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 경기력에 직결된다

Fitting Academy
트라이애슬론 경기력에 직결된다 
엉덩이각도와 크랭크암 길이 이해하기

엉덩이각도는 페달이 가장 높은 위치에 있을 때 엉덩이를 꼭지점으로 허벅지와 상체가 이루는 각도를 말한다. 이 각도는 호흡과 공기저항, 페달링 등에 연관되어 장거리를 달리는 경우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크랭크암의 길이도 매우 중요한데, 엉덩이각도와 관련이 깊다. 적절한 엉덩이각도와 해결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글·사진 강승규(전 계명대 교수, 리툴 공인 피터) http://kts.pe.kr 또는 bikefit.co.kr


엉덩이각도(Hip Angle Closed)란 페달이 최상위에 올랐을 때 엉덩이를 중심으로 허벅지와 상체가 이루는 각도를 말한다. 트라이애슬론 바이크에서 이 각도는 45도에서 55도 사이가 되어야 하는데, 45도 보다 작으면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으나 호흡이 곤란하고 몸통과 어깨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장시간 그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반대로 55도보다 크면 호흡하기도 좋고 몸통과 어깨에 무리도 덜 가지만 공기저항을 많이 받게 되어 스피드가 떨어지게 된다.
상체각도가 상대적으로 큰 로드바이크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상체를 낮춰야 하는 트라이애슬론 바이크는 엉덩이각도가 아주 중요하다.
트라이애슬론계의 유명 프로선수들이나 엘리트 선수들이 바이크를 타는 자세를 보면 공기저항을 가급적 적게 받으려고 상체가 노면과 거의 수평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페달이 최상위에 이르면 상체와 이루는 각도가 아주 작아진다. 이들 선수들은 그 자세로 상당히 오랜 기간 훈련을 해왔고, 이 자세를 지탱할 수 있는 몸통근육이 발달된 상태여서 장시간 라이딩에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훈련이 제대로 안된 일반 선수들은 그런 자세로 몇 분도 버티기 힘들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피팅의 첫 번째 목적은 ‘편안함’이다. 편안한 자세로 장시간의 라이딩이 가능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엉덩이각도가 최소한 45도 이상은 유지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55도 이상 크게 한다면 편안할지는 몰라도 공기저항이 커져서 트라이애슬론 바이크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게 된다.


스티어러 튜브에 스페이서를 추가하는 방법
 
에어로 패드 밑의 받침대에 스페이서를 삽입하는 방법
 
프로선수의 라이딩 자세
 


엉덩이각도를 어떻게 하면 크게 할 수 있을까?
엉덩이각도가 45도보다 작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체각도를 크게 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핸들바 전체를 올리는 방안이 있는데, 스티어러 튜브에 스페이서를 삽입하는 방안과 장착된 스템이 (-) 방향이라면 (+) 방향으로 뒤집어 설치하는 방안 또는 각도가 더 큰 스템으로 교체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핸들바 자체는 그 높이를 유지한 채 에어로패드만 높이는 방안도 있다. 패드 밑의 받침대에 스페이서를 삽입하는 방안이다. 세 번째는 크랭크 암의 길이를 짧은 것으로 교체한다면 각도를 더 크게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안장을 앞쪽으로 이동시키면 각도를 더 크게 할 수 있다.

자신에 맞는 크랭크암의 길이는?
크랭크암의 길이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안장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서 크랭크의 길이가 길다면 엉덩이와 무릎에 무리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크랭크의 길이는 신장만 고려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다리의 길이를 고려해야 한다.
하체길이(inseam)를 신장으로 나누는 하체길이 비율을 고려하는 것이 실질적이다. 외국 자료에 의하면 그 비율은 남성의 경우 46.47%, 여성은 47% 정도가 된다. 다음은 신장에 대한 크랭크 암의 길이에 대해 몇몇 연구소에서 제시한 것을 비교한 것이다. 예를 들어, 바이크다이내믹스(BikeDynamics) 서는 하체길이(인심)와 큰돌기(GT : Greater Trochanter)까지의 높이를 고려해  음과 같이 크랭크 길이를 제시하고 있다. 

 신장과 크랭크암의 길이에 대한 연구소들의 제안을 그래프로 나타내봤다
 


또는, 그래프에는 9.7%라고 표시되었지만 9.5% 방법도 제시되고 있는데 (신장) × 9.5%를 적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장이 170cm인 선수는 170 × 0.095 = 161.5㎜가 되는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신장보다는 하체길이(inseam)를 적용하는 것이 더 확실하고, 인심을 적용할 경우 다음 공식이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인심이 80cm인 선수라면 (80) × 1.25 + 65 = 165mm가 된다. 하체비율이 서양인보다 더 낮은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사용 중인 크랭크 암이 너무 긴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크랭크 암이 짧은 것을 사용하면 어떤 장점이?
크랭크 암의 길이를 점검해보자. 크랭크 암 길이가 짧은 것으로 교체한다면 짧은 만큼 안장을 올려야 한다. 왜냐면 안장의 높이는 페달이 최하위에 있을 때 허벅지와 종아리의 각도로 결정되어야 하기에 짧아진 만큼 안장을 올려야 그 각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크랭크 길이가 170㎜인 것을 사용하다가 160㎜로 교체했다면 10㎜의 차이가 있게 되므로 안장을 10㎜ 올려야 무릎각도가 이전과 동일하게 된다. 이와 같이 크랭크 암 길이가 짧은 것으로 교체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크랭크 암의 길이가 짧아진 만큼 안장을 올려야 하기에 상체각도가 작아져 공기저항이 감소된다. 무릎각도가 커져서 페달에 더 큰 힘을 가할 수 있게 되며 엉덩이각도가 커져서 호흡이 원활해진다. 그로 인해 심박수도 낮아진다는 것은 여러 선수들의 실험을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더불어 크랭크 회전수가 증가해 다리 근육에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에 달리기가 더 편해진다.
  그렇다면, 짧은 크랭크를 사용했을 때 단점은 없을까? 크랭크가 짧으면 토크값은 줄어든다. 다음 공식을 고려해보자.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최대/최소 토크는 크랭크가 길 때 더 크지만 오히려 그로 인한 손실도 크다는 것이다. 더불어 크랭크 길이가 짧아지면 그만큼 분당회전수가 늘어 오히려 파워는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르막에서의 토크가 걱정된다면 체인링을 스탠다드(53/39t)에서 컴팩트(50/34t)로 교체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사례 연구

엉덩이 각도가 작았던 필자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9년 이상 타던 트라이바이크를 미국 대회에 참가했다가 분실하는 사고가 있었다. 하는 수 없이 급하게 바이크를 다시 구입하게 되었는데, 여러 바이크 중에서 선택할 처지가 아니었다. 급하게 구한 바이크는 핸들바가 일체형으로 스템의 길이나 높이를 조절할 수 없는 모델이었다.
  필자의 엉덩이각도를 측정해보니 40도에 불과했다. 상체각도 역시 20도로 유연성이 아주 좋은 엘리트 선수들이나 취할 수 있는 자세였다. 즉, 일단 상체각도부터 더 크게 해야 하는데, 핸들바가 일체형이라 스템에는 손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결국 에어로패드를 올려야 해서 패드 밑에 있는 스페이서와 그에 맞는 긴 나사를 어렵게 구해서 기존 높이보다 2cm 가량 올렸다. 그런 후 상체각도를 측정해보니 23도, 엉덩이각도는 2도가 커졌으나 아직도 45도에는 부족했다.
다음 조치는 기존 172.5㎜의 크랭크 암을 160㎜의 짧은 크랭크로 교체했다. 체인링 역시 세미컴팩트(52/36t)에서 컴팩트(50/34t)로 바꿔 암 길이가 짧아져 토크가 줄어드는 것을 작은 체인링으로 만회를 꾀했다<사진 10>. 그리고 엉덩이각도를 측정해보니 3도가 증가해 겨우 46도에 이르렀다. 일단 46도의 엉덩이각도로 올 시즌을 맞이하고자 한다. 60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다 유연성이 좋지 않아 얼마나 버틸 수 있을는지 기대와 걱정이 된다. 만약 엉덩이각도를 더 크게 하려면 안장을 앞으로 이동시키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으나 그럴 경우 다른 부위의 각도가 흐트러질 수 있어 일단은 이 상태를 유지하고자 한다.

 

엉덩이각도가 너무 작은 경우
 
에어로 패드에 스페이서를 삽입
 
160㎜의 짧은 크랭크암으로 교체
 
보완된 엉덩이각도
 
저작권자 © 자전거생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