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동안 함께 이곳저곳을 누비던 자전거가 어느 순간 달라졌다.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흉터가 곳곳에 생겼다. 체인과 스프라켓의 원래 색상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먼지와 기름때가 묻어 있고, 브레이크를 잡으면 돌고래와도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고음이 발생한다. 서걱서걱 모래 갈리는 소음이 들리기도 한다. 이번 호에서는 완전분해 세척과정을 소개한다. 개인이 집에서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분해와 세척 방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글·사진 이상윤 기자
촬영협조 철수네 자전거 02-959-4029 blog.naver.com/supark7272자전거의 동면 준비

처음 자전거를 만났을 때 설렘 가득했던 마음은 이미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매일 관리해 주고, 작은 상처에도 가슴 아파했던 여름날의 기억은 추억으로 남아 버렸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멋지다고 바라보던 자전거는 추위라는 변명 아래 방 구석 한쪽에서 겨울잠을 자고 있다.  반짝반짝 은색으로 빛나던 체인과 스프라켓은 이미 검정색 기름때가 덕지덕지 굳어버려 원래의 색을 잃어버렸다. 

지난호에서도 강조했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장시간 자전거를 보관할 경우 부품이 손상되어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디레일러의 스프링 장력이 늘어난 상태로 보관하는 것부터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다. 자전거를 장시간 보관할 때에는 앞뒤 모두 가장 작은 기어에 체인을 둬야 디레일러의 스프링에 장력이 걸리지 않아 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타이어공기압은 평소의 60%를 유지하고, 타이어의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바람을 넣었다가 빼주는 것이 좋다. 세차한 다음 오일링은 완벽하게 수분을 제거하고 평소보다 많은 양의 오일을 도포하는 것이 좋다.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완전분해 세차
겨울철을 맞아 많은 업체가 세차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비교적 정비 시간이 짧고 저렴한 스팀 세차, 모든 자전거의 부품을 하나씩 탈거하여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완전분해 세차까지 자전거의 컨디션과 지갑 사정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다. 

8000원에서 2만 원 사이의 스팀 세차에 비해 완전분해 세차는 가격이 높은 편이다. 8~15만 원 선으로 샵마다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어 있다. 이유는 사용되는 변속 케이블, 브레이크 케이블, 겉선 등 재료가 다르기 때문이다. 완전분해 세차라도 진행 항목이 다를 수 있으므로 사전에 꼭 확인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로드바이크 한대를 기준으로 약 5시간의 시간이 걸리며, 자전거를 맡기고 이틀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이번 겨울 동안 완전분해 세차를 계획 중이라면 평소 교체를 원하던 부품을 이참에 같이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케이블이 안쪽으로 들어가는 에어로 핸들바를 바꾸려면 일반적으로 3만 원 정도의 공임이 들지만 완전분해 세차를 한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구매한 지 2년 이상, 우중 라이딩이 잦았던 자전거, 정비 또는 관리를 하지 않은 자전거, 서걱서걱 갈리는 소리가 난다면 이번 겨울 분해정비를 통해 새로운 자전거로 거듭 나기를 추천한다. 

완전분해를 하려면 전문 공구가 필요하지만, 전체적인 과정을 살펴보면 자전거의 구조와 분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다만 조심해야 할 사항은 세차가 이뤄지는 장소에 지우기 힘든 검은 기름때를 남겨 아내 또는 부모님께 꾸중과 함께 ‘등짝스매싱’을 맞지 않도록 유의하자. 

분해세척 과정소개
총 과정은 예비세척, 분해, 각 부위 세척(앞 디레일러, 뒷 디레일러, 풀리, 브레이크, 포크, 각종 베어링, 휠), 조립의 순서다. 

평소 관리가 잘 되어 예비세척이 필요 없으면 바로 분해 과정으로 넘어가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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