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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신안 다이아몬드제도이 땅에 열리는 세계적인 자전거코스의 매력과 한계

이 땅에 열리는 세계적인 자전거코스의 매력과 한계
신안 다이아몬드제도 vs  일본 시마나미해도



섬과 섬을 연결하는 최고의 바닷길이 열리고 있다. 국내에서 섬이 가장 많은 신안의 다이아몬드 제도 이야기다. 비교적 큰 섬 9개가 다이아몬드꼴로 모여 있는 이 섬 무리는 차례차례로 연도교가 놓여 하나의 섬이 되어간다. 내년 8월 새천년대교가 완공되면 제도의 반은 마침내 육지가 된다. 이제 일본 최고라는 시마나미해도(島波海道)를 능가하고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장대하고 미려하며 바다와 산이 어우러지는 한국적 섬 본색의 절정이 완성되는 것이다
글  김병훈(본지 발행인)

 
섬 풍경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비금도 북단의 입도마을 전망대

 

최고의 자전거 코스는 어디일까. 객관적인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이런 주관적 질문은 정답이 없기 마련이다. 각자 생각하는 최고의 자전거 코스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순위를 매기는 것을 좋아하고 비교하기도 즐겨한다.
미국 CNN은 2014년 세계최고의 자전거 코스 7곳을 선정했는데 첫 번째에 오른 곳은 중국 서부의 티벳고원(라싸~네팔 국경)이었다. 티벳고원은 지구에서 가장 높은 해발 4000m를 넘나드는 높이와 독특한 풍경이 매력이다. 자전거코스라기보다는 자동차, 열차, 도보 등 어떤 여행수단을 붙여도 특별한 곳이 티벳고원이다. 그리고 아시아에서 또 한군데 선정된 곳이 바로 4위에 랭크된 일본 시마나미해도(島波海道)다. 


시마나미해도를 앞설 수 있는 곳?
시마나미해도는 차도와 분리된 안전한 자전거도로, 아름다운 섬과 바다 경관, 초보자와 어린이도 완주할 수 있는 쉬운 난이도가 매력으로 꼽혔다. 
일본의 자전거 동호인이나 정부 관계자, 누구에게 물어도 일본 최고의 자전거 코스는 십중팔구 시마나미해도다. 일본은 민관 모두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실제로 시마나미해도는 아름답고 안전하며 부담이 없다. 나도 두 번이나 다녀왔다. 혼슈와 시코쿠 사이에 있는 6개의 섬들을 잇는 70km의 바닷길은 인공과 자연미의 극적인 조화를 훌륭하게 보여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 시마나미해도를 능가하는 코스가 생겨나고 있다. 바로 신안 다이아몬드제도다. 큰 섬 9개가 마름모꼴로 모인 다이아몬드제도는 섬과 섬 사이에 다리가 놓이면서 천천히 시마나미해도와 비슷한 풍모를 갖춰가고 있다. 내년 8월 제도와 육지를 잇는 새천년대교가 개통되면 다이아몬드제도는 단번에 시마나미해도를 뛰어넘을 것이다. 시마나미해도는 일본에 있고 신안은 우리나라여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이제부터 몇가지 테마별로 다이아몬드제도와 시마나미해도를 비교해 최고의 자전거 코스를 가려본다. 

 
시마나미해도가 지나는 이쿠치시마의 세토내해 풍경. 물빛이 아름답다

 

입지
D(다이아몬드제도) - 다도해의 중심  
S(시마나미해도) - 세토내해의 중간

 

다이아몬드제도는 우리나라 전체 섬의 약 1/4이 모여 있는 신안에서도 가장 섬 밀도가 높은 목포 앞바다에 있다. 신안에는 1000개를 넘는 섬이 있어 ‘천사(1004)의 섬’이라는 별칭까지 있다. 전세계를 통틀어도 이처럼 좁은 곳에 많은 섬이 밀집한 곳은 흔치 않다. 섬들의 대향연, 섬이 너무나 많아 바다는 갇힌 호수처럼 느껴지고, 산꼭대기로 남은 섬들은 수평선 위의 산과 점이 되어 광활한 입체경을 완성한다.
시마나미해도는 혼슈, 시코쿠, 규슈 사이에 있는 일종의 지중해인 세토내해(瀨戶內海)를 가로지른다. 세토내해는 시모노세키에서 오사카까지 동서 420km, 남북 50km 정도의 갇힌 바다로 일본의 역사, 문화적 보고다. 옛날 우리 선조들이 일본땅으로 건너간 것도 이 내해를 중심으로 한 뱃길이었다. 세토내해는 이를테면, 후지산처럼 일본을 상징하는 자연경관이다. 시마나미해도는 히로시마와 에히메 사이 비교적 큰 섬들이 듬성듬성 모인 곳에 있다. 섬들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갓길에 자전거도로를 별도로 조성한 것이다.
우선 모여 있는 섬들의 크기와 숫자에서 다이아몬드제도는 시마나미해도를 훨씬 앞선다. 섬이 많아 호수처럼 보이는 바다라지만 막힌 내해가 아니라 트인 외해라는 점도 다이아몬드제도쪽이 좀 더 매력적이다. 

 
 
다이아몬드제도 최고의 절경 중 하나인 비금도 하트해변

 

내년 8월 완공 예정인 새천년대교(7.2km)
시마나미해도는 고속도로 교량 옆에 자전거도로를 조성했다

다이아몬드제도의 백사장은 대부분 매우 단단해서 라이딩이 가능하다

팔금도 채일봉전망대에서 바라본 다도해의 진면목

 

경관

D - 바다, 갯벌, 산, 염전, 섬마을 
S - 내해, 웅장한 교량, 아열대 식생


다이아몬드제도는 한국적 섬 풍경의 절정이다. 탁 트인 맑은 바다가 있고, 서해 특유의 광활한 갯벌이 사방을 두른다. 사이사이에는 그림 같은 백사장이 깃들어 있고 높지는 않지만 암릉이 드러난 산세는 월출산의 일부를 떼온 듯 빼어나다. 지금까지 다이아몬드제도를 찾는 외지 관광객은 등산객이 가장 많다고 할 정도로 산세가 아름답다. 전국 최대의 염전지대도 바로 여기에 있다. 고유의 풍속과 분위기를 간직한 섬 마을들은 차분하게 낡아가 시간을 되돌린 느낌을 준다. 인구가 많지 않고 아직은 찾는 이도 적어서 자연환경이 깨끗하고 잘 보존되어 있다.
시마나미해도는 일본이 자랑하는 지중해인 세토내해의 풍광을 볼 수 있고 섬과 섬을 연결하는 다리가 웅장하고 아름답다. 이런 교량에 차도와 별도로 자전거길이 나 있어 인공미와 자연미의 조화를 체감한다. 겨울에도 따뜻한 아열대 식생도 특징이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교량에 조성된 자전거도로에서 다이아몬드제도는 시마나미해도에 크게 뒤진다. 다이아몬드제도의 상징 중 하나가 될 새천년대교는 길이 7.2km로 시마나미해도에 있는 어떤 다리보다 더 길고 웅장하지만 자전거도로가 따로 없는 것이 결정적인 단점이다. 시마나미해도는 고속도로가 지나는 다리임에도 자전거도로를 함께 만들었는데 새천년대교는 천혜의 입지와 조건을 갖추고도 자전거도로(보행 겸용)가 없는 것은 대단히 큰 실책이자 아쉬움이다. 만약 새천년대교에 자전거도로가 생긴다면 단번에 세계적인 명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

 
다이아몬드제도의 섬들에는 절경의 해안임도가 많다. 사진은 비금도
시마나미해도의 복층교량 인노시마대교는 1층에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별도로 만들었다
야자수 가로수가 이국적인 시마나미해도의 해변길

 

자전거여행 코스

D - 도로, 해변길, 임도, 염전 길 등 총연장 455km
S - 해안과 교량 위주의 70km


종합적으로 자전거여행 코스를 보면, 다이아몬드제도는 신안군이 이미 개설한 ‘천도천색천리길’만 해도 총연장 455km에 달해 모든 코스를 제대로 보려면 5일은 잡아야 한다. 비금·도초도와 하의·신의도는 서로간에는 연도교가 놓여 있으나 새천년대교가 연결되는 자은도~안좌도 라인과 떨어져 있어 당분간은 배로 가야 한다. 시마나미해도처럼 일목요연하지 않고 모든 섬을 보려면 배를 4번이나 타야하지만 이는 불편이라기보다 매력이다. 비금·도초도는 육지까지 2시간 정도 걸려 배여행의 낭만과 색다른 경험도 맛볼 수 있다. 해변의 산비탈에 나 있는 해안임도는 다이아몬드제도만의 특별한 풍광이기도 하다. 모든 섬을 통틀어 인구가 많지 않고 공장이나 대규모 개발지도 없어서 차량 통행이 적은 것도 자전거에게는 큰 장점이다.  
시마나미해도는 길이 70km 정도의 당일코스다. 교량에는 별도의 자전거길이 나 있지만 나머지는 도로의 갓길을 이용하고 상당 부분은 파란 실선 표시밖에 없어 자동차 통행에 주의해야 한다. 코스가 지나는 6개의 섬은 인구가 적지 않고 조선소 같은 공장도 있어서 차량 통행이 많은 편이다. 다만 길은 모두 포장되어 있고 힘든 언덕이 거의 없다. 교량이 워낙 높아서 다리 진입하는 과정이 곧 업힐이 된다. 북쪽의 히로시마 오노미치 방면에서 접근할 때는 배를 타야 한다(10분).
결론적으로 코스의 규모, 길이, 다양성에서 다이아몬드제도는 시마나미해도를 여유있게 따돌린다. 다만 섬을 연결하는 교량의 완성도와 전용 자전거도로는 시마나미해도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다이아몬드제도가 이 부분까지 앞서기 위해서는 새천년대교를 비롯해 기존 교량을 자전거 친화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6:4 정도로 다이아몬드제도의 손을 들어주겠지만 교량 구간이 보완된다면 8:2의 압도적인 스코어가 될 것이다.

 
다이아몬드제도의 매력이자 불편은 모두 돌아보려면 배를 타야 한다는 것이다. 배여행의 낭만을 기꺼이 즐겨보자
시마나미해도의 큰 교량은 자전거도 통행료를 내야 한다. 사진은 가장 긴 다타라대교 요금소
 

 

 

김병훈 발행인  soolme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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