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롬톤 with 히든파워

브롬톤 with 히든파워 
가장 자주, 오래 타는 자전거가 되다 
브롬톤 M3L 모델에 브롬톤 전용 히든파워를 장착해 거의 매일 즐겨 탄다. 원래 브롬톤 자체가 라이딩에 큰 부담이 없지만 히든파워를 달면서 행동반경이 넓어지고 오르막도 두렵지 않아 한층 자유롭고 여유로워졌다. 덕분에 여러대의 자전거 중 횟수와 시간에서 가장 많이 타는 자전거가 되었다  

 

결국 돌고 돌아 브롬톤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이 벌써 3대째다. 휴대성 좋은 미니벨로가 꼭 필요해서 여러 가지 모델을 타다가 10여년 전 브롬톤을 타보고 “바로 이거다!”하고 쾌재를 불렀다. 브롬톤은 1981년 영국에서 처음 개발된 이후 기본 디자인과 설계에 큰 변화 없이 지금까지 최고의 폴딩 미니벨로의 아성을 지키고 있다. 간단한 접이방식, 반듯한 육면체로 깔끔하게 접힌 상태를 유지하고, 접은 상태에서도 밀어서 이동이 편한 점 등 도무지 브롬톤을 능가할 폴딩 미니벨로는 전무 그리고 후무할 것 같았다.
16인치 작은 바퀴를 달았지만 막상 타보면 전체적인 밸런스가 매우 잘 잡혀 있어서 마치 큰 자전거를 타는 것만 같다. 폴딩 미니벨로는 댄싱을 하면 자세가 나오지 않거나 차체가 강성을 받쳐주지 못하는데 브롬톤은 로드바이크 마냥 밟는 대로 쑥쑥 나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년을 함께 하다보면 수없이 등장하는 새로운 모델에 호기심이 발동해  다른 모델로 바꿔 타기를 여러 번, 그러다가 결국은 브롬톤으로 돌아온 것이다. 솔직히 기능성과 디자인, 폴딩방식 등 모든 부분에서 브롬톤을 능가하는 모델을 만나지 못했다. 브롬톤으로의 복귀에는 또 하나 중요한 요인이 있었으니 바로 전동키트인 ‘히든파워’(Hidden power)다.

가장 많이 타게 되는 자전거   
직업상, 취미상 장르별로 여러대의 자전거가 있지만 횟수와 라이딩 시간에서 가장 많이 타는 자전거는 단연 브롬톤이다. 최신의 브롬톤 전용 히든파워까지 장착했으니 솔직히 라이딩을 나서는 부담이 거의 없다. 
MTB와 로드바이크 같은 스포츠 바이크는 복장과 장비를 갖추는 데만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어느 정도 ‘작정’을 해야 실제 라이딩에 나설 수 있다. 반면 브롬톤은 그런 문턱이 거의 없다. 평상복 차림에 간편한 헬멧만 챙기면 그만이다. 사무실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도 작게 접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장 많이, 자주 타게 된다. 가까운 거리를 갈 때도 포병이 ‘3보 이상 승차’라고 하듯 ‘100m 이상 라이딩’을 하게 된다. 
전동이 아니더라도 브롬톤은 가장 자유롭고 활용도가 높은데 히든파워까지 달았으니 상당한 장거리를 가든, 오르막이 있든 부담이 줄어들어 활동반경이 넓어지고, 더 자주 타게 되니 건강관리에도 한층 효과적이다.

 

무겁지 않고 잘 접힌다 
전기자전거는 편하긴 한데 무겁다는 불평을 많이들 한다. 일반 자전거는 10kg 전후로 점점 더 가벼워지고 있는데 전기자전거는 20kg을 넘어도 그다지 감점요인이 아니다. 늘어난 무게를 어차피 모터가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그래도 너무 무거우면 라이딩 외의 상황에서는 거추장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브롬톤용 히든파워는 배터리와 모터, 컨트롤러 등 키트 전체가 2.6kg에 불과하다. 히든파워를 장착해도 총무게가 14kg 정도여서 부담이 없다. 
브롬톤용 히든파워는 이미 10년 전에 발매되었는데 2020년 최신형은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다. 무엇보다 시트포스트와 미니 다운튜브 사이의 작은 공간에 삼각형으로 쏙 들어가는 배터리는 기가 막힌다. 무게도 900g으로 작고 가볍지만 용량은 14.8V 13.8A, 204Wh나 된다. 모터 출력은 250W로 미니벨로에는 넉넉하다. 
키트를 달아도 접이방식은 전혀 문제가 없다. 접은 상태에서 시트포스트를 빼거나 넣을 때 롤러가 닿는 경우가 있는데 손으로 롤러를 살짝 밀어주면 해결된다. 
티가 나지 않는다    
일부러 블랙컬러를 고르긴 했지만 배터리와 일체형 컨트롤러, 롤러암 모두가 같은 블랙이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전동시스템을 눈치 채기 어렵다. 이는 특히 사람들의 눈길에 민감한 한국 시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장점이다. 프레임 컬러가 블랙이 아니더라도 키트 자체가 워낙 작아서 표시가 잘 나지 않는다. 예전 모델은 배터리를 탑튜브 위에 거치해 다소 티가 났지만 이제는 삼각형 안에 쏙 들어가 프레임의 일부처럼 보인다.   
장거리를 가기 위해 추가 배터리를 구매하더라도 안장가방에 수납해서 역시 별로 티가 나지 않는다. 안장가방은 일반자전거에도 흔하게 다는 용품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편한 PAS 주행   
장맛비가 그치고 오랜만에 푸른 하늘이 나온 어느 늦은 오후, 그냥 충동적으로 브롬톤을 끌고 사무실을 나섰다. 시가지를 벗어나 탁 트인 들판과 노을, 강물이 불었을 한강도 보고 싶었다. 행주대교를 건너 일산 방면으로 철책선을 따라 달린다. 
히든파워는 스로틀과 PAS 두 가지 방식이 다된다. 오른쪽 그립에 있는 작은 스위치로 스로틀과 PAS를 선택하는데, 스로틀은 처음 스타트를 힘들어하는 노약자들을 위한 장치다. 많이 지쳐 페달링이 버거울 때도 요긴하다. 
1달 정도 다양한 노면에서 사용해보니 PAS가 보통 편한 게 아니다. 페달을 돌리면 롤러가 작동해서 전진을 도와주고 페달링을 멈추면 모터도 멈춘다. PAS 강도는 오른쪽 그립에 있는 콩알만한 레버를 돌려서 조절하는데 오토바이처럼 원상복귀 되지 않고 설정한 상태로 유지되어 손가락이 자유롭다. PAS가 편해서 처음 테스트할 때 외에는 스로틀을 쓴 적이 거의 없다.

충분한 주행거리 
전기자전거 하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1회 충전 주행거리다. 무게가 나가는 만큼 도중에 배터리가 방전되면 매우 힘든 페달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주행거리는 자동차의 공인연비보다 훨씬 더 유동적이다. 라이더의 체중, 페달링 여부, 속도, 변속 숙련도 등등 변수가 너무나 많다. 그래도 제조사는 일반적인 기준을 잡아서 주행거리를 밝히기는 한다. 히든파워는 스로틀로만 평지에서 19km를 갈 수 있다고 한다. PAS는 페달링과 변속기 설정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만 여러번 테스트를 해본 결과 어느 정도 언덕을 포함하고도 50km는 무난했다. 이 정도면 일상적으로는 충분하게 느껴진다. 
만약 배터리가 방전되더라도 페달링에 큰 부담이 없어서 방전 걱정이 그다지 들지 않는다. ‘배터리 떨어지면 페달링 해서 가면 되지, 뭐’ 이런 생각이다. 그래도 지치고 체력이 부족해 페달링이 아예 힘들다면? 달랑 접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택시를 부르면 된다. 
왕복 몇km인지 감안하지도 않고 그냥 충동적으로 바람과 구름, 물길 따라 먼 길을 나서는 것도 이렇게 믿는 구석이 든든해서다. 

일산 방면으로 가는 철책선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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