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생활과 함께해온 사이클링연구소(上)

자전거생활이 12월호를 끝으로 지면(책자) 발행을 잠시 중단한다고 한다. 대신 동영상(유튜브)을  통해 접근성 높은 매체로 다시 독자들에게 다가가게 된다. 텍스트도 중요하지만 요즘은 동영상 컨텐츠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바람직한 변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필자가 텍스트로만 설명했던 것을 이제는 영상을 통해 보다 시각적인 접근이 가능하게 되어 독자들의 기대도 클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두 달이 마지막 지면이 될 것 같아 그동안 연재했던 기사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향후 영상으로 다룰 내용과 어느 정도 일치하며 이후 단행본으로도 출간해볼 계획이다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지고 어느덧 가을이 깊이 다가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한 해를 차분히 돌아보게 된다. 추위가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지난겨울과 따스했던 봄, 피할 길 없이 더웠던 여름, 그리고 다시 찾아온 가을은 매년 되풀이 되는 자연현상임에도 적응할 만하면 다시 계절이 바뀌는 반복의 과정이다.
자전거 타기 좋은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구분 때문에 내일은 물론 다음주 날씨를 늘 살펴보는 일은 기대와 절망이 교차하는 순간순간이었다.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즐겁게 라이딩을 하고, 또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운동으로 자신의 기량을 향상시킬 것인가에 대한 생각과 고민, 자료 수집은 나의 즐거운 업보가 된 지 벌써 16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왔다.

자전거생활과 함께 해온 16년 
자전거생활에 처음 연재를 시작한 것이 2005년 11월호이다. 그전에는 블로거로 활동했으나 당시 윤문기 편집장의 제안으로 지금까지 인연이 되었다. 중간에 몇 년간 연재를 중단했다가 다시 펜을 들게 된 것이 18년 3월호부터다. 
글을 쓰는 동안은 자전거에 대한 나의 애착과 번민이 교차했지만 글을 쓰지 않을 때는 다른 세계의 이질감 있는 존재로 자전거와 거리를 두었던 적도 있었다. 후회된다. 멈추지 말고 계속 써왔으면 하는 회한이 남는다.
컨텐츠라는 것은 그 내용을 담는 사람으로 하여금 도전과 채찍의 촉매제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본다. 필자는 자전거라는 주제로 오랜 시간 컨텐츠를 만들어 왔다. 앞으로도 이 일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자전거 사이즈 확인 및 피팅
자전거 브랜드의 선택은 개인 취향이지만 사이즈는 개인의 신장에 잘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하므로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사이즈 제원표를 확인하고 선택해야 한다. 구매하고자 하는 매장에서 피팅을 해줄 수 있다면 더 신뢰할 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간단한 자가 피팅 방법을 알고 있어도 좋다. 적절한 안장 높이는 공식을 통해 구할 수 있다. 

인심(Inseam : 순수 다리 길이) x 1.09 = 안장 높이

안장 높이는 시트튜브의 기울기만큼 크랭크를 기울인 상태에서 페달 중심축부터 안장 중심까지의 길이가 된다.
안장의 앞뒤 위치, 스템의 길이 조절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편안하고 효율적인 피팅이 된다. 피팅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찰을 통해 맞춰가는 것이다. 신체의 변화(체중변화, 성장, 부상 등)에 따라 피팅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

 

 

올바른 자세
모든 운동에서 자세는 가장 기본기 중의 기본기로서 그 전제조건은 올바른 피팅이다. 피팅이 잘 되었다면 자세도 올바르게 나오게 된다. 부자연스러운 자세는 고쳐 나갈 수 있다. 자신의 주행 자세를 거울이나 카메라에 담아 선수들의 자세와 비교해보는 것도 좋다.

 

안전장구 준비
헬멧과 장갑, 고글, 바람에 펄럭이지 않고 몸에 잘 붙는 핏에 밝은 색 계열의 유니폼은 기본 안전장구다.

본격적인 주행 자세 익히기 
손의 위치별 포지셔닝에 대해 알아야 한다. 손이 핸들의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기본 주행자세가 정해진다. 대부분은 라이딩을 하다가 문제점을 인식하고 아카데미를 찾아 교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 자가 연습을 한다면 실내 트레이닝의 기본인 평롤러를 통한 주행 자세 연습을 권장한다.

야외 라이딩 
단독 야외 라이딩은 가급적 차도가 아닌 자전거도로 이용을 추천한다. 차도를 이용해야 한다면 가급적 도로의 가장 자리를 달리고 낮에도 밝게 섬광하는 후미등(Tail Light)을 장착하는 것이 안전하다.
단체 주행은 도로의 교통 흐름과 지형을 잘 익힌 리더와 함께하는 것이 좋다. 공도에서는 2열주행이 금지되어 있어 반드시 1열로 대열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주행한다.

본격적인 자전거 다루기 
주행이 아닌, 자전거를 끌고 이동하는 방법부터 배워야 한다. 의외로 자전거를 다루는 방법이 서투른 라이더가 많다. 자전거를 내 몸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다루고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익히자. 안전하게 출발하고 정지하기도 함께 배워두면 좋다.

 

 

스탠딩 익히기 
자전거를 완전히 정지시킨 상태에서 장시간 멈춰있는 고난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주 느린 저속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을 익히면 상당히 유용하다. 주행 대열에서 잠시 속도가 늦춰지더라도 자전거에서 내릴 필요 없이 속도를 늦춰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라이딩의 기초체력 쌓기 
먼저 라이딩 날에 간격을 두고 시간을 점차 늘려가는 방법으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천천히 적응해 간다. 처음에는 혼자 라이딩을 해보다가 클럽의 일원이 되어 함께 장거리도 도전해보자. 무리한 일정의 라이딩은 부상을 초래할 수 있으니 반드시 본인이 소화할 수 있을 만큼만 라이딩 해야 한다.

투어라이딩 및 메디오폰도 도전해보기
혼자보다는 2~3명, 그보다 더 많은 라이더와 어울려 라이딩 해보자.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투어나 그란폰도 등에 참가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과 시행착오를 통해 보다 발전하는 자신을 알아가게 될 것이다.

 

자신의 목표를 세워보자 
앞서 설명한 과정을 통해 경험을 쌓게 되면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을 한 번쯤 해보게 될 것이다. 투어나 그란폰도, 각종 클라이밍대회, 원데이레이스에 참가해보면 자신이 어디쯤에 있고 앞으로 어디까지 가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지금보다 더 발전된 자신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제는 보다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동기부여가 되었다면 라이딩의 즐거움과 함께 운동 목표를 설정해보자.

 

 

운동의 원리  
이미 오랜 시간 연구되어 온 인간의 신체 발전에 대한 훈련 프로그램을 이해하기 위해 기초적인 운동원리를 알아야 한다. 자극과 휴식의 반복과 점진적 강도 상승, 기술적 훈련 등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왜 이런 운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맹목적인 마일리지 쌓기나 고강도 훈련보다는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으로 질적 향상을 얻을 수 있고, 특히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이라면 효율적인 운동 방법이 절실할 것이다.

훈련에 필요한 장비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데이터 기반의 훈련을 위해서는 자신의 상태를 측정하고 기록해주는 장비가 필요하다. 심박계, 파워미터를 통해 자신의 역치 값을 알게 될 것이고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의 동기부여가 마련될 것이다. 이는 체력이라는 단어로 정리되며, 체력의 한계를 넘기 위한 최소한의 훈련장비 구비는 필수다. 실외 훈련이 불가능한 날에는 실내 훈련 시설이나 홈트레이닝 장비를 통해 훈련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다. 최근 보다 전문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는 트레이닝 아카데미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자전거 운동에 최적화된 기술 훈련 
자전거라는 운동에 적합한 별도의 기술훈련은 크게 페달링 방법과 균형 있는 자세로 나뉜다. 자전거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페달링 방법과 흐트러짐 없고 안정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언덕을 오를 때의 기술, 변속 기술, 내리막의 컨트롤, 탄력을 받아 밀어주는 능력 등 자전거에서만 필요한 다양한 기술이 있다. 물론 전제 조전으로 기초자세, 주행능력, 체력 등이 뒷받침되었을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초, 중급, 상급 과정별 훈련 예시를 통한 적용 
앞서 설명한 모든 기초이론을 토대로 자신에 맞는 훈련 방법을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설계하는 것이다. 이미 중급수준에 있는 라이더라면 불필요한 훈련에 매달려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며, 필요 이상의 상급 훈련에 매달려 부상이나 번아웃이 되지 않도록 적정 수준을 지켜가야 한다. 필자 주변에도 열정적으로 1년 이상 운동에만 매달리다가 부상과 함께 찾아온 슬럼프로 다시는 자전거를 타지 않는 분을 볼 수 있었다. 즐거운 운동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게 필자의 지론이다. 즐거운 마음이 앞서고 동기부여가 충분하다면 지치지 않고 더 많은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고, 편안한 휴식을 통해 더 강해지는 체력을 얻게 될 것이다.

보조 훈련 : 근력 향상, 유연성 강화 
라이딩 실력은 자전거로만 완성되기가 쉽지 않다. 자전거를 잘 탄다는 것은 타고 나야 한다고 하지만 전문선수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부족한 부분을 찾아 보조훈련을 통해 더 강화할 수 있다. 특히 겨울철 실외 운동이 어려울 때 트레이닝 시설이나 집, 직장에서 틈나는 대로 하체와 상체, 코어 훈련은 물론 스트레칭을 통해 유연성을 높여 주는 방법이 있다.

투어 
세계적인 감염병 유행으로 단체 라이딩과 투어, 이벤트가 현저히 줄어든 시점에서 혼자 라이딩 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랜도너와 같이 경쟁이 아닌 완주 목적의 투어나 여행 라이딩이 인기다. 여유롭게 자전거를 즐기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지역의 경치 좋은 코스를 찾아보는 과정만으로도 설렘과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또는 이전에 단체 라이딩으로 가보았지만 따라가기 바빠 주변 경관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면 혼자 그 코스를 여유롭게 타본다면 새로운 즐거움이 될 것이다. 혼자 여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준비물과 펑크나 고장이 났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수리능력을 갖춰야 한다. 맛집과 멋집을 찾아 루트에 포함하는 것도 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자전거와 통증 
자전거를 타는 동안 겪게 되는 각종 통증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알아야 한다. 시간이 지나 없어지는 통증은 일시적인 적응문제가 되겠지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통증은 피팅이나 자세의 문제, 또는 신체구조적 문제나 예전의 사고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안장은 제조사마다 다양한 형태로 제작하고 있지만 어떤 안장이 나에게 잘 맞는지는 사실상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다양하게 경험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최근에는 측정 장비가 나와 적절한 안장을 추천해주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남녀의 구분, 로드와 MTB, 트라이애슬론 등 종목에 맞는 안장 선별도 중요하다. 자세가 잘못된 경우 어깨, 허리, 손목에 통증이 많이 찾아오며, 안장의 높이와 앞뒤 위치가 안 맞는 경우 무릎통증이 찾아올 수 있다. 근력이 부족하여 생기는 통증은 별도의 근력 운동을 해야 하고, 유연성에 의한 통증이라면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이완시켜 유연성을 강화해야 한다.

안전한 도로 주행 
자전거와 차량 사고가 매년 급증한다는, 손해보험사의 조사결과가 해마다 발표되고 있다. 좀처럼 줄지 않고 늘어가는 이유는 자전거 인구 증가에 비해 자동차와 자전거 간의 교차문화가 아직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누구의 일방적인 잘못이라기보다는 그 상황에서 교통안전과 방어, 예의가 잘 지켜졌는가에 달렸다고 본다. 난폭한 차량 운전자가 있는가 하면 차의 흐름과 안전을 방해하는 난폭한 라이더가 있기 마련이다. 개인의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최소한 자전거 안전주행에 대한 인식과 교육은 필요해 보인다. 
공도로 나가 라이더를 직접 촬영하며 어떻게 라이딩을 하는지 운전자의 시각에서 바라보았는데 잘 지키는 라이더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라이더도 상당히 많았다. 뒤에서 자동차가 빵빵거릴 때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서로 주의하자는 의미에서 경음을 울리는 것이라 생각하는 편이 맞다고 본다. 자전거도로에서의 안전주행과 공도에서의 안전주행에 대해 올바른 방법을 찾아보자.

무엇을 먹을까? 얼마나 쉬어야 할까? 
자전거를 타면서 꼭 필요한 요소는 물과 음식이다. 짧은 거리라면 크게 상관없지만 장거리투어나 시합에 참가하는 경우라면 먹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먹는 타이밍,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힘든 라이딩을 했다면 충분한 회복시간이 필요하다. 전문선수들이야 하루만 지나도 회복되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직업이나 기본 일상 환경 때문에 회복의 기회가 적어 적절한 강도의 운동과 휴식, 회복, 음식 섭취가 중요하다. 즉,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

 

보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접근 
자전거라는 운동은 생각보다 과학적인 접근이 많이 필요한 종목이라고 볼 수 있다. 올림픽 메달 개수가 육상, 수영 다음으로 많은 것을 보면 인간이 도전하는 스포츠 중에서 기계문명의 장비를 최대한 활용하는 종목이 바로 자전거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인간이 페달을 돌리는데 필요한 근육은 무엇이며, 페달을 밟은 발과 신발은 어떤 구조인지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라이딩 중에는 많은 산소를 흡입해 더 많은 혈액을 인체 구석구석으로 내보내게 된다. 뇌과학과 심리를 통해 우리는 왜 가파르고 긴 언덕을 보면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내쉬는지를 재미있게 알아볼 것이다.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는 밤을 새워도 끝이 없는 것 같다. 자전거의 역사만 해도 200년이나 되어 그만큼 할 이야기도 많은 것이라고 본다. 필자는 물론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앞으로 오랫동안 자전거와 더불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자전거를 사라. 살아있는 동안에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Get a Bicycle. You will not regret it if you live )
장거리 라이딩을 즐겨라.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I never met anybody who regretted who taking a long ri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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