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에도 매년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제품이 등장하곤 한다

매년 쏟아져 나오는 최신 스마트폰처럼, 자전거에도 매년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제품이 등장하곤 한다. 때로는 그런 하나의 제품이 자전거의 문화양상을 바꿔버리기도 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목격한다. 특히나 올해는 이상하리만치 신제품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듯하다. 구동계는 물론, 휠세트며 핸들바며 다양한 제품들의 소식이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각 파트별 최신 트렌드는 어떤 양상인지 살펴보자. 

 

로드바이크 프레임
에어로바이크, 엔듀어런스, 경량 올라운더 세 장르의 구분이 명확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에어로와 경량 올라운더를 적절히 혼합한 프레임 디자인이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똘똘한 한 대’라고 부를만한 일이다. 아직까지 뚜렷한 현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의 신제품 출시 양상을 지켜보면 이것이 일시적 현상인지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프레임과 더불어 조향부 역시 에어로바이크의 시트포스트처럼 전용 제품을 사용한 일체형 핸들바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다수가 케이블이 외부로 전혀 노출되지 않는 풀 인터널 프레임을 설계하면서 더욱 일체감 있는 디자인을 뽑아내기 위함인데,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쭉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체형 핸들바가 갖는 피팅의 불편함과, 서드파티 스템이나 핸들바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사이클링 컴퓨터를 거치하기 위한 콕핏 구성에도 애를 먹는 것이 사실이지만 유저들 사이에서 그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

 

구동계
시마노와 캄파놀로, 스램 3사가 장악한 구동계 시장에서 스램이 eTap AXS를 필두로 혁신적인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시마노는 로드바이크에서 12단 진입이 스램과 캄파놀로에 비해 엄청나게 늦어진 상황에 코로나로 인한 기존부품의 수급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캄파놀로는 12단 진입은 물론, 그래블 전용 구동계인 EKAR를 선보이며 13단까지 내놓았지만, 너무도 부담스러운 가격 탓에 실제 이용자는 그리 많지 않다. 
시마노는 올 중순경, 캄파놀로는 연말 쯤 새로운 제품을 발표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이미 무선 구동계로 기술력에서 정상을 선점하고 심지어 그 기술을 보급기까지 확장하기 시작한 스램에 대항하려면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시마노는 생활차, 전기자전거 구동계까지 제조하는 만큼 업계1위의 아성이 금세 무너질 일은 없다고 판단되지만, 기술적으로 몇 년씩이나 뒤처지게 되었다는 동호인들의 인식을 깨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초 100주년 기념 포토북을 발행한 시마노는 신제품 출시를 기다리던 동호인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며 “출판사로 전향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휠세트+튜브리스 타이어
휠세트는 몇 년 전부터 이어지던 ‘뚱림’ 트렌드가 그대로 이어져 오면서 타이어 폭의 변화도 함께 가져오고 있다. 최신 출시되는 휠세트들은 림폭이 매우 두꺼워 공기역학적으로 안정감을 추구하고 있고, 타이어는 넓어진 프레임 클리어런스와  함께 30C 이상까지도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클린처는 대부분 튜브리스로 활용 가능한 튜브리스 레디 휠세트로 출시되고, 튜블러는 여전히 유지되지만 튜브리스의 높은 인기는 도무지 식을 줄 모른다. 또 초창기에는 디스크브레이크의 대중화로 림이 열변형에서 자유로워지다 보니 림 무게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디스크브레이크용 휠세트에서 무게 감소는 크게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비토리아에서는 튜브리스 타이어용 에어라이너를 출시했는데, 말랑한 스폰지 타입으로 타이어 내부에 공기압이 채워지면 수축된 상태로 있다가 펑크가 발생하면 팽창해 근거리는 주행할 수 있게 런플랫(Run-flat) 기능을 제공하는 라이너다. 실란트는 튜브리스 타이어에 반드시 작업해야 하는 ‘기본값’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지만, 이 새로운 에어라이너 역시 그렇게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장
직전의 트렌드인 짧은 코 안장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모양새다. 또 3D 프린팅 기술이 안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최신의 기술로 등극하게 되면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아직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이용층이 많지는 않으나 3D안장만의 독특한 구조로 대부분의 사용자는 호평일색이다. 현재 스페셜라이즈드의 파워 안장과 피직의 버서스 에보 두 모델이 전부이지만, 점차 많은 브랜드에서 이러한 안장을 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페달
시마노와 룩 두 브랜드가 대표적인 가운데, 와후에서 스피드플레이를 인수해 첫 신제품을 올해 3월에 내놓았다. 또 스램이 프랑스의 타임(TIME)을 인수하며 기존 타임이 갖고 있던 페달 라인업까지 흡수하며 AXS 라인업에 타임 페달이 진입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시마노 페달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은 편이지만 전통의 강자 룩,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룬 수퍼루키 스피드플레이, 스램의 품에서 어떤 신제품을 내놓을지 기대되는 타임까지 앞으로는 페달 4파전의 양상을 기대해 볼 만하다. 

 

파워미터
그야말로 파워미터 전쟁이다. 각 제조사에서 파워미터를 속속 출시하고 있고 그 가격대 역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과거 200만원이 넘어갔던 것에 비해 이번에 출시된 스램 라이벌 등급의 크랭크 내장형 파워미터는 업그레이드 키트가 30만원대라는 충격적인 가격표를 달고 있다. 파워미터는 과거 허브형, 공기압 측정형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었으나, 현재는 페달형과 크랭크 내장형 두 가지로 양분되는 모양새다. 크랭크 내장형은 대표적으로 스테이지스와 쿼크가 있고 페달형으로는 가민 벡터와 파베로 아씨오마가 있는데, 네 가지 제품 모두 인기 있지만, 가민의 벡터는 시그널 드롭 이슈로 인해 많은 충성고객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바 있다.
또 지난달 스피드플레이가 와후에 인수된 이후로 새 제품들을 내놓으면서 연말에는 파워미터가 내장된 페달을 출시할 것을 예고하기도 하는 등 파워미터 시장은 더욱 각축전 양상을 보일 것이다.

 

저작권자 © 자전거생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