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게만 나오는 클릿슈즈 늘리는 꿀팁

클릿슈즈는 왜 좁게만 나오는거야?

프로 발볼러는 주목!

제골기로 클릿슈즈를 늘려보자

클릿슈즈, 그중에서도 특히 로드바이크용 슈즈를 신고 라이딩을 하다보면 발이 아프거나 피가 통하지 않아 저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은 생각보다 굉장히 흔한 편이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클릿슈즈도 타다보면 늘어난다는 생각으로 고통을 감내하며 꾸역꾸역 라이딩을 이어가는데, 이는 발 건강에도, 즐거운 자전거생활에도 좋지 않음은 자명하다.

많고많은 클릿슈즈~

또 다른 문제는 아무리 매장에서 신어보고 구매해도 시착했을 때는 편안하기만 하던 것이 막상 안장위에서 두어 시간만 지나면 온 발을 옥죄는 흡사 전족의 고통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시착 시 편안하다고 해서 이 신발이 나에게 꼭 맞는 신발이라고 속단할 수 없다는 말이다. 물론 발볼이 넓은 이들을 위해 일부 브랜드에서는 와이드 규격을 따로 내놓고 있지만, 그런 브랜드는 10곳 중 1~2곳에도 못 미친다. 또 클릿슈즈는 기능적 역할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패션아이템으로의 역할도 하기에 디자인이 중요한 만큼 발볼만 보고서 덥썩 구매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기자 역시 발볼이 조금 있는 편이라서 그동안 신어왔던 신발 총 7켤레 중 단 한 켤레만이 편안하게 맞았다. 지금 신는 신발은 스캇의 로드 RC 얼티밋 제품으로, 위에 서술한 바와 같이 시착 시에는 매우 편안하다가 라이딩 중에 통증이 몰려온다. 그래서 다른 신발에 눈이 돌아가려던 찰나에 발견한 것이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할 팁의 주인공인 ‘제골기’다.

 

이게 바로 제골기!

왜 이런 걸 이제 알았나 모르겠다. 이미 구두를 신는 직장인이나 높은 하이힐을 신는 여성들이 많이 찾고 있다는 제골기다. 제골기는 발모양을 본뜬 모형을 신발 속에 집어넣고 모형을 좌우로 확장시켜 신발을 늘려주는 제품이다. 사실 인터넷에는 이미 제골기를 클릿슈즈에 적용한 사람도 있는데, 일부는 실패하기도 한 모양이다. 그래서 기자는 이 방법을 제대로 검증해보고자 한다. ‘신다 보면 늘어나겠지~’ 싶은 생각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늘어나기만을 수주대토 기다린다면 발이 먼저 고장 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금 신는 신발이 맞지 않아 고생중이라면 이 제골기를 사용해 보자.

 

제골기의 다이얼을 돌려 길이를 맞춘 다음 쇠막대를 돌려 제골기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우선 이 제골기가 기자의 신발에도 적용이 될까 의문이 들었다. 일반 가죽이나 인조가죽, 섬유소재라면 제골기가 늘리지 못할 일은 없겠지만, 클릿슈즈는 특이한 신소재와 카본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제골기가 제 역할을 할지 의심스러웠다. 특히 기자의 신발인 스캇 로드 RC 얼티밋은 밑창에 카본 적용된데다 발 옆을 잡아주는 부위에는 카본으로 제작된 섬유인 카비텍스 소재가 늘어져 있어 의구심이 들었다.

기자의 클릿슈즈인 스캇 로드 RC 얼티밋 모델. 좌우에 카본으로 제작된 카비텍스 섬유로 발을 잡아준다

 

다음으로는 제골기의 선택이 문제였다. 사실 제골기는 구둣방에도 몇 개씩 구비하고 있어 동네 구둣방에서도 작업을 해주긴 한다. 하지만 기자는 모든 걸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직접 구매하기로 했다. 제골기를 찾아보면 연관검색으로 ‘다이* 제골기’가 검색된다. 정말 없는 게 없는 곳이다. 하지만 근처 다이* 매장을 방문한 결과, 제골기의 단가가 상당히 올라가 당분간 취급하기 어려울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5000원에 판매중인 다이* 제골기는 포기하고 인터넷 구매로 눈을 돌렸다.

목재 제골기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경험자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제골기는 목재로 된 제품보다 플라스틱으로 된 것이 더 내구성이 강하다고 한다. 목재 제골기에 강력한 토크가 가해지면 부스러지는 경우가 발생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기자는 플라스틱 제골기를 선택했다. 제골기에도 사이즈가 있는데, 기자의 실측 발 사이즈 258㎜와 신발사이즈 41을 고려해 중간 사이즈의 것을 골랐다. 중간 사이즈로 240 사이즈를 신는 여성의 단화와 기자의 280 사이즈 운동화 모두에 맞게 길이가 조정가능한 것으로 볼 때 어지간해서는 중간 사이즈면 모두에게 알맞을 것으로 보인다.

기자의 280 운동화와 여성용 240 단화에도 잘 맞는다

도착한 제골기의 좌우에는 세 개씩 구멍이 뚫려있는데 여기에 확장볼을 끼워 넣을 수 있다. 신발이 전체적으로 불편한 게 아니라 특정부위만 불편하다면 확장볼을 사용해 원하는 부위만 더 늘릴 수 있다. 기자는 라이딩 시 항상 양발 새끼발가락 바깥쪽에 통증이 온다. 그래서 우선 해당 부위를 늘릴 목적으로 확장볼을 외측 새끼발가락 뼈 쪽으로 위치시켜 제골기를 장착했다. 비교대상이 있어야 하니 오른쪽 신발에만 시도했다. 장착하고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일주일까지도 늘리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과연…

제골기 좌우측에는 확장볼을 설치할 수 있다
동봉된 부품으로 발등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기자가 통증을 느끼는 부위를 확장볼을 이용해 늘려봤다. 우측 신발의 새끼발가락 뼈 부분이 작업부위다. 유달리 툭 튀어나온 것을 알 수 있다. 이대로 하루를 묵힌다

하루가 지난 후 제골기를 탈거했다. 일단 신어봐야 알겠지만 육안으로도 효과가 보여 어쩐지 성공했을 것만 같은 기분. 신어보니 확실히 왼쪽에 비해 발이 더욱 여유로워진 느낌이 든다.

이상하게 육안으로는 넓어진 티가 났는데 사진으로 보니 미미하다. 기분 탓인가 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다

하지만 서두에 언급했듯이 시착만 해봐선 모른다. 자전거를 타 봐야지. 그렇게 짧은 30km 라이딩까지 마쳤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작업하지 않은 왼쪽은 1시간만 넘어가도 통증이 오다가 저리기 시작했는데, 오른쪽은 주 작업부위였던 새끼발가락 통증이 거의 없었다. 라이딩이 끝날 때쯤 전체적으로 신발 압박으로 인한 저림이 오긴 했지만 이는 제골기를 통해 다시 한번 작업을 해주면 해결될 듯 싶다.

기자처럼 클릿슈즈의 무자비한 발볼에 고통을 느낀다면 이 제골기,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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