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착용자라면 솔깃한 아이템

안경 착용자라면 솔깃한 아이템 
미니자석으로 탈착이 편한  신개념 고글용 도수렌즈 

클리브(CLEAVE)

자전거 라이더이기도 한 안경사가 직접 개발한 글리브(CLEAVE)는 기존의 도수렌즈를 크게 개선해 안경 착용 라이더라면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도수렌즈 외곽에 미니자석을 부착, 고글렌즈와 결착하는 방식으로 탈착이 간편하면서도 강력 자력으로 과격한 활동에도 분리되지 않는다. 기존 도수렌즈에 비해 고글렌즈와 좁게  결착되어 눈썹에 닿지 않으며, 렌즈 한 세트로 다양한 고글에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중년층 이상에서 많이 착용하는 다초점렌즈도 가능하다

 

 

눈이 나빠 안경을 쓰는 사람은 라이딩 때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고글을 쓰자니 도수가 맞지 않고, 도수렌즈를 끼우는 고글을 착용하면 눈썹에 렌즈가 닿아 금방 지저분해져 시야를 가리고 만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일반 고글도 쓸 수 있으나 콘택트렌즈 착용 자체가 번거롭거나 맞지 않는 사람은 방법이 없다.
고글은 라이딩 시 안전장비이면서 멋을 낼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기도 한데, 안경 착용자는 이런 문제로 고글 선택에 큰 제한이 있다. 안전도, 멋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 고글 문제에서만큼은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특별한 제품이 등장했다. 자전거 라이더이면서 안경사가 스스로 느낀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시초. 대전 유성구에서 케임씨잉안경원을 운영하는 박진규 대표는 눈썹이 렌즈에 닿아 금방 더러워지는 기존 도수렌즈에 불편을 느껴 그 단점을 해결한 클리브를 개발하게 된다. 주변 지인부터 입소문이 나서 벌써부터 꽤 많은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미니자석으로 도수렌즈 탈착
클리브의 가장 큰 특징은 미니자석을 도수렌즈 외곽에 끼우고, 고글렌즈에도 미니자석을 달아 서로 밀착해서 붙이는 것이다. 기존 도수렌즈는 작은 안경테를 사용해서 구조상 고글렌즈와의 사이에 간극이 생겨 눈이 돌출하거나 속눈썹이 긴 사람은 눈썹이 렌즈에 닿는 문제가 생긴다. 안경테가 필요 없는 미니자석을 활용하기 때문에 두 렌즈가 상대적으로 가까이 밀착해서 눈썹이 닿는 문제를 해결해준다.
클리브의 핵심기술은 미니자석을 렌즈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렌즈를 절반쯤만 파내고 미니자석을 고정시키는데, 렌즈에 다른 상처나 흠을 내지 않고 자석이 들어갈 공간만 파내는 특별한 노하우를 개발한 것이다. 이 기술은 국내 특허가 출원되어 있고 중국 등 해외특허도 추진중이다. 현재는 세븐클리어 본사에서만 이 작업을 할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대형 렌즈도 잘 어울린다

 

긴 속눈썹도 안 닿는다 
기자 역시 오랫동안 안경을 써온데다 약간의 돌출 안구에 속눈썹까지 길어서 고글 선택이 정말 힘들었다. 어쩔 수 없이 도수렌즈를 끼워 쓰면서 눈썹이 닿아 더러워진 렌즈를 틈틈이 닦아 쓰는 수밖에 없었다. 말이 그렇지 실제 라이딩 중에 이는 얼마나 귀찮고 짜증나는 일인지 모른다. 그래서 시야가 흐릿한 상태로 그냥 타는 경우도 많은데, 결과적으로 위험한 일이다.
기자는 속눈썹이 상당히 긴 편으로, 클리브를 처음 썼을 때도 눈썹 끝이 살짝 닿았다. 하지만 이는 코걸이를 조금 높이니 해결이 되었다. 한국인 남자치고는 아마도 속눈썹이 가장 긴 편에 속하는 기자에게 맞다면 대부분의 한국인(특히 남성)에게도 맞을 것이다. 장시간 라이딩을 해보았는데 끝까지 렌즈는 깨끗했고 착용감도 일반 도수렌즈보다 한층 쾌적했다.
처음에는 렌즈 외곽 4군데에 자석을 박았으나 지금은 3군데만 자석을 넣는다. 착용했을 때 자석이 시야에 걸리적거리지 않을지 걱정했지만 렌즈 외곽에 있어서 굳이 의식하지 않으면 느껴지지 않는다.
작다고 해도 자석은 금속이어서 혹시 무게가 너무 늘어난 것은 아닐까 걱정되어 정밀 저울로 실측을 해보았다. 기존의 안경테 도수렌즈는 5.7g, 클리브 한 세트는 6.4g이었다. 물론 도수에 따라 렌즈 압축율이 달라져 무게가 달라질 수 있지만 나안시력 0.1 정도인 기자의 경우 일반 도수렌즈와의 차이는 1g도 되지 않는 0.7g에 불과하고 총무게도 6g 정도여서 이질감은 거의 없다. 
 

안경테가 있는 일반 도수렌즈와 클리브렌즈의 두께와 렌즈 틈 비교. 클리브렌즈가 고글렌즈와 한층 밀착된 것을 알 수 있다
테스트를 진행한 필모리스 고글과 클리브렌즈
클리브렌즈와 일반 도수렌즈의 무게 비교. 자석을 달았지만 겨우 0.7g 늘어나 이질감이 거의 없다

 

렌즈 한 벌로 다양한 고글에 사용 가능 
탈착은 너무나 간단하다. 렌즈 외곽에 자석이 있어서 근처에 갖다 대기면 하면 “탁” 하면서 저절로 제자리를 잡아 붙는다. 강력 미니자석이긴 해도 살짝만 쥐면 떨어져 분리도 어렵지 않다. 붙은 상태에서 심하게 흔들고 바닥에 쳐보아도 꿈쩍도 않아서 어떤 과격한 라이딩에서도 렌즈가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클리브 덕분에 이제는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어떤 고글도 착용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에는 도수렌즈를 끼울 수 있는 고글만 선택해야 했는데 그런 제약이 없어진 것이다. 또 클리브렌즈 한 세트만 있으면 여러개의 고글에 돌려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자전거용 고글은 곡률이 비슷해서 자석 위치만 맞추면 대부분의 경우 호환이 가능하다.
여기서 문제는, 값비싼 고글을 구입해 구멍을 내고 자석을 부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비싸고 멋진 고글이라도 쓸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또 한가지 장점은 장년층 이후에 많이 사용하는 다초점렌즈 제작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자의 경우, 원래 근시였는데 노안이 오니 책이나 신문, 휴대폰 등을 보는데 엄청난 불편이 생겼다. 평소에는 근시 안경으로 충분하지만 책이나 신문, 휴대폰 등 가까운 거리의 작은 글씨를 볼 때는 돋보기로 바꿔 끼거나 근시 안경을 벗고 최대한 사물을 맨눈에 가까이 대야 했다. 결국 다초점렌즈(렌즈의 위쪽은 근시안경, 아래쪽은 원시안경인 돋보기로 하나의 렌즈에서 초점거리가 다름)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라이딩 시에 다초점렌즈를 쓰지 않으면 속도계나 휴대폰이 잘 보이지 않아 역시 곤란을 겪는다. 이제 클리브 다초점렌즈만 있으면 어떤 고글도 쓸 수 있고 어떤 상황도 두렵지 않아지는 것이다.
클리브 렌즈 1쌍과 고글렌즈의 자석부착 작업을 포함한 가격은 렌즈옵션에 따라 12, 15, 18만원이다(다초점렌즈는 별도). 렌즈만 추가 제작시에는 옵션에 따라 7, 10, 13만원이고, 고글만 가공하는 경우는 첫 1회 5만원, 같은 고글의 다른 렌즈에 추가 가공하는 경우는 3만원이다. 현재는 대전 본점에서만 작업이 가능하고, 작업시간은 40분 정도 걸린다. 기존에 쓰던 도수렌즈와 고글을 택배로 보내면 클리브렌즈를 집에서 받아볼 수 있지만 양 눈동자 사이의 정확한 거리가 중요해서 직접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니면 근처 안경점에서 눈거리를 측정한 데이터를 함께 보내도 된다. 

 

양쪽에 강력 자석이 붙어 있어서 가까이 대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합된다
작지만 강력한 자석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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