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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로 유명한 ‘철수네 자전거’ 박철수 대표“샵 사장이기 이전에 저 역시 자전거를 사랑하는 동호인입니다”

정비로 유명한 ‘철수네 자전거’ 박철수 대표 
“샵 사장이기 이전에 저 역시 자전거를 사랑하는 동호인입니다”


철수네 자전거는 서울 석관동에 있다. 13평 정도의 작은 매장은 여느 자전거 샵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제품 판매보다는 정비를 잘하기로 입소문이 자자한 이 샵은 항상 정비를 기다리는 자전거가 길게 줄지어져 있다. 매장을 연 지 4년째라는 박철수 대표는 “저 자신이 자전거를 좋아하는 동호인이기도 해서 항상 동호인의 마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고 비결을 설명한다

 

 

 

자전거를 타다 보면 필연적으로 샵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자전거 입문 초기에는 비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어깨를 움츠리며 샵을 방문했던 경험이 있다. 지금이야 소비자와 기자 두 가지 입장에서 수많은 샵을 방문하며 쌓인 노하우로 가고 싶은 곳과 가고 싶지 않은 곳을 골라낼 수 있지만, ‘석관동 철수네 자전거’ 만큼은 큰 정비가 있다면 고민 없이 맡기는 샵이다. 사장님의 털털하면서도 솔직한 성격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미캐닉 경력만 6년, 개인 샵을 운영한 지 4년 차에 접어든 박철수 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전거 업계에 대한 뒷 이야기를 들어본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자전거생활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석관동에서 ‘철수네 자전거’라는 작은 샵을 운영 중인 박철수라고 합니다. 벌써 제 이름을 상호로 걸고 샵을 운영해온 지 만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자전거에 관심을 갖고 지금까지 오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12년 전 회사 생활을 하면서 건강을 챙겨 보려고 구매한 생활자전거가 시작이었습니다. 자전거를 전문적으로 타는 직장 상사를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그분께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번은 그분이 회사에 쫄쫄이(저지와 타이즈 빕) 복장을 하고 출근했는데 눈을 어디다 둬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민망했습니다. 속으로 나는 절대 저렇게까지는 안 해야지 생각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저도 빕과 저지를 챙겨 입을 정도로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버렸죠(웃음). 사실 자전거에 빠져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자전거 동호인들이 이용하던 ‘바이크셀’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면서부터입니다. 그 당시 중고 자전거와 액세서리를 중고로 사고판다는 게 문화적 충격이었는데 몇 번 이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다가도 어느 부품으로 자전거를 꾸며야 좋을지 생각할 정도로 매니아가 되어버렸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호회 활동도 잦아졌고 자주 가던 샵에서 미캐닉을 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회사를 나와 미캐닉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미캐닉이라는 직업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곤란한 점은 없으셨나요?
“아무리 동호인 활동을 오래 하고 스스로 정비에 익숙하다고 해도 실제 현장에서 만나는 다양한 변수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스스로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당시는 지금처럼 자전거 정비학원이 없고 정비 관련 서적도 많지 않던 시절이어서 유일하게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던 기회는 수입사에서 진행하는 기술세미나였습니다. 매년 1회 정도 열리는데 3년가량 필드기술과 함께 빠지지 않고 많은 세미나를 다니면서 부족한 기술을 배웠습니다. 지금은 정비 관련 학원과 서적, 동영상 등이 풍부해 쉽게 정비를 배울 수 있지만 늘어나는 자전거 인구에 맞게 전문정비교육기관과 함께 국가자격증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나요?
“한번은 매장청소를 위해 일찍 출근한 적이 있었습니다. 청소도구를 가지러 매장 밖에 있는 화장실에 갔는데 어르신 한 분이 계시는 겁니다. 알고 보니 길을 가다가 급하게 화장실이 필요해서 들어왔는데 문이 잠겨있어 오도 가도 못하고 그만 그 자리에서 실례를 해버린 거죠. 어떻게 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르는 어르신을 보고 처음에는 몸이 불편한 분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뒷처리(?)를 도와드리고 매장에 있던 반바지를 드렸습니다. 며칠 뒤 잘 세탁된 제 반바지와 함께 검은 봉지를 주시고는 부끄러우셨는지 금방 자리를 피해 버렸습니다. 봉지 안에는 소주 3병이 들어있었는데 아직도 왜 소주를 주셨는지 왜 3병인지 의문이 남습니다.

10년의 세월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은 고가의 자전거를 구매했으니 무조건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행동했던 한 분이 생각납니다. 매번 하인 대하는 듯한 말투와 행동을 하다가 자기 마음에 안 들자 브레이크 마찰소음도 고장이라고 언성을 높이며 트집을 잡아 나중에는 경찰이 출동해 중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끝내 수입사에 제품을 입고시켜 정밀검사를 통해 전혀 하자가 없는 제품임을 검증받았지만, 소비자는 끝까지 인정하지 않던 진상 고객이 떠오릅니다.”


개인 샵 오픈을 준비하는 독자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부탁립니다. 혹시 해주실 조언이 있나요?
“정답은 없습니다. 경험에 비춰 몇 가지 말씀을 드리자면 4~6월이 1년을 기준으로 가장 매출이 많은 시기입니다. 날씨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7월까지는 매출이 꾸준히 이어지다가 8월에 잠시 하락 후 다시 9월부터 11월까지 매출이 상승합니다. 이후 겨울 동안에는 분해 세차, 실내트레이닝, 피팅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도 결국 유지비용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하므로 샵 오픈일정을 조율할 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월별로 매출 고객을 대략 계산해보면 샵 주변 주민이 10%, 같은 동호회 30%, 일반 동호인 60%의 비율입니다. 대부분 일반 동호인들이 제품 구매와 정비 비중이 가장 많은 편입니다. 같은 동호회의 경우 소개받은 지인이 매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샵이 동호회의 주축이 되어 운영될 경우 공과 사의 경계가 애매해지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최근 자전거 정비학원을 졸업 후 바로 매장을 오픈하는 경우도 볼 수 있는데 많은 위험이 따르므로 조금 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비 실습과 실무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으며 숙련도에 따라 고객의 신뢰도가 좌우되므로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미캐닉으로 실무경험을 충분히 쌓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최근에는 동영상과 교재 등 정비에 대한 지식을 쌓을 기회가 많지만, 실제 매장에서 근무하면서 손님을 응대하는 노하우 또한 중요하므로 정비실력과 함께 운영 노하우를 겸해야 합니다.

정비 도구도 중요합니다. 확실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의 제품은 내구성과 정밀성이 뛰어나 정비도구로 인한 파손이 덜한 편입니다. 하지만 비싼 가격과 함께 모든 공구를 구매하게 되면 분명 예산이 초과되므로 이런 경우 사용빈도가 높은 중요 공구 순으로 정밀성이 높은 공구를 사용하고, 사용빈도가 낮은 공구는 기타 브랜드로 대체해서 초기비용을 줄이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만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아무리 좋은 공구라도 사용빈도가 높으면 망가지므로 교체시기를 정해두고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혼자서 샵을 운영하다 보니 정비가 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5분 이내에 가능한 단순 정비를 우선으로 하되, 먼저 온 손님께 양해를 구하고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정비는 소요시간, 예상비용을 미리 언급하는 것이 좋고, 막연히 맡겨 두고 일방적으로 수리비용을 청구하는 경우 소비자의 만족도가 떨어지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정비를 하면서 실수한 적은 없는지요?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실수를 경험했습니다. 공구를 떨어뜨려 상처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 솔직히 말씀을 드리고 사과를 하거나 파손이 크다면 그에 합당한 배상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샵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선뜻 믿고 갈 수 있는 곳이 없고, ‘당했다’는 느낌이 든 적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사실 샵에 대한 불신을 없앨 방법은 없습니다. 인터넷에 있는 사람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믿을 만한 샵을 선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일부 블랙 컨슈머가 남겨놓은 평가에 속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처음 방문한 샵을 이용하는 경우 자신에게 필요한 정비 부분을 정확히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무조건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샵이 있다면 피해야합니다. 먼저 상담을 통해 선 진단 후 예상가격과 소요시간을 알려주고 소비자의 동의를 얻고 진행하는 샵을 이용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윤 기자  yooni09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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