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코스 금강산일주 38.5km
심심산골 분위기의 해남 진산

▶ 해남의 진산 완전 일주
▶ 산간임도 80% 이상
▶ 절대 고요의 은적사

 

남쪽 하늘에서 본 아침재(왼쪽 삼거리)와 금강산 남면을 가르는 아침재~태평정 간 임도 
남쪽 하늘에서 본 아침재(왼쪽 삼거리)와 금강산 남면을 가르는 아침재~태평정 간 임도 

 

전통적으로 한 지방의 진산(鎭山)은 중심마을 뒤쪽을 호위하듯 에워싸고 있는 산을 말한다. 그런 점에서 해남의 진산은 더 높고 유명한 두륜산(703m)이나 흑석산(653m)이 아니라 해남읍 뒤쪽에 당당한 금강산(488m)이다. 바다가 멀지 않은 저지대에서 솟아 육안으로 보는 금강산은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한반도의 절대비경으로 추앙받는 금강산(金剛山, 1638m)과 같은 이름을 쓴 것은 그만큼 경관이 아름답고,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산줄기가 이곳에서 끝을 맺는다는 유래도 있다.

 

통칭 금강산이지만 동쪽 줄기에는 더 높은 만대산(493m)이 솟아 있으며, 금강산과 만대산의 산기슭을 따라 순환임도가 나 있다. 금강산일주 코스는 만대산 아래 우슬체육공원에서 출발해반시계방향으로 두 산을 돌아온다.

2020년 코스가이드북 발행 이후 일부 임도가 추가로 개설되었다. 새 코스의 자세한 루트는 땅끝자전거길과 본지 밴드에 게재된 GPX 파일을 참조 바란다.

우슬체육공원이 출발점이다. 임도 추가개설로 코스가 조금 바뀌었으니 수정 코스의 자세한 루트는 '해남땅끝자전거길 밴드'에 올린 GPX 파일을 참조 바란다
우슬체육공원이 출발점이다. 임도 추가개설로 코스가 조금 바뀌었으니 수정 코스의 자세한 루트는 '해남땅끝자전거길 밴드'에 올린 GPX 파일을 참조 바란다

코스의 출발점은 넓은 주차장과 화장실이 있는 우슬체육공원이다. 축구장 4면과 각종 실내체육관을 갖춘 대규모 체육공원이 해남에 있는 것은 겨울에 따뜻해서 많은 엘리트팀에서 전지훈련을 오기 때문이다. 전지훈련장은 지역 홍보와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준다.

금강산과 만대산 사이에 자리해 산간호수의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금강저수지 
금강산과 만대산 사이에 자리해 산간호수의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금강저수지 

 

원래의 코스는 체육공원을 나와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우슬치를 넘어갔지만 이 구간에 새 임도가 뚫려 우슬치를 넘지 않아도 된다. 체육공원을 나와 읍내로 내려가 금강저수지로 향한다. 금강산과 만대산 사이에 자리한 금강저수지는 주민들에게는 근린공원이다. 저수지 최상류에 걸린 출렁다리 옆 공중화장실 뒤편으로 새 임도가 시작된다.

금강저수지 호반길. 데크 산책로도 잘 나 있다. 왼편으로 금강산 정상이 보인다  
금강저수지 호반길. 데크 산책로도 잘 나 있다. 왼편으로 금강산 정상이 보인다  
새로 개설된 임도는 금강저수지 북단의 출렁다리 옆 화장실 뒤편에서 시작된다 
새로 개설된 임도는 금강저수지 북단의 출렁다리 옆 화장실 뒤편에서 시작된다 

 

새 임도는 금강저수지에서 만대산 남쪽기슭을 돌아 차일봉(228m) 아래에서 영춘~영신 임도와 합류하며 길이는 4.2km이다. 320일 기준으로 아직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고 노면에는 쇄석을 깔지 않아 비 온 후에는 진흙탕이 될 수 있다. 4월말쯤이면 화사한 새 길로 거듭 날 것 같다. 이제 맹진~외호 간, 태평정~금강저수지 간만 이어지면 순환임도가 100% 완성된다.

금강저수지~영춘 간 새 임도는 아직 쇄석을 깔지 않아 비온 후에는 진흙으로 변한다 
금강저수지~영춘 간 새 임도는 아직 쇄석을 깔지 않아 비온 후에는 진흙으로 변한다 
금강저수지~영신 간 새 임도. 뒤편으로 금강산이 우뚝하다 
금강저수지~영신 간 새 임도. 뒤편으로 금강산이 우뚝하다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답사 당일 오전까지 비가 내려 금강저수지~영춘 간 새 임도에서 흙탕길을 각오하기는 했지만 예상보다 상태는 심각했다. 전진은 더디고 자전거와 옷, 장비는 흙탕으로 엉망이 되었다. 차일봉 직전에서 영춘~영신 임도와 합류하니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임도에 왜 쇄석을 깔아야하는지 통감했다. 쇄석 노면은 바퀴의 접지력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노면에 얕게 깔린 상태라면 진흙탕이 되지 않으면서 주행감도 유지해준다.

쇄석 깔린 길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영춘~영신 임도에 들어섰다 
쇄석 깔린 길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영춘~영신 임도에 들어섰다 

 

해남 땅끝자전거길 밴드의 메인사진 배경이 된 S자 코스는 여전히 멋지다. S자 구간을 내려서자말자 왼쪽으로 새 길이 보인다. 원래는 영신마을로 내려가 도로로 우회했다가 신계리 영신교에서 다시 산으로 올라야 했으나 연결 임도가 뚫려 산을 내려갈 필요가 없게 됐다. 만대산 동북면을 잇는 새 임도는 1.9km. 쇄석까지 깔려 길은 완성되었고 조망이 트인 곳도 많다.

영춘~영신 임도의 S자 코스
영춘~영신 임도의 S자 코스
만대산 동북면에 새로운 길이 뚫렸다. 자전거 앞바퀴 뒤로 영춘~영신 임도의 S자 코스가 보인다 
만대산 동북면에 새로운 길이 뚫렸다. 자전거 앞바퀴 뒤로 영춘~영신 임도의 S자 코스가 보인다 
쇄석이 깔린 영신~신계 간 새 임도. 간간이 조망도 트인다 
쇄석이 깔린 영신~신계 간 새 임도. 간간이 조망도 트인다 
기존의 신계~월산 임도 합류 삼거리. 바위의 화살표 대로 좌회전한다
기존의 신계~월산 임도 합류 삼거리. 바위의 화살표 대로 좌회전한다
고산지대 분위기가 감도는 신계~월산 임도
고산지대 분위기가 감도는 신계~월산 임도

 

신계~월산 임도로 접어들면 들판 저편으로 흑석산(653m)과 서기산(511m)이 간간이 보이고 산악 경관도 심산유곡 분위기다. 마을과 들판이 바로 저 아래로 보이건만 세상과 동떨어진 격리감을 맛볼 수 있는 것도 임도 라이딩의 매력이다.

거친 산악미가 느껴지는 신계~월산 임도. 정면으로 흑석산이 살짝 보인다  
거친 산악미가 느껴지는 신계~월산 임도. 정면으로 흑석산이 살짝 보인다  
신계리 내동저수지 위 삼거리. 다운힐 도중에 왼쪽으로 꺾어야 해서 길을 놓치기 쉽다. 바닥 화살표 참조  
신계리 내동저수지 위 삼거리. 다운힐 도중에 왼쪽으로 꺾어야 해서 길을 놓치기 쉽다. 바닥 화살표 참조  

 

월산저수지 옆 삼거리에서 잠시 쉬어간다. 여기서부터 월산~맹진 임도가 시작된다. 지도에는 월산저수지 뒷산도 금강저수지 옆 봉우리와 같은 만대산(443m)으로 되어 있어 혼란을 준다. 주민들은 금강저수지 동쪽은 남만대산, 이곳의 산은 북만대산으로 구분한다. 북만대산 동쪽 기슭을 지나는 월산~맹진 임도는 중간중간 벌목지가 있고 조망이 트여 길과 풍경 모두 아름답다. 특히 벌목지대에서 내려다보는 월산저수지 일대는 그림 같다.

월산저수지 옆 삼거리. 진행방향 그대로 업힐해야 한다 
월산저수지 옆 삼거리. 진행방향 그대로 업힐해야 한다 
월산~맹진 임도 벌목지에서 내려다본 월산저수지 일대. 평온한 산간 풍경이 그림 같다 
월산~맹진 임도 벌목지에서 내려다본 월산저수지 일대. 평온한 산간 풍경이 그림 같다 
월산~맹진 임도. 이정목의 진행 방향은 맹진에서 월산 방면으로 되어 있으나 코스는 반대 방향이다. 숫자 13은 맹진 시점에서 1.3km 지점이라는 뜻이다. 임도에는 100m마다 이정목이 서 있어 거리를 가늠하기 좋다
월산~맹진 임도. 이정목의 진행 방향은 맹진에서 월산 방면으로 되어 있으나 코스는 반대 방향이다. 숫자 13은 맹진 시점에서 1.3km 지점이라는 뜻이다. 임도에는 100m마다 이정목이 서 있어 거리를 가늠하기 좋다
월산~맹진 임도는 조망이 트이고 길이 아름다워 장쾌한 분위기다
월산~맹진 임도는 조망이 트이고 길이 아름다워 장쾌한 분위기다

 

맹진리~외호리 간은 일주 임도가 개설되지 않아 하산 후 도로로 우회해야 한다. 도로 구간은 3km 정도인데 서향이라 대개는 맞바람이다. 다시 와호~장촌 임도로 진입해 북만대산 서쪽 줄기를 넘어간다. 망재(130m)는 시원하게 트여서 고개 아래 장촌리 들판과 금강산 주릉이 훤히 보인다.

맹진~외호 간은 임도가 없어 맹진리로 내려가 도로로 3km 우회해야 한다. 사진은 맹진리 방면 다운힐  
맹진~외호 간은 임도가 없어 맹진리로 내려가 도로로 3km 우회해야 한다. 사진은 맹진리 방면 다운힐  
도로에서 외호~장춘 임도로 진입한다. 뒤편은 북만대산(443m)이다  
도로에서 외호~장춘 임도로 진입한다. 뒤편은 북만대산(443m)이다  
길가에 진달래가 피었다 
길가에 진달래가 피었다 
높이 130m의 망재 오름길  
높이 130m의 망재 오름길  

 

망재를 내려가 금강산의 비경 중 하나인 은적사로 향한다. 금강산 북쪽 골짜기에 자리한 은적사(隱蹟寺)는 이름 그대로 행적을 숨기는 듯 산줄기와 숲에 가려 모든 소음으로부터 차단된, 원초적 적막에 감싸여 있다. 삼국시대에 창건되었다고 하나 지금의 건물은 조선말에 중창되어 고졸한 맛은 떨어진다. 고려후기의 삼층석탑과 비로전의 철조비로자나불좌상 같은 문화재와 키 큰 삼나무가 고찰의 격조를 유지한다.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야 하지만 극단의 적막에 안긴 산사를 보고 싶다면 은적사는 놓칠 수 없다.

삼나무 숲 사이를 지나는 은적사 진입로 
삼나무 숲 사이를 지나는 은적사 진입로 
하늘에서 본 은적사. 모든 소음으로부터 차단되어 대단히 조용하다 
하늘에서 본 은적사. 모든 소음으로부터 차단되어 대단히 조용하다 

 

은적사를 내려와 장촌~학동(구교) 임도로 진입한다. 고도가 낮지만 간간이 숲을 벗어나면 마산면소재지와 영암호 상류 방면이 보인다. 금강산 서쪽 아침재(145m)에 오르면 읍내가 보인다. 아침재 삼거리에서 금강산 남면으로 좌회전하면 아침재~태평정 간의 마지막 임도다. 대체로 내리막이지만 4.2km로 길어서 업다운이 다소 있고, 노면은 좋다. 읍내가 가까워 가벼운 차림의 보행객도 간혹 다닌다. 태평정 옆으로 읍내로 내려서서 잠시 시가지를 통과하면 출발지인 우슬체육공원이다.

장촌~학동 임도. 간간이 조망이 트이고 고도가 낮아 마을이 가깝다  
장촌~학동 임도. 간간이 조망이 트이고 고도가 낮아 마을이 가깝다  
해남읍이 보이는 아침재(150m)
해남읍이 보이는 아침재(150m)
금강산 남면을 가로지르는 아침재~태평정 임도. 오른쪽으로 해남읍 시가지가 보인다 
금강산 남면을 가로지르는 아침재~태평정 임도. 오른쪽으로 해남읍 시가지가 보인다 
2층 팔각정 전망대인 태평정 옆으로 내려가면  바로 읍내다 
2층 팔각정 전망대인 태평정 옆으로 내려가면  바로 읍내다 

 

* tip : 업다운이 심하고 비포장이 포함된 본격 산악코스여서 산악 라이딩 경험이 없다면 완주가 어렵고 위험하다. 일단 산으로 진입하면 아무런 시설이 없으므로 먹거리와 물을 충분히 준비한다. 여유 있게 움직이면 5시간 정도 잡아야 해서 한끼 정도는 산속에서 해결해야 한다.

* 숙식 : 해남읍내를 이용하면 된다.

* 아래 코스 안내 영상은 새 임도가 나기 전의 옛 코스다. 새 코스의 GPX 파일은 '해남땅끝자전거길 밴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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