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전거기술의 향연
2017 대만 타이베이 사이클쇼

·사진 최웅섭 팀장유병훈 기자

대만은 전세계의 자전거 공장이라고 불리울 만큼 자전거 산업의 육성이 활발한 나라다. 전세계 그 어떤 자전거를 가져다 놓고 보면 두 대 중 한 대 꼴로 대만의 손길을 거친 자전거가 대다수다. 그만큼 대만 자전거 산업의 위상은 세계적으로 높고, 바이크쇼 또한 그 명성을 함께 한다. 그래서인지 대만의 타이베이 사이클쇼는 세계 유수의 자전거 브랜드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기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끄는 신선한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내년부터는 10월에 개최한다는 빅뉴스의 발표와 대만의 차이잉원 총리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타이베이 사이클쇼는 3월 21일 열린 데모데이로 그 막을 열었고, 22일부터 25일까지 총 4일간 그 일정이 성황리에 진행됐다. 그 현장을 소개한다. 
 

   

 

타이베이쇼 내년부터 10월 말 개최

 

 

2018년부터 타이베이 사이클쇼는 10월말에 개최된다

 

근래 몇 년 동안 각 브랜드들은 바이크쇼 보다는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하우스쇼, 혹은 온라인을 통해 신제품을 소개하는 일이 잦아졌고, 바이크쇼는 상대적으로 그 인기가 다소 시들었다고 하는 평가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여전히 시장의 변화는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타이베이 쇼는 그 변화에 발 맞추고 또 최고의 바이크쇼로 재도약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개최일자를 10월말로 변경한다는 중대한 발표를 했다. 

유로바이크쇼와 인터바이크쇼, 차이나바이크쇼와 더불어 세계 4대 바이크쇼 중 하나인 타이베이 사이클쇼가 그동안 유지해왔던 개최기간을 연 상반기가 아닌 후반기로 옮긴다는 것은 상당히 많은 파장을 예고한다. 이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적은 차이나 바이크쇼를 제외하면 모든 바이크쇼가 연 하반기에 집중되기 때문.

타이베이쇼가 이런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각 제조사들의 생태계가 종전과 판이하게 변한 것과 그 맥락을 함께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관심있게 지켜보는 유명 제조사들은 바이크쇼가 아닌 자신들만의 하우스쇼에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다가, 그 시기 또한 연 하반기에 집중되어 있기에 그 신제품들을 유도해 타이베이쇼에서 소화하고자 하는 목적을 내비치고 있기도 하다. 실제 자이언트와 메리다와 같은 메이저 브랜드들 외에도 다수의 브랜드들이 대만 태생이기도 하고, 대만 정부에서의 적극적인 지원 역시 제조사들의 구미를 당기는 타이베이쇼만의 매력이기에 내년부터는 다양한 신제품들을 타이베이쇼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또한 유로바이크쇼, 인터바이크쇼와 경합하는 다분화 체제에서 타이베이쇼의 위치를 세계에서 다시 한번 공고히 하기 위한 것도 그 이유다. 사실상 4대 바이크쇼에 참가를 고려하는 소규모 업체라면 3곳 중 한곳을 선택해야만 하는 어려움이 생겨 당황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내년부터 벌어질 3파전은 벌써부터 업계관계자들의 흥을 돋구고 있다. 유로바이크쇼는 매년 8월말, 인터바이크쇼는 9월 중순에 개최된다.

다분히 공격적인 성격을 띄고있는 이번 발표가 향후 세계시장에서 대만 자전거산업의 영향력을 어떤 식으로 보여줄지 냉철한 안목으로 지켜봐야 하는 시기다.
 

   

 

대만 총리 차이잉원 직접 전시장 찾아 격려

 

대만의 차이잉원 총리

 

22일 전시의 첫날 직접 전시회장을 찾은 대만 차이잉원 총리는 “대만 자전거시장은 주로 수출에 의존하는 형태인데, 2016년 약 25%에 달하는 수출량이 감소해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대만의 자전거 관련 기술이 나날이 발전함에 따라 각각의 단가는 상승했기에 고급자전거로 인정받게된 한 해 였다” 고 작년 대만 시장에 대해 평가했다. 또 “대만은 작년 세계 2위의 자전거 생산량을 달성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대만의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 하다” 며 지속적으로 자전거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2017 타이베이쇼 D&I 어워드

이번 타이베이쇼에서도 어김없이 D&I 어워드 수여식이 진행되었다. 이번 수상 작품들의 선정은 iF 디자인 아시아에서 맡았으며 16개국에서 154개의 제품이 심사대에 올라 57개의 제품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그중에서도 7개의 제품은 골드 어워드를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수상 제품들은 전시기간 내내 1층 로비에 마련된 D&I 어워드 구역에서 타이베이 사이클쇼에 입장하는 사람들을 가장 먼저 맞이했다. 

  

 

 

골드어워드를 수상한 수상자들과 TAITRA 월터 대표

 

 

골드 어워드를 수상한 X-mini 푸시 바이크는 작은 삼각형으로 접히는 어린이용 벨런스 바이크다. 매우 가벼운 무게와 뛰어난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빌트인 레버 쓰루 엑슬은 평상시에 레버가 엑슬 안쪽에 숨어 있다가 상용할 때만 꺼내러 엑슬을 돌릴 수 있는 디자인으로 골드 어워드를 수상했다

 

 

링카 락은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사용하는 자전거 장착형 잠금장치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를 통하여 연동된 링카는 사용자가 자전거에 다가가면 자동으로 잠금이 풀리고 사용자 이외에 자전거에 충격을 가할시 경보가 울리며 도난시에는 GPS를 이용한 위치추적이 가능하다. 골드 어워드 영 엔터프라이즈를 차지했다

 

“Bike to the Future” 다양한 컨퍼런스도 성황리에 열려

 

PT를 이어가는 ID베를린의 창립자 노버트 할러

 

전시회와 동시에 23일에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컨퍼런스도 열렸다. 컨퍼런스 역시 중심은 바로 E-bike였다. 기자는 E-bike의 디자인의 변화와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E-bike가 전개되어 갈 것인지를 알아보는 컨퍼런스에 참가했는데 아이디베를린(IDberlin)의 창립자 노버트 할러(Norbert Haller)가 발표를 맡았다. 여기서 노버트는 전기자전거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늘어나는 교통 체증과 그로인한 주차공간부족, 친환경적 생각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로의 변화, 연료 가격의 상승, 전기 모빌리티의 이미지 변화를 들었다. 
 

그리고 전기자전거의 변천사에 대하여 1세대는 단순히 자전거에 전기적 장치를 부착하고 그것을 가렸다면 현재의 2세대는 점차 전기 구동부들이 기존의 자전거 안으로 숨어들어 가고 있고 앞으로의 3세대 전기자전거는 전동부품과 기존의 자전거가 완전히 융합된 형태로 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전기자전거 분야는 더 다양하게 세분화 되어 카고바이크와 전기스쿠터, 전기자전거, 소형 전기차, 고성능 전기자전거 등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며 구조나 재료의 개발과 새로운 표준의 제시 마지막으로 디지털 시스템의 간결한 통합이 혁신의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자전거협회의 활동에 대해서 설명하는 마크 비커톤

 

E-bike 디자인에 관한 노버트의 발표 후에는 영국 자전거협회의 전 협회장이자 현재도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마크 비커톤(Mark Bickerton)의 영국 자전거시장 평가와 전망 그리고 영국 자전거시장 진출에 관한 발표를 이어갔다. 마크는 발표에서 영국 자전거협회가 영국 자전거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도 소개했는데 그중에서도 기자는 자전거 협회가 적극적으로 정부를 압박하며 자전거 인프라를 확장시키고 정책을 제안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는 것에 국내에서도 이러한 활동이 좀 더 활발해 졌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발표였다. 연사들의 발표 이후에는 참석한 기자 및 업계 관계자들의 토론이 진행되었다. 
 

  

 

역시나 대세는 전기자전거. 사이클로크로스의 인기도 실감해

 

이번전시에서도 거의 모든 완성차 브랜드는 전기자전거를 선보였다. 하지만 작년까지는 전기자전거의 형태는 시티바이크가 주력이었던것에 반해, 올해 전시에서는 전기 로드바이크, 전기 MTB등 세분화된 형태의 전기자전거를 다수 선보였다. 전기자전거의 핵심인 모터 역시 다양한 제품들을 확인 가능했다. 보쉬를 중심으로 중국의 바팡등이 득세했던 것과 달리 이번 전시에서는 자전거산업의 거인 시마노가 새로운 대세 모터로 떠올랐으며 야마하, 브로제 모터 등도 대거 선보였다.

 

 세계적으로 사이클로크로스의 인기가 높아진 것 역시 알 수 있었다. 사이클로크로스용 가변형 시트포스트와 포크에 적용되는 댐핑 시스템등 기존 사이클링 시장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던 새로운 부품들이 사이클로크로스의 세계에서는 파츠로 인정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는지, 여러 업체에서 잇따라 선보였다.
 

또 몇 년동안 시장을 달구고 있는 이슈는 역시 디스크브레이크가 적용된 로드바이크다. 작년 실제 대회에서의 테스트 도중 사고로 이어져 잠시 중단된 바 있지만, 오래지나지 않아 다시 테스트가 재개되면서 이 역시 거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임을 입증했다. 로드바이크를 선보이는 브랜드들은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제품을 거의 필수적으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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