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코스 고천암호반길 27km
바다와 평야 낀 철새 호수 일주

▶ 바다와 접한 평지 호수
▶ 지척에서 보는 철새도래지
▶ 낭만의 갈대탐방로

 

동쪽 하늘에서 본 고천암호. 아래는 호반 갈대밭과 하중도이고 맞은편으로 잘록한 고천암방조제가 보인다
동쪽 하늘에서 본 고천암호. 아래는 호반 갈대밭과 하중도이고 맞은편으로 잘록한 고천암방조제가 보인다

 

고천암방조제(1988년 완공)로 인해 생겨난 고천암호는 길이 8km, 최대폭 1.3km의 상당히 큰 규모다. 호반에는 갈대숲과 습지가 형성되어 겨울에는 가창오리 떼가 몰려드는 철새도래지로 알려져 있다. 넓은 평야 한가운데 있어 완벽한 평지를 이루고 탁 트인 개방감에 실제보다 더 넓게 느껴진다.

호수와 평야 사이로 뻗어난 길 
호수와 평야 사이로 뻗어난 길 

 

코스는 방조제 북단에 조성된 고천암자연생태공원에서 출발해 시계방향으로 호수를 일주하게 된다. 평탄로에다 길 잃을 염려가 없으며 길이도 짧아 초보자와 가족 코스로도 적당하다. 가장 좋은 시기는 철새가 군무를 추는 겨울이 좋겠지만 추운 단점이 있다. 갈대가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늦가을과 초봄도 나쁘지 않다. 여름에는 들판과 갈대밭 모두 초록빛으로 물드는 싱그러운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출발지는 고천암방조제 북단에 조성된 고천암자연생태공원이다. 여기서 시계 방향으로 호수를 일주하게 된다  
출발지는 고천암방조제 북단에 조성된 고천암자연생태공원이다. 여기서 시계 방향으로 호수를 일주하게 된다  

 

고천암자연생태공원은 꽤 넓은 면적에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외진 입지여서 언제나 한적하다. 공원 바로 앞에서 둑길이 시작되고 초반에는 도로와 분리된 산책로가 첫 번째 탐조대까지 1.6km 이어진다. 탐조대는 잘 꾸며져 있건만 시기를 놓치면 철새는 볼 수 없다.

고천암호 서안의 탐조대. 겨울에는 가창오리 떼가 모여든다  
고천암호 서안의 탐조대. 겨울에는 가창오리 떼가 모여든다  

 

이제 둑 아래의 도로를 따라간다. 호수와 들판 모두 넓고 산줄기는 멀찍이 물러나 앉아서 지평선길 못지않게 광대한 느낌을 준다. 북안은 전체가 황산면으로 동북단의 남산농교를 건너면 해남읍으로 접어든다.

솟대를 형상화한 예쁜 이정표 
솟대를 형상화한 예쁜 이정표 

 

고천암호반길 최고의 절경은 단연 동안의 갈대탐방로다. 호반에 형성된 장대한 갈대밭은 장장 3.5km나 되고, 하중도를 이룬 갈대밭도 2.7km나 뻗어 있어 대단한 장관이다. 데크 산책로는 이 넓은 갈대밭 속에서 500m 정도만 차지하니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갈대밭에 들어서면 색다른 이역에 온 듯 생경한 이질감과 감탄사가 교차한다. 여린 줄기 사이로 노을이라도 어리면 그 순간의 강렬한 인상은 오래도록 잔상을 남길 것이다.

고천암호의 최고 절경인 갈대탐방로 입구. 탐방구간은 좌우 500m 정도다  
고천암호의 최고 절경인 갈대탐방로 입구. 탐방구간은 좌우 500m 정도다  
하늘에서 본 여름의 갈대 탐방로. 오른쪽으로 물길 건너 하중도가 보인다  
하늘에서 본 여름의 갈대 탐방로. 오른쪽으로 물길 건너 하중도가 보인다  
하늘에서 북동쪽으로 바라본 갈대밭과 고천암호  
하늘에서 북동쪽으로 바라본 갈대밭과 고천암호  

 

갈대는 역시 갈색일 때가 좋은가
갈대는 역시 갈색일 때가 좋은가
갈대밭 깊숙이 들어가는 데크탐방로 
갈대밭 깊숙이 들어가는 데크탐방로 
탐방로는 물가에서 끝난다 
탐방로는 물가에서 끝난다 
노을 질 때는 갈대밭과 물살에 햇살이 부서져 특히 아름답다  
노을 질 때는 갈대밭과 물살에 햇살이 부서져 특히 아름답다  

 

갈대밭을 벗어나면 호반길은 삼산천을 따라 동향한다. 고천암호는 크게 보아 해남읍내에서 흘러내리는 해남천과 삼산천 두 물줄기가 모여서 생겨났다고 할 수 있는데, 상류로 갈수록 물줄기가 가늘어져 어디까지를 호수로 봐야할지 애매하다. 여기서는 삼산천에 차례로 걸린 다리 중 세 번째인 금풍교를 기준으로 삼는다.

호수의 끝을 찾아 삼산천 물줄기 따라 상류로. 코스는 금풍교를 건너 돌아나온다  
호수의 끝을 찾아 삼산천 물줄기 따라 상류로. 코스는 금풍교를 건너 돌아나온다  
금풍교를 돌아 남안길로 접어든다. 길 오른쪽으로 둑이 높아 호수는 보이지 않는다 
금풍교를 돌아 남안길로 접어든다. 길 오른쪽으로 둑이 높아 호수는 보이지 않는다 

 

남안길은 둑 아래에 있어 호수는 보이지 않고 옆으로는 평야만이 광활하다. 고천암방조제에 이르러 우회전하면 출발지인 생태공원이 지척이다. 방조제 위에서 바라보는 석양도 놓칠 수 없다. 해는 수평선이 아니라 진도의 첨찰산 주위로 지고, 너른 갯벌에는 배들이 기우뚱 올라앉아 여수를 자극한다. 이름이 유래한 고천암(庫千巖)’은 생태공원 맞은편의 산처럼 생긴 거암으로, 천석 벼를 쌓은 창고 모양이란 뜻이다. 방조제가 생긴 이후 주위가 비옥한 평야로 변하자 주민들은 천개의 창고를 채울 수 있는 곡창이라고 해석한다. 선견지명이 담긴 지명이다.

고천암방조제에서 남안길은 끝난다. 가창오리 떼를 찍은 대형 안내판이 인상적이다 
고천암방조제에서 남안길은 끝난다. 가창오리 떼를 찍은 대형 안내판이 인상적이다 
고천암방조제 북단의 바위산이 '천개의 창고를 채우는 곡창'을 뜻하는 고천암이다 
고천암방조제 북단의 바위산이 '천개의 창고를 채우는 곡창'을 뜻하는 고천암이다 

 

고천암방조제 위에서 바라본 석양과 갯벌. 햇살이 걸린 곳은 진도 첨찰산 일원이다 
고천암방조제 위에서 바라본 석양과 갯벌. 햇살이 걸린 곳은 진도 첨찰산 일원이다 

 

* tip : 호반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돌면 되어서 길이 단순하고 평탄해 누구나 여유롭게 즐기기 좋다. 철새 계절에는 탐조와 갈대밭 탐사를 곁들이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다만 코스 주위에는 식당과 가게가 전무하고 뙤약볕을 가릴 그늘도 드물다.

* 숙식 : 해남읍과 황산면소재지가 멀지 않으므로 두 지역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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