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 능력의 극치는 순발력, 나를 한계로 몰아붙여라

사이클링 훈련의 기초 2탄
사이클링 능력의 극치는 순발력, 나를 한계로 몰아붙여라

 

사이클링 훈련의 3가지 기본능력 지구력과 근력, 스피드는 어떻게 키우고, 또 서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으며 응용되는 훈련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기본이 되는 지구력에는 심폐지구력, 근지구력, 속도지구력이 있다. 근력과 속도가 더해져서 발휘되는 것은 순발력이다. 훈련에 들어가기 전에 내게 필요한 체력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야 한다. 체력 향상은 생각처럼 그렇게 빨리 이뤄지지 않는다

 

한가위 명절을 통해 우리는 가족친지들에게 몇 가지 이야기를 들었을지도 모른다. “얼굴이 검게 그을렸다, 살이 빠졌다. 팔다리가 왜 이리 검게 탔느냐….”
우리는 지난 뜨거운 여름 많은 라이딩을 했고 각종 이벤트에 참가하면서 나름대로 마일리지를 쌓았을 것이다. 그 사이에 우리는 남들과는 다르게 피부는 검게 그을려 탠(tan) 자국이 선명할 것이다. 아울러 건강도 함께 얻었으리라 본다.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긴팔이나 팔토시, 또는 바람막이를 챙겨 입어야 할 정도로 날씨가 확연히 달라졌다. 연중 라이딩하기에 가장 좋은 기간은 9~10월이 아닐까 생각한다. 봄부터 많은 마일리지를 통해 체력을 길러왔고 이제는 더 멀리 더 높은 곳을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체력도, 풍경도, 날씨도 가장 좋을 때
단풍을 구경하고 멋진 가을풍경을 담기 위해 많은 클럽과 동호인들은 경치 좋은 곳을 찾아다닐 것이다. 하지만 매년 자신은 늘 그대로라고 느낀다면 아마 겨울기간에 자전거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꾸준하게 운동이 이어져야 하는데 우리의 기후 특성상 겨울(약 4개월)에 거의 야외라이딩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봄이 되어서야 다시 먼지 앉은 자전거를 정비하고 올라타다 보니 늘 ‘제로세팅’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롤러방’이라는 이름으로 인도어트레이닝을 하는 곳이 많이 늘어나 겨울에도 체력을 유지하는 라이더가 많아졌다.
이번 겨울부터라도 롤러방에 등록하고 최소 주당 3회 이상 운동을 통해 지금까지 쌓아온 체력이 제로세팅되지 않도록 해보자.
기초부터 쌓아가면 언젠가는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믿으며 이에 걸맞는 명언을 소개한다.

Allow yourself to be a beginner. No one starts off being excellent
기꺼이 초보자가 되어보라. 아무도 처음부터 뛰어나지 않다
- 웬디 플린 

이번에는 지난호에서 다룬 사이클링 훈련의 기초단계 2탄으로 계속 이어가 보겠다. 지난호에서 사이클링 훈련에 가장 기본이 되는 3가지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 3가지에 추가로 응용되는 능력범위를 알아본다.

 

심폐지구력과 근지구력
가장 기본이 되는 지구력에는 심폐지구력과 근지구력이 있다. 심폐지구력은 장시간 지속가능한 운동능력으로 산소를 섭취하고 섭취된 산소가 혈액을 통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는 피로를 줄이고 장시간 높은 강도의 심장활동이 가능하게 한다. 즉, 순환기계통이 원활하게 되고 이는 운동의 강도보다는 운동시간과 빈도에 의해 좌우된다.
근지구력은 앞서 설명한 심폐지구력을 통해 원활히 공급된 산소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 근육의 반복이나 지속에 의한 횟수, 거리, 지속시간 등에 의해 평가된다. 실질적으로 해당 종목을 잘 하기 위해서는 근지구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가 ‘자전거를 오랫동안 잘 탄다’라고 하는 것이 바로 지구력이며 이 지구력에는 심폐지구력과 근지구력이 기본이 된다.

속도지구력 
그 다음으로 지구력을 바탕으로 한 속도지구력이 있다. 아주 쉬운 예로 가벼운 기어로 빠른 페달링을 하는 것이 속도라고 한다면 이를 오랜 시간 해내는 것이 속도지구력이라고 이해하면 빠를 것이다. 이 속도지구력은 무산소 전단계의 수준을 말한다. 지난호에서 유산소와 무산소의 차이점을 설명했듯이 지구력이 유산소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순발력 
마지막으로 근력과 속도가 함께 해서 순발력(Power)이 발생하게 된다. 이것도 쉬운 예를 들면 상당히 무거운 기어로 페달링(근력)을 할 때 이 회전수가 빠르다면(속도) 바로 순발력이 되는 것이다. 즉, 순발력은 아래와 같은 공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 순발력이 필요한 상황은 로드레이스에서 아주 짧은 시간 순간적인 어택, 브레이크어웨이, 마지막 피니시 순간에 볼 수 있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하게 된다. 이 순발력은 오래 지속하지는 못하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역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 때문에 열광하게 되는데 선수들의 최대 파워를 볼 수 있다. 트랙(벨로드롬) 경기에서는 매순간 반복적으로 일어나 관중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수준 높은 순발력은 앞서 설명한 것들이 모두 완성되었을 때 발휘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한번하고 지쳐서 회복이 힘든 상황이 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일 것이다. 다른 누군가가 빠르게 치고 갈 때 따라잡아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이내 나가떨어지고는 회복 불가능에 빠져 일명 ‘퍼지는’ 모습이다.

 

그림을 통해 지금까지 설명한 발전단계를 도식화 해보았다. 삼각형의 각 꼭지점은 지난호에서 설명한 것이고, 이제는 각 꼭지점별로 서로 연계된 연속성을 합쳐놓은 것이다.
즉, 각각의 꼭지점을 발전시키고 그 후에 단계적으로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구조가 된다. 근지구력을 높이고 싶다면 먼전 심폐지구력과 근력을 갖춰야 하고, 속도지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심폐지구력과 근지구력, 속도를 키워야 한다. 순발력을 키우고 싶다면 근력과 속도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속도지구력을 먼저 키우는 것이 효과적
그렇다면 각각의 능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은 어떤 방식이 있는지 간단하게 살펴보겠다. 앞으로 전개될 훈련 관련 내용에서 보다 상세히 다루겠지만 이번호에서는 개념적인 수준에서 설명한다.
심폐지구력과 근지구력은 같은 선상에서 다루는데 심폐능력이 충분해야 근지구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실질적인 훈련에서는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속도지구력을 먼저 키우는 것이 용이하다. 속도지구력은 일명 드릴(Drill)이라고도 하며 가벼운 기어로 높은 페달회전수(케이던스 Cadence)로 장시간 주행을 하면서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심폐지구력이 같이 좋아지게 된다.
같은 거리라도 다음 훈련에서는 기어를 한 단 더 무겁게 사용해서 반복 훈련을 하게 되면 근지구력까지 키울 수 있다.
스피드능력은 내리막, 등바람 조건에서 가벼운 기어로 높은 페달회전수를 통해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는 실내에서 평롤러를 통해서 훈련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도로는 코스변화가 심해 꾸준한 훈련이 어려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템포라이딩 
템포라이딩(Tempo Riding)은 아주 좋은 훈련 방법 중 하나다. 무겁지 않은 기어비로 높은 페달링회전수(라이딩중 90rpm 이상)로 휴식시간을 최소화 하고 장시간 라이딩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심폐지구력과 근지구력, 스피드지구력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근지구력은 언덕 훈련 반복이 가장 효과적
근지구력을 키우는 훈련은 별도로 필요한 경우가 많다. 앞서 설명한 템포라이딩에서도 근지구력을 얻을 수 있지만 그 효과가 아주 크지는 않기 때문에 별도의 훈련을 해야 하는데 라이딩 코스라면 언덕구간을 넣으면 된다. 반복된 언덕 훈련이 가장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무릎에 통증이 없는 상태에서 실시해야 하며 통증이 발생하면 가급적 훈련을 중지하거나 평지 훈련으로 대체해야 한다. 몸의 이상신호는 무시할 것이 아니다. 참고 넘어가도 될 것이 있지만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고질병을 얻어 라이딩 자체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언덕에서의 적정 기어비 
언덕을 오르는 훈련은 사용되는 장비마다 기어비가 다르기 때문에 ‘딱 이거다’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오르막 경사도에 따라 기어비를 바꾸기 때문에 더욱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산악자전거는 로드바이크에 비해 기어비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이라 더 높은 회전수를 낼 수 있고, 로드바이크는 상대적으로 더 낮은 페달링 회전수를 보인다. 물론 이제는 보편화된 콤팩트와 미들 사이즈 크랭크와 스프라켓의 대형화로 예전보다 더 가벼운 기어비를 얻을 수 있게 되어 나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근육과 심폐능력의 발달 정도에 따라 가벼운 기어비로도 어렵게 오르는 사람이 있는 반면 더 무거운 기어로도 꾹꾹 밟으며 오르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기어비로 매우 빠른 페달링회전수로 언덕을 아주 빠르게 넘는 이들도 있다. 따라서 개인의 경험과 노력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기어비와 페달링회전수를 찾아야 한다.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무거운 기어비로 라이딩하는 것이 보편화되었지만 각종 측정장비가 발달하면서 가벼운 기어와 회전수가 오히려 높은 능력치를 보여주고 부상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연구가 하나씩 발표되었다. 체인링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순발력 훈련 
순발력은 종합적인 최종단계로 사이클링 능력의 최대치를 보여준다.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훈련방법으로는 내리막(전방이 탁 트이고 장애물이 없는 곳)이나 등바람에서 무거운 기어로 최대치로 자신을 밀어붙여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밀고 가는 것이다. 그래프로 상상했을 때 최대치를 찍고 서서히 내려가는 수준이라면 순발력 훈련이 아니다. 파워(순발력)를 요구하는 훈련은 최대치 수준을 얼마나 오래 끌고 갈 수 있느냐에 달려있고 이는 지난호  기사에서 설명한 무산소 훈련에 해당된다.
최종적으로는 오르막에서도 엄청난 파워를 낼 것이고 이는 반복되는 능력까지 보여주게 된다. 이 수준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이 수반될지는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을 정도라고 보면 된다. 이 훈련은 극한으로 자신을 몰아가는 과정이므로 부상에 대한 방어가 필수다. 안전한 장소에서 컨디션(체력저하, 피로감, 통증 등이 없는 아주 좋은 상태)이 좋은 환경에서 해야 하는 훈련이다.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갈 것은 자신이 어느 수준까지 필요한지를 알아야 한다. 랜도너와 같은 장거리 투어가 목적이라면 순발력 훈련을 할 이유가 없다. 그 앞 단계의 훈련을 통해 수준을 높여주기만 하면 된다.

체력 향상에 왕도는 없다 
여기까지 사이클링 훈련의 기초를 모두 정리해보았다. 다음에는 훈련 이론을 살펴보겠다. 이 이론을 이해해야 그 이후에 있을 본격적인 전문훈련을 소화해 낼 수 있다.
이쯤 되면 뭔가 깨닫고 곧 무언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성급함은 화를 불러 올 수 있다. 필자도 과거 해외서적을 처음 보면서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당장 자전거를 타고 나가 폭발적인 훈련을 하면서 만족해하다가 각종 부상에 지금도 시달리고 있다. 이것이 바로 오버트레이닝(과훈련)이다. 인간의 체력 향상은 우리의 기대보다 빠르지 않다.
엘리트 선수들이 중학교 때 기본기 훈련을 하고 고등학교 때는 높은 체력을 키우며, 성인이 되어서는 완숙한 노련미를 보이는 것처럼 우리의 체력은 많은 시간 조금씩 조금씩 공들여 키워지는 것이다. 왕도가 없다는 뜻이다. 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차근차근 계단 오르듯 오르는 정도(正道)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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