 보내서 안장 의존도를 줄여야 안장통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전기자전거는 안장에 거의 모든 체중을 집중시키고도 라이딩이 가능하다. 모든 체중을 안장에 집중시켜 놓고 통증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위에 이야기한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도 안장통이 해결 안 되면 리컴번트(누워서 타는 자전거)로 기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필자는 7학년이 넘은 형님이 안장통을 이야기하면 전동 3륜 리컴번트를 추천한다.



10. 전기자전거와 안장통 
전기자전거라 안장통이 심하다.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고 틀린 말 같기도 하다. 필자는 이런 고객들에게도 최선을 다해서 답을 찾아 해결해줬다. 전기자전거라서 엉덩이가 아픈 이유가 실제로 있다. 평소 자전거를 타지 않았던 라이더가 전기자전거를 처음 타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안장통이다. 전기자전거가 일반 자전거보다 안장통이 더 심한 이유는 따로 있다. 일반 자전거로 장거리를 달려본 라이더는 페달링 요령과 안장통을 이미 경험해봐서 알고 있지만, 자전거 초보자가 전기자전거를 타면 전기자전거여서 안장통이 생긴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
일반 자전거는 힘이 들어서 1시간 내외로 달리고 쉬어야 하고 멀리 가지 못하지만, 전기자전거는 쉬지 않고 오래 달리거나 준비되지 않은 라이더도 재미있게 2~4시간 장거리 주행도 가능하다. 그런데 누워서 타는 리컴번트를 제외한 어떤 자전거도 처음부터 오래 타면 안장통이 생길 수밖에 없다.



행복한 라이더와 덜 행복한 라이더 
필자가 알고 있는 수많은 전기자전거 라이더는 물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만들어준 고객들도 전기자전거에 만족하며 잘 타고 있다. 한번 전기자전거를 경험한 라이더는 일반 자전거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시작할 때부터 가벼운 티타늄 자전거에 모터와 배터리가 너무 무겁다고 투덜거리던 한 라이더는 장착했던 모터를 들어내고 일반 자전거로 복귀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서 다시 전기자전거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은 전기자전거를 타본 사람이라면 알고 있고 실제로 한 달도 안 돼서 돌아왔다.
전기자전거를 경험한 라이더에게 전기자전거는 편한 생활 속의 일부분이 되어 있다. 오래전 필자에게 상상 그 이상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제공했던 라이더들도 이제는 고수들이 되어서 전기자전거의 즐거움을 전파하는 시장의 촉매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라이더가 있다. 자전거의 즐거움을 아는 행복한 라이더와 전기자전거를 타고 있는 더 행복한 라이더. 

 


예민수 객원기자  yesu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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