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코스 주작산길 42.5km
바닷가 호반길 지나 거친 산악라이딩

▶ 호수와 바다의 접점, 사내방조제길
▶ 깊은 산속 가파른 업힐
▶ 산간 조망의 장대 다운힐

 

 

도림재 근처 코스 최고지점(해발 330m)에서 바라본 오소재 방면의 톱날 같은 암릉 
도림재 근처 코스 최고지점(해발 330m)에서 바라본 오소재 방면의 톱날 같은 암릉 

 

주작산(430m)은 정상이 강진에 속해 있지만 설악의 공룡능선 같은 암릉은 해남 쪽에 있고 깊은 산간 풍경도 해남에 포함된다. 상상의 새인 봉황이 날개를 편 모습이라고 해서 봉황과 혼용되는 주작(朱雀)의 이름이 붙었다. 하늘에서 보면 주작산 정상을 중심으로 북으로 덕룡산, 남으로 오소재 방면의 암릉이 두 날개를 편 형상이다. 봉황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430m봉을 정상으로 보지만 최고봉(475m)은 주작산자연휴양림 북쪽 봉우리다.

 

주작산길은 오소재 암릉을 중심으로 나 있는 임도와 바닷가의 사내호를 함께 돌아보는 코스다. 해수면까지 내려갔다가 해발 330m까지 올라가서 고도차가 크고 업힐과 다운힐의 스케일이 대단하다.

코스의 출발지는 북일면사무소 
코스의 출발지는 북일면사무소 

 

코스의 출발점은 북일면사무소. 55번 지방도를 따라 강진 방면으로 800m 가면 흥촌천을 건너는 배다리교가 나온다. 다리 초입에서 우회전하면 평야 가운데로 들어서게 된다. 주작산에 오르기 전 먼저 사내호와 바다로 가는 길이다.

사내호 방면 들길. 뒤편으로 두륜산과 오소재 암릉이 병풍처럼 보인다 
사내호 방면 들길. 뒤편으로 두륜산과 오소재 암릉이 병풍처럼 보인다 

 

사내방조제를 막아서 생겨난 사내호는 거대하다. 삼각형 형태로 한 변의 길이가 2.6km에 달하고 평야 중에 있어 실제보다 더 광대하게 느껴진다. ‘사내라는 특이한 이름은 방조제가 연결하는 강진 사초리와 해남 내동리의 앞자를 따온 것이다. 사내호 중간쯤에서 해남과 강진의 경계선이 지난다.

길이 3,260m의 사내방조제와 사내호(왼쪽) 
길이 3,260m의 사내방조제와 사내호(왼쪽) 

 

사내방조제 남단은 노두길에서 반환점으로 삼았던 내동리밭섬고분군 언덕이다. 93년에 완공된 사내방조제는 길이가 3,260m나 된다. 경기만의 시화방조제나 화성방조제 급은 아니지만 이 방조제 덕분에 엄청난 농경지와 농업용수가 확보되었으니 고마운 둑이다. 방조제 중간의 수문 옆 쉼터는 원래 승두섬이란 작은 암초가 있던 자리다. 바다 한 가운데 있던 섬이 비석 하나만을 남기고 방조제의 몸통으로 사라졌으니 과연 상전벽해다.

방조제 아래 도로를 따라 사내호를 일주한다. 오른쪽이 방조제, 왼쪽이 사내호 
방조제 아래 도로를 따라 사내호를 일주한다. 오른쪽이 방조제, 왼쪽이 사내호 

 

사내방조제 중간에 있는 승두섬. 전망대 겸 쉼터로 꾸며져 있다. 바다 저편 멀리 장흥 천관산 일대가 희미하게 보인다 
사내방조제 중간에 있는 승두섬. 전망대 겸 쉼터로 꾸며져 있다. 바다 저편 멀리 장흥 천관산 일대가 희미하게 보인다 

 

강진땅으로 진입해 사내호 북단을 거쳐 흥촌천을 따라 내륙으로 향한다. 이제부터 점점 고도를 높여 주작산으로 올라붙을 것이다. 두륜산과 주작산 암릉이 거대한 병풍이 되어 눈을 즐겁게 해준다.

강진 영관리를 거쳐 주작산으로 향한다
강진 영관리를 거쳐 주작산으로 향한다

 

강진 영관리를 지나 장수저수지에 이르면 산행이 본격화된다. 산은 눈앞에 닥치고 날카로운 암릉은 쏟아질 듯 위압적이다. 장수저수지부터는 해남군으로, 올 때마다 확장되고 있는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지나 관악사 입구 삼거리로 올라선다. 관악사는 암릉 바로 아래 해발 290m의 급사면에 자리한 작은 절이다. 최근의 절이라 특별할 것이 없지만 산세와 조망이 좋아 주작산을 돌고 오는 길에 들러볼 만하다.

장수저수지 위에는 대규모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섰다 
장수저수지 위에는 대규모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섰다 

 

관악사 입구에서 우회전하면 본격적으로 주작산 기슭을 타고 오른다. 숲은 깊고 길은 점점 가팔라진다. 해남의 산이 다 그렇듯, 조금만 산속으로 들어서도 첩첩산중의 격리감이 든다. 인구가 적고 울창한 산림이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관악사 입구를 지나 도림재로 오르는 길. 맞은편으로 주능선의 암릉이 보인다 
관악사 입구를 지나 도림재로 오르는 길. 맞은편으로 주능선의 암릉이 보인다 
차단기를 넘어 왼쪽 도림재(주작산자연휴양림) 방면으로 진행한다  
차단기를 넘어 왼쪽 도림재(주작산자연휴양림) 방면으로 진행한다  

 

해발 280m의 능선에 도착하면 차단기가 있고 산 너머는 다시 강진군이다. 오른쪽은 주작산 전망대와 활공장 방면으로 막다른 길이다. 왼쪽 길로 가면 강진군에 속한 주작산자연휴양림 뒤쪽으로 이어진다. 남쪽 암릉과 북쪽 덕룡산(433m) 방면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을 넘는 고개는 도림재(작천소령, 290m). 도림재 뒤편에 솟은 475m봉이 주작산 일대의 최고봉이다.

도림재(290m) 정상. 뒤편으로 강진만과 장흥 천관산이 보인다 
도림재(290m) 정상. 뒤편으로 강진만과 장흥 천관산이 보인다 

 

도림재를 넘으면 임도삼거리인데, 코스는 왼쪽으로 갔다가 오른쪽으로 돌아 나오게 된다. 반대로 가도 되지만 왼쪽 길이 다운힐이 길고 조망도 잘 트인다. 산 아래 이목마을까지 5.1km나 되는 장쾌한 내리막이다. 중간중간 벌목지는 심심산골 분위기를 자아내고 조망도 시원하다.

도림재 아래 임도삼거리. 안내판 쪽으로 내려갔다가 반대편으로 돌아오게 된다. 뒤쪽 봉우리가 주작산에서 가장 높은 475m봉 
도림재 아래 임도삼거리. 안내판 쪽으로 내려갔다가 반대편으로 돌아오게 된다. 뒤쪽 봉우리가 주작산에서 가장 높은 475m봉 
도림재에서 이목마을까지는 5.1km의 장쾌한 다운힐이다. 오소재 방면 암릉을 비껴 내려가는 임도. 오른쪽 뒤 높은 산은 두륜산 정상인 가련봉(703m, 왼쪽)과 케이블카가 운행하는 고계봉(638m)   
도림재에서 이목마을까지는 5.1km의 장쾌한 다운힐이다. 오소재 방면 암릉을 비껴 내려가는 임도. 오른쪽 뒤 높은 산은 두륜산 정상인 가련봉(703m, 왼쪽)과 케이블카가 운행하는 고계봉(638m)   
길가로 간간이 멋진 조망이 트인다 . 오른쪽 산 아래는 용동리
길가로 간간이 멋진 조망이 트인다 . 오른쪽 산 아래는 용동리

 

이목마을에서 분동골까지는 산간계곡에 형성된 작은 들판이다. 산으로 둘러싸여 차분하고 아늑한 분위기다. 다만, 작은 가게 하나 없으니 연로한 주민들이 읍내를 오가려면 보통 불편하지 않을 것이다.

이목마을에서 분동골까지는 작은 들판을 지나간다 
이목마을에서 분동골까지는 작은 들판을 지나간다 

 

분동골에서 다시 도림재를 오르는 길은 3.5km로 거리가 짧은 만큼 경사는 더 심하다. 대신 고도는 금방 높아진다. 도중의 벌목지는 개방감이 좋아 공간의 스케일이 과장되게 느껴지기도 한다. 도림재 직전의 모퉁이에서는 오소재 방면 암릉이 거의 눈높이로 드러나는 장관이 펼쳐진다. 이곳은 해발 330m로 코스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기도 하다. 날카로운 암봉이 도열한 톱날 능선은 보기는 좋지만 산행은 악몽일 것이다.

분동골~도림재 업힐 구간의 벌목지
분동골~도림재 업힐 구간의 벌목지
숲이 없어 공간의 스케일이 과장되어 보인다. 분동골~도림재 업힐  
숲이 없어 공간의 스케일이 과장되어 보인다. 분동골~도림재 업힐  

 

도림재를 넘어 왔던 길로 내려가 관악사를 볼 차례다. 관악사까지는 600m 정도의 극심한 업힐이지만 맑은 날은 멋진 산세와 조망을 놓칠 수 없다.

관악사는 600m의 가파른 업힐을 올라야 한다 
관악사는 600m의 가파른 업힐을 올라야 한다 
주능선 바로 아래 있어 조망이 탁 트이는 관악사 
주능선 바로 아래 있어 조망이 탁 트이는 관악사 
관악사 뒤편의 멋진 산세  
관악사 뒤편의 멋진 산세  

 

관악사를 나와 임도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운전리를 거쳐 북일면사무소로 복귀하면 된다. 들판으로 내려서면 뒤쪽으로 주작산 줄기가 끝까지 거창한 배경을 이룬다.

운전리 들판을 가로질러 북일면사무소로 복귀한다. 뒤편으로 주작산 암릉이 내내 배경을 이룬다
운전리 들판을 가로질러 북일면사무소로 복귀한다. 뒤편으로 주작산 암릉이 내내 배경을 이룬다

 

* tip : 장수저수지~도림재, 분동골~도림재, 관악사 업힐은 노면은 좋으나 경사가 심해 초보자는 무리다. 또 도림재~이목마을 다운힐은 쇄석 구간이 많은 편으로 접지력을 잃지 않도록 주의한다. 코스 중에는 식당과 가게가 없으므로 간식과 물을 충분히 챙긴다.

 

* 숙식 : 북일면소재지에 식당과 편의점, 민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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