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바이크에 시즌오프는 없다

e바이크에 시즌오프는 없다
겨울에도 즐기는 라이딩 비결

e바이크는 시즌오프 없이 겨울에도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땀이 덜 나서 체온저하를 막아주고, 눈길은 스로틀 주행으로 돌파가 가능하다. 다만 따뜻하고 효율적인 겨울 라이딩을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손가락이 시린 것이 큰 문제인데 이는 배터리를 이용한 발열장갑으로 극복하면 된다. 발가락과 몸의 방한은 핫팩이 가장 값싸고 효과적이다. 추우면 성능이 떨어지는 배터리의 보온도 핫팩 만한 것이 없다

눈 내린 날 자전거도로를 전세 내고 달리는 e바이크 출근길

 

 

계속 달릴 것인가? 춥다고 멈출 것인가?
해마다 겨울만 되면 추위와 미끄러운 노면 때문에 자전거 못 타서 우울한 라이더들이 주위에 많다. 지금까지 자전거는 겨울에는 시즌오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e바이크의 등장으로 시즌오프 기간이 짧아졌거나 아예 시즌오프를 하지 않고 영하의 날씨에도 라이딩을 즐기는 라이더가 늘었다. 
영하의 날씨는 라이딩을 포기하고 시즌오프 하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 영하의 날씨에 라이딩 한번 해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겨울 라이딩에서 가장 힘든 것은 방한강갑을 껴도 느껴지는, 손가락 끝이 떨어져 나가는 고통이다. -10℃의 날씨에 비교적 속도가 빠른 e바이크로 30분만 열심히 달리고 나면 찬바람을 맞은 손가락에 감각이 없어진다.

 

 

손가락 보온이 겨울 라이딩의 관건 
사람의 신체 중에 특히 심장에서 가장 멀리 있고 공기와 접촉 면적이 넓은 손가락과 발가락 끝은 겨울 야외활동 시 어쩔 수 없이 고통을 동반한다. 스키 장갑을 끼고 스키장에서도 시리지 않던 손가락이 자전거만 타면 손끝이 바늘로 콕콕 찌르는 고통을 동반한다. 핸들 그립 위에 같은 자세로 강한 바람에 노출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나마 간단한 해결책은 틈틈이 편의점에 들러 뜨거운 캔 커피를 사서 열심히 만지며 손을 녹이는 방법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손가락 끝을 따듯하게 유지해줄 난방장치가 필요하다.

 

일회용 핫팩
지난겨울, 여러 가지 실험을 해봤는데 최고의 가성비는 일회용 핫팩이었다. 몇 백 원 투자해서 몇 시간을 따듯하게 유지할 수 있어 최고의 배터리 보온재로 채택했다. 발바닥과 발등, 배터리까지 핫팩으로 해결이 되지만 라이딩 중에 계속 조작을 해야 하는 손가락에는 핫팩을 사용하기가 애매하다.
영하의 날씨에도 라이딩을 하려면 리튬배터리를 이용한 발열장갑이 최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발열장갑은 전기를 이용한 약 10W급 발열체가 달려있어 한 손에 100g 정도의 배터리를 장착해서 5W급으로 약하게 사용해도 최대 4시간 정도가 한계라 종일 라이딩하려면 배터리 2세트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아직은 배터리 무게와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장갑, 깔창, 조끼, 목도리 등 다양한 발열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은 반드시 PL보험 적용이 되는지 알아보고 구매해야 한다.
매일 출퇴근용으로 e바이크를 탄다면 방한토시나 바람막이를 그립에 부착하는 것이 비용대비 효율성 면에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이 방법은 ‘폼생폼사’ 라이더에게는 거부감이 강하고 실제로 손가락으로 조작하는 스위치가 많은 e바이크에서는 핸들토시로 인해 스로틀레버가 리턴이 안 되는 오작동이나 스위치 고장의 원인인 경우가 많았다. 제품의 선택부터 자전거와 잘 맞는지 잘 살펴야 하고, 체결할 때는 조작 스위치와 간섭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발가락이 시려요~ 
심장에서 가장 멀리 있는 곳이 발끝과 손끝이어서 추위를 가장 많이 타는 부위다. 특히 발은 배터리와 발열체를 이용한 제품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것보다는 비용과 효율성이 뛰어난 일회용 핫팩이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본 결과 최선의 선택이었다. 겨울에 핫팩을 한 박스 사서 본인은 물론 지인들에게 따뜻함을 나눠주는 산타크로스가 될 수 있다. 
작년에 발가락 보온장치를 개발하던 전문가도 거의 완성단계에서 핫팩의 우수한 효율성 때문에 포기했다. 비용대비 효율과 간편한 사용법, 발열시간을 따져보면 복잡한 전기장치보다는 발바닥과 발등에 붙이는, 100원도 안 하는 핫팩의 압승이었다. 

박대리님이 추워요~ 배터리의 방한
겨울을 한번 지내본 e바이크 라이더라면 자신의 몸보다 박대리님(배터리의 애칭)의 건강을 더 걱정하게 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겨울철에는 심하면 용량이 반 토막 나고 출력도 많이 줄어든다. 일반적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충전온도는 0-45℃, 사용온도는 –10~50℃ 내외이다.
많은 e라이더들이 –10℃까지 내려가는 겨울철에 주행거리가 반 토막 나서 당황스런 일을 당하거나 배터리가 고장 난 것으로 오인하게 된다. 겨울철 배터리 고장 의심에 따른 수많은 AS 건은 다분히 예견된 것이다. 이유는 배터리 데이터 시트에 나와 있는, 온도에 따른 방전특성곡선이 보여주는 용량저하 현상으로,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의 한계이기도 하다.
같은 리튬배터리를 사용하는 스마트폰도 –10℃에서는 사용시간이 절반으로 떨어진다. 그런데  리튬이온 배터리의 온도를 유지시켜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간단한 예로 전기자동차는 배터리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동력용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배터리를 보온하기 위해 사용되는 에너지가 낮은 온도로 인해 손실되는 에너지보다 적기 때문이다.
배터리 온도를 유지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연구되고 있지만, e바이크에 사용되는 소형배터리의 온도 유지는 일회용 핫팩이 가장 현실적이다. 일단 배터리를 가방에 넣거나 커버를 씌우고 그 속에 온도 유지를 위한 발열체를 넣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다. 별도 발열장치를 만들고 발열장치를 구동할 배터리를 장착하는 등 어렵게 만들어서 얻는 효과와 100원짜리 핫팩 몇 개를 붙인 결과는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핫팩의 효과가 더 확실하고 간편하며 저렴하다.

몸이 추워요~
손발의 추위를 해결했다면 신체에서 추위를 많이 타는 또 다른 부위는 혈관이 많이 노출된 목이다. 목 부분의 보온을 잘해야 추위를 적게 느낀다. 재킷은 바람이 통하지 않는 가죽이나 방풍이 잘되는 옷 속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발열제품을 착용하면 한결 따뜻하게 라이딩할 수 있다. 
e바이크는 모터 힘을 사용해서 겨울철에도 땀나지 않게 라이딩이 가능하다. 영하의 날씨라도 강한 페달링으로 인해 흘린 땀은 결과적으로 체온을 낮추게 되어 라이딩을 지속할 수 없게 만든다. 따라서 땀나지 않게 살랑살랑 돌리는 ‘e바이크 페달링’이 필요하다. 

눈길에서의 e바이크 라이딩
스로틀이 달린 e바이크는 미끄러짐이 심한 눈길에서도 안장을 낮추고 페달을 밟지 않고도 다리를 벌서 위험지역을 벗어날 수 있어 오히려 일반 자전거보다 더 안전하다. 눈 온 다음 날 e바이크 라이딩은 어린 시절의 향수에 젖게 하고 새로운 라이딩의 즐거움도 선사할 것이다. 물론 미끄러운 눈길, 빙판길에서는 급브레이크와 급핸들 조작을 말고 속도를 줄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안전운행 방법이다.
눈 내린 날 자전거길을 전세 내고 달려보면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그립력이 좋은 MTB 타이어는 눈길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라이딩이 가능하다. 단, 라이딩 후 더러워진 자전거를 청소할 각오는 해야 한다. 눈이 녹아 다시 얼어서 빙판이 되면 라이딩을 하지 않는 것이 몸과 정신 건강에 좋다. 무조건 달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때로는 멈출 때를 알아야 한다.

예기치 못한 펑크야 어쩔 수 없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되기도

 

시즌오프 자전거와 배터리 보관
겨울철 시즌오프 자전거와 배터리는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 초보 e라이더들이 가장 걱정하고 궁금해 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인구의 상당수가 아파트 생활을 하고 있다. 고가의 자전거는 대부분 실내 베란다나 현관에 보관한다. 자주 탈 때는 현관이 좋지만 시즌오프 할 때는 대개 자전거는 베란다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e바이크는 베란다에 보관해도 되지만 생명체 같은 배터리는 분리해서 20℃ 내외의 실온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e바이크 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완충 상태에서 위험도가 높지만 완전히 방전되면 고철에 불과하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압을 낮출수록 안전해진다. 특히 비행기나 배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운송할 때는 셀당 3.5V 약 30% 정도 충전해서 비교적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자제품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코드를 뽑듯이 리튬이온 배터리도 완전히 방전시켜서 보관하면 사고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는 방전종지전압 이하(일반적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셀당 2.5V 내외)로 떨어지면 폐기해야 한다. e바이크 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팩 전체에 방전종지전압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보호회로가 전원을 차단해줘 바닥까지 사용해도 바로 충전시켜주면 성능에는 문제가 없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살아 있는 생명체라고 봐야 한다. 애완동물이 귀찮아서 밥을 주지 않으면 조용히 생을 마감하듯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바닥까지 사용한 후 충전하지 않고 장기보관하면 봄이 와서 시즌오픈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는 사용 온도에 따라서 성능의 편차가 심해진다. 배터리를 애완동물 다루듯이 하라는 이유는 애완동물의 특성과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애완동물처럼 밥을 너무 먹이면 비만해지듯 리튬이온 배터리도 과충전하면 배가 불러지기도 하고 너무 굶기면 아예 죽어 버리기도 한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보관조건은 사람이 살기에 적당한 조건과 같다. 20℃ 정도의 실온과 50% 정도 충전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사람과 배터리에도 좋은 조건이 아니다. 바로 라이딩할 경우라면 만충해서 타는 것이 좋지만 배터리를 장기간 보관할 때는 용량의 50% 이하로 충전해서 두는 것이 좋다. 이 경우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기준전압을 유지하고 있는지 체크하고 떨어진 전압만큼 충전해서 보관해야 한다. 독립된 셀이 아니라 팩으로 병렬과 직렬 연결된 배터리는 회로와 연결되어 충·방전 제어를 담당하는 BMS의 고장이나 기본전류를 많이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반드시 한 달에 한 번은 전압 체크를 해야 한다.
그런데 모든 e라이더가 일일이 전압을 체크하면서 까다롭게 관리하기는 어렵다. 요즘 나오는 e바이크 배터리라면 풀충전해서 시즌오프 기간 보관해도 성능 저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추위에도 무장을 잘하면 e바이크 임도 라이딩은 어렵지 않다
겨울에는 e바이크로 자전거도로와 임도를 전세 낼 수 있다
겨울 한강 자전거길에서 손이 시린 라이더. 위험하기 짝이 없다

 

e바이크의 시즌오픈 준비
겨우내 세워둔 자전거는 시즌오픈 할 때 미리 체크하고 준비해야 한다. 일반 자전거보다는 e바이크의 시즌오픈이 빠른 편이다. 오래 사용하지 않아서 굳어진 구동계에 기름을 치고 브레이크 등 기본정비를 해야 하지만, 먼저 배터리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건강한 배터리라면 완충 시 충전기 전압과 큰 차이가 없어야 한다. 완충 전압을 체크하고 하루 정도 지나서 전압 하락폭이 0.2V 내외면 배터리의 건강 상태가 좋은 것으로 볼 수 있다.
e바이크 배터리는 잘 사용하면 5년 이상도 쓰지만, 소용량 배터리를 과부하로 혹사하면 1년 이내라도 급격한 성능 저하가 일어나기도 한다. 배터리의 수명은 사용방법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라 딱 꼬집어서 몇 년이라고 말하기보다는 용량이 줄어들어 용량과 무게대비성능(주행거리, 파워)이 떨어지면 폐기하고 새로 장만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3번째 겨울이 지나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주행거리 때문에 배터리 교체를 고민하게 된다.

시즌오프 없이 타보자~  
춥다고 시즌오프 할 것인지, 계속 달릴 것인지는 마음먹기에 달렸지만, e바이크는 환경적인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시즌오프를 늦추거나 아예 시즌오프 없이 라이딩을 즐기는 라이더들이 많다. 텅 빈 자전거도로는 물론 임도와 산악싱글까지 여유로운 라이딩을 더 많이 즐길 수 있는 e바이크의 계절이 겨울이다. 일반 자전거가 피하는 악조건이 e라이더에게는 자전거도로를 전세 낼 좋은 기회가 된다. 요즘은 라이딩의 가장 큰 방해요소였던 혹한의 날씨는 장비와 의지로 극복할 수 있지만, 숨 막히는 미세먼지 경보가 더 무서운 시대가 되었다.
날씨와 미세먼지 등 환경적인 제약을 덜 받는 e바이크를 타는 라이더는 미세먼지와 탄소 배출을 줄이는, 진정 실천하는 환경운동가이다. 그 대열 속에 이미 동참하고 있거나 한 발을 담글 준비를 하는 라이더가 이 글을 읽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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