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전거의 새로운 쓰임새

[스마트모빌리티]치안과 소방에도 활용되는 전기자전거

전기자전거의 새로운 쓰임새
전기자전거의 대중화에 속도가 붙었다. 일반 대중을 넘어 그 쓰임새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해외의 소방, 경찰 당국은 이미 대체 이동수단으로 전기자전거를 수용해 운영하고 있다. 방범 활동 효율화, 기동성 강화, 그리고 환경 보호까지. 국내 역시 그 역할이 기대되는 전기자전거의 비전에 대해 알아본다
글·사진 알톤스포츠 제공

 

파출소 자전거

 

전기자전거란? 일반 자전거에 모터를 장착한 형태를 말한다. 모터의 힘을 더해 편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어 대체 이동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기자전거는 페달을 보조하는 PAS(Pedal Assist System) 방식과 오직 모터 힘으로만 운행하는 스로틀(throttle) 방식 두 가지가 존재한다.
전기자전거는 배터리 에너지를 모터에 전달해 작동하므로 소음이 거의 없고 공해도 적다. 현재는 기술 발전에 힘입어 납축전지 대신 리튬이온, 리튬폴리머 등의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납축전지보다 수명이 길고 가벼우며 폐기에 따른 환경 피해도 적고 배출하는 오염 물질도 없어 친환경적이다.
파출소 앞 자전거
경찰·소방 당국이 자전거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은 새롭지 않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사용해왔다. 당시 파출소와 소방서는 각각 방범 및 구급 활동 등에 자전거를 사용했다. 근거리 이동 및 주택가 밀집 지역, 농어촌 지역에서 활발히 쓰였다. 예산상 스쿠터는 과분했다. 가격과 유지비 부담이 가장 컸다. 부피가 커서 좁은 길 주행에도 불편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대체 이동수단으로 사용해왔다. 물론 자전거도 단점이 존재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속도였다. 점입가경으로 언덕이나 험로라도 나타나면 도주하는 범인을 놓치기 십상이었다. 도로와 논밭을 쾌속 질주하며 발광하는 멧돼지도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과거 경찰/소방 활동에 스쿠터를 활용하는 경우가 더욱 많았다. 자전거보다 빠르고 편하기 때문이다. 대략 2~3배 비쌌지만, 자전거 두 대 살 바에 스쿠터 한 대 사는 게 방범 및 순찰 활동에 효율적이므로 자전거는 자연스럽게 경찰/소방 당국에 외면을 받았다.

자전거의 진화
시간은 흘렀고 자전거는 진화했다. 배터리와 모터를 장착한 전기자전거는 스쿠터 시장을 침략하는 첨병이 됐다. 우선 가장 중요한 속도 싸움에서 전기자전거가 선방했다. 모터를 단 자전거는 스쿠터 못지않은 속력을 낼 수 있는 기술에 도달했다. 국가별 규제에 따라 최고속도 제한이 존재하지만, 얼마든지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차체 폭이 좁고 가벼워서 주택 밀집 지역이나 인파가 많은 곳을 주행하기 유리하다. 스로틀 기능도 탑재해 스쿠터처럼 레버만 당기면 앞으로 나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스쿠터 못지않은 서스펜션과 리어 랙(수납공간)으로 주행안정성과 편의성을 확보했다.
가장 핵심인 가격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50cc급 국산 스쿠터의 평균가격은 160만원 선이다. 전기자전거는 이 가격보다 30~40% 저렴한 80~100만 원 선이다. 또한 220V 충전기로 가정에서도 손쉽게 충전할 수 있다. 배터리의 평균 충전 비용은 1회에 약 100원 수준. 연료 경쟁력에서 스쿠터를 압도한다. 주차 걱정도 없다. 실내에 보관해도 될 만큼 가볍고 작다. 수리도 간편해 자가정비도 가능한 수준이다. 석유를 사용하지 않아 공해도 적으므로 친환경적이다. 심지어 페달을 굴리며 주행하면 운동도 돼 일거양득이다. 면면에서 전기자전거가 스쿠터를 압도하는 시대가 됐다.

 

샌프란시스코 경찰

 

해외에서 입증된 순찰용 전기자전거
그렇다면 해외는 어떨까? 해외에선 이미 많은 공공안전 분야에 전기자전거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USCF 경찰은 2011년에 전기자전거를 도입했다. 근거리 순찰 업무에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두었다.
USCF 경찰은 관할구역인 대학 캠퍼스 일대를 순찰하는 용도로 전기자전거를 사용했다. 도보 순찰에 의한 피로 누적 및 기동성 저하 등을 해소했으며, 스쿠터나 차량 이용 시 발생하는 대기오염도 최소화해 대내외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전기자전거를 모터출력 1000W, 최고 속도 32km/h로 규정하고 있어 국내보다 기동성이 우수한 편이다. PAS방식 주행 시 모터속도(최대 32km/h)에 페달링 힘까지 더하면 40~50km 수준의 속도를 낼 수 있으므로 근거리 순찰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참고 : 국내 출력 250W / 최고 속도 25km/h 제한

 

일본 경찰
보스턴 경찰

 

일본은 아시아에서 전기자전거의 보급률과 교통분담률이 가장 높은 자전거 선진국이다.  자전거의 교통분담률이 14% 수준에 달한다. 참고로 한국은 3%를 밑돈다. 쉽게 말해 일본은 자전거를 이용하는 인구 10명 중 약 2명이 자전거를 타고 통근, 통학한다는 뜻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경찰 당국은 이러한 자전거 이용 환경에 맞춰, 약 10년 전부터 전기자전거를 방범 및 순찰 활동에 사용해오고 있다. 근대부터 방범 활동에 활용해 온 자전거를 현대에는 전기자전거로 교체하고 있다. 완성도 높은 자전거도로 환경과 성숙한 자전거 이용 문화가 있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어 경찰 당국의 이용률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은 자전거의 기본 구동 방식과 크게 차이가 없는 PAS 방식에 한해 전기자전거로 인정하고 있다.
2014년, 미국 보스턴 경찰은 마라톤 대회와 같이 인파가 많은 경우에는 자동차(이륜/사륜 포함)가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공공행사 등에 전기자전거를 도입해 순찰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시범적으로 전기자전거를 운영한 경찰들도 전기자전거의 성능과 효율성에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국내 또한 공공기관의 전기자전거 활용이 늘고 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당시, 소방 당국은 일명 ‘자전거 구급대’를 편성했다. 총 24대의 전기자전거를 1급 응급구조사에 지원해 교황 방문 기간 동안 서산 해미읍성과 당진 솔뫼성지에 배치했다. 자전거 구급대는 자전거에 자동심실제세동기, 포켓마스크, 경추보호대, 니트로글리세린 등 응급처치에 필요한 구급장비들을 갖춰 응급처치 효율성을 확보했다.
친환경 활동에 적극적인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09년부터 친환경 순찰 활동을 위해 무공해 전기자동차 14대와 전기자전거 58대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국립공원은 보급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더 편리하게, 더 친환경적으로
전기자전거는 개인뿐만 아니라, 범국가적으로 장점이 많은 대체 이동수단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전기자전거 보급률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특히 경찰/소방 당국의 활용도는 자전거 선진국에 비해 낮은 상황이다. 경제적 효용, 친환경성, 우수한 기동력 등의 설득력을 갖췄지만, ‘전기자전거’ 자체가 아직 대중에게 생소하기 때문이다.
우선 국내의 경찰 지구대에 전기자전거를 도입할 경우 예산 문제 일부를 해소할 수 있다. 특히 재정이 넉넉지 않은 일부 농어촌 지역의 지구대에 유용하다. 전기자전거의 1회 충전 비용은 평균 50~100원에 불과하다. 매일 35km 내외로 운행한다면 한 달 평균 2000원이 소요된다. 동일한 조건으로 연비 10km/L의 차량으로 운행할 경우 1년간 유류비는 100만8000원에 달한다. 다시 말해 스쿠터를 사는 대신, 1년간 전기자전거만 타도 전기자전거 구매가격을 보전하는 셈이다.
경찰·소방 당국의 방범 및 순찰 활동 효율성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예컨대 주택 밀집 지역, 인파가 많은 구역, 골목길, 자전거도로 등 자동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곳도 전기자전거는 원활하게 주행할 수 있다. 간단한 짐이나 구급키트도 수납할 수 있으므로 경찰뿐 아니라 소방 관련 초동조치에 효과적이다. 다세대 가구 밀집 지역이나 인파가 몰리는 축제 등이 적합한 예다. 이러한 장소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차량 진입은 어렵지만 전기자전거는 보다 수월하게 주행할 수 있다. 응급구조(심폐소생) 및 생활 사고에 신속히 초동조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응급상황이 아닌 야생동물 구조나 생활민원 같은 경우에 전기자전거를 이용하면 예산절감은 물론 자동차 대비 기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되고 있는 노후 화력발전소 중지, 경유차량 감축, 노후차량 교체 등의 추세에 맞춰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자동차 사용을 줄여야 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각 소방 및 경찰 당국의 수요에 맞춰 전기자전거를 보급하는 것은 국내 대기환경 보호를 위한 범사회적 역할이 될 수 있다.

 

알톤 경찰·소방용 자전거

 


알톤 전기자전거, 경찰과 소방관에게
알톤스포츠는 올해 별도 전기자전거 브랜드인 E-ALTON(이-알톤) 제품을 기반으로, 경찰과 소방 활동에 필요한 전기자전거를 개발하고 있다. 각각 공공 영역의 업무 활동별 기능에 맞는 전기자전거를 개발하기 위해 시장조사와 제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엔 샘플을 제작해 경찰·소방 실무진이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알톤스포츠는 지난 5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 7종의 전기자전거를 시험·평가한 결과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고, 민간 및 공공분야의 특성에 따른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퍼스널모빌리티의 공공안전기관의 사용이 늘고 있어 친환경 교통수단의 보급에 속도가 더 붙을 것으로 분석된다. 보다 나은 대기환경과 경찰·소방 당국의 효율적 예산 활용, 나아가 각 부처의 방범순찰 활동 강화를 위해 전기자전거 보급이 보다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알톤 전기자전거(이.노바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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