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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배 타지 않아도 갈 수 있는 섬, 옹진군 영흥도이윤기의 탐사투어

수도권 근교의 비경
배 타지 않아도 갈 수 있는 섬, 옹진군 영흥도

섬으로만 이뤄진 옹진군의 수많은 섬 중에서 영흥도는 다리가 연결되어 배를 타지 않고도 갈 수 있는 곳이다. 섬으로 진입하는 길목에 자리한 선재도에는 간만에 따라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측도와 목섬이 있다. 영흥도 라이딩은 진두선착장에서 출발해 십리포·장경리·용담리 3개의 해수욕장을 위주로 국사봉, 양로봉 임도 라이딩도 겸할 수 있다. 가깝고 쉽게 갈 수 있으면서도 볼거리가 많고 경관이 아름다운 섬이다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3월 중순, 모처럼 친구들과 옹진군 영흥도를 다녀왔다. 대중교통편이 불편해서 각자 차량으로 영흥도 진두선착장에 모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참으로 답답한 세상이 되었다. 외출도 자유롭지 못하고 집안에만 갇혀 살아야 하는 감옥생활의 연속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 된 이 시점에 사람들이 모이는 공공시설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건 조심스럽다. 어쨌든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즐겁게 바다여행을 한다는 설렘으로 마음은 행복하다. 
영흥도 방문은 15년만이다. 2005년 삼일절 기념으로 동호인 20명이 오이도역에서 출발해 왕복 100km를 달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당시 국사봉 정상에서 태극기를 펼쳐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호기를 부렸지만 춥고 배고파서 무작정 달리기만 했던 고통스러웠던 추억이다.      

바다가 갈라지는 곳 
인천 옹진군은 전남 신안군과 마찬가지로 유일하게 섬으로만 구성된 지자체다. 옹진의 모든 섬들이 하나같이 아름답고 수려한데,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대청도·소청도와 연평도 같은 먼 바다의 섬이 있는가 하면, 중간쯤인 영종도 인근에는 장봉도와 ‘삼형제 섬’으로 불리는 신도·시도·모도가 있다. 가장 남쪽에 덕적도를 중심으로 한 덕적군도와 자월도, 영흥도 등이 분포한다.  
영흥도는 옹진의 섬 중에서 백령도 다음으로 큰 섬으로 다리가 연결되어 배를 타지 않아도 갈 수 있다. 2000년 선재대교와 2001년 영흥대교가 개통되어 차로 이동이 가능하다.  
영흥도는 수도권에서 한두 시간이면 닿는 섬으로, 행정구역상 안산시에 속한 대부도를 통해서 가는 길이 유일하다. 인천·안산·시흥·화성과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대부도와 선재도를 잇는 선재대교와 선재도와 영흥도를 잇는 영흥대교를 건너면 여러 볼거리와 이야기를 품은 섬에 도착한다. 
한반도를 감싼 삼면의 바다 중에서 서해는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만조와 간조시의 풍경이 전혀 다르다. 영흥면에 속한 선재도는 물때에 따라 바다가 갈라져 부속 섬인 측도와 목섬이 연결된다. 
특히, 간조시 ‘신비의 바닷길’로 불리는 목섬으로 가는 1km의 모래길이 유명한데, 바닷물이 손에 닿을 듯 찰랑거리고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 CNN이 선정한 ‘대한민국의 가장 아름다운 섬 33’ 중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바다 갈라짐은 서해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연 현상이다.  

진두선착장에서 라이딩 시작 
영흥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에 속한 섬으로 면소재지가 위치한다. 해안선 길이 42.2km, 섬 중앙에 최고봉인 국사봉(156m)이 있다.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24km 떨어져 있으며, 동쪽 1km 거리에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선재도가 있다.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는 인천항에서 뱃길로 1시간이나 떨어진 외롭고 먼 섬이었다. 그러나 영흥대교 개통과 함께 많은 개발이 이루어져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는 펜션과 캠핑장이 수두룩하다. 
대부도를 지나 선재도에서 영흥대교를 건너면 영흥도 진두선착장이다. 이곳은 섬의 활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선착장과 마을이 밀집된, 영흥도의 최대 번화가다. 선착장에는 넓은 주차장과 수협직판장이 있어 싱싱한 회와 해산물을 맛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라이딩 시작과 마무리는 이곳 진두선착장에서 하면 된다. 영흥도에는 십리포·장경리·용담리 등 3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섬 전체가 도로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전체적으로 반시계방향으로 라이딩을 하면 된다. 
진두선착장 입구에서 우측의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달리면 십리포해변으로 가는 길이다. 파도가 치지 않는 잔잔하고 조용한 해안길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인적조차 없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아닌가 싶다. 평화로운 바닷가에 외롭게 떠 있는 조그만 길마섬이 애처롭게 바라보인다. 
모래밭슈퍼에서 도로를 벗어나 우측으로 진입하면 산속으로 임도가 개설되어 있다. 십리포해변으로 우회하여 가는 비포장 산길이지만, 여유롭게 숲의 향기를 느끼면서 한적함을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서울 근교에서 이런 해변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니! 맞은편으로 무의도와 영종도 인천공항이 보이는 십리포해변

 

소사나무 울창한 십리포해변  
이윽고 도착한 십리포해변. 입구에는 ‘십리포숲마루길’이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해변의 길이는 1km가 채 되지 않지만 인천광역시가 보호수로 지정한 ‘소사나무 군락지’가 있다. 일반적인 해송과는 다른 독특한 볼거리다. 해풍을 막기 위해 150년 전에 조성한 인공조림이다. 한여름 뙤약볕을 막아줄 만큼 울창하지만 울타리를 쳐서 들어갈 수는 없다. 대신 숲 가장자리 그늘에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물이 빠지면 해변 앞바다는 갯벌체험장이 되어 주말에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해변에는 여러가지 장승조형물과 운동기구, 주차장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한쪽에는 ‘인천상륙작전전초기지’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십리포 해수욕장은 6·25 때 인천상륙작전의 전초기지였다고 한다. 
십리포해변 끝자락에는 해안산책길과 전망대가 있다. 고운 입자의 모래가 펼쳐진 해변과 맑고 깨끗한 바다 너머로 무의도와 영종도가 보인다. 
십리포해변에서 진여부리로 향하는 임도는 계속된다. 진여부리 해안 안쪽은 사유지로 한창 개발 중이라 접근을 막고 있어 씨스테이 글램핑이라는 캠핑장으로 우회해야 한다. 

낙조명소 장경리해변 
진여부리 해안에서 나오면 임도가 끝나고, 장경리해변으로 가는 도로가 나온다. 도로 맞은편에 바로 국사봉 정상으로 가는 임도가 시작된다. 꼬불꼬불하지만 완만한 임도를 따라가면 임도 삼거리에 아담한 통일사와 정상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정상으로 향하는 임도가 끝나면, 자전거를 메고 200m 가량 걸어서 올라야 한다. 숨이 차다 싶을 때쯤 정상 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데크 주변은 굴참나무들이 사방으로 뻗어있어 그리 좋은 전망을 볼 수 없어 아쉽다. 
통일사를 경유해 임도를 따라 내려오면 장경리해변으로 가는 길이다. 이곳 역시 울창한 송림과 고운 모래사장이 유명하다. 영흥도에서 제일 큰 장경리해변은 야영장과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휴가철이면 사람들로 붐빈다. 오토캠핑과 갯벌체험도 가능하다. 
수령 100년이 넘는 노송들이 서로 어깨를 포갠 채 길게 늘어서 있으며, 그 앞으로는 천혜의 갯벌이 펼쳐져 있어 썰물 때를 이용해 동죽, 바지락, 모시조개 같은 각종 조개류를 캐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특히 서해 낙조가 유명한데, 수평선으로 황금빛 낙조가 깔리면 그 모습 또한 장관일 것이다. 

시화호를 가르는 거대 송전탑의 시원 
친구들과 유유자적 모드의 라이딩을 즐기다 보니, 짧은 코스임에도 어느덧 시간이 많이 흘러 있다. 영흥도에 오면 남동공단 영흥화력발전소가 있는 양로봉 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양로봉에 오르면 영흥화력발전소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지만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 본다. 
영흥도 서쪽에는 한국남동공단 영흥화력발전소가 있다. 경인지역의 전력공급을 목적으로 1999년 착공되었는데 발전소 건설은 영흥대교가 놓이는 계기가 되었다. 수도권 전력 수요의 약 23%를 공급한다고 하니, 국가전력 안보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시화호를 가보면 호수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송전탑을 볼 수 있는데 영흥도에서 발전된 전기가 선재도와 시화호를 거쳐 안산과 시흥으로 이어지는 통로다. 
영흥화력발전소로 진입하는 삼거리에서 남쪽으로 가면 영흥도 최남단에 위치한 수산자원연구소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 양식장 방조제 길을 따라 가면 용담리해변을 만난다. 이 해변은 지도상에서 검색하면 ‘노가리해변’으로 표시되어 있다. 안내판을 보니 해수욕과 캠핑이 금지된 곳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캠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변 앞으로 송전탑이 지나고 있어서 그런지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듯하다. 

 

인천상륙작전의 거점 
해안도로를 따라 영흥면사무소를 지나면 인근 바닷가에 퇴역함 ‘참수리 263호정’이 전시되어 있다. 안내판엔 한때 바다를 누비던 멋진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는데, 함수엔 20㎜ 발칸포와 함미엔 40㎜ 함포가 그대로 남아 있다. 
참수리 전투함 맞은편 산쪽으로 계단을 올라가면 ‘해군영흥도전적비’가 나온다. 영흥도 앞의 바닷길은 삼남지방에서 세곡을 실어 나르는 항로로 오래전부터 중요시되었다. 6·25 때는 인천상륙작전의 거점이 된 곳으로 인천상륙을 위하여 국군은 북한군에게 점령당한 영흥도를 손에 넣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이때 희생된 이들을 위한 전적비가 이곳에 세워져 있다. 

쉽게 가는 섬 여행  
섬 여행은 누구나 꿈꾸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막상 나가려면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하다. 옹진군의 섬은 대부분 인천의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한다. 날씨에 민감하고 배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기에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그러나 영흥면의 선재도와 영흥도, 측도는 옹진군에서 유일하게 육지와 연결된 섬이다. 시화방조제가 끝나는 지점인 안산시 대부도에서 다리를 건너면 선재도이고, 또 하나를 지나면 영흥도다. 배를 타지 않아도 쉽게 갈 수 있는 편안한 나들이 섬이 영흥도다. 
해변의 굴곡이 아름답고 곳곳에서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며, 아름다운 해변과 여유로운 임도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영흥도가 두바퀴를 향해 손짓 한다. 

 


이윤기 이사  buleeb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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