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처럼 아름답고 휴양하기 좋은, 중국 제일 청정도시

중국 산동성 옌타이 & 웨이하이
그림처럼 아름답고 휴양하기 좋은, 중국 제일 청정도시
산동성에서 닭이 울면 인천에서 들린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로 산동성은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중국땅이다. 거대한 반도를 이룬 산동성의 동쪽 끝에 옌타이와 웨이하이 두 항구도시가 있다. 국내에서 페리편도 많은데, 자전거를 분해하지 않고 적재할 수 있고 항공편은 불가능한 전기자전거도 편안하게 실을 수 있어 좋다. 옌타이와 웨이하이는 중국에서 가장 깨끗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정평이 나 있고 해안 경관도 매우 아름답다. 진시황, 도교 유적 등 역사적 유래도 깊어 뭔가 경이롭고 특별한 느낌을 준다

 

산동반도 동쪽 끝에 자리한 성산두풍경구의 염복도 정상 풍경. 황금빛 태양신 동상과 천운궁, 기운전, 행운전 등의 거대 조형물이 밀집해 있다

 

2019년 하반기 8월과 10월, 두 차례 중국 산둥성(山東省) 라이딩을 다녀왔다. 한번은 평택항에서 위해(웨이하이) 항으로, 두 번째는 인천항에서 연태(옌타이) 항으로 페리를 이용한 자전거 투어였다. 
항공편에 비해 페리를 이용하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접안하는 항구마다 총 13~17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지만 굳이 자전거를 분해, 포장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다. 요즘은 e바이크가 대세여서 자전거 특성상 항공편 이용은 불가하지만, 선박으로는 부담 없이 갈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페리를 이용한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나그네의 몫이다. 

배를 이용한 자전거 여행의 매력 
항공과 배의 장단점은 극명하다. 항공이 승객을 좌석에 묶어놓고 극진한 서비스로 대접하고, 가급적 빠른 시간에 목적지까지 이동시켜주지만, 선박은 승객을 풀어 놓아 방목(?)하며 가급적 시간 개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또한 잠 자는 사이에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배 안에서의 긴 시간이 결코 지겹거나 비효율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선사는 모두 14곳으로 요녕성(단동·대련·영구), 하북성(진황도·천진), 산동성(연태·위해·영성·석도·청도·일조), 강소성(연운) 등 3개의 성(省)과 12곳의 도시를 연결한다. 
산둥성 해양 도시인 연태와 위해는 전체가 끝없이 펼쳐진 수백리의 해상공원으로 둘러싸여 있어 중국인도 매력에 취해 매년 수백만 명씩 찾는 관광명소다. ‘산동성의 닭 울음소리가 한국까지 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연태와 위해가 속한 산동성과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다. 항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 400km 전후이고, 백령도에서는 직선거리로 약 180km 밖에 되지 않는다.  

많은 곳보다는 알차고 여유롭게 보는 일정 짜야   
최근에 페리를 이용한 중국 자전거투어가 활기를 띠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곳이 단동을 경유한 백두산투어를 들 수 있는데, 계절과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5~9월 사이만 가능하다. 그 외 한국과 가장 가까운 산동성 해양도시인 연태와 위해, 석도를 주로 선호하는 편이다.  
연태와 위해를 운항하는 페리는 주 3회 운항하며, 요일에 따라 보통 4박5일과 5박6일 일정이다. 선박에서의 2박은 기본으로 현지에서 3~4일 라이딩 할 수 있는 일정으로 계획을 세심하게 짜야 한다. 
필요에 따라 차량으로 점프를 할 수 있고, 목적지에 따라 숙박지를 한 곳에 머물 것인지, 옮길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짧은 일정에 많은 곳을 둘러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제대로 알차게 돌아보기를 권장한다.     
해양도시 연태와 위해는 많은 명승고적이 산재해 있지만, 주로 해안선이 발달해서 해안선을 따라 라이딩을 즐기기 좋다. 연태는 금사탄해변(金沙滩海滨)에서 양마도(养马岛) 구간, 위해는 국제해수욕장에서 성산두(成山头)로 이어지는 구간이 라이딩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위 구간은 여러번 다룬 적이 있어서 최근에 다녀온 곳만 대략 소개를 한다. 

1코스 
위해항 ~ 성산두(편도 약 57km)
위해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여 성산두까지 왕복 라이딩도 가능하지만, 조금 더 천천히 힐링 라이딩을 즐기고 싶다면 차량으로 성산두까지 점프하여 역으로 라이딩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우측통행이 기본이므로 반시계 방향으로 라이딩을 해야 바다와 해변을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산동성 성산두는 중국의 가장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 ‘중국의 희망봉’이라 할 수 있으며, 이곳이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곳이다. 이곳에는 ‘성산두국가풍경구’와 ‘복여동해풍경구’, ‘신조산야생동물원’이 있는데, 입장료가 꽤나 비싸지만 한번 들릴만한 곳이다. 참고로 중국의 국가급 풍경구는 관광지 입장료가 혀를 내 두를 정도로 비싼 편이다. 
성산두는 중국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아 재위기간 동안 두 번 다녀갔다고 전해진다. 이곳은 바다 위로 기암괴석이 가파르게 펼쳐져 있는 해안 절경으로 주변에는 다양한 모습의 진시황과 관련된 조형물과 유적이 많다. 특히 진시황이 신하들을 거느리고 오륜마를 타고 가는 모습의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복여동해(福如東海)는 궁궐을 연상케 하는 대형 건물과 해안절벽에 태양신을 상징하는 동상이 서 있고, 사당에는 여러 황제들과 신들을 모셔 놓아 도교적 색채가 강하게 풍긴다. 
중국 3대 야생동물원의 하나인 신조산(神雕山) 야생동물원에 들어서면 거대한 산을 직각으로 깎아 다양한 동물들을 부조형식으로 만든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동물원은 맹수 구역, 원숭이 구역, 맹금류 구역, 아프리카 동물 구역, 해양동물 구역 등으로 나뉘는데, 특히 닭이나 오리 등을 사서 산채로 맹수들에게 던져주는 끔찍한 광경을 볼 수 있다. 
야생동물원이 위치한 서하구촌(西霞口村)을 지나면서 나샹하이(那香海) 해변으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해안도로를 달리게 된다. 아름다운 바다와 해변을 끼고 달리는 해안도로에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풍력발전기가 펼쳐져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놀라운 광경을 연출한다. 삼면이 바다인 위해는 바람이 많은 도시라 해안에는 유난히 풍력발전기가 많다. 
이국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나샹하이 해변은 근래에 개발되어 여름철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예전엔 그저 볼품없는 해변이었지만 신도시가 건설되면서 새 단장을 하게 되었는데, 중국에서도 보기 드물게 바닷물이 맑고 깨끗하여 새로운 명소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2코스 
위해항 ~ 국제해수욕장 (편도 약 40km)
위해국제여객터미널을 출발하여 도심공원인 해상공원, 열해공원, 행복공원과 철인3종경기 코스가 열리는 해안코스를 잇는 구간이다. 
위해국제여객터미널을 빠져 나오면서 해변산책로가 시작된다. 긴 해변을 따라 위해시정부 방향으로 해상공원, 열해공원, 위해공원, 문화광장 그리고 행복공원으로 이어진다. 위해시의 핵심이 되는 해변공원은 약 10km로 중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해변공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중심부 해변공원에는 위해시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조형물이 즐비하다. 공원을 달리다 보면 거대한 조형물에 페달링을 멈추게 되는데, 고대 그리스의 ‘신전’을 닮은 조형물, 아름다운 ‘등대’, ‘위해의 창’이라 불리는 거대한 액자, 높이 45m의 ‘행복문’이 대표적이다. 
특히 ‘행복문’은 현대화된 위해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유리로 마감되어 있어, 밤이 되면 형형색색 다양한 불빛으로 주위를 환하게 밝히는 야경의 명소이기도 하다. 
위해시 북쪽 해안도로는 매년 철인3종경기가 개최되는 코스로 기암이 즐비한 아름다운 해안절경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구간으로 금빛 모래해변으로 잘 알려진 국제해수욕장까지 이어진다. 

 

 

 

3코스 
연태항 ~ 양마도 (편도 약 45km)
옌타이국제여객터미널을 출발하여 월량만(연태포대), 피셔맨즈워프, 마상재골프장을 경유하여 진시황이 말을 키우게 했다는 양마도를 한바퀴 돌아오는 코스다. 이 코스 또한 왕복도 가능하지만, 양마도에서 시작하여 역으로 라이딩하는 것이 좋다. 
중국 역사서 <사기(史記)>에 따르면 통일 중국의 첫 황제인 진시황이 산동성에 두 번 방문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양마도(养马岛)는 한자 그대로 말을 기르는 섬이다. 중국의 넓고 많은 땅 중에서 왜 하필 연태의 작은 섬인 양마도에서 말을 키웠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기원전 219년, 진시황이 동쪽 연안을 순찰하다가 푸른 산봉우리와 초목이 파릇파릇한 섬에서 준마 한무리가 즐겁게 노니는 모습을 보고 말을 기르기 좋은 섬이라 여겨 이곳에 말을 기르도록 했다고 한다. 이것이 양마도라는 이름이 붙여진 유래라고 한다.
길이 1.7km의 양마대교를 건너면 천마광장이다. 광장 중앙에는 천마를 상징하는 말 조형탑이 높게 세워져 있고, 그 옆에는 진시황의 동상이 있다. 
양마도를 한 바퀴 돌아오는 일주코스는 약 16km로 그리 길지 않지만 섬 곳곳에 진시황과 관련된 조형물이 해안에 많이 조성되어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룰루랄라~ 라이딩 하면서 여유를 즐기기를 추천한다. 
양마도를 나와 연태항으로 가는 길은 대부분이 해안코스로 함상전시관과 해상으로 뻗은 잔교, 고풍스러운 유럽식 건물의 테마파크인 ‘피셔맨즈워프’, 그리고 월량만의 ‘연태포대’와 ‘월량노인 조형물’을 볼 수 있다. 
중국 속 작은 유럽, 피셔맨즈워프(Fisherman's Wharf)는 옌타이의 대표적인 테마파크다. 피셔맨즈워프는 ‘어부들의 부두’라는 뜻으로 로스앤젤레스와 마카오에도 있는 해안 관광명소로, 전세계 유명 건축물을 축소 재현해 놓은 테마파크다. 유럽풍의 건물이 줄지어 있고 해양수족관과 어린이 놀이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마치 동화 속에 온 듯 아기자기한 느낌이 든다.
월량만(月亮湾) 해양공원은 달 모양의 ‘월하노인상’이 유명한데 연인들의 영원한 사랑을 이루어지게 해준다고 하여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바로 옆 작은 언덕 위에 자리한 동포대공원은 청나라 말기 포대를 설치한 곳으로 실내에는 전시관이 있고 야외 언덕 위에는 다양한 대포들이 전시되어 있다. 

 

 

4코스
연태항 ~ 금사탄해변 (편도 약 22km)
금사탄해변은 개발구 북쪽 발해만을 낀 해안으로 산동성에서도 최고 수준의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관광지다. 바닷물이 맑고 깨끗하고 오염이 없는 해변으로 유명하다. 특히 모래가 부드러우며, 햇빛에 반사되면 황금빛을 띠기 때문에 ‘금사탄’이라 불린다. 
연태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꼭 가봐야 할 해변을 꼽으라면 자로 금사탄이다. 장대한 규모의 금빛 모래가 아름다운 백사장뿐만 아니라 해변광장마다 다양하고 특색있는 조형물들이 즐비해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해변 초입에 진시황과 관련된 동순궁(東巡宮)을 시작으로 하늘에서 낙하하는 고래, 해변 모래에 반쯤 잠긴 수염고래를 비롯한 현대적 감각의 기하학적 조형물을 여럿 볼 수 있다.   
해변의 끝자락에 위치한 천마잔교(天马栈桥)도 명소다. 총길이 700m, 해상길이 400m에 달하는 천마잔교는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는 동선이 독특하여 마치 높은음자리표를 형상화한 듯한 모습이다. 사랑을 테마로 한 관광용 잔교라고 하는데, 밤이 되면 멋진 일몰과 화려한 조명을 감상할 수 있다. 시시각각 조명 색깔이 변화기 때문에 다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의 항구도시 
산동반도 최동단의 항구도시인 연태와 위해는 중국인들에게도 해양관광도시로 유명하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산동성의 항구도시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중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이며 살기 좋은 도시로도 유명하다. 
중국의 여러 지역을 가봤지만 연태와 위해가 제일 좋은 것 같다. 이곳을 여행하다 보면 바닷가를 쉽게 찾아간다. 두 도시의 해변은 경치가 매우 아름답기도 하지만, 무언가 경이롭고, 특별함도 가득 하다. 

 

저작권자 © 자전거생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