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산과 바다, 해변 그리고 신비의 모래섬

옹진군 자월면 섬투어
승봉도·사승봉도·대이작도·소이작도 
아름다운 산과 바다, 해변 그리고 신비의 모래섬

오직 섬으로만 이뤄진 옹진군은 수도권 지척에 있는 ‘섬들의 고향’이다. 그 중 한 데 모여서 군도를 이루는 승봉도, 사승봉도, 대이작도, 소이작도 네 섬을 다녀왔다. 작은 섬들이지만 특별한 볼거리가 많고 새로 만든 해안산책로와 전망대도 즐비해서 여유롭게 돌아보기 좋다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 카페리를 타고 옹진군 자월면의 부속섬인 승봉도·사승봉도·대이작도·소이작도 4개의 섬으로 자전거여행을 떠난다. 
인천광역시에 속한 옹진군은 넓은 바다에 분포하는 수많은 섬들을 포함하는 7개의 면(面)으로 구성되며 섬으로만 이뤄진 지역이다. 북한과 경계를 이루는 NLL(북방한계선) 인근에는 백령면과 대청면, 연평면이 있고, 육지 가까이에는 북도면(신도·시도·모도·장봉도)과 영흥면, 그리고 남서쪽 먼 바다에는 자월면과 덕적면이 자리한다. 
전남에 ‘1004섬’을 자랑하는 신안군이 있다면, 수도권에서는 옹진군이 섬들의 고향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신안군은 군청이 목포에 있다가 압해대교의 완공으로 압해도로 옮겨졌지만, 옹진군은 아직도 내륙의 미추홀구에 더부살이 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관할 섬인 영흥도로 군청을 옮기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승봉도, 그윽한 솔향 맡으며 거니는 비경의 해안산책길
 코스   승봉항 ~ 이일레해변 ~ 산림욕장 ~ 부두치해변 ~ 신황정 ~ 버끈내해변
 거리   9km
승봉도는 천천히 걸어서도 섬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섬으로 마치 하늘을 비상하는 봉황을 닮았다고 해서 승봉도(昇鳳島)로 이름 붙여졌다. 섬 전체를 한 바퀴 도는 일주도로에는 해안로와 숲길, 산책로가 개설돼 있다. 승봉도를 일주하려면 바닷물이 빠질 때를 이용해야 한다. 해변에는 부채바위, 남대문바위, 촛대바위 등 기암괴석이 줄을 잇는다. 
승봉도는 작은 섬이기에 자전거로 2시간이면 충분하지만, 볼거리가 워낙 많아 좀 더 시간적 여유를 갖고 돌아봐야 한다. 
선착장을 출발해 조금만 가면 마을이 나오고, 이어 승봉도의 명품 해안인 이일레해변이다. 넓게 펼쳐진 모래사장과 울창한 소나무 숲을 갖춘 이일레해변은 길이 1km로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낮아 갯벌 체험이 가능하다. 승봉도 최고명소인 이일레해수욕장은 유일하게 고운모래로 이루어진 해변으로, 썰물 때가 되어도 고운 모래가 드넓게 펼쳐질 뿐 갯벌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밤에 손전등을 들고 해변에 나가면 낙지, 고둥, 소라, 골뱅이를 잡을 수 있다.
이일레해변 입구에서 보면 두 개의 길이 있다. 오른쪽은 해변으로 이어지고 왼쪽의 오르막길은 승봉도 동단인 목섬과 촛대바위가 있는 신황정으로 가는 길이다. 이 길은 승봉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길인 당산(68m) 주위를 돌아 나간다.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도시와 다르게 피톤치드가 풍부한 소나무 군락지는 승봉도의 자랑이다.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든지 쉽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으며, 아기자기한 산책로가 개설되어 있어 정겨운 명품 솔숲을 호젓하게 달려 볼 수 있다. 
부두치 해변에는 목섬과 신황정으로 이어지는 해안산책로가 나있다. 나무데크 산책로는 편안하게 주변 경관을 돌아보며 걸을 수 있는데, 물이 빠지면 해변 라이딩으로 돌아 볼 수 있다. 
목섬은 밀물 때는 섬이었다가 썰물 때는 모래톱으로 연결되며, 삼각형의 독특한 모양새다. 모래와 자갈, 조개껍데기가 섞인 해안으로 해수욕도 가능하다.  
목섬에서 신황정으로 가는 산책로에는 다양한 기암괴석이 연속으로 나타나고, 어느덧 신황정 팔각정에 이르게 된다. 탁 트인 바다와 비경의 해안절경이 한 눈에 들어오며, 좌우로 목섬과 남대문바위가 있는 해안은 승봉도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신황정 절벽 아래로 내려가면 오랜 세월 파도와 비바람이 깎아낸 촛대바위를 만날 수 있다.
숲길과 해안길을 돌아 나와 버끈내해변에 이르면 다양한 형태의 암벽이 나온다. 바로 부채바위와 남대문바위다. 물이 차면 물위에 둥실 떠 있는 부채바위는 맑은 날 햇빛이 반사되면 마치 황금부채처럼 빛이 난다고 한다. 
부채바위에서 기암절벽 해안을 향해 걷다보면 남대문바위가 있다. 용솟음산 바로 밑에 있는 거대한 암석 가운데 구멍이 뻥 뚫려 있는 남대문바위는 간조 때만 접근할 수 있어 물때를 잘 맞춰야 한다. 파도에 깎이고 풍우에 씻겨 만들어진 바위 구멍으로 사람이 드나들 수 있어서 마치 서울 남대문 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멀리서 보면 코끼리가 바닷물을 먹기 위해 코를 바닥에 대고 있는 것 같기도 해서 주민들은 코끼리바위라고도 부른다. 남대문바위 위 벼랑 끝에는 아슬아슬하게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그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신비하다. 

사승봉도. 넓은 백사장이 펼쳐진 무인도
승봉도 여행의 백미는 승봉도 남쪽의 사승봉도 답사다. 사승봉도는 무인도로 분류되는 사유지로 여객선이 없어 승봉도에서 어선을 타고 건너가야 한다. 사승봉도는 모래가 많아 주민들은 ‘사도(沙島)’라고 부르는 모래섬이다. 섬 자체는 작지만 물이 빠지면 백사장이 광활하게 펼쳐져 풍경이 급변한다. 길이 4km 폭 2km에 이르는 은빛 백사장은 마치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매일 두 번 썰물 때면 거대한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오염되지 않은 환상의 섬, 사승봉도는 사람이 살지 않아 한적함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캠핑족들도 즐겨 찾는다. 물론 배삯과 입도비가 들지만, 물때에 맞춰 이국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사승봉도의 광활한 백사장은 꼭 한번 볼만하다.   

 

대이작도, 산과 바다, 모래섬이 어우러진 절경
코스   선착장 ~ 최고령암석 ~ 오형제바위 ~ 부아산 ~ 작은풀안해변 ~ 계남해변
거리   19.5km

대이작도에는 작은풀안해변, 큰풀안해변, 목장불해변, 계남해변 등 여러 해변이 있으며, 부아산과 송이산 정상에는 바다 조망을 파노라마로 볼 수 있는 멋진 전망대가 있다. 해안 곳곳에는 목재데크로 만들어진 해안산책로가 주변 섬보다 유독 많다. 지금도 해안산책로를 연결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대이작도 선착장에 내리면 먼저 ‘섬마을 선생님’ 노래비가 눈에 띈다. 이미자의 1966년 히트곡으로 이듬해 같은 제목의 영화를 이곳 대이작도에서 촬영한 인연이 있다.  
대이작도는 신비의 모래섬인 풀등이 유명하다. 밀물 때는 잠기고 썰물 때는 드러나는 신비한 모래섬인 ‘풀등(하벌천퇴)’은 거대한 모래섬으로 조수간만의 차가 큰 사리 때는 길이 5km, 폭 1km의 거대한 자태를 드러내기도 한다. 풀등은 뭍도 아닌, 그렇다고 바다도 아닌 시한부 모래섬으로 하루에 두 번 드러난다. 
선착장에 내리면 우측으로 해안산책로가 있다. 이 산책로는 도장불해변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현재 대한민국 최고령 암석이 있는 해안까지 목재데크로 연결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대이작도 곳곳에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25억1천만년 전의 최고령암석을 볼 수 있다. 이제까지 우리나라에 보고된 약 19억년보다 훨씬 오래된 암석으로 한반도와 대륙의 발달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땅이 드러난 대이작도는 한반도의 수많은 흔적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지질사의 보고이기도 하다. 
오형제바위는 선착장에서 1.3km 떨어진 해안에 있다. 이 바위에는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 고기잡이를 떠난 부모가 돌아오지 않아 이곳에서 부모를 기다리며 눈물의 세월을 보낸 오형제가 망부석이 되었다는 전설이다. 
오형제바위 근처에서는 크고 작은 불상사가 일어나 매년 정월대보름날에 대이작도의 풍물놀이인 기원제를 올리고 한해의 무사안녕과 만선을 빌고 오형제의 넋을 기리는 제를 모신다고 한다.
대이작도 한복판에 우뚝한 부아산(163m)은 천혜의 바다 전망대다.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최고의 조망을 자랑한다. 정상 부근까지 임도가 나 있어 오르기도 쉽다. 작은 구름다리(현수교)를 건너 정상의 전망데크에 올라서면 풀등, 승봉도, 사승봉도, 소이작도, 대이작도, 덕적도, 소야도, 선갑도, 굴업도가 모두 시야에 들어온다. 해질 무렵에는 장엄한 일몰과 천지를 불사를 듯한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삼신할미약수터는 부아산을 등반하고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시원한 물을 제공하며 오래전부터 병을 치유하고 소원을 이루어주는 정한수와 아기를 점지하고 보호해주는 생명수로 여겨왔다고 한다. 
작은풀안해변은 대이작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변이다. 주변에 민박집, 펜션 등 숙박시설이 많고 풍광이 아름다워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해변 동쪽에는 데크 산책로가 나있다. 데크 산책로 중간쯤에서는 우리나라 최고령 암석을 관찰할 수 있다. 25억 년 전에 형성됐다는 이 암석은 깊은 땅속에서 암석 일부가 뜨거운 열에 녹아 생성된 혼성암이라고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익룡과 티라노사우루스 형상의 문양을 볼 수 있어 신기하기 그지없다. 산책로 끝에 있는 정자에서는 큰풀안해변, 풀등, 사승봉도 등 주변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섬의 동남단에 있는 조그만 어촌인 계남마을은 1967년 김기덕 감독이 만든 영화 <섬마을 선생> 촬영 장소였다. 촬영의 주배경이었던 계남분교는 이미 폐교 되었고, 현장은 관리가 안 되어 폐가로 남아 있는 상태다. ‘영화의 고향’이란 대이작도의 홍보를 무색케 하는 현장을 보니 씁쓸하다.  

소이작도, 산과 바다, 모래섬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섬
코스   소이작항 ~ 손가락바위 ~ 큰산임도 ~ 벌안해변 ~ 벌안포구
거리   11.5km
소이작도는 대이작도에서 500m 정도 거리에 있다. 너무 가까이 마주보고 있어 큰 섬은 대이작도, 작은 섬은 소이작도가 되었다. 
소이작도에는 벌안해변, 약진넘어해변 등 두 곳의 해변이 있지만 섬이 작고 편의시설도 많지 않아 외지인의 발길은 뜸한 편이다.  
소이작도 선착장 입구에서 오른쪽 해안은 이 섬의 명물인 손가락바위로 가는 길이다. 동쪽에 자리한 몽돌해변 옆에는 데크산책로가 설치돼 있지만, 바닷물이 빠지면 데크 아래의 해안길을 따라 진입이 가능하다.  
산책로가 끝나는 곳에 정자 쉼터가 나오고 바닷가에는 손가락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영락없이 곧추 선 검지 모양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반가사유상이나 관음보살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선착장과 손가락바위 중간쯤에 소이작도를 알리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는 지점에서 산쪽으로 올라가면 임도가 시작된다. 이곳에서 벌안해변까지 4km의 임도는 숲이 울창해 호젓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소이작도 최고점인 이 산을 주민들은 ‘큰산’이라 부르는데, 높이 159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인적이 드물고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벌안해변에서 소이작도 서쪽 끝지점인 포구까지는 1.2km로 해안도로가 연결되어 있다. 물 빠진 벌안해변에는 삼삼오오 모여 조개잡이를 하는 여행객들의 모습이 포근하다.  

자월도를 비롯한 그 부속 섬들로 가기 위해서는 인천항이나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 쾌속선 또는 카페리를 이용해야 한다. 쾌속선은 자전거 승선이 금지되어 있어 반드시 카페리를 이용해야 입도가 가능하다.  
자월면으로 가는 운항선사는 고려고속훼리와 대부해운이 있지만, 고려고속훼리는 쾌속선만 운항하기 때문에 대부해운의 카페리를 이용해야 한다. 대부해운의 카페리는 방아머리 선착장을 출발해 승봉도~대이작도~소이작도 순으로 운항한다. 

 

| 배편 |
대부해운 : http://www.daebuhw.com
고려고속훼리 : http://www.kefship.com

| 사승봉도 가는 길 |
승봉도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배편문의 : 010-5117-1545

| 풀등 가는 길 |
대이작도 작은풀안해변 해안산책로 끝에 있는 갯바위에서 출발한다.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시간대에 출발하므로 미리 물때표를 알아보고 가야 한다.
배편문의 : 010-9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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