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종성(자유기고가)

아마 요즈음 사람들은 TV를 직접 시청하는 것보단 딴짓거리 하면서 적정소음처럼 틀어놓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TV의 기능이 이젠 적막감 해소용으로 변했다고 봐야 하나? 그런 적정소음 중에, 맨날 듣다 보니 신물이 날 지경이 된 프로 몇 가지가 있다. ‘맛집기행’, '무공해 자연산', '단백질 섭취같은 프로다.

이러한 조류 속에 늘상 보도 내지 회자되는 유행어들을 약간 생각만 달리해보면 전혀 엉뚱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보기에, ‘친환경’, ‘힐링’, '단백질' 관점에 대하여 얘기하고자 한다

양식한 것 좀 먹자

먼저 TV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맛집 친환경 식자재는 전부 무공해’, ‘유기농’, ‘자연산이 유행이다.

그렇다면, 요즈음 농산물에 걸핏하면 붙이는 무공해’, ‘유기농’, ‘자연산이란 게 정말 좋은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몸엔 좋을 수도 있을 정도인지 모르나, 환경엔 아주 나쁜 것이라는 것이다.

우선, ‘무공해에 대하여 따져보면, 무공해란 농산물에 독성농약이나 오염물질이 묻어있거나 배어있지 않다는 뜻이니 좋은 거다. 어린 애들도 다 아는 상식이다

그럼, 그 나쁜 농약을 왜 쓰겠는가? 뻔하다. 생산량 확대 때문이다. 만일 농약을 안 쓰고 그래서 야기된 병충해로 인한 적은 소출에 대하여 비싸게 지불하고 사 먹을 용의가 있다면 농약을 안 써도 되겠지만, 그렇게 할 경우 많은 인구가 굶어죽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거기에다 특정농지만 부자들에게 팔 무공해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하여 농약살포를 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해충의 숙주역할을 하게 되어 주변 이웃농지로 하여금 농약살포 횟수를 몇 배나 과다하게 만들어 다른 농산물의 오염도를 심화시키는 문제도 생긴다.

재미있는 것은 하도 무공해 쌀’, ‘무공해 쌀하길래, 농약 사용한 유공해 쌀이 있는지 눈을 비벼 봐도 시중엔 안 보이던데, 정말 이상한 일이다.

유기농은 화학비료가 아닌 천연비료(거름 등)를 사용하여 재배한 농산물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화학비료 썼다고 아직 식물에 해롭다는 근거는 없다고 한다. 어차피 식물이 뿌리를 통하여 흡수하는 형태는 삼투압에 의한 이온 상태 수준의 화학물질 아닌가. 어쩌면 우리는 화학이란 이름만 들어가면 무조건 독성’, ‘인체유해라는 프레임에 함몰되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만일 화학비료를 무기질비료내지 미네랄비료라고 불렀다면, 어땠을까?

자연산은 인간이 재배양식사육 하지 않은 상태에서 채취포획된 농수축산물이라고 해야 되는지 모르겠는데, 만일 사람이 재배양식 하지 않은 자연산만 섭취한다면 어떻게 될까? 사람 몸엔 좋을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위생차원에선 상당히 문제가 될 수 있는데다, 환경엔 아주 나쁜 생태계 파괴행위가 된다. 희소성과 재생력이 느린 자연산 섭취에 따른 생태계 파괴를 막으려면, 자연환경을 제한적으로 이용하여 재배양식 한 것을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생태계 보존에 더 낫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반환경적인 자연산 섭취가 친환경인양 호도하는데, 그렇게 친환경적인 것 먹던 옛날보다 더 나쁘다는 인공적인 것을 먹는 요즈음 사람들이 더 오래 사는 사실을 상기하면, 그리고 교통사고와 비교하여 농산물의 농약오염에 따른 질병발생 사례가 거의 포착되지 않는 점을 상기한다면, ‘친환경을 빙자한 무공해’, ‘유기농’, ‘자연산소동은 대충 그만 둘 때도 되었다고 본다.

하긴 필자가 총각시절 노량진수산시장 가서 횟감용 활어를 구입하는데, 상인들이 하도 자연산어쩌고 하길래, “자연산 말고 양식한 걸로 주세요했더니, 상인이 갑자기 얼이 빠져 있다가 잠시 후 에이, 우리집, 자연산이 좋아요라고 얼버무리며 그냥 포장해주던 기억이 난다.

탄수화물 저주 좀 그만하고, 단백질 그만 좀 밝히자

요즈음은 모르겠는데, 얼마 전까지 흰 가운을 입은 무슨 전문가 같은 사람이 나오는 TV토크 프로그램을 보면 거의 안 봐도 비디오수준인 게 많았다. 그 내용이란 게 탄수화물 섭취의 폐해와 단백질 섭취의 권장에다 결론을 맞추어 거기에 맞는 이유를 갖다 붙이면 방청석의 맞장구 소리가 유도되던데, 정말 그럴까?

우선 밀가루에 단백질이 있는가 하는 질문부터 새겨볼 일이다. 밀가루에는 단백질이 있다. 그것도 10%나 된다. 그 비율에 따라서 강력밀가루와 박력밀가루로 나뉜다. 그 단백질의 점성 때문에 공기집이 생겨 빵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단백질 함량이 극히 미미한 쌀만 가지고는 빵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단백질 권장론자들은 밀가루의 단백질 함유사실을 모르고 탄수화물로만 인식하는 게 대부분이며, 설령 안다고 하더라도 식물성 단백질이 어쩌고저쩌고 한다. 그러면서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강조하면서도 생선은 싫어한다. 결국 쫄깃쫄깃한 육류에 대한 편식습관을 합리화할 논리만 갖다 붙여서 신봉하는 셈이다.

그럼 그렇게 혐오하는 탄수화물이 과연 비만의 주범인가? 주범은 아니고 종범 정도는 된다. 에너지로 쓸 정도 이상의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체내에 축적되어 비만으로 연결되는 건 당연한 수순 아닌가.

헌데, 그렇게 탄수화물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육류는 100% 단백질로 여기더란 거다. 미안하게도 육류는 35%의 단백질과 65%의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내 생활주변의 비만자 대부분의 식성을 보면, 밥은 거의 안 먹고 육류는 엄청나게 좋아하더란 거다. 하긴 어쩌다 초밥 도시락 점심을 먹을 때 초밥에서 밥만 골라 버리는 양이 엄청난 현상을 보면 서글픈 일이다.

당뇨는 당()병이 아니고 뇨(尿)병이다.

근육량이 어쩌고 하는데, 단백질 섭취한 것만큼 전부 근육이 된다면 누가 권장하지 않아도 단백질 섭취는 알아서 할 것이다. 그런데 몸에서 흡수하지 않아 근육화 되지 않은 잉여단백질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았는가?

단백질이 탄수화물이나 지방과 다른 점은 질소와 황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질소는 암모니아나 요산을 거치는 찌린내의 원천이요, 황은 유화수소를 거쳐 구린내를 일으키는 원천이며, 초산이나 알코올로 발효하는 탄수화물이 신 냄새를 발생시키는 것을 빼면, 발바닥 구덕살이 발꼬랑내를 만들듯 우리 일상의 악취 근원은 전부 단백질이다. 그래서 전분 대신 전지분유가 함유된 믹스커피 행군 물을 오래방치하면 찌린내와 구린내가 발생한다.

전문가가 아니기에 깊이 논하지는 못하기에 그냥 가벼운 상식으로 이런 단백질의 노폐물 중 질소와 관련된 요산 계통에 대해서만 잠깐 따져보자.

요산? 이름 그대로 물에 녹아서 오줌으로 빠져야 할 성분이다. 그런 오줌을 만들기 위하여 물이 당기는데 그게 바로 소갈증이다. 헌데 이런 요산의 배출을 억제하는 게 알코올이라고 한다. , 술과 고기가 바로 오줌으로 빠져나가야 할 요산을 축적시키는 것이다. 어째 대개의 당뇨환자들 식성을 보면 술안주가 주로 고기인 점도 묘한 일치를 보인다.

그리고 체내흡수가 안된 단백질은 단백뇨를 유발하고, 요산은 황반변성도 일으킨다. 이를 신장기능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본다면, 쫄깃한 육류가 당기고 다혈질이며 순발력이 뛰어난 반면 지구력은 처지는 소양인(少陽人) 체질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허리디스크가 약한 점도 역시 신장기능과 무관치 않다.

그럼 탄수화물인 당()은 뭔가? 필자가 보기엔 탄수화물은 당뇨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결과라고 본다. 원인은 단백질과 뇨(尿)에 있다. 밥만 많이 먹어 당뇨에 걸리기 보단 전체적으로 많이 섭취하든지 육류를 많이 섭취해 단백질이 과다한 데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 당뇨에 걸려 당(탄수화물)이 문제되었지 당이 문제되어 당뇨에 걸린 게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당뇨환자는 탄수화물을 피하고 육류만 찾는데, 이는 요산의 악순환을 더 심화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전문가와 의견이 다름).

일례로 마라톤의 성지인 동아프리카 사람들은 주로 탄수화물 위주로 섭취하는데, 대개 몸이 비쩍 마르다. 체력의 엔진인 근육량을 구성하는 단백질보다 연료인 탄수화물을 주로 섭취하기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탄수화물의 축적분인 글리코겐이 많기 때문에 마라톤을 잘하는지 모르겠다. 헌데, 그 사람들 당뇨병 어쩌고 하는 말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 필자도 밥을 남보다 1.5~2배 정도 먹는데, 당뇨와 전혀 관계가 없다. 당뇨 걸리기 전에 배 터져 죽을 것 같다.

밀가루와 라면에 대한 증오

지금 식량이 부족한데 쌀은 남아돌 정도로 우리의 탄수화물 혐오정서가 대단하다. 또한 국민식성이 변한 것을 감안하여 정부 비축양곡에 밀을 추가했다는데, 그 밀조차 탄수화물 덩어리로 치부하면서 몸에 좋지 않다고 떠벌이고 있다. 특히 라면에 대해선 아침부터 불쌍하게 라면?”식의 빈정거림까지 배어있다. 어찌 보면 초기에 라면이 등장할 때 자식에게 라면을 사주지 못하는 가난한 부모의 심정을 저주로 포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라면은 정말 위험한 식품일까? 그래 위험하다. 왜냐고? 일본에서 매일 한 끼 이상 라면을 먹던 사람이 라면의 부작용으로 96세에 사망했다고 하더라. 사람은 죽는다. 사람은 밥을 먹는다. 그럼 밥을 먹으면 죽는다?

재미난 것은 우유를 두고 신선식품이라던데, 가만히 따져보면 냉장유통과 관련되어 있다고 본다. 초기에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에 비릿하고 미식거리는 우유가 맞지 않아 이를 극복하고자 지어낸 판촉문구가 냉장유통한 것을 아침에 배달하다 보니 우유병에 차가운 이슬이 맺힌 것을 두고 우유회사마다 광고에 신선한 xx우유식으로 신선이라는 표현을 계속 주입시키다보니 사람들에겐 저절로 신선식품이 된 것 같다. 그런 정서 때문인지 캐나다라면 근거 없이 청정국가라는 식으로 우리는 차가운 것을 두고 무조건 신선한 것으로 치부한다. 차가운 것과 신선한 건 아무런 관련이 없지 않나?

이러한 오해의 틀을 깨기 위해 필자는 신선한 아침라면을 좋아한다. 거기에다 식은 밥까지 말아먹으면 금상첨화다.

GMO라는 반미성향의 웃기는 말장난

요즈음은 조용한데, 얼마 전만 해도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어쩌고 하며 시끄러웠는데, 이 역시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본다. 이상하게도 오로지 미국농산물에다 적용하던데, 유전자 변형이니 조작이니 하는 표현을 좋은 말로 표현하자면, 육종학 아닌가? 중공이 쌀을 육종하지 않았으면 자체식량조달이 가능했을까?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나라의 한라봉도 일본에서 육종된 것이라고 하던데, 여기에다 신토불이(身土不二)를 갖다 붙이는 것은 봤어도 GMO란 말을 갖다 붙이는 사람은 못 봤다.

그래 신토불이’? 만일, 대마도가 우리 땅이 되었을 경우 거기서 생산된 것과 제주도를 중국에 빼앗겼을 경우 거기서 생산된 것은 신토불이 관점에서 어떻게 봐야 되나?

그래서 난, 이런 식으로 자연산 어쩌고 하는 용어들(요즈음은 착한 가게란 말까지 생겼던데) 떠벌이는 식당 별로 안 좋아한다. 그냥 적절한 위생수준에 저렴한 가격이면 그만이라고 본다.

DNA 섭취하는 것이 아닌 이상 GMO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식량난 해결해준 고마운 것으로 봐야 한다. 어찌 보면 인간도 신이 만든 GMO이기에.

필자 김종성(자유기고가)
필자 김종성(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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