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들에 가해지는 압박과 잘못된 자세를 고치자

라이더와 바이크가 접촉하는 3개의 지점은 페달과 안장, 핸들바다. 이중에서 핸들바에 과한 하중이 실리게 되면 손바닥이나 손목에 저림,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바른 자세를 통해 손과 손목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해보자
글·사진 강승규(전 계명대 교수, 리툴 공인 피터) http://kts.pe.kr 또는 bikefit.co.kr
               
                                 

앞선 연재에서 언급한대로 라이더와 바이크는 손으로 잡는 핸들바, 엉덩이가 올라가는 안장, 발로 밟는 페달 3지점에서 접촉하게 되는데, 3지점을 통해서 라이더의 체중은 바이크에 분산된다. 그런데 라이딩 중 손이나 손목에서 무감각, 저림 또는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수근관중후근(carpal tunnel syndrome)이라고 하는데, 손과 손목의 신경계가 압박을 받기 때문에 발생한다.
손의 신경계를 살펴보면 정중신경(median nerve)과 척골신경(ulnar nerve)으로 양분된다. 정중신경은 엄지부터 중지 및 약지의 일부분까지, 척골신경은 새끼손가락과 약지 및 손바닥의 일부분에 퍼지게 된다. 핸들바의 드롭(drop)을 잡게 되면 척골신경이 압박을 받고 탑(top)을 잡게 되면 정중신경이 압박된다.
결국 손이나 손목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라이더와 바이크의 접촉지점 3곳 중에서 손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이고, 줄인 만큼 안장과 페달로 하중이 전이되어야 손과 손목 신경에 미치는 압박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바이크가 자신의 신체에 맞는지 확인하고 제대로 된 피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핸들바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이고 페달과 안장으로 하중을 분산시킨다

 

• 균형 테스트 •

 

손에 미치는 하중을 점검하기 위한 균형 테스트
 

손에 미치는 하중을 점검하기 위해 균형 테스트를 해보자. 평탄한 곳에서 바이크를 트레이너에 설치하고 10분 정도의 웜업을 거친 후 중간 정도의 저항으로 편안하게 페달링을 하다가 핸들바에서 서서히 손을 뗀 후 상체를 세운다. 주의할 것은 핸들바에서 손을 뗄 때 핸들바를 미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떼야 한다.
이때 라이더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살펴보면 작용/반작용에 의해 페달링이 빨라질 수 있다. 안장통을 해결하기 위해 안장코를 낮췄다면 앞쪽으로 미끄러지게 된다. 이때 안장이 너무 높다면 페달에 하중을 실을 수 없게 되고, 반대로 너무 낮아도 페달이 최하위에 있더라도 무릎을 펼 수 없어 하중을 실을 수 없게 된다. 또한 발목각도가 적정범위를 초과 또는 미달할 수 있어 발이 안정되지 못하게 된다.
발목이 안정되고 페달에 체중을 싣기 위해서는 엄지발가락과 첫 번째 관절(사진 참조)을 통해 페달을 누른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 이런 느낌을 느끼지 못한다면 클릿의 위치가 잘못된 것이다. 발의 바깥쪽으로 체중이 실리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내반족(varus) 발인 경우 웻지(wedge)로 교정할 수 있고, 클릿이 사이클화의 안쪽에 설치되거나 골반폭이 크다면 스핀들을 더 긴 것으로 교체하는 등 다양한 원인과 교정방법이 있다.
 

 

 안장의 앞뒤위치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안장의 앞뒤위치로서 로드바이크의 경우 일반적이면서 전통적인 방법은 슬개골에서 추를 내려서 추의 끝을 페달의 스핀들과 일치시키는 방법이다. 이렇게 되면 엉덩이가 발보다 훨씬 뒤에 위치해서 발이 내려갈 때 페달에 체중이 실리면서 뉴턴의 제3법칙인 작용/반작용에 의해 상대적으로 안장에 가해지는 하중은 적게 되어 골반은 뒤로 밀리면서 엉덩이가 안정을 유지하게 된다. 그렇다면 엉덩이는 어느 정도 뒤로 떨어져야 하느냐는 라이더의 복근, 유연성, 체형 및 라이딩 스타일과 관련이 있다. 또한 바이크의 종류와 용도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트라이애슬론바이크의 경우 시트튜브 각도가 커서 안장이 훨씬 앞쪽에 위치하게 되므로 핸들바에 더 많은 체중이 실리게 된다. 에어로바를 잡을 때는 에어로패드에 상체 체중을 싣게 되어 손과 손목에는 문제가 없으나 어깨와 상체가 불편할 수 있고, 몸통의 근력이 약하면 그 자세를 오래 지속할 수 없어 상체를 세우고 양쪽 핸들바를 잡게 된다. 핸들바를 잡은 자세로만 오래 지속될 경우 오히려 로드바이크보다 더 많은 하중이 가하져 손과 손목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트라이애슬론 바이크의 자세는 핸들바에 많은 하중이 실린다
 

• 해 결 책 •

 1. 안장의 수평
일부 라이더들은 안장통을 이유로 안장코를 낮추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상체의 하중이 손과 손목으로 쏠리게 되어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가급적 안장은 수평을 유지해야 한다. 안장통이 문제라면 여러 가지 안장을 시험해보고 자신의 골반에 가장 맞는 안장을 선택한다.

 

안장의 수평을 맞춘다
  

 2. 정확한 안장높이와 핸들바의 높이 조절을 위한 피팅 
위에 언급한대로 먼저 정확한 안장위치가 결정되어야 체중을 안장과 핸들바 및 페달에 적절하게 분포시킬 수 있다. 특히 안장 높이가 부적절하면 페달에 가해질 하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만큼 안장과 핸들바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안장의 위치가 정확하다면 핸들바의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핸들바를 낮추기보다는 편안함이 우선되어야 한다.

 3. 부적절한 핸들바 사이즈 
프레임이 상체에 비해 크면 어깨각도가 적정범위보다 커지게 되고 그만큼 팔에 부하가 많이 걸리게 되며, 손과 손목에도 항상 긴장과 경직을 유발하게 된다. 반대로 프레임이 작은 경우에는 어깨각도가 적정범위보다 적어서 하중을 적절하게 분담할 수 없게 된다. 자신에게 맞는 프레임을 선택해야 한다. 핸들바의 폭은 자신의 어깨폭과 같아야 이상적이다. 너무 좁거나 넓으면 후드를 잡았을 때 손목이 안쪽 혹은 바깥쪽으로 꺾일 수 있다.

 

핸들바의 폭이 적정한 경우
 
핸들바의 폭이 어깨넓이와 다른 경우
 

 4. 핸들바 패드 테이핑 
핸들바는 노면의 충격을 완화하고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테이핑을 하게 되는데, 테이프 자체가 충격을 흡수하기에 충분치 않거나 일정기간이 지나면 노후되어 충격을 흡수할 수 없게 된다. 자주 테이프를 교체해 바테이프가 고유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도 부족하다면 테이핑을 할 때 추가로 패드를 삽입해서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자갈포장길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프로선수들의 경우 노면상태에 따라 테이핑 방식을 수시로 바꾸기도 한다.

테이핑에 추가로 충격흡수를 위한 완충재를 삽입
 

 5. 다양한 그립 자세 
마지막으로 주행을 하면서 수시로 그립 자세를 바꾸면 신경계의 압박을 덜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룹 라이딩을 하는 경우 선두의 위치라면 드롭을 잡아서 빠른 속도로 리드를 해야 하겠고, 뒤따르는 경우라면 언제든지 제동을 할 수 있도록 후드를 잡아야 할 것이다. 편안한 라이딩이라면 탑을 잡고 주행하면서 손과 손목의 긴장감을 풀어줘야 한다.

다양한 그립 방법
 

 6. 레버의 위치  
브레이크 레버의 위치도 중요하다. 레버가 너무 앞이나 뒤에 치우치지 않아야 하고, 드롭을 잡았을 때 레버를 인지와 중지로 충분히 잡을 수 있어야 한다. MTB는 하박과 손목이 일직선을 이뤄야 효과적인 제동을 할 수 있다.

올바른 레버의 위치
 

 7. 몸통 근력강화 
균형 테스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복근과 허리의 근력이 부족하면 핸들바에 체중이 더 많이 쏠린다. 따라서 평소에 복근과 허리를 강화할 수 있는 플랭크와 같은 근력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서 근력을 강화시키면 손과 손목에 미치는 하중도 줄여주고 부상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8. 평상시 손과 손목관리  
라이딩이나 기타 컴퓨터 작업을 하는 중에 수근관중후근이 발생한다면 평소에 관리를 잘 해야 한다. 팔로 향하는 혈관은 목 양쪽을 통해 손으로 내려가는데, 수근관과 하박의 마사지를 자주 하는 것이 필요하고 손가락 끝에 작은 고무밴드를 걸치고 손가락을 벌였다 오므리는 동작도 수근관 관리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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