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앙키 e아리아 정밀분석

전기자전거라고 알아보기 힘든, e로드바이크 시대의 선구자
비앙키 e아리아 정밀분석
 

140년의 역사를 지닌 이탈리아 브랜드 비앙키에서 e로드바이크를 출시했다. 기존 모델인 아리아를 기반으로 했으며, 전기자전거에 적합하도록 다운튜브와 BB셸 형태가 더 커졌다. 그런데도 일반 로드바이크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 출시 소식이 나오자말자 많은 라이더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e아리아 모델을 수입·판매하는 대진인터내셔널의 도움을 받아 e로드바이크의 구조를 자세히 알아보았다

 

 

지금은 ‘전기자전거’가 굉장히 익숙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기자전거 시장은 주요 부품의 성능과 부피 그리고 높은 가격으로 인해 쉽게 대중의 관심을 못 끌던 시기가 있었다. 최근 배터리의 소형화와 함께 제품가격의 하락은 전기자전거의 확산에 힘을 더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자전거 장르도 유행을 탄다. 전기자전거 역시 처음에는 MTB 위주의 제품들이 활발히 출시되었고, 최근에는 일상 용도로 접한 미니벨로 등 생활형 제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다음은 로드바이크가 아닐까 하는 전망이 많은 가운데, 불현 듯 치고나온 비앙키의 e로드를 토대로 구조와 적합성을 살펴본다. 

 

(좌) 비앙키 아리아, (우) 비앙키 e아리아. 브레이크 방식과 구성 컴포넌트의 차이를 빼더라도 어느 제품이 전기자전거인지 알아보기 어렵다

 

지금도 인터넷상에 ‘전기자전거’에 대한 글이 올라오면 댓글에는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콜로세움이 생긴다. 전기자전거를 옹호하는 입장은 전기의 힘으로 자전거의 재미를 더한다는 의견이고, 반대 입장은 전기로 인한 위험성(불법개조 및 과속주행)을 가장 큰 불만요인으로 꼽는다. 전기자전거는 건강을 위해 타는 자전거 본연의 취지와 동떨어진다는 의견도 볼 수 있다.
전기자전거에 대해 독자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기자 역시 간혹 오토바이에 가까운 속도로 내달리는 전기자전거를 마주하면 안전상의 이유로 굉장히 싫어한다. 그런데도 기자가 전기자전거를 선호하는 이유는 과거의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5년 전쯤, 쉬는 날을 이용해 서울에서 춘천까지 혼자 라이딩을 나선 경험이 있다. 목적지에 도착할 쯤 걸려온 전화를 받기 위해 잠시 정차를 했다. 그곳에는 부부로 보이는 두 라이더가 먼저 도착해 쉬고 있었고 기자는 전화를 받으며 세워진 전기자전거를 곁눈질로 살펴보고 있었다. 이내 두 사람은 가방에서 과일을 꺼내더니 출발하려던 기자를 “젊은이”라고 부르며 간식을 나눠주었다.
함께 간식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고글과 버프를 착용하고 있어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으나 곧 70대 중반을 바라보는 노부부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른 아침 서울에서 출발해 춘천까지 가는 일정으로 전기자전거가 아니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했다. 

아무리 전기자전거라도 100㎞를 달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므로 기자는 궁금증이 생겨 자전거 경력을 물었다. 그러자 남성 라이더는 3개월이라고 대답했다. 몇 년 전 아내의 골다공증이 악화되어 외출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제한된 공간에서만 지내니 우울증을 동반하게 돼 의사의 권유로 전기자전거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기자전거라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매일매일 달리는 거리를 조금씩 늘려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시도하는 장거리 도전이라고 했다. 나눠준 과일을 맛있게 먹고 감사인사를 드린 뒤 기자는 먼저 출발해 부부의 완주 여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전기자전거가 노년의 부부에게 삶의 활력소가 된 것만은 확실하다. 

스페인 구동계 사용한 e아리아
e아리아의 전동구동계는 스페인 이바이크모션 제품을 사용한다. 모터는 리어허브 구동 방식으로 36V 250W이고 40Nm의 토크를 자랑한다. BB 부위에 장착되는 센터모터가 아니다보니 구동계 선택에 굉장히 자유로운 장점이 있는 반면, 휠 선택에는 제약이 있다. 배터리는 BB셸을 통해 완벽히 다운튜브 안쪽에 고정되어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추가로 250W 용량의 여분 배터리를 물통케이지에 장착할 수도 있다.
탑튜브에 전원 및 모드 스위치가 있다. 어시스트 모드는 LED 색상에 따라 에코(그린), 컴포트(오렌지), 파워(레드) 3단계로 나뉘며 에코는 30%, 컴포트는 60%, 파워는 100% 출력으로 페달링을 도와준다. 배터리 잔량 확인 및 옵션설정은 전용 앱(이바이크모션 앱)을 통해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배터리 잔량, 속도, 전원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 할 수 있고 세부적으로는 심박계를 연동, 특정 심박존에서 자동으로 모터가 작동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로드바이크에 관심이 많다면 가장 먼저 궁금해 할 스펙은 ‘무게’일 것이다. UCI(Union Cycliste Internationale)는 안전을 위해 무게하한을 6.8㎏로 제한하고 있는 반면 대회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일반 라이더들은 4㎏대의 초경량으로 꾸며 타기도 한다.
e아리아(53 사이즈)의 실측 무게는 11.63㎏으로 일반 로드바이크 기준이라면 꽤 무거운 편이다. 하지만 림브레이크가 아닌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하고 배터리와 모터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대단한 경량이다. 생활용 전기자전거나 eMTB는 20kg 전후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더 가벼워지기를 원한다면 우선적으로 핸들바, 스템, 안장을 경량 제품으로 바꾸고, 필요에 따라 경량 구동계를 선택하면 10kg 이하로도 꾸밀 수 있을 것이다.

 

충전단자가 있는 제품(위)이 e아리아다. BB셸 주변은 배터리 장착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더 커지고, 강성확보를 위해 두껍게 설계되었다
완성차에 포함되는 프론트 휠의 무게는 1.21㎏, 스프라켓을 포함한 리어휠 세트는 3.61㎏이다
페달을 제외한 무게는 11.63㎏으로 전기자전거로는 매우 가벼운 편이다
배터리와 각종 전자부품의 총무게는 1.56㎏에 불과하다

 


외형적으로 e로드바이크임을 알 수 있는 부위는 탑튜브의 전원스위치, BB셸의 충전단자, 리어 허브모터 3개 부위다. 허브모터의 부피가 가장 크므로 쉽게 눈에 띌 것 같지만, 스프라켓과 로터보다 작아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구별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허브모터의 크기가 스프라켓과 로터보다 작아 잘 보이지 않는다

 

 

전자기기는 수분과는 상극이다. 라이딩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비를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제조사는 이런 상황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모든 부위를 꼼꼼하게 방수처리 했다

 

버튼과 배터리는 갑작스러운 비를 만나도 안전하도록 방수처리가 되어있다

 

 

e아리아는 변속케이블과 브레이크 케이블이 모두 프레임 내부로 수납되는 이너케이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변속 케이블과 리어 브레이크 케이블이 다운튜브를 지나가는데 배터리를 삽입할 경우 다소 뻑뻑하게 설치된다. 프레임 내부 공간을 여유 있게 설계할 경우 주행 중 케이블끼리 부딪히며 소음이 날 확률이 높고, 너무 타이트할 경우 프레임 내부에서 케이블이 꼬여 변속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는데 아리아의 경우 굉장히 안정적으로 공간설계를 했다. 물론 일반인이 배터리를 탈착할 일은 없을뿐더러 노련한 미캐닉이라면 한 번에 바로 조립이 가능할 정도로 직관적이다.

 

전원과 디스플레이 케이블은 헤드튜브 상단으로 꺾여 들어온다. 케이블의 길이가 적당하고 유연해 약간의 노하우만 있으면 금방 설치할 수 있다
배터리는 다운튜브에 수납된다



휠 고정방식은 전면은 스루액슬 방식, 리어는 15㎜ 볼트 고정방식을 사용한다. 전기자전거에서 구동축에 볼트를 사용하는 이유는 체결력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만약 모터가 구동되는 상태에서 빠지게 되면 연결된 케이블이 꼬이면서 끊어지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 볼트체결방식이다.
e아리아는 QR 방식의 리어휠을 사용하고, 배터리를 제거하면 일반 로드바이크로도 활용할 수 있다. 국내 출시여부와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배터리 아래쪽에는 3개의 케이블이 있다
BB셸 하단과 체인스테이 아래쪽에는 오염방지를 위한 커버가 존재한다
행어쪽에 위치하는 센서는 스프라켓 락링에 있는 자석를 인식해 모터에 신호를 보낸다
프론트는 스루액슬 방식, 리어는 볼트고정 방식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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