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즐기느 울릉도의 맛과 멋

 ▶  퍼스널모빌리티 울릉도 일주 르포
울릉도를 즐기는 색다른 방법 ③ - 볼거리와 먹거리
온몸으로 즐기는 울릉도의 맛과 멋

 

가장 가까운 육지에서도 뱃길로 159km. 시속 80km에 달하는 쾌속선으로도 두 시간 반은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곳. 게다가 한바다에 위치한 울릉도는 연평균 결항률이 30%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울릉도는 육지 사람들에게 멀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단 이곳에 발을 디디면 육지와 사뭇 다른 울릉도만의 매력에 매료되는 건 시간문제다. 화산활동에 의해 생겨난 울릉도에는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이름난 관광지에서도 쉬이 볼 수 없는 비경들이 널려있다
 

 

전동스쿠터와 전기자전거 등 퍼스널모빌리티로 울릉도 일주도로를 섭렵한 취재팀은 좀 더 자세히 섬 곳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그 시작점은 울릉군청이 자리하고 있는 도동과 저동항 주변. 지난 2008년 사동 신항이 생기며 여객선 접안지가 늘어났지만, 도동과 저동항은 오랜 기간 육지와 울릉도를 잇는 배들이 사람과 물자를 부려놓던 곳이었다. 특히 1977년 개항한 도동항은 여객선 시대가 열린 이래 지금껏 울릉도의 관문 역할을 해오고 있고, 관광객의 수가 증가하자 오징어잡이 배들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던 저동항 역시 한몫 거들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퍼스널모빌리티로 섬 한 바퀴를 섭렵한 취재팀은 도동과 저동항 인근 및 울릉도 내 여러 볼거리들을 둘러봤다. 저동항에서 바퀴쉼을 하고 있는 모습

 

 

독도전망대 & 도동약수공원

도동 중심가, 울릉읍사무소를 지나 항구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독도전망대를 가리키는 팻말이 나온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동쪽으로 87km 거리에 위치한 독도를 바라볼 수 있는 곳. 운때가 맞지 않아 독도가 바라보이지 않더라도 탁 트인 동해바다와 여객선터미널이 위치한 도동항의 전경, 성인봉 등을 두루 살필 수 있는 특급전망대다. 오징어잡이가 시작되는 5월이면 환하게 밝힌 집어등 불빛과 도동항의 야경이 한데 어우러져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독도전망대가 자리한 망향봉(316m) 정상부는 산세가 험해 도보로는 오를 수 없다. 능선으로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있지만 일행 중 선답자가 없으면 들머리를 찾기 쉽지 않다. 전망대까지는 도동약수공원 내에 위치한 승강장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한다. 케이블카 탑승시간은 5분 정도. 케이블카 승강장 주위에는 독도박물관과 울릉문화원이 자리하고 있다. 시설 내부에는 울릉도 개척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진과 독도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어 견문을 넓히는데 도움이 된다.

 

 

봉래폭포

저동에서 북쪽으로 약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25m 높이의 봉래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하루 평균 2500여 톤의 물이 쏟아질 정도로 수량이 풍부해 울릉도 주민들의 식수원 역할을 톡톡이 하고 있다. 도동항에서 봉래폭포 입구 매표소까지 소요시간은 차량 기준 20분 정도. 도중에 구불구불한 언덕길과 주택가를 지나야하므로 퍼스널모빌리티를 이용해도 걸리는 시간에 큰 차이가 없다.
매표소를 통과해 폭포까지는 20분 남짓 도보로 올라야 하는데 도중에 천연의 에어컨으로 알려진 자연의 바람구멍, 풍혈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부는 바람은 한여름에도 4도를 넘지 않을 정도로 시원하다. 좀 더 위로 올라가면 목을 뒤로 한껏 젖혀도 꼭대기가 보일락 말락 한 키 높은 삼나무 숲이 맞이한다. 그윽한 나무 향이 오만가지 세상일에 시달린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며 형언할 수 없는 편안함을 갖게 한다.

 

시원한 물줄기가 쉼 없이 쏟아져 내리는 봉래폭포. 울릉도 주민들의 식수원 역할을 톡톡이 하고 있다

 

 

학포해수욕장 & 이규원각석문

서면 학포리에 위치한 학포해수욕장은 고즈넉한 분위기속에서 추억거리를 만들기에 적합한 곳이다. 학포 마을 어귀에는 울릉도 개척 초기와 관련한 유적지 한 곳이 자리하고 있다. 1882년 본토의 주민을 울릉도로 이주시키는 개척정책을 펴기로 한 조정에서는 그에 앞서 검찰사를 파견해 실정을 파악케 했다. 이곳은 검찰사의 신분으로 울릉도를 밟은 이규원 일행이 처음 발을 디딘 곳. 조사를 마친 검찰사 일행은 미개척지였던 울릉도에 다녀간 증거로 일행의 이름 등을 각석문으로 남겼다. 조사를 마친 일행이 국왕에게 울릉도 실태를 보고한 이듬해 4월, 본토로부터 개척민의 이주가 시작되었다고 전한다. 비록 오랜 세월 풍화작용의 영향으로 일부 유실된 부분도 있으나 당시 다녀간 이들의 이름이 지금도 바위 한쪽 면에 남아 있다.

 

 

태하리 등대 & 자연동굴

학포리에서 일주도로로 돌아 나온 뒤 태하터널을 지난다. 태하마을을 지나 바다까지 뻗어간 길 끝에 거대한 자연동굴이 자리하고 있다. 고난이도의 암벽등반 루트가 있는 이곳은 해식작용에 의해 형성된 곳으로 대자연의 힘을 새삼 실감케 한다. 동굴에 이르기 전 오른편에는 태하등대를 오가는 모노레일 승강장이 있다. 태하등대에서 바라보는 일대 전경은 가보지 않은 이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명불허전. 향나무자생지로 천연기념물 49호로 지정된 대풍감 절벽과 멀리 동쪽으로 내달리는 해안절벽의 절경을 만날 수 있다.

 

행남등대에서 바라본 저동항

 

 

내수전 일출전망대

저동 여객선터미널에서 차량으로 5분 남짓이면 내수전마을 표석과 만나게 된다. 이곳은 피서객들에게 인기 높은 몽돌해수욕장과 멋진 조망을 자랑하는 전망대로 이름난 관광지다. 내수전이라는 동네 이름은 먼 옛날 울릉도 개척 당시, 김내수라는 사람이 화전을 일구고 살았다하여 붙은 이름이다.
내수전 일출전망대는 이웃한 독도전망대와 함께 울릉읍 최고의 조망을 자랑한다. 사실 토박이들은 내수전 전망대의 조망과 분위기를 더 치켜세우기도 한다. 마을 표석에서 전망대까지 걸어서 30분 이상 걸리지만 스마트모빌리티의 경우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다.

 

내수전 일출전망대에 올라 내려다 본 발아래 풍경

 

 

울릉도 먹거리

외국 어딘가 온 듯 이국적인 풍광을 선보이는 울릉도에는 육지에서 맛볼 수 없는 먹거리들이 널려 있다. 풍부한 해산물들은 차치하더라도 섬에서 나는 모든 식물들에 약초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맛과 영양 역시 뛰어나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던가. 울릉도에 가면 울릉도식으로 먹어보자.

 

따개비칼국수

따개비는 갯바위나 암초 등에 붙어서 사는 조개의 일종으로 육지에서는 거의 먹지 않는다. 하지만 울릉도에서는 칼국수나 밥을 지을 때 따개비를 이용한다. 삿갓조개 또는 ‘작은 전복’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따개비는 천연항암물질과 혈류를 좋게 해주는 아르기닌 성분이 들어있는 건강 식재료. 따개비를 끓여 걸죽한 육수를 낸 뒤 직접 반죽한 면과 신선한 야채, 따개비 등을 넣어 낸다. 시원한 국물맛과 따개비가 선사하는 쫀득쫀득한 식감이 일품. 남양마을의 태양식당과 천부항에 있는 신애분식이 추천할만하다.  

태양식당 054-791-5617, 신애분식 054-791-0095

 

 

 

오징어내장탕

오징어 산지로 이름난 울릉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오징어내장탕. 흰 내장을 잘 손질해 담백하게 끓여낸 탕으로 숙취 해소에 그만이다.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해 청양고추와 호박잎, 무, 마늘 콩나물 등을 넣어 끓여낸다. 울릉산악회 회원이 운영하는 장원식당(054-791-3938)은 토박이 맛을 낸다.

장원식당 054-791-3938 

 

 

 

 

홍합밥

잘게 썬 홍합과 조미되지 않은 간장, 참기름 등을 넣어 지은 밥이다. 같은 홍합이라도 육지와 울릉도의 그것은 크기와 맛, 선도에서 비교를 불허한다. 홍합밥에는 대개 울릉도에서 나는 나물류가 밑반찬으로 제공되는데 취향에 따라 밥과 함께 비벼먹어도 별미다.

울릉콘도 054-791-1020

 

 

 

울릉약소

울릉약소는 사료를 전혀 먹이지 않고 놓아기른 오리지널 한우다. 울릉도 산지에서 나는 각종 약초를 먹이로 쓰는데, 특히 소에게 보약으로 알려진 섬바디를 가장 많이 먹인다. 숯불에 살짝 익혀 다른 양념 없이 소금에 찍어먹는 게 정석.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울릉약소는 분명 육지의 그것과 다른 매력이 있다. 다만 약소는 사육 두수가 적어 주민들도 맛보기가 쉽지 않다.  소를 잡는 날이 다가오면 시가지 곳곳에 플래카드를 내걸고 예약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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