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종성(자유기고가)

열의 운동적 표현, 운동의 열적 표현

일상에서 엿볼만한 우주의 신비는 뭘까? 필자는 액체라고 생각한다. 열은 마찰 등 운동에너지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일상에서는 주로 화학적 변화로 발생하는데, 이를 운동에너지로 따졌을 땐 엄청나게 크다.

그냥 중학교 다닐 때 배운 Joule의 공식 1cal=4.2J, 1J=0.24cal에서 보듯, 체중100kg 프로레슬러가 10m 높이에서 다이빙 해봐야 9,800J인데, 이는 2,352cal로서 물 1000t 수영장 물은 겨우 0.000002도 정도 높일 정도 밖에 안 된다. , 일반적으로 크게 보이는 운동에너지도 열로 변환할 경우 열량이 매우 작다.

거꾸로 열을 운동에너지로 환산하면 엄청나게 크다. 역청탄 1g이면 7Kcal의 발열량을 나타내는데, 그래봐야 물 1000t 수영장 물의 온도를 겨우 0.000007도 밖에 못 높이지만, 이를 운동에너지로 환산하면 무려 29,400J이다. , 수영장에 다이빙했던 100kg짜리 프로레슬러를 30m 높이까지 끌어올려줄 수 있는 에너지이다.

100kg 프로레슬러가 10m 높이에서 다이빙 해봐야 9,800J인데, 이는 2,352cal로서 물 1000t 수영장 물은 겨우 0.000002도 정도 높일 정도 밖에 안 된다
100kg 프로레슬러가 10m 높이에서 다이빙 해봐야 9,800J인데, 이는 2,352cal로서 물 1000t 수영장 물은 겨우 0.000002도 정도 높일 정도 밖에 안 된다

재미난 숫자를 보자. 우라늄 1g이 내는 열량이 석탄 3톤이라는데, 에너지법 시행규칙 [별표] 에너지열량 환산기준에 따르면, 가장 열량이 높은 역청탄의 발열량 7000Kcal/kg임을 고려하면, 3톤이면 약 2.1×1010cal, 이를 섭씨30도의 물을 증발시키는데 g630cal이 소요되므로, 환산하면 3,333g , 33t 정도의 물을 증발시킬 수 있다. 물탱크치곤 클지 모르나 수영장 규모라기 보단 공중목욕탕 정도밖에 안 된다.

열에너지로 따지면 그 정도 밖에 안 되는데, 왜 핵 폭발력은 무서운가? 이는 그런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내는 Power의 크기 때문이다. Power의 현실적인 예로 들자면, 폭약이 휘발유보다 열량이 높아서 강한 게 아니라 그 열량을 순간적으로 내는 Power의 크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다. 같은 에너지를 얼마나 짧은 시간에 발산하느냐인 것이다. 이렇듯 무섭게 여긴 폭발도 에너지로 따지면, 그것도 열량으로 따지면 그리 크지 않다. , 그만큼 열은 운동에너지를 크게 대변한다.

 

열은 운동의 등가축소 표현

운동으로 열을 내는 대표적 자연계의 현상은 뭐가 있을까? 운동으로 금속이나 암석을 녹일 정도의 열을 내려면 그 속도와 질량이 엄청나야 한다. 그 정도의 엄청난 속도와 질량은 유성 등 천체 간 충돌에서나 가능하므로 열은 우주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운석이 충돌한 크레이터 아래에 특정성분의 암석이 변성하여 보석으로 변할 정도로 고열과 고압을 작용하려면, 그 충돌속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야 하는데, 그러한 속도는 우주현상 이외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운동으로 금속이나 암석을 녹일 정도의 열을 내려면 그 속도와 질량이 엄청나야 한다. 그 정도의 엄청난 속도와 질량은 유성 등 천체 간 충돌에서나 가능하므로 열은 우주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은 운석 충돌로 생겨난 크레이터 
운동으로 금속이나 암석을 녹일 정도의 열을 내려면 그 속도와 질량이 엄청나야 한다. 그 정도의 엄청난 속도와 질량은 유성 등 천체 간 충돌에서나 가능하므로 열은 우주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은 운석 충돌로 생겨난 크레이터 

재미있는 건, 멀리서 천체가 충돌하는 것을 보면 굉장히 서서히 접근하다가 살짝 닿는 것 같이 보여서 마치 느린 비산형태의 폭발현상을 보여주는데, 이는 핵폭발과 매한가지다. 너무 멀리서 보기에 시야각속도가 작아 느리게 보이는 것이지 현장에서의 속도는 감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반면, 시야각속도가 충분히 커서 속도감을 느낄 수 있어 열과 운동이 엇비슷한 비례를 보여줄 수 있는 현상은 유성충돌이다. 이들은 대형 크레이터나 펀치볼 분지 같은 위대한 흔적도 남겨놓는다. 아직 일일이 캐보지 않아서 그렇지 캐본다면 지구상에는 펀치볼 분지가 아주 많을 것이다.

열과 운동의 엄청난 외형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등가성(等價性)을 지니는 것은 어쩌면 전기(電氣)와 자기(磁氣)377배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면서도 등가성을 지니는 것과 같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야각속도가 충분히 커서 속도감을 느낄 수 있어 열과 운동이 엇비슷한 비례를 보여줄 수 있는 현상은 유성충돌이다. 이들은 대형 크레이터나 펀치볼 분지 같은 위대한 흔적도 남겨놓는다
시야각속도가 충분히 커서 속도감을 느낄 수 있어 열과 운동이 엇비슷한 비례를 보여줄 수 있는 현상은 유성충돌이다. 이들은 대형 크레이터나 펀치볼 분지 같은 위대한 흔적도 남겨놓는다

현대 인류생활 속에서 보는 열

우리가 일상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열에서 나온다. 자동차는 연료 연소열의 일부를 가지고 운동에너지로 사용하고, 화력발전소는 연료 연소열을 가지고 증기터빈을 돌려서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등,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근원은 대부분 열이다. 여기서 운동에너지를 열로 바꾸는 매개제는 주로 전기에너지다.

우리는 전기요금에 아주 민감하다. 그렇다면, 전기요금 기준으로 봤을 때 가장 무서운 가전기기는 무엇인가? 바로 에어컨과 전기히터 등 온도를 변화시키는 가전기기다. 초기단계가 열이든 무엇이든 간에 발전기는 운동에너지로 돌린다. 그 운동에너지를 열로 환산하려면 너무나 큰 운동에너지가 필요하다.

전기사용량을 전체적으로 보면 유도전동기가 전기를 가장 많이 소모하지만, 개별적 용도로 보면 가열이나 냉각(모터운동) 같은 온도를 다루는데 전기가 가장 많이 소모된다.

열사용 때문에 전기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곳은 전기로 제철소이다. 전기로 제철소 하나가 웬만한 도시의 전기소비량과 맞먹는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필자가 알기론 우리나라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곳은 전기로를 사용하는 현대제철이었다.

열사용 때문에 전기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곳은 전기로 제철소이다. 전기로 제철소 하나가 웬만한 도시의 전기소비량과 맞먹는다
열사용 때문에 전기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곳은 전기로 제철소이다. 전기로 제철소 하나가 웬만한 도시의 전기소비량과 맞먹는다

필자는 제2인생을 위해 조선소에서 운영하는 기술훈련원에서 용접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데, 필자가 사용하는 전기용접기가 사용하는 전기를 따져보니 용접기 1개가 에어컨 6대에 해당하는 전력을 소모했는데, 이를 보면 열은 전기 먹는 하마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우리는 흔히 IT산업을 두고 청정산업이라고 말하는데 필자는 극력 부인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스마트폰 같은 단말기기는 전기를 그렇게 많이 소비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IT기기들을 통해 송수신하는 정보를 처리하는 네트워크 서버에는 열이 발생해 항상 냉각시켜야 한다. 이 냉각 때문에 소도시에 상응할 정도로 전력을 엄청나게 소모한다. 전산실이 있는 건물에 가보라. 회로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항상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정보통신산업을 에너지 절약형 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각종 IT기기들을 통해 송수신하는 정보를 처리하는 네트워크 서버에는 열이 발생해 항상 냉각시켜야 한다. 이 냉각 때문에 소도시에 상응할 정도로 전력을 엄청나게 소모한다
각종 IT기기들을 통해 송수신하는 정보를 처리하는 네트워크 서버에는 열이 발생해 항상 냉각시켜야 한다. 이 냉각 때문에 소도시에 상응할 정도로 전력을 엄청나게 소모한다

대류의 힘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열이 엄청난 운동현상을 일으키는 게 지구상에 있다. 바로 대류이다. 공기의 대류는 제쳐두고 물의 대류를 따져보자. 큰 호수의 물을 휘저으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러나 조금의 열만 가하면 그 엄청난 양의 물이 휘저어진다. 바로 대류이다. 이 대류 때문에 깊은 물일수록 맑게 된다. 해양심층수와 바이칼 호의 원리 말이다. 이번에는 열에 대해서만 다루고, 액체인 물에 대하여는 다음으로 미룬다.

 

금생수(金生水)의 원리

논제와 관계없는데, 필자가 고압가스로 철판을 절단하다가 열을 받은 철판 표면에 물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는 음양오행(陰陽五行)에서 말하는 금생수(金生水, 쇠에서 물이 생긴다)가 생각나서 언급해본다. 용접하여 달군 쇠를 물에 넣어 식히긴 해도 물에서 꺼내면 금방 바짝 마른 채 뜨거운 상태인데, 쇠가 어떻게 물을 머금을까? 신기할 뿐이다. 독자들 중에 아시는 분 있으면 설명 바란다.

열을 받은 철판 표면에 물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는 음양오행(陰陽五行)에서 말하는 금생수(金生水, 쇠에서 물이 생긴다)가 생각났다
열을 받은 철판 표면에 물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는 음양오행(陰陽五行)에서 말하는 금생수(金生水, 쇠에서 물이 생긴다)가 생각났다
필자 김종성(자유기고가)
필자 김종성(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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