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도와 자은도 각 2곳씩, 흑산도 상라산전망대가 제1경

본지 취재팀 선정 1004섬 자전거여행길 10경 
비금도와 자은도 각 2곳씩,  흑산도 상라산전망대가 제1경
섬 천국 신안을 속속들이 볼 수 있는 1004섬 자전거여행길은 8개 코스에 총연장은 500km에 달한다. 곳곳에 절경이고 비경이지만 본지 취재팀은 코스를 중심으로 10경을 뽑아 보았다. 순서대로 순위가 높다고 보면 된다. 개인 취향에 따라 10경이 달라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수없이 1004섬 자전거길을 누빈 취재팀의 안목이므로 그냥 참고만 하면 좋겠다 

 

1경 흑산도 상라산전망대
깊고 푸른 먼 바다의 광막함을 한 눈에 
신안의 연안 섬 중에서 서쪽 끝에 자리한 비금도에서도 40km 이상 떨어진 망망대해 중에 떠 있는 흑산도는 평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산으로 꽉 차 있다. 흑산항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해안도로를 일주하면 12구비로 구불거리는 상라산 고갯길을 오르게 된다. 고개정상에는 이미자의 ‘흑산도아가씨’ 노래비가 애틋하고, 바로 옆 상라산 정상(230m)에 오르면 숨 가쁘게 구비치는 12구비길과 흑산항이 발 아래로 펼쳐진다. 서쪽으로는 산중턱에 특이한 습지를 품은 대장도 너머로 홍도가 아득하다. 이곳이 과연 서해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바다는 깊고 푸르며 섬은 아득히 수평선 위에서만 아른거린다. 우리 땅에서 평생 한번은 꼭 가보아야 할 곳 중의 하나로 흑산도와 홍도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깊고 푸른 먼 바다의 광막함을 한 눈에 
신안의 연안 섬 중에서 서쪽 끝에 자리한 비금도에서도 40km 이상 떨어진 망망대해 중에 떠 있는 흑산도는 평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산으로 꽉 차 있다. 흑산항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해안도로를 일주하면 12구비로 구불거리는 상라산 고갯길을 오르게 된다. 고개정상에는 이미자의 ‘흑산도아가씨’ 노래비가 애틋하고, 바로 옆 상라산 정상(230m)에 오르면 숨 가쁘게 구비치는 12구비길과 흑산항이 발 아래로 펼쳐진다. 서쪽으로는 산중턱에 특이한 습지를 품은 대장도 너머로 홍도가 아득하다. 이곳이 과연 서해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바다는 깊고 푸르며 섬은 아득히 수평선 위에서만 아른거린다. 우리 땅에서 평생 한번은 꼭 가보아야 할 곳 중의 하나로 흑산도와 홍도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1004섬 자전거여행길 7코스
흑산도 해안선을 따라 하는 일이 펼쳐지며 상라산전망대가 가장 난코스이면서 최고의 절경이다.   


2경 비금도 하트해변 
해안선 따라 춤추는 몽환의 길목   
신안의 섬 중에 가장 아름답고 매력적인 곳으로 비금도를 첫손에 꼽는 사람들이 많다. 천사대교 완공으로 접근도 쉬워져 그만큼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그래도 하트해변(하누넘해수욕장)을 돌아나가는 하얀 실선의 상하좌우 울렁임은 누구라도 현실의 몽환경으로 도취된다. 산은 높지 않고 해변은 크지 않으나 파도가 깎아낸 하트(♡) 해안 뒤에는 온갖 바위를 훈장처럼 주렁주렁 매단 선왕산이 오똑 솟아 경관의 입체감을 더해준다. 해안을 돌아나가는 길은 시멘트로 포장된 농로 수준이지만 길 외에는 인공물이 보이지 않는 절정의 적막감으로 현실세계의 한 끝단에 온 느낌을 준다. 시간이 된다면 뒤편 선왕산에 올라 이 놀라운 환상경을 한층 시원한 화각으로 감상할 수도 있다. 경관은 지극히 아름답고 한적하지만 길의 오르내림이 심해 힘든 라이딩을 각오해야 한다.     

1004섬 자전거여행길 6코스 
비금도와 도초도를 한데 묶어 장장 77km에 달하는 자전거길이 바다와 산, 들판을 수놓는다. 해안임도와 해변이 중첩되는 하트해변이 그 절정을 이룬다.  

 

3경 자은도 풍력발전소
무인지경 외딴 해변의 거대 풍경
천사대교 개통으로 사실상 육지가 된 자은·암태·팔금·안좌·자라도 중에서 경관의 다채로움은 단연 최북단의 자은도다. 주변 섬 중에서 가장 높은 두봉산(364m)이 왕관처럼 우뚝하고 수많은 해변과 풍요로운 들판, 아름다운 산들이 조화를 이룬다. 북쪽의 송곳산~외기해변 일원에 들어선 풍력발전소는 전국의 풍력발전소 중에서도 특별한 존재다. 20기의 발전 기 중 9기는 산에, 11기는 해변에 도열해 있어 산과 바다를 아우르고 주변에 민가가 없어 아득히 먼 격오지의 느낌을 준다. 높이가 100m에 달하는 거대 발전기 20기가 늘어선 길이만 장장 5.6km에 달해 규모감도 엄청나다. 산능선을 따라 우뚝 선 대형 바람개비는 어딘가 목가적이라면,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해변의 바람개비는 지구 차원의 경관처럼 느껴진다. 1004섬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둔장해변을 거쳐 힘겨운 업힐을 해야 하지만 산만큼 높고 백사장 폭만큼 넓은 바람개비들의 향연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1004섬 자전거여행길 4코스
4코스는 자은도와 암태도 두 섬에 98km의 코스가 나 있어 전체 코스 중 가장 길다. 
자은도 한곳만 제대로 보려면 꼬박 하루를 잡아야 하고 풍력발전소 업힐이 가장 난코스다. 

 

4경 암태도 박달산 천사대교전망대
인공물도 이리 아름다울 수 있구나 
뱃길로 20분이 걸리던 바다 위로 장대한 다리가 생겨났다. 이미 육지가 된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는 길이 7.26km로 국내 4위다. 말이 4위이지 광안대교(7.42km), 서해대교(7.31km)와 맞먹어서 가장 긴 인천대교(18.38km)에 이은 2위권이다. 게다가 현수교와 사장교를 조합하고 하늘을 찌르는 5개의 백색 교각이 줄지어 선 사이로 노면의 기복이 몇 번의 만곡을 그려 웅장하면서도 특별한 미감을 준다. 이런 천사대교의 면모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암태도 박달산(197m) 동쪽에 있는 천사대교전망대다. 1004섬 자전거길 제4코스가 지나는 길목으로 해발 50m 남짓한 전망대 위에 서면 오도항에서 송공항에 이르는 천사대교의 전모가 한눈에 들어온다. 암태도를 비롯해 자은·암태·팔금·안좌·자라도가 하나로 연결되면서 이들 섬과 육지 사이에는 광대한 내해가 생겨났는데 천사대교가 들어서면서 이 내해는 거의 지중해처럼 포위되었다. 섬이 뭍이 되고, 외해가 지중해가 되는 대역사의 현장을 지켜본다. 

1004섬 자전거여행길 4코스 
4코스는 자은도와 암태도 두 섬에 98km의 코스가 나 있다. 암태도는 박달산 임도가 단연 백미다. 

 

5경 임자도 대광해변
두바퀴를 반겨주는 단단하고 기나긴 백사장
임자도는 신안군 북서단에 자리하며 면적은 39.2㎢. 깨가 많이 나서 임자(荏子, 깨) 섬으로 불리지만 요즘은 대파가 특산물이다. 길이 7.5km로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장대한 대광해변은 섬의 북서면을 거의 차지할 정도의 긴 여백으로 대양에서 밀려드는 파도와 바람에 맞서고 있다. 북서향을 하고 있는 해변은 거의 일직선으로 뻗어나고 맞은편에는 작은 암초를 이룬 고깔섬 외에는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그대로 직진하면 중국의 산동반도 즈음이 나올 것이다. 신안의 모든 백사장이 그렇지만 대광해변이 특히 라이딩 하기에 좋은 것은 단단한 백사장은 물론 밀물이 들어도 방풍림 솔밭 옆으로 별도의 해안길이 나 있기 때문이다. 해변의 남서쪽 끝단에만 약간의 시설이 들어서 있을 뿐 나머지 구간은 텅텅 빈 무인지경이다. 임자대교가 아직 개통 전이라(20년 9월 예정) ‘진짜’ 섬의 공허는 원시적인 적막감마저 준다. 대광해변 라이딩이 원초적 방랑벽을 채워주는 것도 그 때문이다. 

1004섬 자전거여행길 3코스
진리선착장을 출발해 시계방향으로 대광해변을 돌아오는 48km의 코스가 나 있다. 
대규모 서울염전, 새우젓 산지인 전장포, 검무산과 대둔산 임도 그리고 광활환 대파밭을 달린다. 

 

6경 증도 소금밭낙조전망대
거대한 소금밭에 낙조가 어리는 기경 
증도 중심부의 평지를 모조리 차지하고 있는 태평염전(1공구)은 폭 1km, 길이 2.5km의 직사각형 형태로 질펀하게 펼쳐져 있다. 태평염전의 전체 면적은 462만㎡(약 140만평)로 단일 염전으로는 국내최대다. 연간 1만6000톤의 천일염을 생산하는데, 이는 국내 전체 생산량의 6%에 달한다. 6·25 직후에 개척된 역사성을 인정받아 2007년 등록문화재 제360호로 지정된 문화재이기도 하다. 소금밭은 67개로 나뉘어 있으며, 여기에 딸린 67동의 소금창고가 장대한 도열을 이룬다. 태평염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소금밭전망대는 소금박물관 뒤편 야산에 있다. 10분 정도 걸어 오르면 태평염전을 향해 탁 트인 전망대가 나온다. 해발 50m 정도의 낮은 높이지만 남북으로 구분된 태평염전의 거대한 사각형 무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국내 어디서도 달리 볼 수 없는 풍경이니 비현실감을 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얕은 염전에 노을빛이라도 어리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기경을 이룬다.

1004섬 자전거여행길 2코스 
서쪽은 장대한 우전해변, 중부는 들판과 염전으로 구성되어 다양한 경관을 볼 수 있다.  

 

7경 자은도 둔장해변
대양을 향한 무한의 상상력으로 
자은도 북단의 깊숙한 만에 자리한 둔장해변은 자은도의 숱한 해변 중 가장 크고 아름답다. 활처험 휘어진 백사장은 2.5km나 뻗어나고 해변에는 운치 있는 솔밭이 경관의 깊이를 더해준다. 외진 위치 때문에 조용하고 은둔적이던 둔장해변이 괄목상대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동단의 해변에서 맞은편 할미섬까지 길이 1004m에 달하는 목교인 ‘무한의 다리’가 들어선 것이다. 무한의 다리가 놓인 해변에는 ‘윈드비치’라는, 글로벌 지명까지 붙었다. 할미도는 바로 옆의 고도, 구리도와 함께 암초 형태의 바위섬으로 썰물 때는 갯벌로 백사장과 연결된다. 무한의 다리 바로 동쪽에는 신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임도 중의 하나로 꼽히는 한운리 임도가 있다. 임도 위에서 바라보는 둔장해변은 장관이다. 무한의 다리는 물론 백사장 저편 송곳산 자락에 도열한 풍력발전기까지 대자연과 인공물이 어울려 특별한 경관을 보여준다. 풍력발전기와 목교는 자연친화적인 인공물임을 실감한다.

1004섬 자전거여행길 4코스
자은도와 암태도를 합쳐 98km의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절정의 경관은 한운리임도~둔장해변~풍력발전소 구간이다.

 

8경 비금도 명사십리
태초의 고요 간직한 광활·장대 해변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새의 형태를 한 비금도에서 날개 윗부분을 온통 차지하고 있는 것이 명사십리 해변이다. 사실상 백사장이 연결된 원평해변과 합치면 길이 3.7km, 최대폭 300m의 광대한 규모다. 입지와 분위기가 임자도 대광해변과 흡사하다. 위성사진을 보면 두 장대해변이 대해에서 밀려드는 파도와 바람을 가장 먼저 받으면서 안쪽의 섬들과 본토를 보호하는, 일종의 방파제 겸 방풍벽의 역할을 한다. 해변을 따라 방풍 기능의 솔밭도 길게 형성되어 실제로도 두 해변이 없다면 연안의 섬들에 더 많은 파도와 바람이 넘어들 것이다. 비금도의 명성이 대단하긴 해도 천사대교를 건넌 다음 암태도 남강항에서 40분 이상 배를 타야 하는 진짜 섬이어서 접근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태고의 정적을 경험하고 싶다면, 오직 자연만이 일으키는 파도와 바람소리만을 듣고 싶다면, 그 모두를 오감으로 체감하며 해변을 달리고 싶다면 명사십리로 가야한다. 

1004섬 자전거여행길 6코스 
비금도와 연결된 도초도까지 총 77km의 코스가 나 있다. 가산선착장에서 라이딩을 시작할 경우 성치산 임도를 돌고 나서 명사십리를 만나게 된다. 

 

9경 팔금도 채일봉전망대 
1004 섬 중 절반은 보이는 듯
팔금도(八禽島)는 주변 섬들보다 훨씬 작지만 농경지가 특히 많다. 한때는 여러 개의 섬으로 나뉘어 있던 것을 제방을 쌓고 간척을 해서 하나의 섬으로 연결해 논이 많아졌다. 주민들의 생계도 어업은 소수이고 농업이 대부분이다. ‘팔금’이라는 이름도 금당산(130m)을 중심으로 사방에 8개의 섬이 새처럼 모여 있다고 해서 붙여졌다. 남서쪽의 채일봉전망대는 연안의 섬들이 오밀조밀 모인 중간쯤에 자리해서 다도해의 절정을 이루는 1004 섬의 상당수를 볼 수 있다. 전망대가 자리한 채일봉은 해발 159m의 낮은 산이지만 대양의 선단마냥 크고 작은 섬들이 포진한 다도해의 진면목을 발 아래로 볼 수 있다. 남쪽으로 안좌도 사이에 좁게 형성된 수로는 목포에서 비금도, 흑산도, 홍도를 오가는 여객선의 항로여서 풍경의 화룡점정으로 기나긴 파문을 이끌고 가는 배를 어렵지 않게 화각에 넣을 수 있다. 전망대 중턱까지 임도가 나 있으나 정상까지는 10여분 산길을 걸어 올라야 한다.   

1004섬 자전거여행길 5코스
안좌도와 팔금도에 걸쳐 70km의 자전거길이 나 있다. 팔금도는 채일봉 전망대 아래를 돌아나가는 임도에서 섬 서단에 있는 서근등대를 오가는 구간이 특히 좋다. 

 

10경 안좌도 박지~반월 천사의 다
주민의 일상과 갯벌의 속살 엿보기
안좌도는 원래는 분리되어 있던 안창도와 기좌도가 간척공사로 하나의 섬이 되면서 두 섬의 앞 자를 따서 안좌도가 되었다. 안좌면소재지는 주변 섬 중에서 가장 번화(?)하다. 각종 가게들이 즐비하고 고등학교까지 있다. 들판이 넓어 주민들 대부분은 농업에 종사한다. 서쪽은 대규모 염전지대여서 염전이나 김 양식도 성행한다. 최고의 볼거리는 남쪽의 두리마을에서 반월도~박지도를 연결하는 ‘천사의 다리.’ 예쁜 나무데크 다리가 갯벌에 낮게 붙어 1462m나 이어진다. 원래는 관광용이 아니라 반월도와 박지도 주민들의 생활편의를 위해 설치했으나 장대한 길이와 갯벌 위를 지나는 특별함, 섬 주민들의 일상을 가까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명소로 떠올랐다. 다리를 건너가 박지도와 반월도를 일주하며 섬 주민의 일상을 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 

1004섬 자전거여행길 5코스 
안좌도와 팔금도를 더해 70km의 코스가 나 있다. 안좌도는 주민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섬으로 천사의 다리가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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