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카고바이크의 약진, 어떻게 볼 것인가
글/사진 예민수(벨로스타 대표)

2022 유로바이크의 야외 시승장은 e카고 천국이었다
2022 유로바이크의 야외 시승장은 e카고 천국이었다

2022 유로바이크에서는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e바이크를 같이 내놨다. 이제는 e바이크는 더 이상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었다. 자전거에 변속기가 장착된 것처럼 모터와 배터리가 달린 자전거의 한 장르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e바이크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서 새로운 분야인 e카고바이크(이하 e카고)가 전면에 나섰다. 이제 e바이크는 이동수단을 넘어서 운송수단, 유럽물류의 일정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에 e바이크 생산공장을 갖춘 마이벨로도 소형 e카고를 선보였다 
국내에 e바이크 생산공장을 갖춘 마이벨로도 소형 e카고를 선보였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e카고는 이미 생활 속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독일 프랑크푸르트 거리)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e카고는 이미 생활 속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독일 프랑크푸르트 거리)  

올해는 전시장 곳곳에서 다양한 e카고를 볼 수 있었다. 유럽에서 e카고는 라이더의 교통수단을 넘어서 물류 수송의 일부를 담담하고 있었다. 이제는 자전거 회사의 분류를 e카고를 내놓은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로 나눠야 할 것 같다.

e카고는 자전거의 새로운 장르로 등장했고 실제로 독일(유럽)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전거의 한 장르가 되었다. 수송에서 배송까지 자동차의 일부 영역을 담당하는 생활 속 운송수단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유럽은 때마침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대란이 예고되어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e카고가 자동차 기능의 일부분을 담당하며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e카고가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유는, e카고에 대한 법적인 분류가 없고 도로의 경사가 심해서 약한 모터의 힘으로는 운행이 불가능한 곳이 많으며, 대부분의 사람이 아파트에 살고 있어 보관 문제로 인해 보급이 어려운 점 등이다.

상대적으로 유럽은 대부분의 도시가 평지여서 속도만 포기하면 큰 힘이 필요하지 않고, 생활의 질이나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가치관에 에너지 대란까지 가세하면서 e카고의 보급과 확산은 날개를 달았다.

e카고는 디자인과 설계에서 이미 대단히 다양화되어 있다 
e카고는 디자인과 설계에서 이미 대단히 다양화되어 있다 

그동안은 자전거와 자동차의 중간에서 오토바이가 운송수단으로 활용되었고, 자전거는 인력의 한계가 있어 이를 대체할 수 없다. 하지만 e바이크의 발전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대안으로 e카고를 세상으로 불러냈다.

국내에서도 팬데믹으로 유난히 배달용 e바이크가 많이 보급되었다. 유럽도 배달시장이 늘어나 더 활성화되었고 우리처럼 e바이크를 이용한 배달이 많이 늘었다. 그런데 유럽은 우리처럼 음식 배달 수준이 아니라 e카고는 소형자동차의 기능을 대치하는 물류의 한 장르가 되어 화물 수송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2022 유로바이크에는 수백 종의 다양한 e카고가 선보였다. 특기할 점은, 일반 e바이크는 기존의 일반자전거 부품이 그대로 적용되었지만 파워 단위가 다른 e카고의 등장으로 e바이크 전용 부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 더 강력한 모터

일반적으로 e바이크의 모터 출력은 250W가 가장 많고 우리나라는 350W(202212월부터 500W까지 허용)이하여서 무거운 화물수송에는 힘이 모자란다. 대부분의 유럽 도시는 평지여서 250W 모터로도 가능하지만 무거운 화물 때문에 모터 출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런 수요에 맞춰 모터 회사들이 e카고 전용 모터와 대용량(혹은 듀얼) 배터리를 내놓고 있다.

e카고에 맞게 더 강력한 모터를 채용한 바팡의 모델 
e카고에 맞게 더 강력한 모터를 채용한 바팡의 모델 

 

2) 더 강화된 브레이크

기존의 자전거 브레이크는 인력과 100kg 내외의 라이더 체중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전체 하중이나 부하가 두 배 가까운 e카고에 기존 부품의 적용은 무리가 있다. e카고에 맞는 새로운 규격의 브레이크가 선보이고 있다.

무거운 e카고에 걸맞게 자동차와 오토바이 중간 정도의 브레이크가 등장하고 있다 
무거운 e카고에 걸맞게 자동차와 오토바이 중간 정도의 브레이크가 등장하고 있다 
e카고 전용 브레이크 패드(왼쪽)와 일반 자전거 패드의 비교. e카고가 훨씬 크고 두터운 것을 알 수 있다 
e카고 전용 브레이크 패드(왼쪽)와 일반 자전거 패드의 비교. e카고가 훨씬 크고 두터운 것을 알 수 있다 

 

3) 튼튼한 e카고용 체인과 구동계

일반적인 체인 강도로는 e바이크나 e카고에서 내구성이 부족하다. 최근 e바이크 전용체인이 각사에서 나오기 시작했고 올해는 내구성을 더 강화한 새로운 규격의 e카고 전용 구동계와 체인이 선보이기도 했다. 한마디 1인치 규격은 같지만, 강도를 현저히 높인 체인과 구동계가 등장하고 있다.

파워와 강도, 내구성을 높인 e카고 전용 구동계  
파워와 강도, 내구성을 높인 e카고 전용 구동계  

 

4) 강화된 휠셋

자전거의 기본은 두 바퀴에서 시작된다. e카고는 2륜은 물론 3, 4륜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휠 자체가 일반적인 자전거의 하중을 넘어서 더 강화된 휠셋의 강도(스포크의 굵기와 개수가 늘어나고 림의 강도와 허브의 내구성을 높인)를 갖추어 e카고에 특화된 전용 부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짐칸에 아이를 태우는 것을 가정해 충돌테스트도 하고 있다  
짐칸에 아이를 태우는 것을 가정해 충돌테스트도 하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법은 변화에 다소 수동적이다. 당장 법의 잣대로 범위 밖이라며 또다시 방치하지 말고 이제는 효율과 환경을 생각해야 할 때다.

국내 실정에 맞는 e카고에 대한 유연한 잣대를 만들어 보급과 활성화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법이 없다고 먼저 막지 말고 좋은 것은 법적인 기준을 빨리 만들어서 안전한 테두리에서 활성화해주기를 바란다. 결국 언젠가는 e카고가 우리 생활 속에도 자리 잡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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