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각광받는 수도권 해변 & 호반 코스

수도권 해변 & 호반 코스

가을 우울증 해소법 ― 햇살 좋은 바다와 후수로! 
새롭게 각광받는
수도권 해변 & 호반 코스 

햇빛은 파리해지고 날은 갈수록 짧아지는데 나뭇잎마저 속절없이 떨어지는 나날들. 하루가 다르게 뚝뚝 떨어지는 기온도 우울증을 부추긴다. 이럴 때는 숲이나 산, 내륙보다는 탁 트인 바다와 호숫가를 달리는 것이 기분전환에 좋고 햇살도 더 맞을 수 있다. 수도권에 새로 개설되고 있는 호반이나 해변 자전거길과 조금 덜  알려진 해변 코스를 소개한다

① 영종도 씨사이드파크 
     바다를 가르는 인천대교와 광대한 갯벌 조망 
② 강화 석모도  
    석모대교 연결로 편하게 가보는 섬 여행 
③ 시흥 배곧신도시 한울공원 
    소래포구는 잊어라! 세련된 자연미의 절정   
④ 인천 청라국제도시 
    사통팔달 호반길과 해변길 종횡무진    
⑤ 화성호 호반길  
    광활한 대지와 호수, 10km 직선 방조제의 웅자

 

청라국제도시 남단을 감싸는 심곡천 하류의 유수지. 오른쪽 로봇랜드 빌딩 뒤로 인천화력발전소 굴뚝이 하늘을 향해 포문을 열고 있다

 

 

 

 

영종도 씨사이드파크 
바다를 가르는 인천대교와 광대한 갯벌 조망

영종도에는 인천공항뿐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인천공항은 간척을 통해 영종도와 용유도, 신불도 등 여러 섬을 하나로 묶으면서 탄생했다. 영종대교와 인천대교가 있는데도 월미도에서 아직도 연락선이 오가는 구읍뱃터 인근의 해변에는 자전거도로와 레일바이크, 생태공원 등이 한데 모인 멋진 싸사이드파크가 들어섰다. 장쾌한 바다 조망은 단연 이곳이 수도권 최고다
 

씨사이드파크의 해변 코스. 레일바이크와 자전거도로, 산책로가 함께 지나고 멀리 인천대교의 교각이 낮게 깔렸다

 

 

인천국제공항을 품고 있는 영종도가 광대한 해상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섬과 섬 사이의 갯벌을 매워 거대한 공항부지를 확보해 어딘가 너무 인공적이고 살풍경한 느낌을 주지만 최근에 추진된 사업이라 인공과 자연미가 세련되게 어우러진다.
섬 서단에 모여 있는 기존의 해변인 왕산, 을왕, 용유, 마시안 해변 외에 여기서 소개할 곳은 남동단에 조성중인 씨사이드파크다. 바닷가를 따라 길게 이어진 공원은 장장 7km에 달하고 자전거도로는 물론, 레일바이크와 캠핑장, 생태공원, 염전 체험장 등 다양한 공간이 모여 있다. 인공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장대한 인천대교와 드넓은 갯벌, 바다를 보며 달리는 수도권 유일의 레일바이크 등등은 해변여행의 별격이다.
섬의 북동쪽에 자리한 포구인 예단포와 영종대교 사이에는 미단시티가 조성중인데, 도시가 들어서기 전의 한적한 해변도 각별하다.

투어 가이드
씨사이드파크와 미단시티는 영종도 최고봉인 백운산(256m)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동떨어져 있어 함께 돌아볼 때는 길을 잘 찾아야 한다. 인천대교 기념관에서 운서역 방면으로 백운산을 서쪽으로 돌아 예단포로 갈 수 있다. 미단시티의 남쪽 끝은 영종대교인데, 영종대교 아래로 지나면 동강천 수로길을 따라 구읍뱃터 방면으로 바로 갈 수 있다. 구읍뱃터 진입은 공항전철(휴일에 자전거 승차 가능)과 자동차로 가능하지만 월미도에서 배를 타보기를 권한다. 배는 매시간 있으며 15분 걸린다. 자전거 포함 편도 3500원. 
 

월미도에서 배를 타면 ‘섬’ 영종도로 가는 특별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영종도 동북쪽의 작은 포구인 예단포. 주변에 미단시티가 조성중이다

 


강화 석모도 일주
석모대교 연결로 편하게 가보는 섬 여행

한때 수도권에서 가장 낭만적이고 가벼운 섬 여행지로 유명했던 석모도가 이제는 육지가 되었다. 강화도와 연결하는 길이 1540m의 석모대교가 올해 6월 개통했기 때문이다. 이제 배 시간에 쫓기거나 배를 기다리느라 긴 줄을 설 필요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이 매혹의 섬을 오갈 수 있게 되었다

 

석모도 남동쪽 해변의 갯벌에는 붉은 함초가 지천으로 피었다. 뒤편으로 강화도 마니산이 우뚝하다

 

 

 

석모도가 진짜 섬일 때도 주말이면 자동차와 관광객으로 붐볐지만 올 6월 석모대교가 개통된 이후에는 더욱 북적인다. 왕복 2차로의 석모대교에 정체가 빚어질 정도다. 자동차들이 이렇게나 많이 다니니 자전거도로가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석모도 자전거여행은 주말이나 휴일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가능하다면 붐비지 않는 평일에 시간을 내서 차분히 돌아보길 권한다.
석모도는 길이 12km 정도의 길고 작은 섬이지만 강화도의 축소판처럼 있을 건 다 있다. 암릉을 드러낸 산은 기세가 좋고, 광활한 삼산평야와 절경의 민머루해변, 명찰 보문사가 있다. 갯벌은 질펀하고 작은 포구와 농가는 세상사에 무관한 듯 한적하기 짝이 없다.
석모대교 개통을 계기로 섬 안은 개발 열풍이 거세다. 곳곳에 펜션과 모텔, 식당이 들어서고 있고 해안을 따라서는 자전거도로가 조성중이다 

투어 가이드
강화도에서 석모대교를 건너면 왼쪽에 작은 주차장과 쉼터가 있다. 길 건너 언덕 위에는 석모대교 전망대가 있는데 석모대교와 교동대교를 함께 볼 수 있는 멋진 입지다. 북쪽의 삼산평야를 가로질러 하리항이나 성주산 아래 상리로 갈 때는 바둑판처럼 잘 닦인 농로를 자유롭게 활용해보자. 

 

길이 1540m의 석모대교. 멀리 별립산 왼편으로 교동대교도 보인다

 

민머루해변의 늦은 오후. 백사장은 짧지만 드넓은 갯벌과 갯바위가 인상적이다

 

 

시흥 배곧신도시 한울공원
소래포구는 잊어라! 세련된 자연미의 해변길

배곧신도시는 소래포구에서 시화방조제 가는 길목의 갯벌을 간척해서 조성중인 곳이다.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송도국제도시를 마주보는 입지인데 해변에는 장대한 한울공원이 들어서고 있고, 대규모 배곧생명공원도 연결되어 있다. 자전거도로를 포함한 해변공원은 월곶포구 근처에서 6km나 되고, 즐비한 횟집과 해변공원으로 알려진 오이도해양단지와도 이어진다

 

배곧신도시 해변의 한울공원. 월곶포구와 오이도해양단지 사이에 길게 이어진다

 

 


협궤열차 수인선의 종착역, 싱싱한 수산물과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시장 사람들의 일상, 물 빠진 갯골에 기우뚱 올라선 낡은 어선, 선창가에 퍼질러 앉아 값싸게 즐기는 한판의 생선회… 소래포구가 그런 추억으로 낡아갈 때 근처에는 세련되고 경쾌하며 시원한 해변공원이 들어서고 있다. 
서민적 정감은 넘치지만 좁고 무질서한 소래포구의 반대 이미지를 찾는다면 바로 곁의 배곧신도시 한울공원에 답이 있다. 원래는 올해까지 개발이 완료되는 배곧신도시는 인구 5만6000명을 수용하며 서울대 시흥캠퍼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아직도 곳곳에서는 공사가 한창이지만 대략적인 도시의 윤곽은 드러났다.
외지인 입장에서 배곧신도시 최고의 매혹은 장대한 해변공원인 한울공원과 호수와 갈대밭, 언덕을 매우 자연스럽게 조화시킨 배곧생명공원이다. 소래포구와 월곶포구, 송도국제도시, 오이도해양단지, 시화방조제도 가까이 있어 규모와 경관, 다양함에서 수도권 최고의 바다 코스라고 할 수 있다.

투어 가이드
한울공원은 올해 중에 완공 예정으로 아직 공사중인 곳이 많아 출입에 주의해야 한다. 다만 도로 옆의 자전거길은 통행이 어렵지 않으며, 배곧생명공원은 2015년에 이미 완공되었다. 장거리 코스로 잡고 싶다면 옥구공원을 기점으로 월곶포구~소래포구~갯골생태공원~물왕저수지 구간(왕복 약 30km)을 추가하거나, 시화방조제(왕복 약 29km) 구간을 더하면 된다.

 

간조에 따라 오르내리고 갯벌 생태계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오이도 황새바위길. 건너편은 송도국제도시

 

억새언덕(배곧마루)에서 바라본 배곧생명공원. 원래 있었던 것 마냥 매우 자연스럽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사통팔달 호반길과 해변길 종횡무진

작년 11월호에도 가을 코스로 청라호수공원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아직도 조성중인 청라국제도시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건물과 경관, 길이 생겨나고 있다. 이번에는 국제도시 주변에 마련된 수많은 물길과 유수지를 따라 인공미를 최대한 탈색하고 정취어린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둑길을 내세우고 싶다. 일부 공사중인 곳이 있지만 초고층 빌딩과 영종대교, 갈대숲과 인천화력발전소의 거대한 굴뚝이 묘하게 어울려 보인다

 

자연호수처럼 꾸며진 공촌천 유수지. 일주 자전거길이 나 있고 뒤편으로 영종대교가 웅장하다

 

 


서울에서 인천공항 가는 길목에 자리한 청라국제도시는 그 면적이 17.8㎢(약 538만평)에 달하며,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아직도 한창 조성중이다. 현재인구는 약 9만.
도시 중간에 자리한 청라호수공원은 완성도와 구성미에서 전국 최고라고 할만하다. 그런데 청라에는 이 호수공원보다 더 큰 호수와 장대한 물길이 사방으로 나 있다. 물에 둘러싸인 ‘호수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호수공원과 서해 사이에 조성된 두 개의 거대한 유수지는 수위조절의 본래 기능 외에 경관적으로도 대단히 특별하다. 갈대숲이 흐드러지고 낚시꾼은 하염없이 앉았는데 고층빌딩은 멀찍이 물러나 풍경화의 배경을 이룬다.      
호수와 물길 주변에는 어김없이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나 있어 도시의 호반길에서 유유자적 할 수 있다.

투어 가이드
청라국제도시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아라뱃길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라뱃길 서단인 경인항(정서진)에서 영종대교 휴게소 후문을 지나 그대로 직진하면 인천체고가 나온다(정서진에서 1.8km). 인천체고 뒤쪽의 유수지가 공촌천 하류다. 공촌천과 국제도시 남쪽의 심곡천 구간은 일부 공사중인 곳이 있으므로 안전에 유의한다. 일대에 한가로운 도로가 많으므로 공사구간은 우회하면 된다. 

 

일주 4.5km의 자전거길이 나있는 청라호수공원

 

인천체고 인근에서 바라본 공촌천. 한적한 강변 둑길 뒤로 청라국제도시가 솟았다

 

 

화성호 호반길
광활한 대지와 호수, 10km 방조제의 웅자

시화방조제 남쪽에 비슷한 규모로 건설된 화성방조제는 완벽한 직선로가 9.8㎞나 된다. 방조제 때문에 생겨난 화성호는 이제 막 개발이 시작되어 황무지 같은 갈대밭이 끝없이 펼쳐지고 자전거길은 도시가 완전히 탈색된 무인지경을 꿈결처럼 흐른다. 낙조의 명소이자 분위기 있는 궁평항과 궁평리해변을 끼고 있는 것도 매혹적이다

 

사방으로 직선과 수평선이 교차하는 광활한 화성호 호반길. 잘 닦인 자전거도로는 아직 한산하다

 

 

 

서해안에서는 바다가 곧잘 호수로 돌변한다. 어느날 갑자기 장대한 둑이 바다를 가르면서 한쪽은 호수가 되고 한쪽은 바다가 되어 물의 운명이 뒤바뀐다. 그래서 둑 위에 서는 순간 혼란스럽기도 하다. 이건 해변길인가, 호반길인가. 시화방조제, 새만금방조제가 모두 그렇다.   
화성방조제는 아직 생소하다. 2007년 개통되었으니 10년이 지났건만 교통이 불편한 외진 위치에 있어 한적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작은 꺾임도 없이 완벽한 직선으로 10㎞에 달하는 방조제는 그 자체로 엄청난 규모감을 준다.  
화성방조제는 다른 거대방조제와 다른 특징이 하나 있다. 방조제를 쌓으면서 생겨난 호수인 화성호를 따라 멋진 호반길이 나 있는 것이다. 도로는 북쪽의 궁평항에서 마도까지만 개통되었지만 호반을 다 돌 수 있는 자전거도로는 여전히 텅 빈 채 사람들을 기다린다.
인파와 자동차에 시달리지 않고 광대한 호반의 정취를 조용히 맛보고 싶다면, 화성방조제가 정답이다.

투어 가이드
화성방조제와 화성호 일주 자전거여행은 낙조로 유명한 궁평항을 기점으로 잡으면 편하다. 곳곳에 주차공간이 많지만 궁평항 뒤편 공터의 남단에서 자전거길이 시작되어 자동차가 있다면 이곳에 두는 것이 편하다. 호수를 일주하면 방조제 중간쯤인 매향3리 선착장으로 합류하는데 농어촌공사 관할지역으로 차량통행을 막는 차단기를 내려놓아 밑으로 요령껏 통과해야 한다. 지역 내에서 사고나 시설물 파괴 시 책임을 져야 하므로 주의한다.

 

갈대밭 옆에 정박한 낚시배

 

길이 10km의 완벽한 직선인 화성방조제

 

노을이 아름다운 궁평포구

 

 

 

 

 

 

저작권자 © 자전거생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