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변속시스템, 더 이상 고급자전거 전유물이 아니다

- 파격적인 가격정책으로 무선구동계와 파워미터의 대중화 노리는 ‘라이벌 AXS’
- 레드와 포스의 주요 장점 그대로 가져와 가성비 향상
- 합리적 가격으로 무선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가능한 GX AXS도 이미 등장

 

스램, 캄파놀로 그리고 시마노. 셋으로 나뉘는 자전거 구동계 시장에서 스램은 eTap이라는 혁신적인 무선 전동 변속시스템을 발표하며 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2019년에는 새로운 스램 eTap AXS가 레드, 포스, 이글 버전으로 선보이면서 굳히기에 들어간 양상이었다. 여타 제조사에서는 현재까지도 이에 대응할만한 모델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스램은 3월 15일 GX AXS를, 이번에는 라이벌(Rival) AXS를 각각 발표하며 전동시스템의 수혜 범위를 확장하는 업계 최초의 시도를 하게 된다. 이 시도로 더 이상 전동시스템은 고급자전거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으며, 스램은 업계 선두의 위치를 공고히 할 것으로 점쳐진다. 

 

Rival AXS
라이벌은 스램 로드바이크 제품군에서 레드, 포스에 이어 세 번째에 위치한 그룹세트로, 시마노의 105(혹은 그 이하)에 비견되어 왔다. 하지만 스램이 eTap을 발표하고 AXS 시리즈까지 선보이며 레드와 포스를 중심으로 고급 모델에 집중하는 동안 외면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스램은 그런 라이벌을 아주 제대로 부활시켰다. 중급기에서 입문기까지 적용이 가능할 정도의 가격적 메리트와 스펙을 지닌 라이벌은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와 무선 전동 변속시스템은 물론, 파워미터 옵션까지 지원하며, 파워미터가 내장된 크랭크세트가 48만원에 책정될 정도로 파격적인 가격을 선보인다. 4월 출시 이후 지엘앤코를 통해 국내에 유통 예정이며, 파워미터가 포함된 그룹세트는 198만7000원, 파워미터가 제외된 그룹세트는 168만2000원에 제공된다.

 

레버 & 캘리퍼
레드와 포스와는 달리, 라이벌 AXS는 플랫마운트용 유압 디스크브레이크 버전만 출시했다. 림브레이크에서 디스크브레이크로 넘어가는 과도기가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고 판단한 것, 혹은 스램이 나서서 그 과도기를 정리하겠다는 것처럼 보인다. 
레버의 디자인은 레드와 포스에 비해 한결 컴팩트해졌다. 사실 레드와 포스는 레버의 크기와 디자인에 호불호가 있었는데 그 이슈를 라이벌에서 해소하는 모습이다. 다양한 손 크기에 대응할 수 있게 후드 디자인을 최적화 했다. 레드와 포스처럼 AXS 어플리케이션과 연동해 변속타입을 다양하게 조정할 수 있고, 가민, 와후 등의 헤드유닛과도 원활하게 연동된다.
미네랄 오일이 아닌 dot 계열의 오일을 사용하고, 레버에 별도로 CR2032 배터리가 삽입되는 것은 전작들과 동일하지만, 라이벌의 레버에는 위성스위치를 장착하기 위한 포트가 없다.

 

크랭크세트 with 파워미터
이번 라이벌에서 가장 눈여겨 볼 것은 바로 파워미터가 내장된 크랭크다. 레드와 포스의 경우 파워미터 유닛은 양발의 파워를 측정하는 방식이지만, 라이벌의 파워미터는 논드라이브 크랭크암과 연결된 스핀들에서 왼쪽 발의 파워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라이벌 크랭크끼리는 스핀들의 호환성만 확인하면 업그레이드가 용이하다. 충전식이 아닌 배터리 내장형 타입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리튬 AAA 타입의 배터리를 사용하며, 400시간 이상의 배터리 수명을 보여준다. 통신규격은 BLE, ANT+를 모두 지원해 앱과 헤드유닛 연동 및 펌웨어 업데이트도 간편하다.
크랭크의 체인링은 싱글 체인링과 더블 체인링, 와이드 더블 체인링 3가지로 구분된다. 와이드 더블 체인링은 700×45C, 27.5×2.1 등 큰 규격의 타이어를 장착한 자전거에도 호환되게끔 설계된 체인링 옵션이다. 때문에 와이드 체인링 옵션을 선택한다면 앞 디레일러도 함께 와이드 옵션으로 구매해야 한다. 파워미터는 세 가지 모두에 적용이 가능하다. 

 

디레일러
AXS 시스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리어 디레일러는 레드와 흡사한 디자인으로 제작되었다. 별도의 케이지 변경 없이도 최대 36T의 코그를 소화하며, 조합에 따라 39T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레드와 포스에 적용된 실리콘 플루이드 댐퍼 대신 스프링 클러치가 장착되었지만 여전히 체인 텐션 관리에는 탁월한 성능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앞 디레일러 없이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높은 수준의 성능을 유지한다. 
앞 디레일러의 경우는 와이드 버전과 일반 두 가지로 출시된다. 앞서 크랭크에서 설명했듯, 큰 규격의 타이어를 장착할 경우 와이드 크랭크를 장착하는데, 이와 함께 사용되는 앞 디레일러가 와이드 버전이다. 

 

카세트 & 체인
로드 12단 카세트라면 레드와 포스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는데, 스램은 라이벌 AXS의 등장과 함께 카세트도 선보인다. 이 카세트는 종전 레드와 포스처럼 XDR 바디를 사용하는 휠세트와 호환되며 10-30T와 10-36T 두 가지 옵션이 있다. AXS 출시 이후 가장 많이 쓰이는 10-33T 옵션이 제외된 것은 의아하지만, 스마트 트레이너에 추가로 장착할 카세트의 선택지가 늘어난 점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체인 역시 플랫톱 체인 기술이 그대로 접목되었다. 체인 상단이 평평해 ‘플랫톱 디자인’이라 이름 붙여진 이 기술은 더 얇아진 12단 체인에서 강성을 더욱 높여주고, 수명 또한 획기적으로 연장시켜 주며 소음과 변속트러블에서 자유로운 상위제품들의 장점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GX AXS
지난 3월 발표된 MTB용 전동 구동계인 GX AXS의 경우 라이벌 AXS보다도 놀라운 가성비를 보여준다. 그룹세트가 아닌 뒤 디레일러와 시프터만으로 구성된 업그레이드 킷은 불과 80만원이다. 스램 MTB 구동계가 장착된 완성차라면 상당수가 싱글 체인링 구성으로, 뒤 디레일러만 GX AXS로 교체하면 무선 전동 변속이 가능하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엔트리급 MTB 사용자에게도 무선 변속의 신세계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라이벌 AXS의 등장과도 비견될 만하다. 
GX AXS는 뒤 디레일러와 시프터의 단출한 구성이다. 하지만 그만큼 스램의 다른 부품들과의 호환성을 최대한 고려한 설계로 타 제품과의 궁합이 아주 좋고, 변속 반응성이 상당히 빠르다. 10-52T 카세트까지 허용하며, 과도한 케이지 텐션으로 디레일러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는 오버로드 클러치 프로텍션이 적용되었다. 기존 AXS의 제품군처럼 시프터 역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변속방식으로 커스텀할 수 있는 장점도 갖췄다. 

 

‘스램주도적 시장’ 의 신호탄
유비쿼터스, IoT 등 시대의 변혁을 가져온 기술들을 총칭한 단어들이 이제는 옛말처럼 들릴 정도로 변화가 빠른 시대다. 스램은 태생적으로 지지부진한 자전거시장의 속도가 아닌, 진정한 시대변화의 속도와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신제품을 내놓는다는 긍정적인 인상을 지속적으로 심어주고 있다. 
혁신적인 제품을 빠르게 내놓는 것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대중화하기 위한 노력까지 병행하고 있는 스램의 라이벌 AXS와 GX AXS는 조만간 상당수의 완성차를 통해 선보이게 될 것이다. 폭넓은 업그레이드 옵션과 호환성을 중심으로 고급기는 물론 중급, 입문기까지 스램의 구동계로 점철되는 ‘스램 주도적’ 시장을 목도하게 될지 모른다는 기대감까지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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