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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 웜샤워 커뮤니티해외에서 공짜로 자고 현지인과 교류하는 방법 웜샤워 커뮤니티

 ▶ 오영준의 여행 이야기 ④
해외에서 공짜로 자고 현지인과 교류하는 방법 웜샤워 커뮤니티


외국 여행 가서 민가에서 무료로 잠을 잘 수 있다면 얼마나 흥미롭고 경제적일까. 웜샤워(warm showers) 커뮤니티는 전세계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무료숙박 시스템이다. 사이트에 가입만 하면 전세계에 거주하는 4만7천명의 집에서 조건이 맞을 경우 무료로 머물 수 있다. 자전거 여행자에게만 한하며, 게스트와 호스트 모두 기본 예의만 지키면 훌륭한 국제교류의 장이 된다
글·사진 오영준(자전거 여행가, 일본 거주)

 
이란의 ‘여행자 사냥꾼’ 사잔. 추운 1월, 밤에는 영하 15도로 떨어지는 이란의 사막지역에서 숙소를 찾아 헤매던 나를 붙잡아 자기집으로 데려갔던 고마웠던 사람. 창고에서 잘 자라고 말하고 휭하니 자기 집으로 가는 모습에 야박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그런 식으로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하며 호스트를 하고 있었다
사잔의 방명록. 수많은 사람들의 감사의 말과 사진으로 가득찬 그의 방명록. 사잔의 소중한 재산이자 다른 여행자를 안심시켜 끌어오기 위한 미끼이다. 흘러듣는 소문으로는 그는 지금도 20년째 여행자를 사냥하고 있는 지역의 명물이 되어 있다고 한다
 
 

본지의 여러 여행기를 읽어보았다면 ‘웜샤워’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웜샤워(warm showers)란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전세계적인 무료 숙박 커뮤니티이다.
1993년 유럽을 자전거로 여행하던 캐나다의 젊은이 둘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사이트는 2005년부터 본격적인 웹 커뮤니티 형식의 사이트로 만들어져 점차 회원수가 늘어 현재는 총 9만명의 회원이 있고, 그중에 4만7천명이 여행자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호스트가 되어 활동하고 있다.
전체 9만명의 회원 중 80%가 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자전거여행을 떠나는 유럽과 북미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여행경비에 쪼들리는 이들에게 빠르게 소문이 퍼져나갔다(유럽 49%, 북미 32%, 아시아 8%, 남미 6%, 아프리카 1%).



기본 에티켓과 인연 유지하기
해외로 자전거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 사이에 공짜로 잘 수 있는 방법이라고 입소문이 퍼지고 여러 여행기에 언급되어 지금은 많은 젊은이들이 웜샤워 회원으로 가입하고 여행을 떠나고 있다.
잠을 공짜로 잘 수 있고 현지인과 교류를 가질 수 있다는 매력이 있으나 돈을 들이지 않고 잘 수 있다는 점에만 흥미를 가지고 기본 교양 없이 여행중 커뮤니티를 이용하다가 여행 후 회원을 탈퇴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필자의 6년간의 호스트 경험을 바탕으로 웜샤워 커뮤니티의 이용법과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점, 웜샤워 덕분에 만나게 된 인연을 오랫동안 이어가는 방법을 소개한다.



1. 웜샤워 커뮤니티란?
전세계적으로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선의적인 무료 커뮤니티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무료라는 것으로 회원간의 교류에서 어떠한 일이 있어도 돈이 오가서는 안된다. 숙박비가 비싼 미국이나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 무료로 잘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비슷한 커뮤니티로 ‘카우치 서핑(Couch surfing)’이라는 유명한 곳이 있는데 이곳은 전반적인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곳이고 웜샤워는 자전거 여행자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웜샤워는 커뮤니티 약관으로 자전거 여행자가 아닌 사람은 숙박을 허용하지 말라고 호스트에게 충고하고 있다.
돈을 내지 않고 일정시간 노동력을 제공하며 숙식을 제공받는 커뮤니티로는 우프(wwoof)가 유명하다. 


2. 잠을 재워 주는데 정말 돈을 안내도 되는가?
금전적으로는 무료다. 하지만 선의에 의해 서로간에 발생하는 예절은 무료가 아닌 의무다. 호스트는 자신이 베풀 수 있는 것을 미리 알려주고 가능한 한 약속대로 제공해야 하며 손님은 거기에 맞는 응대와 가벼운 노동력, 이야기 제공 등의 보답을 해야 한다.

3. 어떻게 해야 이용할 수 있는가?
www.warmshowers.com에 접속하여 기본정보를 입력한다. 이용 즉시 손님을 재워주는 호스트가 되지 않더라도 차후 호스트가 될 것을 가정해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현재 손님을 받을 수 없는 상태라면 호스트 불가에 꼭 체크를 해야 한다. 회원 가입비는 무료다. 2016년부터는 기부형식으로 돈을 받고 있지만 강제성은 없다.
다만 커뮤니티가 점점 비대해 지고 있기 때문에 근시일 내에 카우치 서핑처럼 반 유료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카우치 서핑은 무료회원과 유료회원의 기능에 큰 차별을 두고 있다. 우프는 가입비를 내지 않으면 이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호스트만 할 경우에는 기부에 대한 압박이 없다. 


4. 위험하지는 않은가?
이 각박한 세상에 생전 본적도 없는 사람을 자신의 집에 재워준다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자전거여행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이해하는 상호간의 만남이기에 카우치 서핑 같은 다른 숙박 커뮤니티에 비해 불편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편이지만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웜샤워 운영자는 회원간의 교류에 필요한 시스템만 제공할 뿐 나머지는 모두 개인간의 책임이다. 아무도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음을 알고 자신의 안전은 자신이 확인해야 한다.
웜샤워 커뮤니티는 평가시스템을 적극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호스트와 게스트 양쪽이 후기를 남겨서 문제가 되는 사람은 기록이 남게 하는 것이다.


5. 어떻게 잠잘 곳을 찾을 수 있는가?
자기가 갈 도시명으로 검색하거나 사이트에 표기되는 지도를 보며 숙박이 가능한 곳을 확인한 후에 사이트에서 메일을 보내면 된다. 메일을 보낼 때는 자신의 정보와 머물고 싶은 날짜를 알려주고 답변 메일을 기다리면 된다. 답변은 당일에서 일주일까지도 늦게 올 수 있다. 일주일 넘게 답변이 없으면 포기하고 다른 곳을 찾는 것이 낫다.
이런 시스템을 이용해 호스트는 세계의 수많은 자전거 여행자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게스트는 무료숙박(사실 이게 가장 큰 목적이겠다)과 현지인의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장점이 있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알기 쉬운 기본적인 이야기다. 금방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열거할 것은 좀 더 예절을 가지고 웜샤워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웜샤워 커뮤니티 메인 페이지
유럽의 관문인 프랑스 파리 시내를 웜샤워 커뮤니티로 검색한 결과. 파리 시내에만 370개의 호스트가 검색된다. 엄청난 숫자다. 이건 유럽을 여행하는 돈 없는 여행자들이 군침을 삼킬만한 일이다. 참고로 서울은 64개, 동경은 24개의 호스트가 검색된다
20년간 계속 여행을 하고 있는 여행자 로렌소 로조. 그와 나는 죽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자전거 휠 수리를 위해 필자의 집에 일주일간 머물렀는데 필자는 그의 노트북을 고쳐주고 엽서의 디자인을 손봐줬으며 같이 부품을 사러 시내를 돌아다녔다. 조용하고 존재감이 별로 없지만 가슴속에는 강직한 자존심을 가졌던 그를 보며 필자의 자전거여행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느꼈다. 이 고마운 게스트 덕분에 필자는 가족과의 자전거여행을 결심하고 탠덤자전거를 사서 여행을 다니게 된다. 물론 그도 나의 자전거여행 복귀를 매우 반가워하며 메시지를 보냈다. “혼자서 여행을 다니다가 페달을 멈췄던 나의 친구!! 팀을 이루어 도로로 복귀한 것을 축하하네!!”

 

 

게스트로서의 자세

1 호스트의 집에 머물기 위해 자신의 여행정보를 세부적으로 제공한다.
호스트가 당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시간과 숙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판단이 가능한 정보를 프로필과 메일에 담아 보내야 한다. 특히 호스트의 집에 머물고 싶은 날자와 도착시간은 여정을 짜기 힘든 자전거여행일지라도 호스트에게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호스트도 가능여부를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잘 곳을 정하겠다는 욕심에 숙박요청을 여러 곳에 동시에 보내지 않는다.
비슷한 지역에서의 요청은 거절이나 무응답을 감안해도 3곳을 넘기면 안된다. 중복으로 약속이 잡힌다면 한곳을 제외한 다른 곳에 바로 사과의 메일을 보내야 한다.
웜샤워에 등록된 호스트들이 모두 당신의 숙박요청을 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커뮤니티는 1년 이상 접속을 하지 않은 호스트들을 계속 정리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제시간에 답장이 오는 경우는 절반정도 밖에 안될 것이다. 답장이 안올 것을 감안해 무리하게 수십여곳에 복사된 요청 메일을 보내고 답장에 따라 일정을 정하는 여행자도 생겨나곤 한다.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 일인데 자전거여행이란 것이 이렇게 정확히 일정을 짜서 그대로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원체 한번도 가보지 않은 외국에서 정확한 일정을 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이유로 제날짜에 약속한 호스트의 집에 도착하지 못할 확률이 크다. 게다가 약속날짜 전에 호스트에게 사과의 메일을 보내지 못할 가능성도 큰 것이 더욱 문제다. 이것은 필자가 6년간 호스트를 해본 경험이다. 국적을 불문하고 필자에게 연락을 보내 승락 요청을 받은 30% 이상의 게스트가 대략적인 도착 약속을 한 뒤에 그대로 연락없이 사라지곤 한다.
약속날짜가 지나도 연락이 없어서 확인을 해보면 다른 지역의 호스트 집에 머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언뜻 생각하면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이지만 의외로 알기 쉽다.
호스트끼리는 아는 사이도 많고 피드백 시스템에 의해 방문자의 기록이 남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자전거 여행자의 동선은 배낭여행에 비해 그 범위가 상당히 좁다. 대략적인 거리와 일자를 계산하면 연락도 없이 사라진 게스트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예상할 수 있다.
게스트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호스트에게 실례가 되는 이러한 행동은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3 호스트의 생활을 존중한다.
여행자인 우리는 다른 나라의 다른 풍습을 가진 사람의 집에 머무는 것이다. 자는 시간, 일어나는 시간, 화장실과 욕실 등의 이용방법, 식사에 대한 주의사항 등등 모든 것을 물어본 다음에 행동하는 것이 좋다. 낮선 이방인을 집에 들일 때부터 호스트는 어느 정도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겠지만 그것을 최대한 덜어주는 것이 손님의 예의다.

4 호스트의 집에 도착하는 날은 자전거로 달리는 거리를 짧게 잡아서 체력을 남겨 놓는다.
호스트가 잠잘 곳을 제공한다면 게스트는 호스트에게 이야기거리를 밤늦게까지 제공해야 한다. 무리하게 라이딩을 하거나 낮선 곳에 저녁 늦게 도착해 헤매다가 호스트의 집에 도착하면 호스트와 교류는 하지도 못하고 피곤해서 바로 잠드는 상황이 발생한다. 오후 3~4시에는 호스트의 집 근처에 도착해 쉬면서 만남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호스트에게 제공할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이 예의다.
꼭 물건이 아니어도 좋다. 짧은 여행이라면 간단한 기념품을 준비할 수도 있겠지만 여행이 길어지고 많은 곳에서 머물게 되면 기념품은 금방 떨어진다. 가족사진이나 사는 곳의 사진은 좋은 이야기 소재가 될 수 있으며 음악이나 노래, 무용 같은 것은 최고의 선물이 될 수도 있다. 준비가 불가능하다면 나중에 다른 여행지에서 보내는 엽서도 괜찮다.

6 호스트가 괜찮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노동력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은 해야 한다.
호스트가 식사를 제공하려 한다면 테이블 준비나 식후 설거지 등은 해야 한다. 체력에 여유가 있다면 간단한 한국요리 하나 정도는 만들어 볼 수도 있다. 필자는 게스트가 만드는 그 나라의 음식을 가장 좋아한다. 재료비는 반반 부담한다.

 
게스트의 저녁식사 준비. 필자는 대부분의 손님에게 2박을 추천한다. 첫째날은 라이딩 후라 피곤해서 교류가 쉽지 않다. 둘째날 손님에게 요리 하나를 요청해서 파티를 연다
런던에서 온 카를로스 부부. 게스트가 어릴수록 필자의 자식들과 인연이 길게 이어지기 쉽다. 3살의 루카스는 우리 아이들과 오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호스트로서의 자세

1 웜샤워 시스템에 호스트가 제공할 수 있는 범위를 세부적으로 표시한다.
게스트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여행계획을 짠다. 의외로 텐트만 칠 수 있어도 만족하는 게스트가 많다. 편안함보다는 안전과 현지인과의 만남만으로 만족하는 게스트가 있는데 방을 제공하지 않고 텐트 칠 공간만 제공한다고 표시해도 거기에 맞는 게스트에게서 연락이 올 것이다.

2 게스트의 숙박요청은 답장을 빨리 보내준다.
그것이 세부적인 일정확인이 아니라도 좋다. 가능 여부에 대한 답변만을 보내주고 세부적인 상의는 천천히 해도 좋다. 게스트의 입장에서는 빠른 답장이 가장 고마운 일이다. 그래야 자신의 여행일정을 빨리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중에는 게스트가 인터넷 사용이 쉽지 않은 것도 감안해야 한다.

3 집 위치는 정확하게 올려놓아야 잘 찾아온다. 그래야 데리러 가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터넷에서 영어로 검색해서 확실하게 찾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목적지를 올려놓는 것. 기차역, 지하철역, 동네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마트 같은 곳을 알려준다. 구글을 이용한 별도의 지도를 만들어 놓으면 스마트폰에 복사해서 찾아오는데 큰 도움이 된다. 집 입구에 직접 만든 조그마한 표식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4 연락가능한 시간, 집에 체크인(누군가 응대할 사람이 있는 시간) 가능한 시간대를 미리 알려준다. 그러면 게스트는 그날의 일정을 조절해서 지정된 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
필자의 집에 온 한 게스트는 오후 4시에 집에 돌아온다고 했더니 근처 온천에서 3시간 잘 놀고 쉬다가 4시에 파출소 전화를 이용해서 연락을 해왔다.
 

5 낮에 놀거리를 만들어 준다.
그냥 잠만 재워주고 다음날 휭 떠나면 서로간에 잊혀지기 쉽다. 호스트가 시간여유가 있으면 근처 볼만한 곳에서 몇시간 정도 같이 돌아주면 좋다. 아니면 집근처 지도를 만들었다가 아침에 주면서 놀다가 하루 더 자고 가라면 대부분 하루정도 더 머물게 된다. 그리고 저녁에 여유롭게 식사를 하며 교류를 쌓을 수 있다.
 

6 떠나는 날 먹을 것을 챙겨준다. 
여러 나라에 친구가 생기는 것은 차후 본인이나 본인의 자식이 여행갈 때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보통 자전거 여행자는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에 하루 재워주는 것만으로는 기억에 잘 남지 않아서 차후 연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작다. 이는 필자가 여행할 때의 경험으로도 그렇다. 뭔가 깜짝 놀랄만한 일을 만들어 주면 좋은데, 옛날 시골할머니처럼 그냥 주먹밥 꾹꾹 눌러 랩에 씌워서 몇 개 만들어 챙겨주면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많이 감동한다. 그리고 꾸준히 연락하게 된다. 작은 정성… 한국인은 이것을 빼먹으면 안된다.
 

7 자전거 여행자는 대부분 점잖으나 가끔 무례한 경우도 있다.
재워주는 것을 당연시 여기거나 감사해 하지 않는 경우 등이 있다. 혹은 갈 길이 바빠서 늦게 도착해 아침 해가 뜨자마자 부리나케 출발하는 여행자도 있다. 그런 게스트를 만나더라도 많은 만남에서 신경이 무뎌졌구나 생각하면 된다. 그날 피곤했을 수도 있다. 호스트로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고 그냥 베푼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8 사진은 도착 즉시 찍는다.
남는 것은 사진이다. 기회가 있을 때 바로 찍는다. 내일 떠날 때 찍지 하면 새벽에 말도 없이 휭 떠날 수도 있다. 도착했을 때 조금은 지친 모습이 생동감이 더 살아나서 오래 기억하게 된다.
 

9 방명록을 만들자.
연락처도 자기들이 적어놓을 것이니 연락하기 쉽고, 여행자로서 다른 여행자의 발자취를 보는 것도 꽤 재미있다. 색깔볼펜 같은 걸 준비해놓으면 여러 나라의 센스가 담긴 방명록이 생긴다. 웜샤워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방문자를 관리하는 주소록 같은 것이 없다. 게스트가 여행을 끝내고 커뮤니티를 탈퇴하면 모든 기록이 사라지게 된다. 알파벳으로 또박또박 쓰게 부탁하는 방명록이 20년 후 당신의 자식에게 귀중한 연락처가 될 수도 있다.

10 호스트로서 육체적·정신적으로 무리하지 말자. 자신의 피로 여부를 항상 체크한 뒤에 승낙 여부를 정해야 한다.
여행자들이 아시아에 몰려오는 4월부터 11월 사이는 대도시와 여행하기 좋은 길목에 있는 호스트는 많은 숙박요청을 받을 수 있다. 손님을 받을 수 있는 한계는 존재하며, 그 한계를 넘어서 피곤한 상태에서 손님을 받는 것은 게스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몸이나 마음이 피곤하거나 가족과의 의견이 맞지 않아 누군가가 손님이 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면 게스트의 요청에 거절의사를 표시하고 받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하지 않으면 웜샤워 호스트는 오래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몇 가지 예외가 있다면 자신의 생활공간은 유지하면서 여행자만을 위한 별도의 숙박공간이 있는 경우다. 시골에서 창고에 조그마한 방을 만들었거나 도심지 옥상에 잠잘 공간을 만든 경우다. 필자가 이란을 여행할 때 만났던 ‘여행자 사냥꾼’ 사잔 이란 사람이 그랬다. 그는 유럽과 아시아를 여행하는 사람이 꼭 지나쳐야 하는 길가에 자신의 집과 농장이 있었다. 약간 병적이라 할 정도로 지나가는 모든 여행자를 끌고 와 자신의 집에 재워주는 기인이었는데 집옆에 조그마한 창고를 지어서 여행자는 모두 그곳에서 머물게 하고 자신의 집에는 손님을 거의 들이지 않았다. 그때는 창고에 필자를 자게하고 자신의 집에 초대하지 않는 그가 약간 야박해 보였지만 호스트를 6년간 해온 지금은 이해가 간다. 그는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을 철저하게 분리해 자신과 가족들이 피곤해지지 않게 한 것이었다.
필자 또한 지금은 손님을 위한 방을 준비하고 호스트를 하고 있지만 차후 별도의 창고에 게스트를 위한 방을 따로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웜샤워 커뮤니티는 자전거여행이라는 특이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공감대 속에서 존재하는 모임이다. 서로 전혀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자라났더라도 자전거로 여행한다는 공통된 이야기 거리를 가지고 대면한다는 것이 생각 외로 큰 이점이 된다.
젊어서 해외여행을 하며 숙박을 하고, 여행이 끝나고 가정이 생기고 여유가 생겼을 때 자신이 호스트가 되어 다른 여행자를 도와준다. 그 여행자는 다시 호스트가 되어 당신의 자식이 성장해 자전거여행을 간다고 할 때 반갑게 맞아주게 된다. 자전거를 통한 멋진 국제교류인 것이다. 자전거여행처럼 느긋하게 달리며 이어지는 인연이 될 것이다. 독자들도 올바른 예의를 가지고 이 즐거운 인연의 흐름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런지.
마지막으로, 많은 여행자를 만나본 초등학교 3학년 내 딸에게 질문을 해봤다. 

 
룩셈부르크의 게스트 펠릭스. 의과대 졸업준비생이었던 펠릭스와 친구 자콥은 내 딸과 잘 놀아줘 딸이 다시 만나고 싶은 외국인 손님 1순위다. 밥을 얻어먹는게 미안해서였던지 자진해서 할일 없냐고 물어보며 장작을 나르던 성실한 젊은이였다

 

 

아빠 : 딸아, 세상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는 어디니?
 : 음… 룩셈부르크!!
아빠 : 응? 조금 특이한 나라네. 왜 거기를 가장 가보고 싶니?
 : 전에 룩셈부르크에서 오빠 둘이 자전거 타고 왔잖아. 쟈크랑 펠릭스 오빠. 그때 내가 오빠들에게 일본어 가르쳐주고 같이 보드게임 하면서 재미있게 놀았잖아. 오빠들이 꼭 자기들 집에 놀러오라고 했어. 자전거로 유럽여행 가면 꼭 갈거야.
아빠 : 그래. 그때는 아빠도 안심하고 보낼 수 있겠구나. 그 오빠들이라면 안심하고 며칠밤 신세져도 될 거야. 집에 왔을 때 장작도 패고 음식도 잘 만들더구나. 내 딸은 여행가야 할데가 너무 많네. 놀러오라는 사람이 전세계 나라에 가득해서 말이지. 아빠는 너무 부럽단다. 아빠는 아는 사람 하나도 없이 외롭게 여행을 다녔거든. 뭐, 그게 나빴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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