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7월 13~17일 개최
▶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
▶ 국내업체 마이벨로, 만도 등 참가

글/사진 예민수(벨로스타 대표)

2022 유로바이크가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
2022 유로바이크가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

 

세계최대 자전거 박람회인 2022 유로바이크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713~17일 열렸다.

2019년부터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로 인해 2020년 유로바이크는 열리지 않았지만 2021년에는 코로나의 위험 속에서도 개최되었다. 필자 회사도 부스를 신청했지만 전시용 e바이크를 보내야 하는 마지막 날까지 고민하다가 한 달이나 필요한 격리기간이 적용되어 방문하는 바이어가 거의 없을 것 같아 결국 참가를 포기했다.

코로나가 잠시 주춤한 틈을 타 2022 유로바이크는 20년 이상 열려온 프리드리히스하펜이 아닌 프랑크푸르트 메세에서 열렸다. 다행히 한국, 독일 모두 격리 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항상 열리던 8월 말 9월 초가 아닌 한여름 폭염 속인 713~17일에 열렸고, 2023 유로바이크도 프랑크푸르트 메세에서 6월에 열린다고 한다. 자전거 업계 입장에서는 다음해 신제품 출시일 기준으로 보면 6월 정도가 적정한 시기다.

 

'메이드 인 코리아' 전기자전거를 생산하는 마이벨로 부스. 완성차 10여 종과 배터리 등 450억원 규모의 계약고를 올렸다 

 

국내업체 만도는 파워트레인을 들고 출품했다. 시마노와 보쉬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국내업체 만도는 파워트레인을 들고 출품했다. 시마노와 보쉬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바팡(Bafang)은 자동내장변속기를 내놓았다. 오토매틱 자동차처럼 변속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획기적 기술이다  
바팡(Bafang)은 자동내장변속기를 내놓았다. 오토매틱 자동차처럼 변속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획기적 기술이다  

 

세계최대 자전거 쇼의 난관

유로바이크는 유럽은 물론 아시아부터 아프리카까지 전 세계 자전거 바이어 5만 명이 방문하고 참여업체가 1500개나 되는, 자전거의 미래를 보여주는 지상최대의 바이크 쇼다.

2022 유로바이크는 코로나 팬데믹이 잠시 주춤한 틈에 개최되어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우선 나라마다 여행 규제가 달라서 출입국이 쉽지 않았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는 많이 완화되었지만, 아직도 까다로운 검사서류를 요구하는 나라도 있고 항공교통편이 예전보다 적은데다 요금도 비싸서 관람객은 예전에 비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중국의 경우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면 10일간 격리해야 하고 검역이 삼엄해 대부분 중국인은 행사장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인을 제외한 대부분 사람은 마스크를 벗고 다녔다.

만도의 파워트레인을 이용한 카고바이크. 이번 전시회에는 e카고바이크가 대거 등장했다(다음 회에 집중 소개 예정)  
만도의 파워트레인을 이용한 카고바이크. 이번 전시회에는 e카고바이크가 대거 등장했다(다음 회에 집중 소개 예정)  

 

전기자전거에 특화된 태양광 충전 시스템
전기자전거에 특화된 태양광 충전 시스템
 소형 센터드라이브 모터를 장착한 브롬톤
 소형 센터드라이브 모터를 장착한 브롬톤

 

니콜라이가 출품한 e스쿠터는 게이츠 듀얼벨트로 최고시속 65km를 낼 수 있다 
니콜라이가 출품한 e스쿠터는 게이츠 듀얼벨트로 최고시속 65km를 낼 수 있다 

 

기존 자전거의 틀을 탈피한 디자인  
기존 자전거의 틀을 탈피한 디자인  

 

장소는 왜 바꿨나

유로바이크는 2021년까지 당연히 독일 남부 휴양도시 프리드리히스하펜 열렸지만 올해는 독일에서도 유명한 프랑크푸르트 메세로 장소를 변경했다. 2023년은 물론 추후로도 프랑크푸르트에서 계속 개최될 것 같다.

아무래도 코로나로 항공편이 축소되고 기타 인프라도 모자라는 상황이라 프리드리히스하펜은 우리나라 여수 정도의 작은 휴양도시라 세계최대 바이크 쇼를 개최하기에 부족하긴 했다. 전시관의 냉방 능력이 모자라 한여름은 전시가 어렵고, 전시기간에 주변 호텔을 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여서 인근 오스트리아나 스위스의 호텔을 이용하거나 캠핑카를 이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좋은 점도 있었다. 자연과 함께하는 시골의 넓은 비포장 시승장과 전시 공간, 무료 주차장, 캠핑 공간, 조용한 독일 시골의 아침을 느껴 볼 수 있었다.

시승장이 포장, 비포장으로 넓게 준비되어 맘껏 시승이 가능했는데 프랑크푸르트 메세는 도심 속 공간이라 좁고 복잡한 시승장이 조금 아쉬웠다. 시승하는 사람도 구경하는 사람도 많아서 시승 자전거를 타고 한껏 속도를 높일 수는 없었다.

 

시승장이 마련된 중앙 에벤트장 
시승장이 마련된 중앙 에벤트장 

 

물류대란

올해 유로바이크는 면적은 조금 줄었지만 총 8개 관에서 예전의 화려했던 영화를 찾는 듯했다. 한때는 부스를 신청해도 원하는 장소에 배정받기도 어려웠지만 이번에는 좋은 위치를 확보해 놓고 정작 부스를 열지 못한 곳도 사이사이에 보였다.

이유는 물류대란이었다. 세계 물류가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 유명 물류회사가 독일에서 한 달째 파업을 해버린 것이다. 실제로 전시품이 독일 물류회사 창고에는 도착했는데 정작 행사장으로 배달이 되지 않아 발만 동동 굴리다가 결국 부스를 철수한 곳이 나왔다. 일부만 들어와서 의도했던 전시를 하지 못한 부스들도 많아 물류회사와 소송전이 예상된다.

특히 소규모 회사들이 유럽 물류대란으로 피해를 많이 본 것 같다. 아주 작은 회사는 직접 제품을 들고 비행기를 타서 문제가 적었고 큰 회사들은 미리 준비를 철저히 해서 문제가 적었던 것 같다. 어쨌든 대형 물류회사의 파업은 유로바이크에 참여한 업체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일 년에 한 번, 코로나로 3년 만에 제대로 열리는 전시회에 제품이 도착하지 않아 철수하고 빈 공간으로 비워둔 부스를 바라보는 마음이 짠했다.

 

독일의 유명한 모터업체 브로제는 부스를 채우지 않고 빈 공간으로 두어 그 이유를 궁금하게 했다 

 

여전한 시마노와 보쉬, 사라진 업체들

유로바이크에서 항상 가장 큰 면적으로 기세등등한 파란색 시마노 부스, 정겨운 커피 한 잔을 나눌 수 있는 빨간색 스램 부스, 언제나 당당한 독일 보쉬 부스는 여전했다. 하지만 독일 브로제는 넓은 공간을 확보해 놓고도 인테리어 없이 중간에 조형물 하나만 덜렁 세운 채 부스를 비워놓았다. 이유는 아직도 모르고 있다.

항상 같은 자리에 장기 참여하던 몇몇 부스가 보이지 않았다. 프리드리히스하펜은 기존 참여 업체에 부스 선택 우선권이 있어서 매년 같은 자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장소가 바뀌는 바람에 전시에 나왔지만 찾을 수 없는 곳도 많았고 실제로 3년 동안 메이저급 회사들의 지각변동도 심했다.

 

새로운 디자인은 카본 프레임 아니면 찾아보기 어렵다 

 

evoc이 내놓은 자전거용 에어백 
evoc이 내놓은 자전거용 에어백 

 

 

사라진 유로바이크 어워드

장소만 옮겼을 뿐 행사의 내용은 거의 동일했다. 하지만 행사장에서 항상 먼저 찾던 올해의 수상 작품들이 모여 있는 유로바이크 어워드전시장을 찾지 못했다. 혹시나 못 찾은 것 아닌지 열심히 뒤졌지만, 결국 찾을 수 없었다. 자전거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최신 기술과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정하는 이벤트인데 코로나로 인해 세계 시장과 업계 분위기가 얼어붙으면서 결국 취소되고 만 것이다.

프랑크푸르트는 기본적인 교통과 숙박 인프라가 충분하고 전시장 내에 충분한 카페와 식당과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고 냉방시설이 좋아 폭염 속에도 문제없이 잘 개최되었다.

코로나 전보다 화려했던 규모에 비하면 전체적인 규모는 조금 축소되었다. 출품회사 숫자는 늘었어도 전시 공간을 줄인 회사들이 많았고, 엄청난 면적을 자랑하던 몇몇 회사들의 부스는 아예 찾을 수 없었다. 바이어도 조금 줄었다. 줄을 길게 서야 하는 예전의 유로바이크가 아니라 덜 복잡한 박람회가 되었다.

매년 봐왔던 비슷한 회사들이지만 3년이란 세월이 흘러서 신제품들로 가득할 줄 알았는데 새로운 제품보다는 자전거 산업의 전체적인 트렌드 변화를 읽을 수 있었다.

 

U 프레임의 e바이크는 유럽에서 선호하는 편안한 모델이다 
U 프레임의 e바이크는 유럽에서 선호하는 편안한 모델이다 

 

혁신은 드물고, e바이크가 대세로

감동을 줄 만한 혁신적인 제품은 찾아보지 못했다.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e바이크를 내놓고 있었다. 이제 e바이크는 더 이상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었다. 자전거에 변속기가 장착된 것처럼 모터와 배터리가 달린 자전거는 주류 장르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전시장 곳곳에 다양한 e카고바이크를 볼 수 있었다. 유럽에서 e카고바이크는 라이더의 교통수단은 물론 물류 수송의 일부를 담담하고 있다. 이제는 e카고바이크를 내놓은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로 나눠야 할 것 같다.

e카고바이크는 자전거의 새로운 장르로 등장했고 실제로 유럽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자동차가 해온 수송과 배송의 영역을 일부 담당하는 생활 속 운송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럽은 평지 도시가 많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대란이 예고되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e카고바이크가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벨로스타 U22로 시승장을 누비는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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