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가 말하는 스펙, 정말 정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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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가 말하는 스펙, 정말 정확할까
퍼스널모빌리티 스펙 읽는 법

 

소비자가 보기에는 모두 비슷비슷해 보이는 제품들의 스펙. 단지 숫자가 높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 숫자가 높은 제품이라고 해서 항상 좋은 제품인 것은 아니다. 나에게 가장 적합하고 좋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스펙을 정확하게 읽는 법을 알아야 한다

글 양해룡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 퍼스널모빌리티분과 회장, 이브이샵 대표)

 

 

제조사가 제공하는 제원표를 보고 표기된 내용이 이해가 잘 안 되거나 과장된 수치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져 본 경험이 한두번씩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스마트모빌리티 유저도 종종 헷갈리는 제품 스펙에 대해 정확히 알고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1. 리튬배터리의 용량 표기 방법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납산배터리가 모빌리티의 동력원이었을 때는 24V 7Ah, 36V 12Ah(암페어 아워)라고 배터리에 표기 됐다. 최근에는 Wh(와트 아워)로 함께 표기되는 추세다.
암페어 아워와 와트 아워의 표기방식에는 각각 장단점이 존재한다. ‘36V 10Ah’ 이런 식으로 표기할 경우 36V 제품인 것을 한번에 알 수 있어 시간이 지난 후 충전기 등 다른 부품을 구매하는데 혼동이 없다. 반면 360Wh와 같이 와트 아워 방식으로만 표기할 경우 제품의 전압을 소비자가 알기 어렵지만, 제품의 배터리 용량 차이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36V 10Ah로 표기된 배터리의 용량은 36V×10Ah=360Wh로 360W 전기를 1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을 의미한다. 이 정도 전기량이면 형광등(20W 기준) 18개를 1시간 동안 밝힐 수 있다. 전기자전거는 보통 40㎞, 전동킥보드는 25㎞ 주행할 수 있을 정도의 양이다.

 

 

 

정확한 리튬배터리 용량 계산법
먼저 정확한 리튬배터리 용량을 계산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엄밀히 말하면 36V 10Ah라고 표기된 리튬배터리는 37V 10Ah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그 이유는 기존의 동력원이었던 납산배터리가 12V 형태로 출시되고 이를 직렬 연결해서 24V, 36V, 48V, 60V 형태로 만들었기 때문에 시중에는 아직도 12V 배수단위의 표기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표1> 리튬배터리의 호칭 및 전압

 


36V 기준으로 살펴볼 때 3.7V 공칭전압을 가진 셀 10개를 직렬 연결해 37V 리튬배터리를 만들지만 보통은 36V로 표시한다. 이런 이유로 36V 리튬배터리나 37V 리튬배터리는 똑같은 전압을 가진 제품이다. 36V 10Ah 배터리는 공칭전압 기준으로 370Wh의 정격용량을 갖는다. 만충전압을 기준으로 42V×10Ah=Max 420Wh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이런 지식이 없는 소비자가 Max 420Wh로 표기된 배터리를 보면 370Wh로 표기된 배터리에 비해 더 큰 용량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배터리 용량을 Wh로 표기할 때는 공칭전압에 따른 표기로 통일해 소비자에게 혼선이 없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공칭전압(Nominal Voltage) : 해당 배터리를 대표하는 전압이다. 일반적으로 50% 내외의 충전상태 전압을 의미한다.
만충전압(Charging Voltage) : ‌해당 배터리의 최대충전시 전압으로 만충전압을 초과해 충전될 경우 배터리의 성능저하 또는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2. 충전기의 표기방식

필자가 손님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사용하는 제품은 36V 제품인데 충전기를 보니까 Output이 42V로 적혀 있는데 잘못 된 것 아닌가” 하는 것이다. 간혹 인터넷에서 36V 충전기를 구입했는데 42V 충전기를 받아 오배송이 아닌지 하는 문의도 많이 들어온다.
충전기 표기방식은 충전기의 최대출력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36V 충전기의 최대 Output인 42V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표1>에서 설명한 것처럼 42V는 36V 배터리의 만충전 전압을 의미한다. 업체에서 별도로 36V용 충전기라고 라벨로 부착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많이 혼동하는 부분이다. 참고로 배터리마다 만충전압이 차이가 있어서 납산충전기는 납산배터리에만, 리튬충전기는 리튬배터리에만, 리튬인산철 충전기는 리튬인산철배터리에만 사용해야 한다.
최근 제품은 대부분 리튬이온배터리나 폴리머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두 배터리는 공칭전압과 만충전압이 같으므로 혼용해서 사용해도 무방하다.
 

 

3. 모터 출력과 제품 출력의 차이

각종 모터와 모빌리티 제조사들은 제품 표기방식을 정부기관의 지침에 따라 일관되게 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규격에 따라 표기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동이 가중되고 있다. 물론 유통사들 역시 제조사에서 제시한 스펙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유통사 입장에서 출력표기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정확한 모터 출력 계산법
모터의 출력은 힘의 단위인 W(와트)를 사용한다. 여기서 W(와트)는 배터리 전압(V)과 컨트롤러의 전류(A)를 곱해서 만들어진다. 예를 들면 어떤 제품에 36V 리튬배터리와 최대전류치가 15A인 컨트롤러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이 제품이 최대로 낼 수 있는 출력은 아래와 같이 계산할 수 있다.
 <표1>에서 설명한 것처럼 36V 리튬배터리의 공칭전압 37V를 가지고 계산하면, 37V×15A = 555W라는 최대출력을 가지게 된다. 이 값을 반으로 나눈 것이 277.5W이다. 이 정도 되는 출력을 정격출력 250W라 칭하고 보통 전기자전거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일부 제조사나 유통사가 이 부분에서 스펙을 과장하는 방법으로 36V 리튬배터리의 공칭전압을 배터리 만충전압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36V 배터리의 만충전 전압인 42V로 계산하게 되면 최대출력은 42V×15A=630W이고 이것을 반으로 나눈 값은 315W이므로 ‘자사 제품은 최대출력 600W 정격출력 300W’라고 표기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방법이 혼용되고 있고 또 어떤 업체는 그냥 자신이 임의로 정한 전혀 근거 없는 거짓 스펙으로 제품을 위장하는 경우도 있다. 소비자가 제품을 볼 때는 정격 250W 제품보다 정격 300W 스펙을 가진 제품이 우월해 보이겠지만 사실은 같은 출력을 가진 제품이다. 컨트롤러의 최대전류 표기를 확인해야 정확한 제품의 출력을 알 수 있다.

 


<표2> 일반적인 모터의 출력 표기방법

 


가장 중요한 것은 공장에서 출고되는 모터의 표기와 상관없이 사용되는 컨트롤러의 전류치에 따라서 제품의 출력이 결정된다는 점이다. 36V 500W 모터를 사용하고 Max 15A 컨트롤러를 사용한다면 모터가 500W로 표기되었다 하더라도 제품의 출력은 250W로 표현해야 한다. 이유는 위에 설명한 것과 같이 제품의 출력 단위 W(와트)는 전압(V)과 전류(A)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단순히 모터의 출력을 제품출력과 같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원상 500W라고 표기된 모터의 경우 소비자들은 이 제품의 출력이 500W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고 그대로 믿고 구매하게 된다. 또한 제품명에 붙은 숫자는 제조사의 기준에 따라 붙여진 숫자일 뿐 숫자가 출력과는 무관한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제원표가 최대출력을 표기한 것인지, 정격출력을 표기한 것인지 또는 자신들이 정해놓은 제품의 구분법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사용자가 구매 전 직접 문의하거나 타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현재의 표기방식에 대한 오류에 대해서 몇 가지 짚어 보았다. 이 글이 제품 구매 시 스펙을 살피는데 참고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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