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호 와일드 그래블 폰도’ 참가기

국내최초의 그래블바이크 대회,  ‘충주호 와일드 그래블 폰도’ 참가기
물에 빠져도 즐겁다!  이 특별한 그래블 라이딩의 매력

전세계적으로 그래블 바이크 붐이 불고 있다. 실제로 많은 브랜드에서 그래블바이크를 앞 다퉈 내놓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며, 국내에서도 점점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흐름을 증명이라도 하듯, 국내에서도 그래블바이크 대회가 개최되었다.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열린 그래블 대회를 함께 살펴보자

 

대회는 비경쟁으로 진행되었으며, 마치는 시간을 정해두지 않았고 완주 후 별다른 기념품이나 시상 없이 마무리되어 비경쟁 친목도모 느낌의 자율주행 행사로 이루어졌다. 덕분에 라이딩 내내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으며 화목을 다지는 분위기였다. 누가 빨리 코스를 완주하느냐 보다는, 이 코스를 모두 완주해 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아래 대회 요강에 맞게 지원을 받았으며 참가비는 무료로 진행되었다. 198명이 참가 신청을 했고 당일 실제 참가자는 108명이었다. 이번 ‘와일드 그래블 폰도’는 ‘설악 그란폰도’를 주최한 측과 자이언트가 함께 진행했다.

 

 

이날 대회 코스는 거리 62.2km, 획득고도 1268m였으며 총 6군데의 크고 작은 오프로드 구간이 포함되었다. 코스 출발지는 충주호를 옆에 끼고 도는 호반길과 마을을 가로지르는 마을 도로, 산악을 가로지르는 산길 세 개의 코스로 조합되었다.
익숙한 대회 분위기랄까, 대회장에서 아는 사람들을 한두명씩 마주치게 된다.
대회가 시작되기 앞서 각자 개인 정비 및 준비로 분주하다
다른 대회들과는 달리 시합전의 묘한 긴장감 보단 들뜨고 즐거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비경쟁 및 비계측 비시상 행사라서 이런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는 듯 했다.
배번을 핸들바 앞에 부착한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자전거들이 많이 보였다. 그래블바이크가 국내에서 비인기 종목이라는 생각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이번 대회는 드롭바가 달린 자전거에 타이어가 28c만 넘으면 참가가 가능해서 로드바이크도 몇몇 보였다.
전체적으로 즐겁고 들뜬 분위기가 가득했다.
이번 대회는 비계측에 시상을 하지 않는 자유 라이딩이므로, 코스를 약간 이탈하더라도 제한을 받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덕분에 여러명이 모여서 함께 달리는데 목적을 둔 클럽 라이딩의 분위기가 연출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마을을 지나가는 충주호 둘레길 도로를 어느 정도 벗어나자 중앙선이 사라지는 포장 숲길이 나오기 시작했다. 코스가 정말 아름답고 좋다.
일반적인 라이딩 흐름대로 가더라도 포장도로에서는 역시 로드바이크가 선두권에 자리했다.
그래블바이크의 자유로운 분위기는 복장에서 드러나기도 한다. 간편한 평상복 차림으로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자전거가 바로 그래블바이크이기 때문에 평상복 차림으로 나온 사람들도 꽤 많았다.
호수 둘레길의 경사도가 꽤 심한 편이라서 끌바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다른 대회들과는 다르게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웃음과 즐거움이 여기저기서 끊이지 않고 퍼져나갔다. 좋은 경치 속에서 경쟁이라는 부담을 내려놓고 다 함께 즐기는 라이딩 시간이었다.
첫 국내 공식 대회인 만큼 다양한 그래블 바이크들을 볼 수 있었는데, 캐논데일, 스페셜라이즈드, 포커스, 자이언트, 스캇, 메리다, 오픈, 인디펜던트, 린스키, 후지 등등 정말 다양한 자전거들이 함께 달리는 시간이었다.
본격적인 비포장구간이 시작되면서 펑크가 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는 모든 장비 고장에 대해서 스스로가 수리하고 달려야하는 룰이 적용 되었는데, 펑크나 기재 고장에 대해 모두들 침착하게 스스로 정비를 하며 라이딩을 이어갔다.
첫 번째 비포장 구간이 끝나고 첫 보급소가 나왔다. 보급이 꽤 훌륭한 편이라서 많은 라이더들이 라이딩에 여유를 가지고 쉬어가며 이야기를 나누고 훌륭한 경치를 구경하곤 했다.
충주호 둘레길은 길의 미학을 아는 사람이 만든 것이 분명하다. 도로의 굴곡이나 경치가 너무 조화롭고 아름답다.
또다시 오프로드가 시작되는데, 처음 나왔던 비포장 구간과는 차이가 많이 나는 본격적인 오프로드다.
로드바이크를 타고 온 라이더들은 이곳에서 꽤나 애를 먹는 듯 했다.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 중에 씨름도로 라는 고각의 업힐이 나오는데, 오프로드를 지나오며 입었던 다리의 데미지가 이곳에서 다시 한 번 반복되었다.
이제 세 번째 오프로드로 들어가게 되는데, 본격적인 숲속의 싱글 길이다.
기존에 그래블바이크를 즐겨오던 사람들도 개울이나 얕은 강을 지나는 경험은 흔하지 않기 때문에, 개울을 건너다 넘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는데, 이때마다 좋은 추억 하나 얻어간다는 느낌의 표정이 가득했다.
멀리서 자전거를 타고 숲을 헤쳐나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자전거를 타고 개울물을 건너거나, 끌고 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꽤 쏠쏠했다.
숲을 빠져나오면 곧바로 높은 언덕이 나오게 되는데, 이곳을 지나서 다음 오프로드를 향해 온로드 코스를 15km 남짓 타게 된다. 그래블바이크는 자세와 성향의 특성상 온/오프로드를 함께 라이딩하기에 최적인데, 이런 특성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코스를 잘 구성했다.
마지막 10km 정도의 숲속 오프로드를 통과하여 결승점에 도달하게 되는데,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서 터널을 이루고 있는 숲길은 정말 아름답고 매력적이었다.
마지막 오프로드를 통과하고 나서 곧바로 짧은 포장도로를 건너 결승점에 도달하게 된다. 출발선으로 돌아오는 순환코스인 만큼 복귀하자마자 함께 라이딩 했던 소그룹들끼리 간소하게 기념촬영을 하고 라이딩을 마무리했다.

 

다만, 즐겁고 행복했던 라이딩에 비해 마무리가 아쉬웠다는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론 라이딩 후에 완주 메달이나, 완주 기념품, 혹은 도시락이라도 나눠준다면 행사가 더 빛이 나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조금이나마 더 길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앞으로도 국내에서 더 많은 행사가 열리길 바라며, 행사를 주최하고 진행한 많은 진행요원들과 참가한 모든 분들이 어우러지는 좋은 시간이었기에 감사의 마음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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